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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11-03 16:13:44

꽃(김춘수)

1. 내용2. 개요3. 여담

1. 내용


김춘수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준 것처럼
나의 이 빛깔과 향기에 알맞는[1]
누가 나의 이름을 불러다오.
그에게로 가서 나도
그의 꽃이 되고 싶다.

우리들은 모두
무엇이 되고 싶다.
너는 나에게 나는 너에게
잊혀지지[2] 않는 하나의 눈짓이 되고 싶다.[3]

2. 개요

김춘수.

실존주의 문학의 대표작으로 꼽힌다. 또한 낭만주의적인 면도 있다. 존재의 본질과 의미, 그리고 이름이 가지는 상징성을 탐구하는 시로, 동시에 인식되고 싶은 인간의 꿈을 보여주고 있다. 한 마디로 모든 것은 존재를 인식하고 관계를 형성함으로써 그저 하나의 몸짓에서 고유한 의미를 지닌 꽃으로 존재하게 된다는, 존재의 본질을 이름과 꽃이라는 시어를 활용해 철학적 깊이가 있는 시로 엮어낸 김춘수의 대표작.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내용으로 한국인이 가장 잘 아는 시 중 하나이자, 그 간결함 때문에 가장 많이 패러디되는 시이기도 하다. 문단에서도 장정일의 '라디오와 같이 사랑을 끄고 켤 수 있다면'과 오규원의 '꽃의 패러디'가 이를 변주한 바 있다.

위 설명처럼 의미에 관한 내용을 담고 있는 전형적인 김춘수 스타일의 시인데, 화자와 청자가 각각 이성으로 느껴지는 데다 꽃이란 소재가 소재여서인지 각종 매체에서 연시(戀詩) 취급되는 경우가 많다. 무엇이든 해석하기 나름인 듯하다.

3. 여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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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원래는 '알맞은'이 바른 표현이지만, 이 시에는 이렇게 적혀 있다. 교과서에는 그대로 '알맞는'으로 실려 있는 경우가 많지만, 간혹 '알맞은'으로 고쳐 적는 경우도 있다. '알맞다'는 동사가 아니라 형용사이기 때문이다. [2] '잊혀지지'는 이중피동의 형태이므로 정확한 표현은 '잊히지'이다. 이 시를 쓸 당시에는 표준어가 정해지지 않았기 때문에 틀린 것이다. 시적 허용은 아니다. [3] 발표 당시 원 문장은 '하나의 의미가 되고 싶다.'였으나 나중에 개정본을 내며 시인이 수정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