괘종시계 |
언어별 명칭 | |
한자 | 掛 鍾 時 計 |
영어 | grandfather clock |
longcase clock (대형) | |
tall-case clock, floor clock (중소형) |
1. 개요
기계식 시계의 세부 분류로 큼지막한 추시계이다. 몸통이 위아래로 길쭉하여 탑과 같은데 이 탑 안에 추와 진자가 들어있다. 벽에 걸거나 세워 놓는다. 여담으로, 특히 한국에서는 스탠드형 대형 시계를 지칭하는 말과 거의 동의어가 되긴 했지만 원래 의미는 타종장치가 달린 시계이므로, 벽시계나 탁상시계도 괘종시계일 수 있다. 대표적인 예시로는 뻐꾸기시계.1980년대 이전에 만들어진 시계들은 대개 태엽을 동력원으로 작동하는 구조를 갖고 있지만, 오늘날 괘종시계는 일부 명품브랜드를 제외하고 거의 다 쿼츠 시계구조이다.(비싸면 태엽 방식, 싸면 쿼츠 방식)
매시 정각이 되면 시간에 맞춰 타종을 하는데 이 타종은 24시간이라 잘때라고 예외 없으며 잘때 이 타종 소리를 들으면 오싹하다. 이 때문에 기계식이라도 어느정도 급이 되는 괘종시계는 밤시간에 타종을 끄는 레버가 달려있기도 하다. [1]
2. 역사
괘종시계의 역사는 시계탑에서부터 잡을 수 있지만, 본격적인 괘종시계는 닻 구조의 탈진장치가 발명된 1670년대부터 거슬러 올라갈 수 있다. 초기 괘종시계들은 추낙하를 통해 동력을 얻었기 때문에 몸체가 매우 길었고(최대 2.30미터!) 사용가능한 시간도 30시간, 8일 정도로 짧았지만, 이후 태엽식이 보편화되면서 크기가 많이 작아졌다.20세기에 들어서는 시보장치에 각종 기교를 부리기 시작하는데, 매 15분마다 서로 다른 종을 타종하는 것 부터 시작해 아예 시보장치로 음악을 연주하는 시계도 출현했다. 이런 시계들은 일반적인 괘종시계보다 더 많은 동력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태엽이 세개가 파여있는 것도 있다. 또한 새벽에도 멈추지 않고 타종을 해서 불편함이 생기자, 시보장치를 꺼놓을 수 있는 기술도 추가되기도 하는 등 20세기 초기에 괘종시계는 그 이전시대에 비해 더욱 더 발전하게 되었다.
조선 현종 10년(1669년)에 만들어진 국보 제230호 혼천시계. |
한반도에서는 소현세자가 처음으로 기계식 시계를 들여왔다. 이 때, 시계는 기존의 조선 기술과 합쳐져 혼천시계 같은 것이 만들어지기도 했다.
이후로 중국에 사신을 갔던 양반이나 역관들이 알금알금 들여오곤 했는데, 그 때문에 김홍도 풍속화에도 시계가 그려진 것이 있다.[2] 영조 임금의 경우 시계를 곁에 두고 썼다고 하며, 최천약이라는 기술자가 이를 수리했다는 기록도 있다.
다만, 이런 시계는 지방 사람들은 잘 몰랐다. 그래서 19세기에 조선의 섬에 난파되었던 프랑스인이 고국으로 돌아갈 때 그 동안 보살펴준 섬 사람들이 시간을 잘 모르는 것 같아 보답으로 시계를 두고 갔는데 정작 섬 사람들은 양놈이 배은망덕하게 요물을 두고 갔다며 무당을 불러 푸닥거리를 했다고.
현대의 괘종시계 중 문서 상단에 있는 길다란 타입은 1970년대에 이르기까지 한국에서는 거의 부잣집에서만 볼 수 있던 물건이었다.[3] 1970년대 초반까지 한국에서 판매되었던 괘종시계 대부분은 수입품이었으며 보통 세이코, 시티즌, 메이지(Meiji) 등 일본산이 대부분이었고 가끔 융한스, 우르고스(Urgos), 헤믈레(Hermle) 등 독일산이나 하워드밀러(Howard Miller), 슬라이(Sligh), 안소니아(Ansonia) 같은 미국산[4]도 있었다. 참고로 여기 언급된 회사들 중 일부는 여전히 기계식 괘종시계를 만들고 있다. 유럽이나 북미권에서는 현재도 많이들 찾는 듯.
한국에서 최초로 괘종시계를 제조한 것은 1961년 대한전광사(이후 1960년대 후반에 국제전광사로 바뀜. Frontier란 브랜드명으로 더 유명)에 의해서다. 참고로 일본 브랜드인 세이코도 1960년대 중후반무렵부터는 한국에서 생산하였다. 한국에서는 이런 한국산 괘종시계들이 일반 가정집에 많이 보급되었고, 오리엔트 같은 한국 시계공장들이 괘종시계를 만들어 외국에 수출하기도 했다.[5] 하지만 괘종시계도 회중시계처럼 쿼츠 시계가 등장하자 뒤안길로 사라졌다.
참고로 8~90년대 한국의 괘종시계 회사는 셀 수 없이 많을 정도였다. 그러다가 2000년대 들어서 줄어들기 시작했고, 2010년대 기준으로는 판매도 안 하며, 중고 매물도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비싸지고 있다. 기계식 괘종시계도 손목시계처럼 나름 고급화 전략으로 살아남기는 해서 신품을 구할 수는 있으나 정시에 한번만 타종하는 단순한 구조의 시계들도 수십만원은 기본으로 호가한다. 다만 괘종시계 업체가 완전히 사라진건 아니여서 건화시계와 신익(시닉스)는 아직도 생산하고 있다.
한편 일본에서는 1551년에 프란치스코 하비에르가 오우치 요시타카에게 괘종시계를 선물한 이래 서양으로부터 시계가 비교적 일찍 도입되었고, 에도 시대에 이르면 일본 내에서 자체적으로 기계식 시계를 제작하기에 이른다. 이를 화시계(和時計)라고 하는데 서양의 시간개념 대신 동양 고유의 시간개념을 도입하고, 타종방법도 달랐다. 이를테면 자정에서 2시까지는 자(子)시이고 9번 타종하며, 2시부터 4시는 축(丑)시이고 8번 타종, 4시부터 6시는 인(寅)시로 7번 타종 식이다. 또한 화시계는 초창기 서양시계의 기술이 그대로 정체된 탓에 분침은 없고 시침만 있는 독특한 점 또한 갖고있다. 타종방식 또한 17세기 영국에서 주로 만들었던 랜턴시계(Lantern Clock)와 같이 망치가 종 자체를 타종하는 식으로 되어있다. 또한 시간체계가 서양과 다르다는 점 때문에 일본 특유의 갈라파고스화의 예시로 여겨지기도 한다. 당시 일본은 이슬람의 영향을 받은 대통력과 그레고리력의 영향을 받은 시헌력등의 최신 역법을 재깍재깍 도입하는 중국, 한국과 달리 당나라때 만들어진 역법을 메이지유신 시기까지 쓰고 있었다. 그리고 하루를 12시간으로 나누되, 낮의 시간과 밤의 시간의 길이가 매일 매일 달라지기 때문에[6] 화시계 제작자들은 실제 시간과 역법상의 시간을 등치시키기 위해 낮과 밤이 넘어가는 시간대에 시계의 탈진장치를 여러개 설치해서 서로 다른 속도로 움직이게 하고, 시계 다이얼이 자동으로 낮과 밤의 길이에 맞게 달라지게 하는 등 개선을 했으나, 시계가 돌아가는 원리 자체는 15-16세기 유럽기술[7]에 정체된 형태로 이어졌다.
17세기 영국산 시계의 작동 모습
18세기에 제작된 화시계의 모습
빅 벤의 종소리를 흉내낸 괘종시계
타종에는 코일타종, 막대타종, 벨타종, 파이프타종, 전자(스피커/부저)타종이 있다. 코일타종은 특수 금속으로 된 코일을 망치가 타종하는 형식이며, 소리의 느낌은 중후하면서 은은하게 멀리 퍼지는 느낌이다. 일반적으로 빅 벤하면 떠오르는 그 소리를 낸다. 둘째로 막대타종은 막대기를 망치가 타종하는 형태로써, 코일타종에 비해 교회나 성당 종소리가 연상되는 여성적인 느낌이 강한 소리를 낸다. 셋째로 벨타종은 앞서 그야말로 원형의 벨을 망치가 타종하는 형식이지만, 코일이나 막대타종에 비해 수가 많지 않다. 추가로, 길이가 다른 파이프를 망치가 타종하는 파이프타종이 있으며, 건전지넣어 작동하는 시계는 대부분 이 방식인 전자(스피커/부저)타종이 있다. [8]
시보음악의 종류는 여러가지가 있는데, 가장 많이 쓰이는 것이 웨스트민스터(Westminster) 차임( 빅 벤의 종소리)이다. 특히, 서양의 괘종시계는 예나 지금이나 웨스트민스터 차임이 대부분 들어가 있다. 비싼 괘종시계는 웨스트민스터 차임 이외에 휘팅턴(Whittington) 차임과 세인트미카엘(St.Michael) 차임도 들어가 3개의 차임을 선택해서 들을 수 있다. 많지는 않지만 위 둘 대신 Ave Maria가 있는 시계도 있다. 또, 15분마다 한 소절씩 추가가 되어 정시에는 모든 소절(4소절)을 연주하고, 시간에 맞게 타종하는 기능을 가진 것도 있다.
한국 괘종시계는 태엽식의 경우 음악 없이 타종만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고,[9] 전자식에 와서야 웨스트민스터 차임이 추가되었다.[10]
3. 사용법
- 처음에 괘종시계를 손에 넣으면, 우선 시계판을 본다. 만약 시계판에 태엽감는 구멍이 있다면 태엽식이거나 키를 돌려서 감는 추낙하식이고, 없으면 체인을 감는 추낙하식이거나 전자식이다. 우선 추를 달고 태엽식이면 태엽을 감고, 추낙하식이면 무거운 추 부분이 위로 올라가도록 체인을 잡아당겨주고 (키 체인 방식은 키 구멍을 키로 돌려서 감고), 전자식이면 건전지를 넣어주면 작동한다.
- 시계바늘은 시계문을 열고 직접 바늘을 왼쪽 오른쪽으로 돌려서 맞춘다. 다만 주의해야 할 점은, 시보장치가 돌아가는 동안에는 절대로 시계바늘을 시계 반대방향으로 돌려선 안 된다. 매커니즘이 꼬여서 고장난다. 한 번 15분 단위로 시계방향으로 움직여보고 타종을 하는지 확인해본 다음 시간을 맞춘다. 정각 타종을 기준으로 할 경우, 50분 정도에 철컹 하는 소리와 함께 시보장치가 풀리는데 이 때부터 시계바늘을 반대방향으로 돌리면 안 된다.
- 괘종시계의 시보소리는 듣기 싫다면, 시보장치를 끄는 레버를 당기든가 만약 그게 없다면 시계를 타종하는 망치를 손으로 꺾어놓으면 된다. 이 때, 너무 힘을 주면 무브먼트 자체가 고장나니까 적당히 하자. 실제로 중고매물로 나오는 괘종시계들을 보면 이렇게 꺾어놓은 시계들이 꽤 있다. 좀 더 온건한 방법을 사용하고자 한다면 종을 치는 작은 망치와 종이 닿는 부분에 천이나 솜을 감아놓거나 해도 꽤 효과를 볼 수 있다.
- 시계가 다 망가져서 버리거나 시계 케이스를 리폼할 경우, 그 안의 무브먼트와 시계추, 태엽감는 열쇠는 따로 챙겨두자. 황동재질이라 고물상에 갖다 팔면 꽤 돈이 되는데다가 아직 무브먼트가 쓸 만할 경우, 새로 괘종시계를 만드는데 쓸 수 있다. 나무로 새로운 케이스를 만드는 것도 목공기술만 된다면 그리 어렵지 않다.
4. 작동 원리
기계식 시계 항목에서 설명하고 있는 것과 거의 동일하다. 태엽과 추가 풀리면서 발생하는 운동에너지를 탈진장치에 전달하고, 탈진장치가 황동제 톱니바퀴들로 이루어진 매커니즘에 동력을 전달하여 시계바늘을 움직인다. 탈진장치는 초기 괘종시계부터 닻 구조(Anchor Escapement)로 이루어져 있으며, 이 장치는 추가 한 번 왔다갔다하면서 톱니바퀴가 과도하게 움직이는 것을 방지하고, 일정한 간격으로 시계바늘이 움직이도록 제어한다. 그리고 시계가 정각을 가리키면 시보장치가 풀리면서 시간을 알리게 된다. 매시 30분에 종을 치는 시계들도 있는데, 이 종은 시보장치를 리셋하는 역할도 겸한다. 웨스터민스터 차임이 적용된 시계의 무브먼트 작동원리를 설명하는 영상(영어)기계식 괘종시계의 경우 일반적으로 시계판에 홈이 두 개 파여있다. 이 구멍에 태엽을 감는데 쓰는 열쇠를 넣고, 왼쪽 구멍에는 시보장치를 작동시키는 태엽을 감고, 오른쪽 구멍에는 시계를 움직이는 태엽을 감는데 일반적으로 한번 태엽을 풀로 감아놓으면 30시간[11], 8일[12], 15일, 31일[13], 400일[14]까지 멈추지 않는다. 이렇게 한 이유는 태엽의 구조상 태엽이 과도하게 풀려버리면 시계가 천천히 가기 때문에 일부러 여분을 둔 것으로, 각각 하루, 1주일, 2주일, 한 달, 1년에 한 번 태엽을 감는다.[15] 이때 주의해야 할 것은 왼쪽 홈에 있는 태엽은 오른쪽으로 돌려서 감아야 하고, 오른쪽 홈에 있는 태엽은 왼쪽으로 돌려서 더 이상 돌아가지 않을 때까지 감아야 한다. 반대로 돌리면 태엽이 감기지도 않을 뿐더러, 힘을 너무 세게 주면 태엽이 끊어져버린다. 비교적 최근에 나오는 괘종시계에는 태엽을 감는 방향이 표시되어 있지만, 오래된 괘종시계에는 이런 게 전혀 표시되어 있지 않다(...)[16]
5. 작동·타종 영상
1860년산 초기 미국산 괘종시계의 타종 모습. 똑딱 똑딱 하면서 추가 탈진장치를 움직이고, 7시가 되자 시보장치가 요란하게 돌아가면서 종을 치는 것을 볼 수 있다.
동일한 모델의 내부 구조.
Bim-Bam 차임을 채용한 탁상형 괘종시계(Mantel Clock)의 타종 모습. 한 번 타종 시, 두 개의 종을 쳐서 일반적인 '땡~'이 아닌 '딩~동~' 소리가 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1920~30년대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독일 킨즐(Kienzle)사의 괘종시계의 타종 모습. 국내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괘종시계와 비슷한 형태이지만[17], 태엽 구멍이 3개고 타종 시 빅 벤처럼 웨스트민스터 차임이 울리는 것을 볼 수 있다.
20세기 초반에 만들어진 뻐꾸기 시계의 타종 모습. 전통적으로 뻐꾸기 시계는 추낙하식 구조를 하고 있으며, 위 영상 속에서는 두 개의 추가 각각 시보장치, 시계장치를 움직이는데 쓰인다.
6. 기계식 괘종시계 사용자를 위한 조언
여느 기계식 시계들도 그렇지만, 괘종시계도 회중시계나 오토매틱 시계처럼 쿼츠 시계에 비해 정확도는 떨어지는 편이다. 19세기에 만들어진 무브먼트의 경우 1주일에 ±3~4분 정도의 오차까지는 정상으로 여기며, 최고급 무브먼트조차도 1주일에 ±1분 정도의 오차는 발생한다. 더욱 골아픈건 이 오차가 매번 일정한 건 아니라는거(...) 어떤 경우에는 1주일을 돌리니 2분 더 빨리 가기도 하고, 그 상태에서 추가로 오차조정을 하지 않았는데도 그 다음 주에는 3분이 더 느려지기도 했다. 이 문단은 괘종시계를 그나마 정확한 시간을 유지하면서 사용할 수 있는 조언들을 담았다. 나름 심오하고 건드릴 부분도 많은지라 잘하면 덕력으로 승화시킬 수도 있을 듯?- 옛날에는 라디오 시보를 듣고 시계를 정기적으로 맞췄는데, 괘종시계도 태엽을 감을 때마다 함께 정확한 시간을 맞춰주는 것이 정확하고 오랫동안 사용하는 방법이다. 가장 중요한 방법이기도 하다. 괘종시계 시간 맞추는건 단지 케이스를 열고 바늘만 돌려주면 된다.
- 괘종시계는 수평도를 고려해서 놓아야 한다. 추로 움직이기 때문에 경사진 면에 괘종시계를 놓으면 추가 한동안 작동하다가 멈춰버린다. 시계추가 똑딱... 똑딱... 같이 똑 소리와 딱 소리가 서로 붙어서 나는데, 태엽이 거의 다 풀렸을 때도 이 소리가 난다. 시계추가 똑...딱 똑...딱 같이 똑 소리와 딱 소리가 일정 간격으로 떨어져서 나야 정상이다.
- 이사를 해서 괘종시계를 옮기거나 할 경우 새로 시간조정을 해줘야 한다. 괘종시계에 사용되는 태엽과 시계추는 온도와 기압, 중력의 영향을 받기 때문에 건물 1층에 있을 때와 20층에 있을 때에는 똑같은 상황에서도 1주일에 대략 +3분 정도의 오차가 발생한다. 높은 곳으로 올라갈수록 기압이 낮아지기 때문에 그만큼 더 빨리 작동하는 것이다. 시계추의 작동이 지구 자전 속도에도 영향을 받기 때문에 태엽을 감는 날도 중요한데, 태엽을 풀로 감아놓은 상태에서는 시계가 평상시보다 좀 더 빨리 움직이기 때문에 월요일날 태엽을 풀로 감았을 때와 금요일날 태엽을 풀로 감았을 때에 흐르는 시간이 또 다르다고(...) 이러한 특징 때문인지 시보장치는 태엽 구동 방식인 와중에 시계 자체는 추 낙하방식인 무브먼트도 상당히 자주 보인다.
- 만약 괘종시계의 시간이 너무 빨리 가거나, 천천히 간다면 시계추를 유심히 본다. 아래에 돌릴 수 있는 나사가 있을 것이다. 그것을 풀어주면 시계가 천천히 가고, 잠가주면 시계가 빨리 간다. 좀 더 자세하게 설명하자면, 우선 시계의 태엽을 풀로 감아놓은 상태에서 24시간 동안 몇 분이 어긋났는지를 기록한 다음, 이것을 참고해서 시계추의 나사를 조절하면 된다. 대략 한 바퀴 감을 때마다 1/2~1분 정도를 조절할 수 있다고 한다. 일단 조절하고 나서도 24시간 동안 시계가 작동하는 모습을 관찰하고 실제 시간과 오차가 얼마나 좁혀졌는지를 기록한다.
- 만약 정각 타종시간이 맞지 않는다면, 이를테면 시침은 3시인데 종이 다섯 번 친다든가 하면 시계판 아래나 뒤쪽을 본다. 기다란 철사모양으로 된 장치가 왼쪽 시보장치에 있다면 그것을 위로 밀어준다. 그럼 땡땡땡하고 타종을 할 것이다. 한번 밀 때마다 한 점을 더 친다. 즉 11, 12, 1점 순. 맞추고자 하는 시간의 바로 직전 횟수만큼 타종하는 것을 들은 다음, 분침을 움직여 시간을 맞추면 이제 시간이 맞는다. 만약에 시보장치가 없다면, 시침만 해당 타종소리 횟수의 시간만큼 돌린 다음, 분침을 계속 돌려서 타종소리를 듣고, 정확한 시간을 맞추면 된다.
- 괘종시계는 회중시계나 소형 기계식 시계보다 관리하기가 쉬운 편이다. 초기형 괘종시계는 내부를 보기 위해선 시계판을 풀어야 하지만, 20세기 초반 이후에 나온 괘종시계들은 뒷면에 문이 달려 있어 바로 내부구조를 볼 수 있고, 기름치기도 어렵지 않다. 다만, 회중시계나 오토매틱 시계들이 그렇듯, 괘종시계도 한동안 밥주는걸 잊어버리면 멈춰버리고 오랫동안 시계가 작동하지 않을 경우, 톱니 사이에 먼지가 끼어서 시계가 고장나는 원인이 된다. 현재 대한민국에서는 괘종시계를 고칠 수 있는 기술자의 수도 매우 적고, 수리비도 비싸기 때문에 한 번 고장나면 굉장히 애로사항이 꽃필 것이다.
- 가장 중요한 조언이다. 괘종시계를 옮길 때는 반드시 추를 시계 본체에서 분리해서 이동해야 한다. 안 그러면 괘종시계를 옮기는 동안 추가 저 혼자 딸랑딸랑 움직이다가 내부 무브먼트, 특히 탈진장치의 기어를 파손시킨다. 가장 취약한 부위는 진자 고정부에 있는 서스펜션 스프링. 의도하지 않은 대로 흔들리다 보니 이부분에 피로 파괴가 쉽게 오게 된다. 시계 추가 달려있지 않고 밸런스스프링을 이용하는 모델이라면 상관없는 이야기지만, 한국에 보급되어 있는 기계식 괘종시계 절대다수는 추가 달려 있다.
- 어느 기계식 시계든 마찬가지지만 괘종시계도 주기적으로 오버홀 등 전문가의 점검을 받는게 좋다.
7. 중국의 선물 금기
‘괘종시계- 마칠 종’발음 같아… 선물 금기 (문화일보)중국과 한국은 비슷한 문화를 가지고 있지만 의외로 차이가 크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차이점 중 하나가 금기 사항이다. 숫자가 그렇고, 선물에도 금기가 있다. 중국에서는 선물하지 말아야 할 목록이 제법 있는데, 알아둘 필요가 있다. 일반적으로 시계, 우산, 부채, 배, 손수건, 칼[18] 등이 그렇다. 그 이유는 이것도 숫자와 같이 발음에 따른 연상 작용에 의한 언어적 이유 때문이다. 숫자와 마찬가지로 동음이의어에 해당하는 해음(諧音) 현상에 기인한다고 보면 된다.
여기서 시계는 엄밀히 말해 괘종시계를 뜻한다. 괘종시계를 钟(zhong)이라 읽는데, 그 음이 마칠 종(终·zhong)과 같다. 그리고 본격 문제가 되는 건 단어의 조합인데, 시계 종자에 보낼 송(送)자를 붙여서 '시계를 선물하다'는 말을 만들면 송종(送钟)이 되는데, 이는 장례를 치른다는 의미의 단어인 送终과 발음이 같다. 즉, 누구에게 시계를 보낸다 함은 누구의 장례를 치른다는 말과 같게 된다.
[1]
주로 오후 10시부터 오전 7시까지로, 이 시간을 조정하는 것까지는 불가능하다.
[2]
그림 왼쪽 상단에 추를 늘어트리고 있는 게 시계다.
[3]
이보다 짤뚱한 태엽형 벽시계(일명 똑딱시계)는 아래 서술된 것처럼 한국산이 많이 나오면서 중산층에서도 많이 사용했으며 지금도 시골집에 보면 그 시절 태엽감는 형식의 괘종시계를 가끔 볼 수 있다.
#
[4]
주로 2미터 이상의 스탠드식 초대형 제품. 흔히들 그랜드파더 클락으로 불리는 화려하게 생긴 물건. 이 영역에 들어가는 괘종시계라면 마당 넓은 대저택에 살았던 상류층이나 일부 대형 빌딩 로비에서나 사용했다.
[5]
이베이같은 곳을 돌아다니다보면 이 시절 수출된 한국산 괘종시계들을 볼 수 있다.
[6]
하루를 일정하게 열두시간으로 나누는 대신, 해가 떠 있는 시간과 져 있는 시간을 각각 여섯시간씩으로 나누는 방식이었기 때문이다. 이를 부정시법이라고 한다.
[7]
참고로 분침도 제대로 못 쓸 정도로 부정확한 매커니즘이다.
[8]
하지만 건전지로 작동하는 쿼츠 시계라고 하더라도 막대타종을 채용한 경우가 적지는 않으며 드물게 코일타종도 있다. 그리고 건전지넣는 시계 중 트랜지스터 시계는 대부분 막대타종이다.
[9]
일부 한국 제품들 중 최고급형이나 미국이나 유럽제 수입제품의 경우는 웨스트민스터 차임, 세인트미카엘 등이 나오거나, 음악없이 Bim-Bem 방식으로 타종하는 것도 있다. 그리고 어떤 대형 괘종시계는 특이하게도 정시타종 직후
오르골과 함께 문자판 옆이나 위의 인형이 작동된다. 물론 이러한 괘종시계들은 일반적으로 볼 수 있는 타종만 하는 한국산이나 일제 괘종시계보다는 비쌌던지라 보기 힘들었지만.
[10]
참고로 80년대 초중반 태엽식에서 전자식으로 넘어가던 과도기 시절에는 12곡 멜로디라고 해서 시간마다 서로 다른 멜로디가 나오는 전자식 괘종시계도 있었다. 하지만 90년대 이후 이러한 시계들은 모두 단종되었는데, 아마도 생산단가 등이 기존 웨스트민스터 괘종시계보다 높았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물론 지금도 골동품 가게에서 이러한 괘종시계를 가뭄에 콩 나듯이 볼 수 있지만 태엽식보다 더 보기 힘들다.
[11]
일반적인 탁상시계, 저가형 기계식 뻐꾸기시계에 주로 적용
[12]
탁상형 괘종시계, 고급형 기계식 뻐꾸기시계
[13]
벽걸이, 스탠드 기계식 괘종시계
[14]
유리케이스에 회전자가 달린 탁상시계. Anniversary Clock이라고도 하는데, 지금은 쿼츠 방식으로 모양만 흉내낸 형태가 대부분이다. 특히나 정확도 이슈 때문인지 그나마 만들어지고 있는 다른 시계들에 비해서도 오리지널 기계식은 거의 안 보이는 수준.
[15]
속도 오차가 사실상 무시할 수준인 추 낙하식도 이렇게 여분을 두는 것을 보면 사실상 휴먼 에러를 염두에 둔 설계일 가능성이 높다. 일주일에 한번만 감는 시계라지만 토요일 아침에 감을수도 있고 토요일 저녁에 감을수도 있는 식.
[16]
단, 국제전광사 등 몇몇 제품들은 타사 제품과 달리 태엽 감는 방향이 정 반대인 경우가 있으므로 주의하자. 세 구멍 모두 시계방향으로 감는 시계도 있는 등 단순히 케이스 바이 케이스이다. 어차피 다 감겨서 안 감기는것과 반대로 돌려서 안 감기는 것은 느낌이 확실히 다르므로
설명서도 없는 중고시계는 결국 시행착오밖에 알 길이 없다.
[17]
이 모델 또는 이와 비슷한 모델도 과거 국내에 수입된 게 있을 가능성이 있다.
[18]
칼은 한국에서도 금기 사항이다. "관계를 끊어낸다"는 의미도 있고, 특히 옛날에는 윗사람이 아랫사람에게 칼을 준다는 의미는 "이걸 써서
세상 하직해라"라는 의미가 있기 때문. 특히 부모나 형제자매, 친척 등 혈연관계에서는 더욱 금기시된다. 따라서 특이한 직종(예를 들면 요리사)이라 칼을 선물로 줄 때는 받는 사람이 소액의 돈을 줘서 구입하는 것처럼 선물하는 경우가 일반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