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각종 5급 공개경쟁채용시험 과목에 대해 가르치는 유명학원, 그리고 거기에서 공부하는 수험생들이 식사하는 식당, 학생들이 공부할 독서실, 마지막으로 학생들이 묵을 수 있는 고시원과 원룸 등 숙소가 모여있는 동네를 뜻하는 말이다.20세기에는 사법시험, 행정고시, 외무고시를 준비하는 수험생이 즐비한 신림동 녹두거리만을 가리키는 말이었다. 21세기에는 공무원 9급 공개경쟁채용시험과 7급 공개경쟁채용시험 열풍이 거세지면서 이들의 수험생이 많은 노량진 또한 고시촌으로 불리게 되었다.
필기 시험을 통한 신분 상승의 기회를 노리는 사람들이 많은 현대에 고시촌의 개념은 필연적으로 존재한다. 고등고시뿐만이 아니라 대학 입시를 준비하는 수험생에게도 같은 이유로 고시촌의 수요가 생겨나게 되었다.
2. 특징
고시촌의 공통적인 특징은 왠지 모를 우울한 분위기가 흐른다는 점과 점심, 저녁시간을 제외한 대부분의 시간에는 의외로 한산하다는 것. 신림동에서는 특히 사법시험, 5급 행정 1차 시험이 끝나는 2월 말쯤에 가보면 이 처절한 느낌을 느낄 수가 있으며, 노량진에서는 시험 일정이 전부 다르다 보니 거의 상시로 우울함을 느낄 수 있다. 그러나 이 우울한 사람들은 점심시간이나 저녁시간을 제외한 시간에는 학원에서 열심히 강의를 듣고 있기 때문에 이 시간만 피하면 비교적 한산한 고시촌을 구경할 수 있다.학원 수강이나 교재 구입 등 수험생들은 돈 쓸 일이 많고, 부모님의 원조를 받는 경우도 많은 반면 생산활동은 거의 불가능해서 경제적인 여유가 부족하다 보니 저렴한 것을 중시한다. 그래서 고시촌의 물가는 대체로 싼 편이며 저렴한 식당, 저렴한 PC방, 저렴한 만화방, 저렴한 노래방 등이 많고 실제로 가보면 이게 정녕 서울의 물가란 말인가, 싶은 저렴한 곳이 많다. 다만 비단 고시촌이라서 싸다기보다는 원래부터 저렴하던 동네에 고시촌이 생성된 것으로 보는 게 맞다. 저렴한 PC방, 만화방 등이 존재하고 더 번창하는 이유는 바로 고시낭인 때문.
3. 효용성
시험에 대한 정보를 교환하기 쉽고 학원 실제 강의를 들으며 긴장감을 얻을 수 있다는 이유로 고시촌에서 공부하는 게 낫다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지만 PC방, 당구장 등 유해환경이 많다는 점을 들어 반대하는 주장도 있다. 판단은 개인 성향에 따라 결정하는 것이 좋다.근래 들어 인터넷 강의 활성화, 대학 고시반 운영 등으로 고시촌에서 월세 내가며 살면서까지 공부할 이유가 많이 줄어들면서 학생들의 고시촌 유입이 옛날보다 많이 줄어들었다.
5급 공채, 외교관후보자시험, 각종 전문자격사 등의 시험은 주관식 논문형 시험이기 때문에 2차 시험 준비를 하는 경우 오프라인 실강 수강이 필수불가결한 측면이 있다. 자격사 1차시험이나 7, 9급 공시의 경우는 객관식 시험이기에 동영상 강의로도 충분히 정오답 체크가 가능하기 때문에 굳이 실강이 없더라도 자체적인 피드백이 가능하지만, 주관식 논문형 시험의 경우 강사의 '첨삭'이 필수적인 경우가 대부분이기에 학원에 가는 경우가 대다수이다. 강사에 따라서 온라인으로 사진을 찍어 보내면 첨삭을 해주는 경우가 있지만, 그게 안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학원에 다니는 것이다. 혼자서 하게되면 온라인첨삭이 되지 않는 이상 모의고사 자체를 칠 수가 없다. 평가가 되지 않기 때문. 일반적으로 0순환 ~ 3순환까지 나눠서 0, 1순환은 이론학습, 2, 3순환은 본격적인 쓰기 모의고사를 하게되는데, 이 중에서 1순환까지는 어떻게 동영상강의로 비벼볼 수 있다해도 2, 3순환은 어쩔 수 없이 울며 겨자먹기로 시험을 치기위해 학원에 가는 경우가 많다. 유예생, 장수생 등의 다년간의 경험자들도 보통 1순환까지는 자체학습 또는 인터넷으로 공부를 하면서도 2순환부터는 학원에 들어오게 된다.
4. 예시
4.1. 신림동
사대문안이 산업화에 힘입어 업무지구, 상업지구로 개발되면서 고시촌은 동숭동에 있었던 서울대학교가 새로 이전한 신림동에 새로 생겨나게 되었다. 사법시험이나 행정고시 등 고시생의 주류층인 서울대생들에게 접근성이 극대화되는 것도 있지만 신림동이 사대문이나 다른 번화가들에 비해 지가가 싸고 공부하기 좋은 지리적 환경이 잘 갖춰져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고시촌이 생기고 수험생들의 수요를 충족하기 위한 전문 학원이나 가성비 좋은 식당, 저렴한 숙박 시설 같은 인프라가 갖춰지면서 타 지역에서도 신림동에서 공부를 하기 위해 많은 수험생들이 모여들게 되었고 신림동은 고시촌의 대명사가 되었다.5급 공개경쟁채용시험, 경간부 시험, 각종 전문직( 법무사, 감정평가사, 관세사, 공인노무사 등) 준비생들이 주축이 된다. 녹두거리외에도 도림천을 따라서 서울산업정보학교 부근까지 각종 학원, 서점, 독서실이 쭉 이어져있다.[1]
사법시험의 폐지로 고시생이 감소하였는데, 집값이 싼 메리트를 가지고 지방에서 상경한 직장인들이 많이 입주하면서 신림동은 예전의 고시촌 분위기가 옛날보다 많이 사라졌다.
4.2. 노량진
종로에 위치한 대입 전문학원들이 1970년대에 지가가 싸면서도 당시에 얼마 없었던 전철(1호선)까지 있어 교통적 편의성도 좋은 노량진으로 이전한 것에 힘입어 노량진에도 고시촌이 생겼고, 마찬가지로 풍부한 인프라와 높은 경쟁력으로 전국에서 수험생들이 몰리게 되면서 신림동과 더불어 서울(대한민국) 2대 고시촌으로 인지도가 높아졌다. 공무원 수험생에 대한 수요도 늘어난 것도 덤.7, 9급 공무원, 경찰 및 소방, 교원 임용시험 준비생이 주축이 된다. 원래는 수능 수험생이 매우 많았으나 2010년대 중반을 기점으로 노량진 스타강사들이 대치동에 입성하여 몇몇 재수학원을 남기고 전멸에 가까운 상태가 되었다. 노량진에도 신림동 고시촌과 비슷하게 직장인들이 상당히 많이 산다.[2] 고시촌에서 자취한다고 100% 다 취준생은 아닌 것이다.
4.3. 기타 비수도권
서울을 제외한 도시에는 '고시촌'의 일반적인 이미지에 정확하게 부합하는 지역이 거의 없다. 왜냐하면 서울이 아닌 도시들은 대부분 고시학원들이 상당히 번화한 지역에 있는 경우가 많고 그마저도 대도시가 아니라면 동네 규모가 너무 작아 특성을 갖기 어렵기 때문. 당장 부산광역시의 경우 가장 큰 학원가는 한산한 동네가 아니라 부산 최대의 번화가인 서면에 있다.5. 유사한 학원가
단순히 학원이 밀집한 학원가를 넘어 숙식까지 해결하는 고시촌의 특성을 가진 학원가 목록이다.5.1. 대치동
수능시장에서 2016~17년까지 노량진과 경쟁관계를 이루다 노량진 유명 강사들이 대치동에 입성하는 것으로 대치동의 승리가 되었다. 단과에 이어 시대인재 학원의 재종반의 성공으로 기존 유명 재수학원들도 슬슬 대치동에 자리를 잡게 되어 명실상부한 대한민국 수능 수험가의 메카가 되었다.근처에는 고시원이나 원룸보다는 지방에서 올라온 수험생들을 위한 학사가 성행하게 되었는데, 이는 미성년자 내지는 갓 성인이 된 수능 수험생 특성상 의식주를 스스로 해결하기 힘든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수능 수험 시장의 타 수험 시장에 비해 특이한 점으로는 인강과 현강의 1타 강사가 일치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스스로의 능력과 한계에 맞추어 시험의 수준을 파악하여 응시하는 타 시험과 달리 수능은 하늘과 땅 차이로 학생들 각각의 수준이 달라 각각의 수준에 맞는 강사들도 다르기 때문이다. 또한 과열된 수능 인강시장의 경쟁으로 인강 값이 매우 후려쳐져 메리트가 떨어졌기에 굳이 인강을 찍지 않거나 찍을 자신이 없어 인강을 찍지 않음에도 인강을 찍는 강사보다 수입이 많은 현강 전문 강사들도 많다.
이 때문에 지방에 거주하면서도 지하철이나 기차를 타고 현강에 다니는 수험생들도 있을 정도이다. 그리고, 비주류 과목에 대한 스터디나 고시반으로 나름의 대비를 하는 고시와 달리 물리학Ⅱ, 화학Ⅱ, 생명과학Ⅱ, 지구과학Ⅱ 응시생들은 수요의 문제 때문에 인강의 메리트와 컨텐츠가 현강에 비해 심각하게 떨어져 꾸역꾸역 대치동에 오게 된다. 강남 특성상 물가는 비싸다.
5.2. 그외
- 강남역 : 최고의 번화가 중 하나면서 접근성이 좋다는 장점 때문에 토익 등 영어, 제2외국어, 편입, LEET, 변리사시험 등 수많은 시험, 특히 외국어 또는 이공계 전문직 대비 학원이 경쟁중이고 그에 따른 원룸과 고시원도 성행중이다. 대치동처럼 강남 특성상 물가는 비싼 편이다.
- 홍대거리 : 강남과 마찬가지로 영어나 제2외국어 전문 학원들이 많다.
다만 강남과 종로, 홍대 등 번화가에 위치한 원룸과 고시원은 집값과 식비 등의 비싼 생활비 부담과 공부하기 어려운 환경[3] 때문에 전업 수험생의 거주 비율이 매우 적다.
6. 여담
[1]
반면
세무사나
공인회계사 같은 상경계 전문직은 종로에서,
변리사나
PEET,
MDEET 같은 이공계 전문직은 강남~역삼역에서 준비를 많이한다.
[2]
물가가 싸고 도심 접근성이 좋기 때문이다.
[3]
실제로 번화가에는 장기 숙박하는 파견 근무자들, 인근에 직장을 둔 일반 직장인들부터 화류계 종사자, 일용직 등까지 공부와 관련 없는 사람들이 많이 살다보니 소음 문제와 범죄 문제에서 안전하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