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폴레프 Tu-91 (Туполев Ту-91 Бычок)
1. 제원
형식: 함상 공격기초도비행: 1955년 5월 17일
승무원: 2명
전장 / 전폭 / 전고: 16.40 m / 17.70 m / 5.06 m
익면적: 47.5 m2
중량: 8,000 kg ~ 14,400 kg
동력: 솔로비예프 TV2M 터보프롭 엔진(7,650축마력) 1기
최대속도: 800 km/h
순항속도: 300 km/h
항속거리: 2,350 km
상승한도: 1,1000 m
무장: NR-23 23mm 기관포 2문 (각100발) / 방어용 NR-23 기관포 2문
탑재 무장: 폭탄 및 로켓탄, 기뢰 1,500 kg 또는 항공어뢰 1발
2. 에피소드
1955년 여름, 기수의 엔진에 동축반전 프로펠러가 장비된 단발기인 항공기 91(Самолет 91)은 소련 서기장 니키타 흐루쇼프에게 공개되었고, 그것을 본 최고 지도자는 특이한 생김새에 흥미를 느꼈다. 고위 장교를 통해 이 기체에 관해 설명을 듣고 뭔가 메모를 한 서기장은 모스크바로 돌아간 후에 항공기 91이 순양함을 대체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하여 연구하라는 지시를 내렸다.[1] 그날 참관단을 이끈 장교는 흐루쇼프가 다음과 같은 질문을 했다고 한다."이런 비행기가 있다면 왜 우리에게 크고 비싼 군함이 필요합니까? 이 비행기, 오, 이런 프로펠러와 날개... 이 비행기는 속도가 얼마나 되는가요?"
"시속 900 km입니다. 서기장 동지!"
"(환하게 웃으며) 우리가 어떻게 해야만 하겠소? 우리는 여전히 초음속 항공기가 필요합니다. 그렇지만 실제로 그 정도 성능을 낼 수만 있다면야...."
그 발언을 접한 소련군 수뇌부들은 최고 지도자가 그 군용기에 상당히 호감을 품고 있는 것으로 여겼을 수밖에 없다. 실제로도 개발을 속행하라는 지시가 내려왔지만 이 사건은 항공기 91의 앞날에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운 전주곡이었다는 것을 눈치 챈 이는 결코 많지 않았다.
3. 소개
소련 해군의 요청으로 투폴레프 설계국이 항공모함에서 운용하기 위해 개발해낸 단발 터보프롭 함상 공격기로, NATO는 부트(Boot)라는 코드명을 부여하고 개발 작업을 주시했었다. 그러나 1953년에 스탈린이 죽자, 소련 정부는 해군에 필요한 막대한 예산을 삭감하고 방공군에 투자하는 정책을 시행했고 해군 원수 니콜라이 게라시모비치 쿠즈네초프는 항공모함 건조 계획을 백지로 되돌릴 수밖에 없었다. 이 싯점에서 Tu-91은 거의 완성되어 테스트와 평가를 받고 있었지만 운용할 플랫폼이 사라지자 생산할 필요가 없어졌다. 잠시 육상기로 재설계하는 방안도 제안되었지만 결국 생산 명령이 내려오지 않아 원형기 1대만 완성된 상태에서 모든 프로젝트는 중지되었다.4. 배경
제2차 세계 대전에서 승리를 거둔 소련이 미국과 대립 구도에 들어가자, 스탈린은 해군력 강화의 일환으로 쿠즈네초프 원수가 제시한 항공모함 기동함대를 편성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항모에는 필수적으로 여러가지 함재기가 필요했지만 소련의 항공기 설계자들은 줄곧 육상기나 비행정만 만들었을 뿐 함상 작전기를 개발해본 경험은 일천했다. 소련 해군 수뇌부는 폭탄과 어뢰로 무장된 함상 공격기를 필요로 하고 있었는데, 개발을 맡게 된 투폴레프 설계국은 이 요구 사항을 충족시키기 위해 1953년 4월 29일부터 터보프롭 엔진을 갖춘 함상 공격기 Tu-91의 설계를 시작했다.5. 까다로운 요구 조건
투폴레프 개발진들은 처음 설계해보는 함상기에다 해군이 내건 달성하기 곤란한 요구사항과도 싸워야만 했다.소련 해군이 항공기 91로 부른 이 함상 공격기는 갑론을박 다양하고 말도 안되는 조건들까지 검토한 끝에 다음과 같은 작전 요구사항을 충족시켜달라고 강조하고 있었다.
- 5,000~7,000 m 고도에서 최대 속도 800~830 km/h
- 경제 순항 속도는 300 kmh 수준
- 중량 1톤의 45-36MAV 항공어뢰(45-36МАВ торпедой)를 탑재한 상태에서 실용 임무반경은 2100 km
- 실용 상승한도는 11,000~12,000 m 수준
- 급강하 폭격을 위한 최대 강하각은 70도 이상일 것.
- 캐터펄트 없이 이착륙 거리는 450~500 m 이하일 것.
- 무장 탑재량은 1,600 kg 이상.
- 승무원 2명으로 임무 수행이 가능할 것.
- 고정무장은 23mm 기관포 2문과 포탄 각 100발, 또는 30mm 기관포 2문에 포탄 각 70발.
- 후미 방어를 위한 23mm 기관포와 포탄 300발을 싣되 이 포좌는 상방 55도에서 하방 30도가지 가격 가능.
- 폭격 후 전과를 확인하기 위해 FCP-2(ФКП-2) 건카메라를 탑재할 공간 여유.
6. 특징
투폴레프 Tu-91 븨쵸크(Туполев Ту-91 Бычок)[2]라고 이름붙여진 이 공격기는 저익 배치된 태이퍼익이 달린 원통형 동체 중앙에 솔로비예프 설계국(Соловьёв ОКБ)에서 만들어낸 TV2M(ТВ-2М) 터보프롭 엔진을 설치하고 그것으로 기수에 달린 이중반전 프로펠러를 구동시켰다. 엔진과 프로펠러 사이의 거리가 멀고 그 사이에는 조종석이 위치하고 있어 2명의 탑승자가 타게 되어 있었던 탓에 프로펠러 구동에는 긴 샤프트가 필요했다. Tu-91의 조종석은 방탄 설비를 갖춘 병렬 복좌식 배치로 조종사는 전방을 향해 익근부에 설치된 АМ-23 기관포를 사격할 수 있었고, 부조종사 겸 무장 운용 요원은 꼬리에 달린 테일건을 원격 조작하여 기체 후방을 방어할 수 있게 되어 있었다. 함재기 답게 튼튼한 구조로 만들어진 이 공격기는 일반적인 수평 폭격은 물론 급강하 폭격이나 초저공 폭격도 가능했고, 이를 위해 무장사의 좌석 앞에는 폭격 조준기가 추가되었다. 동체 아래의 폭탄창과 날개에 마련된 파일런으로 최대 1.5톤의 폭탄이나 로켓 또는 폭뢰를 투하할 수 있었고 폭탄창에 다른 무장을 하지 않은 상태에서는 항공 어뢰 1발을 실을 수 있었다.고정 무장은 전술한 AM-23 기관포가 각 1문씩 주날개 익근부 아래에 설치되었는데, 나중에는 NR-23 기관포의 장착도 검토되었다. 무엇보다도 Tu-91은 함재기인 탓에 주날개는 유압 모터로 접는 윙 폴딩 장치와 동체 후미에는 착함에 필수적인 어레스팅 후크도 포함되었다. 조종석에는 20~22 m/s의 수직 속도로 발사되는 사출좌석이 장착되었고, 이 좌석은 탈출 시 탑승자의 얼굴을 기류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블라인더가 씌워지는 구조, 즉 미티어에 처음 장착한 이후 베트남전때까지 영국군과 미군도 줄기차게 굴린 페이스 커튼식이였다. 기체의 에비오닉스는 다음과 같이 구성되었다.
ARK-5(АРК-5) 자동 라디오 콤파스 / DGMC-SM(ДГМК-ЗМ) 원격 자이로 콤파스 / RV-2(РВ-2) 전파고도계 / EGPC-48(ЭГПК-48) 전동식 자이로 / AGI-1(АГИ-1) 수평계 / KUS-1200(КУС-1200) 가속도계 / VD-17(ВД-17) 고도 표시기 / VAR-EO-3(ВАР-ЗО-3) 항법 장비
항공기의 통신 장비는 RSB-5 라디오 / RSIU-3 라디오 / SPU-5 피아식별장치 같은 장비들이 포함되었다. 이 모든 항전 장비들은 2개의 GSR형 DC 발전기가 만들어낸 12V 전류로 구동되었고, 12SAM-25 배터리가 백업하게 된다. 엔진과 구동부, 동력계 및 프로펠러 시험을 하기 위하여 투폴레프 개발진들은 미국의 B-29 중폭격기를 복제하여 만들어낸 Tu-4를 테스트베드로 삼아, 오른쪽 내측 엔진을 떼어내고 Tu-91의 동체를 통째로 가져다 붙이도록 개조를 받았다. 이렇게 날개에 Tu-91의 동체를 붙여버리는 방식으로 특수하게 개조된 Tu-4는 Tu-4LL(Ту-4ЛЛ)이라고 불렀다.
7. 용도 변경
하지만 1953년 3월 5일에 스탈린이 사망하자 소련 최고 지도자와 소련 해군이 꿈꾸던 항공모함 계획은 후임자인 흐루쇼프 서기장에 의해 휴지통에 던져졌고, 이같은 조치에 투폴레프 설계국은 황망했지만 Tu-91의 함재기용 장비들을 제거하여 육상기로 다시 설계했다. 이 개조는 순조롭게 진행되어, 완성된 육상형의 프로토타입은 1955년 5월 17일에 첫 비행에 성공을 거두었다. 앞서 밝힌대로, 흐루쇼프는 Tu-91을 해상의 군함이 수행할 여러가지 임무들까지 대신 수행할 수 있도록 대잠초계기와 전자전기 형식까지 연구하면서 기초 설계를 하고 있었다.8. 흐루쇼프의 두 번째 방문
서기장 동지가 다녀간지 1년이 지난 1956년 여름, 쿠빙카 비행장에는 다시 한번 흐루쇼프가 찾아왔다. 그런데, 이번에는 미국에서 동서 화해를 위해 파견한 사절단들도 함께 방문하는 우호의 자리였다. 파격적으로 미국인들에게 Tu-91 외에도 아직 비행을 시작하지 않은 다른 최신예기들까지 함께 참관하는 기회가 주어진 것이다. 이때 미국 사절단은 Tu-91과 초음속 폭격기로 개발되고 있던 일류신 IL-54도 직접 볼 수 있었지만, 그 기체들은 비행하지 않고 활주로에 주기되어 있는 상태였다. 이 때, 비행장 한 귀퉁이에 서 있던 Tu-91은 다시금 흐루쇼프의 시선을 사로잡았다.사실 이 기체는 그동안 다양한 시험 비행과 기총과 로켓을 쏘고 폭탄을 투하하는 실무장 테스트에 시달리며 지저분해진 상태였고, 듀랄루민 외피 곳곳은 포연으로 얼룩졌으며 그을음까지 덕지덕지 낀 남루한 모습이었다. 의아해하는 미국인들의 시선을 의식한 흐루쇼프는 창피한 듯이 그것을 지그시 보곤 다시금 한 마디를 내뱉었다.
"왜 이게 아직도 여기에 있는거지?"
그 한 마디에 Tu-91의 운명은 결정지어진 것이나 다름없었다. 이 독특한 공격기를 구하기 위해 설계국과 생산 공장의 관리 감독을 책임지고 있던 세르게이 D. 아가베리얀(Сергей Д. Агавельян) 소장이 필사적으로 시도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소련의 국방 정책은 미사일과 폭격기를 주력으로 밀기로 크게 방향을 틀어버린 후였다. 함대는 감축되었고 소련 해군이 계획하고 있던 대형함 건조 계획들은 전부 포기되었는데, Tu-91 역시 이 해군 숙청을 피할 길은 없었다.
Tu-91은 61시간 동안 90회를 시험 비행하면서 충분히 괜찮은 성능을 보여주었지만, 그 해 여름에 시제기의 심사 결과를 정리한 보고서를 받아 훑어본 흐루쇼프는 제트기가 날아다니는 시대에 프로펠러 공격기는 아무 짝에도 쓸모 없는 낡은 개념이라면서 개발진들과 프로젝트 관계자들을 통렬히 비판했다. 흐루쇼프는 당장 눈앞에 닥친 위협인 미국의 핵무장 폭격기들을 요격하기 위한 초음속 전투기의 개발과 핵전력 강화를 우선하는 국방 정책을 펴나갔고, 결국 Tu-91과 연관된 파생형을 비롯한 모든 계획은 중단되었다.
[1]
아마
차파예프급 순양함과
스베르들로프급 순양함을 까는 목적으로 한 지시인듯 하다. 저 둘은 2차대전 즈음부터 설계가 이루어진 함포만 주렁주렁 달려있고 미사일은 아예 달 생각조차 없는 구세대적 경순양함이기 때문.
[2]
러시아어로
망둑어라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