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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10-23 21:48:45

ㄹ(어미)


1. 개요2. 형식
2.1. 후행 명사
3. 표기4. 의미5. 결합형 '-었을'6. 일본어와 비교

1. 개요

'-(으)ㄹ'은 한국어의 관형사형 어미 중 하나이다. '-(으)'과 '-(으)ㄹ'이 의미상의 대조를 이룬다.

고대 한국어에서는 '-ㄴ', '-ㄹ' 모두 '-ㄴ 것', '-ㄹ 것'의 명사의 의미도 가져 ' 동명사형 어미'로 부르기도 한다.[1]

2. 형식

용언 어간이 'ㄹ'을 제외한 받침으로 끝나면 매개모음이 붙어 '-을'이 된다.

후행하는 명사의 어두 예사소리를 경음화한다(예: 떠날 사람 [떠날싸람]). 이는 '탈것', '쓸데없다' 등의 복합어에서도 마찬가지다.

용언 어간이 'ㄹ' 받침으로 끝나는 경우, 그 'ㄹ'을 탈락시키고 어미 '-ㄹ'이 붙는다(예: 놀다 → 같이 친구). 표기만 보면 마치 어간만 쓴 것으로 보이는데, 후행하는 명사의 어두 예사소리가 경음화되기 때문에(예: 살다 [살다], 살 것 [살껃]) 어간의 마지막 'ㄹ'이 탈락하고 어미 '-ㄹ'이 붙는 것임을 알 수 있다. 사실 다른 어간의 경우는 어간만 써서 관형사형으로 만들지는 않으므로(예: 같이 영화 보 사람 (X), 같이 영화 볼 사람 (O)) 이와 마찬가지로 생각하면 어간의 'ㄹ'이 탈락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ㄷ' 불규칙 활용에는 적용되지 않는다(예: 듣다 → 같이 들을 사람).

2.1. 후행 명사

관형사형이므로 이 뒤에 어미를 써서 문장을 끝낼 수는 없다. '~을' 꼴의 시제를 나타내는 종결형 문장은 주로 ''과 ‘이다’를 써서 '할 것이다'라는 형태를 자주 쓴다. 아마 영어의 미래형을 외웠을 때 '~ 이다'라고 외웠을 것이다. '-ㄹ걸' 같은 문형은 '-ㄹ 것을 (그랬다)'이 완전히 굳어져서 어미화된 것이다. 의존명사 ''와도 결합해 '~할 텐데'와 같은 문형을 구성하기도 한다.

'할 예정이다', '할 생각인데' 등등 다른 미래적인 단어(?)를 쓸 수도 있다. 과거형 '~'이 '한 것이다' 밖에 '이미 한 상태이다', '그렇게 한 결과가 이것인가...' 등 과거적인 단어가 쓰이는 것과는 차이를 보이는 부분. 예정이 취소되었다는 뜻으로는 '할 것이었다', '할 생각이었는데'처럼 쓸 수 있다.

3. 표기

향찰 구결로는 尸(주검 시)로 적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고대 한국어~초기 중세 한국어 시기에 '-ㄹ'은 '-ㄹ 것'의 명사 기능도 했는데, 이 뒤에 목적격 조사 '-을/를'(乙로 표기함)이 후행했을 때 둘의 발음이 비슷하기 때문에 둘 중 하나를 생략하기도 했다. 한편 이두에서는 분명 입말로는 '-ㄹ'이 들어가고 한글로도 그렇게 표기되지만 이두 표기로는 尸가 거의 나타나지 않는다. 이는 '-ㄴ'에 대응하는 표기 隱도 마찬가지이긴 하다.

15세기 한글 창제 초기에는 '-'로 ''를 덧붙여 써서 경음화를 표시했다.[2] 15세기 문헌에서 '-ㅭ'을 발견한다면 저자가 해당 어미를 이 관형사형 'ㄹ'로 분석했다고 판단할 수 있다. 한편 15세기에도 'ㄹ'로 나타났다면 역사적으로 관형사형 'ㄹ'이었대도 이미 문법화가 진행된 것으로 판단할 수 있다. (예: '-ㄹᄊᆡ라')[3] 이러한 '-ㅭ'은 문법적 기능만을 위한 표기였기 때문에 16세기만 가도 그냥 '-ㄹ'로 적게 되었다.

4. 의미

사전 풀이에 따르면

첫 번째 항을 제외한 나머지 추측, 예정, 의지, 가능의 의미는 가상의 일이라고 하여 '서상법'(敍想法, irrealis)이라고 묶기도 한다.[4] '-ㄹ'만 서상법인 것은 아니고 '--', '-리-'가 더 들어간다. 첫 번째 의미는 유독 특이한 편인데, 고대 그리스어 문법 용어를 빌려와 'aorist적'이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향찰을 쓰던 고대 한국어 시절부터 '-ㄴ'과 대립을 이루어, '-ㄴ'과 '-ㄹ'이 동시에 결합하는 일은 거의 없다.

얼기설기로 맞붙여놓자면 과거의 '-(으)ㄴ', 현재의 '-',[5] 미래의 '-(으)ㄹ'이 있다고 볼 수 있다. (ex: 먹은 사람 / 먹는 사람 / 먹을 사람 - 한 사람 / 하는 사람 / 할 사람) 시간과 관련된 관형사형을 더 늘어놓으면 '-'도 끼어서 (했던/하던/하던/한/하는/할 - 사람), (먹/먹/먹던/먹은/먹/먹을 - 사람) 등등을 더 들 수 있다.

한국어 시제가 몇 개인지는 약간 이견이 있으나,[6] 일반적으로 미래형을 직역할 때 이 어미 '-(으)ㄹ'을 사용한다. 비슷하게 미래상을 나타내는 어미로는 '--'이 있는데, 둘을 같이 쓸 수는 없다.

5. 결합형 '-었을'

과거형 '--'과 같이 써서 '-었을'도 가능하다. 이 경우에는 '추측, 예정, 의지, 가능성'이 현재에 와서는 이루어지지 않았음을 의미하기 때문에 묘하게 후회와 아련함이 들어간 표현이 된다. 앞서 든 예시를 '었을' 꼴로 바꿔보면

이런 후회가 느껴지는 표현으로는 '었' + '-어 했다'도 있다. '했어야 했다' 등.

6. 일본어와 비교

일본어에서는 동사 기본형이 한국어 동사 '-', '-(으)ㄹ'의 의미를 모두 가진다. '今週末何をする予定ですか?(이번 주말 뭐 예정인가요?)', '毎日運動すること(매일 운동하 것)'. 하지만 한국어의 '-'과는 달리 '바로 지금'까지 포함하지는 않는다. 한국어로 '지금 자는 사람?'은 가능하지만, 일본어로 '今寝る人'는 불가능하다. 습관이나 반복 행동이 아닌 '바로 지금'일 때는 +'ている'를 붙여 '今寝てる人'로 쓴다. '今から寝る人(지금부터 잘 사람)'은 가능하지만. 그런 의미에서는 한국어 어미 '-(으)ㄹ'처럼 약간 미래형에 가깝다고 볼 수도 있다.


[1] 현대 한국어에서 일반적인 명사형 어미인 '-'은 석독 구결 자료에서 거의 출현하지 않는다. [2] 이 ''은 동국정운식 한자음 표기의 이영보래(以影補來)식 표기와는 글자만 같지 기능이 전혀 다르니 주의해야 한다. [3] 기원적으로는 관형사형 '-ㄹ' 뒤에 의존명사 ᄉᆞ(+-이라)가 붙은 것으로 분석할 수 있다. [4] 범언어적으로 대체로 서상법은 미래 시제와 결부되는 경향이 있다. 영어의 will이 미래 시제와 함께 의지를 나타내는 것이 그 예이다. 현실 세계에서 현재와 과거는 실제로 일어난 일을 주로 다루는 반면, 미래는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일이므로 서상법으로도 쓰이기 쉽다. [5] 기원적으로는 현재를 나타내는 '-ᄂᆞ-'에 '-ㄴ'이 결합한 것으로 '-ㄴ', '-ㄹ'보다는 조금 더 후대에 나타났다. [6] 이들 표현이 미래 상황을 가리키는 것은 분명하나, 시제로 인정되려면 미래 상황에서 의무적으로 쓰여야 한다. 미래를 가리키는 표현이 화자에 따라 수의적으로 쓰인다면 그 언어에 미래 시제가 있다고 할 순 없는 것이다. 가령 한국어에서 현재를 주로 가리키는 '-ㄴ다'가 근접 미래를 나타내는 현상은 한국어에 미래 시제가 있다는 견해의 반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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