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풍뎅이, 사슴벌레, 하늘소와 같은 딱정벌레목의 애벌레[1]나 매미의 애벌레를 통칭하는 단어.과거에는 매미의 애벌레의 의미를 중점적으로 갖고 있었으나 현대에 와서 아래와 같이 쓰인다.
좁은 의미로는 딱정벌레목의 유충만 의미하지만, 통상적으로 나무 속이나 땅 아래에서 기어다니고 통통하고 흰 애벌레는 다 굼벵이로 불린다. 이 문서에서는 최근 많이 활용되는 딱정벌레류의 유충을 중점적으로 서술한다.
딱정벌레류의 굼벵이는 누에와 비슷하게 생겼으나, 몸의 길이가 짧고 뚱뚱하다. 다른 애벌레들에 비해 상당히 크고 화려하다.
'굼뱅이'로 쓰는 경우가 있으나 표준어는 '굼벵이'이다.
2. 상세
애벌레 시기에는 부엽토 등을 먹으며 살기 때문에 간혹 초가집의 지붕 위의 지푸라기 등지에 알을 까는 경우가 있다. 그런 경우는 지붕 고칠 때 자주 털린다. 보통 기름에 볶거나 구워서 먹지만 날로 먹기도 한다. 또 퇴비더미에 숨어 있기도 한다. 전 세계 온대, 열대 지방에서는 여러 종류의 굼벵이가 사는데 지역 원주민의 중요한 단백질 공급원이 되고 있다. 조보아가 정글의 법칙에서 굼벵이를 날로 먹는 패기를 보여 주기도 했다.가끔 퇴비더미에 숨어 있는 장수풍뎅이 굼벵이는 45g 이상까지 찌기도 한다. 45g 이상이 되면 성충 때 85mm 이상이 나오니 참으로 무섭다. 국내에서 9cm까지 키운 사람이 있다.
특히 흰점박이꽃무지 굼벵이는 약재로도 쓰이며, 이 때는 제조(蠐螬)라고 부른다. 동양 최고의 의서 중 하나인 동의보감 탕액편에 거기에 대한 내용이 수록되어 있다. 성질은 약간 차고 맛이 짜며 독이 있는 약재로 주로 악혈(惡血), 어혈(瘀血), 비기(痺氣), 눈의 군살, 눈을 뜨고도 못 보는 증세, 백막(白膜), 뼈가 부스러지거나 삔 부상, 쇠에 다쳐 속이 막힌 증세 등을 치료하며 유즙(乳汁)도 잘 나오게 한다고 적혀 있다.
달일 때 냄새가 정말 구리다. 뱃속에 똥이 잔뜩 들어있는데다, 굼벵이의 주식은 낙엽 썩은 흙, 즉 일종의 거름이다. 뱃속에 똥이 가득차서 늑대거북이나 사마귀 같은 뜯거나 갉아먹는 일부 동물에게 먹일 때 똥이 새어나오는 경우가 많고 한번 물기만 해도 똥이 하마가 똥 뿌리는 것 마냥 마구 튀기도 한다. 그래서 시중에 판매하거나 약재용인 경우에는 분변제거작업을 필수적으로 진행한다.[2]
인시목(나방)의 유충을 다 누에라 해도 되는 것처럼 딱정벌레목 유충은 다 굼벵이라 불러도 무방하지만, 국내에서 식용하는 것은 꽃무지와 장수풍뎅이의 애벌레 뿐이다.[3] 최근 식약청에서는 흰점박이꽃무지의 식용을 승인했다. 시판명은 '꽃뱅이'. '꽃무지+굼벵이'란 뜻이다.
식용으로 키우는 굼벵이는 사육하는 장수풍뎅이나 사슴벌레의 유충처럼 퇴비더미가 아닌 발효톱밥을 사료로 준다. 그렇지 않으면 위생 문제라든가 맛의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옛날에도 두엄에 있는 것은 안 먹었고 초가집의 이엉 속에서 살고 있던 것을 먹었다.
사람들이 먹을 수 있는 곤충인 만큼 맛이 좋은 애벌레이며, 자연계에서도 파충류, 양서류, 어류, 설치류, 조류들이 잘 먹는다. 톱밥에 묻어 두면 되므로 보관이 어려운 편이 아니라서 소형 파충류 사육하는 사람들이 먹잇감으로 사다 쓰기도 한다. 덩치가 큰 만큼 밀웜이나 귀뚜라미보다 비싼 것이 흠이다. 메기, 가물치 등의 육식 어종의 낚시 미끼로도 쓸 수 있다. 다만 그러기엔 시판품은 값이 너무 비싸고 파는 데가 적으며 초식-잡식어종에는 입질이 없어서, 썩은 나무둥치나 부엽토를 뒤져 현지 조달하는 게 아니라면 쓰는 꾼이 흔하지는 않다.
그 외에, 전술했듯 과거에 굼벵이로 통용되어 불렸던 매미의 애벌레도 약용으로 쓰인다. 정확히는 땅속에서 수 년에서 십여 년을 자라던 말매미(Cryptotympana atrata) 유충이 때가 되면 지상으로 올라와 나무 밑둥으로 붙고, 등이 갈라지면서 탈피해서 성충이 되는데, 그 벗어놓은 껍질(말하자면 매미 허물)을 약으로 쓰는 것이다. 이것은 한방에서 선퇴(蟬退)라고 하며 두드러기나 열병, 피부병에 약으로 쓴다.
3. 기타
완전변이하는 애벌레류가 다 그렇듯 대부분 느림보인데, 무식한 생김새 때문인지 느리고 굼뜨다는 이미지가 있다. 세 쌍의 다리는 작고 앞쪽에 있어 이동에 적합하지 않기 때문에 움직일 일이 있으면 뒤집어져서 등으로 기어다닌다. 영상.'굼벵이도 구르는 재주가 있다'나, '일할 때는 굼벵이요, 먹을 때는 돼지다'라는 속담에서 볼 수 있듯이 예로부터 무능과 나태, 그리고 느림의 상징이었다.
장 앙리 파브르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전갈의 독에도 죽지 않는다고 한다. 파브르는 여러 종류의 벌레들로 시험했는데, 애벌레들은 유독 전갈의 독에도 전혀 끄떡없었다. 파브르가 실험 대상으로 삼은 완전변태를 하는 애벌레들의 유충은 모두 전갈의 독에 면역이었다. 파브르는 다른 실험으로 유충 때 전갈에게 쏘인 굼벵이를 우화시켜 성장한 꽃무지 성충을 다시 전갈에게 쏘이게 해 보았는데, 성충이 된 꽃무지는 전갈의 독에 의해 단큐에 죽어버렸다. 애벌레의 피를 뽑아 성충에게 접종하여 면역력이 생길까 확인하는 등 여러 가지 방법으로 실험했으나, 어떠한 방법을 사용해도 성충들은 전갈 독에 중독되어 바로 즉사했다. 그나마 전갈에게 죽지 않은 성충은 큰공작산누에나방, 애기공작산누에나방 등 산누에나방 종류들 뿐이었다.
모든 밭작물의 적이다. 고구마, 감자는 굼벵이가 땅속에서 파먹고, 옥수수, 콩과 같은 식물은 줄기를 먹고 자라서 이만저만 골칫거리가 아니다. 하지만 굼벵이가 싸 놓은 똥은 한편으로는 매우 훌륭한 비료로 활용된다. 특히 지렁이 분변토와는 달리 굼벵이 분변토는 입자성이라 통기성과 배수성이 매우 뛰어나다.
강원도 산간 오지에서 군생활을 했다면 가끔 땅 밖으로 나와서 기어다니는 애들을 볼 수 있다. 징그럽다고 밟아 죽이려 하면 깜짝 놀라게 되는데, 느린만큼 엄청나게 질긴 외피를 갖게 된 듯 하다. 물론 그렇다 하더라고 결국엔 한낱 곤충에 불과한지라 그 육중한 사람의 체중을 견딜 수는 없기에... 밟으면 뭔가 엄청 소름끼치는 감각과 함께 내용물이 압력을 견디지 못하고 마치 풍선 터지는 듯한 소릴 내며 뿜어져 나오며 한번 경험하고 나면 얌전히 무시하거나 집어다 숲에 던져주게 된다.
곤충중에도 식용이 가능하고 똥을 뺀 굼벵이는 다른 식용 곤충보다 비교적 맛이 좋기 때문에 종종 굼벵이 먹방을 찍는 유튜버가 있기도 하는데, 생으로 먹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삶아서 달인 뒤에 먹는 편이다. 아무래도 맛이 좋은 편인 애벌레라지만, 크기와 비주얼, 입속에서 톡 터지면서 육즙이 나오는 생굼벵이는 먹방이 영 쉽지 않기 때문이다.
신비아파트 고스트볼Z에 등장한 열차 귀신 철륜귀의 전두부가 굼벵이처럼 눈 위에 입이 달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