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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10-23 15:11:33

니기리즈시



파일:Nigiri_Sushi.jpg
니기리즈시의 모습

1. 개요2. 상세3.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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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握り寿司 / にぎりずし

니기리즈시는 적당량의 을 손으로 쥐고 그 위에 와사비 생선을 올려 만든 초밥을 말한다. 가장 대표적인 초밥 중 하나이며, 조리법 자체만 보면 지극히 간단하나[1] 제대로 만들려면 상당한 준비와 섬세한 손 기술을 요하기 때문에 흔히 초밥 셰프의 실력을 가늠하는 초밥으로 여겨지며, 스시 오마카세의 주력 요리이기도 하다.

일본어로 'にぎる[握る](니기루)'는 '쥐다', '잡다'라는 뜻이며, 여기에 ' すし'가 붙어서 '니기리즈시'라고 불린다.

2. 상세

니기리즈시는 초밥 하면 바로 떠오를 정도로 대중들에게 친숙한 초밥이지만 사실 상당한 기술을 필요로 한다. 니기리즈시의 밥 부분을 '샤리'라고 하는데, 샤리를 너무 약하게 쥐면 밥알이 먹기 힘들어질 정도로 풀어지고, 반대로 너무 세게 쥐면 샤리가 수준으로 뭉쳐지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각종 초밥 평론에서 항상 구설에 오르는 것은 이 니기리즈시의 샤리 상태이며, 이것이 우수하면 그 초밥 셰프는 상당한 실력을 갖추고 있는 것으로 여겨진다.

또한 초밥에서 뭉치고 풀리는 정도, 쌀알의 식감은 다음과 같은 요소들이 관여한다.

이로 인해 밥을 형색 맞추기에 지나지 않게 여기며 대량조리하여 방치되다시피 보관되는 저렴한 초밥 뷔페나 조악한 초밥집에서는 밥알이 다 풀어지거나 아예 떡이 된 샤리 상태의 니기리즈시를 볼 수 있으며, 이러면 그 맛은 제대로 만든 니기리즈시에 비하면 매우 형편없어진다.

샤리 위에 얹히는 식자재, 즉 네타의 종류에 따라 조리 과정도 다르다.

시간이 흘러 초밥이 다양화되자 포유류 고기, 맛살, 같은 가공육, 아보카도 같은 과일 등이 올려지기도 한다. 선도가 떨어지는 네타의 경우에 토치 또는 따위를 통해 겉면에 살짝 마이야르 반응을 일으켜주기도 한다.

근본을 따지는 경우에는 정통이라 일컫는 에도 시대 에도마에의 자료 등에 등장하거나 정통적인 가게들로부터 전승되어온 도쿄만 앞바다의 어획물에 포함된 어패류의 종류들만 고집하는 경우도 있으며, 비교적 현대에 고안되었지만 현재 주류의 반열이라 할 수 있는 절이지 않은 참치 등과 홋카이도 지역에서 주로 어획되는 대게 털게 따위의 갑각류, 산란기 연어의 알, 성게까지도 허용하는 게 대부분이다.

3. 역사

니기리즈시의 기원은 에도 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즐겨먹던 초밥은 네모난 상자 안에 밥과 생선을 넣고 돌로 눌러서 모양을 만든 다음 네모나게 썰어서 먹는 방식이었다.[2] 그러나 마치 하코즈시는 밥을 틀에 넣어 재료를 얹고 강하게 골고루 눌러 꺼낸 뒤 썰어야 하는 등의 번거로움이 너무 심했기에 패스트푸드처럼 빠르게 만들고자 했던 시도로 인해 그냥 샤리를 손으로 쥐고 그 위에 와사비와 생선을 바로 얹어서 만드는 니기리즈시가 생겨난 것이다.

니기리즈시가 에도 막부 당시 에도에서 유래되었다는 설이 높은 만큼 가장 유명한 조리법이 에도마에(江戸前)풍이다. 제 아무리 에도가 바닷가가 있다 한들 생선이 부패할 가능성이 있었기에 고등어, 전어 같은 히카리모노들을 초절임하거나 조개나 오징어는 가열하여 익혀서 사용하고 참치는 아카미[3]인 경우 즈케 방식으로 간장 조미액에 푹 절이는 등등 대다수가 가열하거나 절이거나 등으로 재료를 가공하여 만들 수밖에 없었다. 그렇기에 진짜 전통 에도마에를 고수하는 곳은 성게, 연어알, 참치 뱃살 등을 다루지 않는 집이 있긴 하다. 그러나 이는 소수로 대다수 에도마에풍을 내거는 집들도 냉장 기술의 발달로 성게, 참치 뱃살 같이 인지도가 높아진 재료를 다루지 않기에는 무리여서 그냥 대놓고 생뱃살을 내놓는 집이 많아지는 추세이며, 그나마 타협한 이들은 참치 뱃살을 즈케 방식으로 한 집도 있다.

이러한 대량으로 빠르게 만들 수 있는 니기리즈시는 19세기 후반 노점에서 파는 길거리 음식으로 유행했으며, 현대 일본에서도 니기리즈시는 상당히 대중적인 초밥으로 여겨지고 있다. 한국 또한 예외는 아니어서 저가 초밥집에서 대량으로 제공하는 초밥은 거진 니기리즈시가 다수일 정도이다.

이후 제2차 세계 대전이 끝나고 일본의 경제 재건이 이루어지자 드디어 1964 도쿄 올림픽이 열리게 된다. 이 당시만 해도 해외에서 초밥은 날생선을 밥에 얹어서 먹는 혐오 음식에 가까웠으나, 이 올림픽을 전후로 일본 정부가 대대적인 홍보와 지원을 꾀해 초밥은 서구권에서도 점차 고급 음식으로 자리를 잡아가게 된다. 물론 그 와중에도 나름의 현지화는 이루어져 캘리포니아 롤과 같은 미국식 초밥이 탄생하기도 했으며, 전통적인 니기리즈시는 여전히 해산물 요리를 자주 먹던 일부 주를 제외하면 미국인들에게 기피되곤 했다.

다만 프랑스, 이탈리아, 포르투갈, 스페인, 스웨덴, 영국, 그리스, 네델란드, 노르웨이처럼 해산물을 즐겨 먹는 유럽 국가들은 이러한 니기리즈시와 같은 해외의 해산물 요리에 부담감을 덜 느꼈으며, 초밥의 대중화가 상당히 이루어진 현재는 미국에서도 점차 일반적으로 전통적인 니기리즈시 또한 이질감이 점점 낮아지고 있다. 인터넷에서도 신선한 생선 맛이 나는 니기리즈시가 마요네즈를 듬뿍 넣은 캘리포니아 롤과 동등 이상이라고 평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1] 단적으로 말해 밥에 식촛물을 넣고 섞어놓은 뒤 적당량을 뭉쳐 와사비를 묻히고 위에 생선살을 올리기만 하면 그게 니기리즈시다. [2] 이를 돌로 누른다 하여 '오시즈시' 또는 상자에 넣는다 하여 '하코즈시'라고 부른다. 그래서 하코즈시의 기원으로 유명한 오사카 등의 간사이 지방이 자신들이 니기리즈시의 기원이라고 주장하는 이들이 많다. [3] 참치는 냉장 기술이 없었던 당시 잡으면 바로 죽은 채 상온으로 보관되었고 뱃살은 내장과 가장 가까이 있던 부위에다가 상온에 내장이 다 녹아버려 그 악취가 뱃살에 배이는 것은 물론 뱃살도 지방으로 인해 산패하기 쉬웠던 부위였기에 당시에는 개에게 던져주는 부위일 정도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