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GIUK은 덴마크 해협 및 아이슬란드 부근의 좁은 해로를 가리키는 지정학적 명칭으로서, 전략상의 조임목(초크포인트)에 해당한다.2. 역사
2.1. 제2차 세계 대전
2차 세계대전 당시에도 이 곳은 대잠수함 전략전술 부분에서 중요한 루트였는데, 독일의 U보트 함대가 대서양으로 나갈 수 있는 중요한 루트이자, 연합국들이 소련으로 보내는 랜드리스 항로가 겹치는 길목이었기 때문이다.2.2. 냉전
냉전이 시작되자 이 곳의 중요성은 더욱 커졌다. 그린란드(Greenland), 아이슬란드(Iceland), 그리고 영국(United Kingdom)을 잇는 해상 목 지점(chokepoint)"의 중요성이 부각되기 시작했다. 미국과 영국은 이 나라들을 잇는 북대서양의 가장 좁은 지점을 "GIUK 갭(GIUK gap)"이라 불렀다.GIUK 갭 외에도 GIN(Greenland-Iceland-Norway) 갭이라는 표현도 쓰이는데, 노르웨이가 주요 참가국으로 언급된 데서 알 수 있듯이 대체로 그린란드에서 아이슬란드, 노르웨이 남부를 잇는 선이 NATO 해군이 사수해야 할 방어구역으로 인식됐기 때문이다. 노르웨이 방어를 위한 해상 증원은 냉전기 내내 NATO 해군의 주요 임무 중 하나였다.
GIUK 갭은 소련 해군 입장에서는 미 본토에서 유럽으로 출발하는 증원병력 및 물자 수송항로를 절단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극복해야 하는 장애물이었고, NATO 입장에서는 유럽 대륙으로의 원활한 증원을 위해 반드시 사수해야 하는 방어선이었다. 또한 이곳은 미사일 사거리가 짧던 초기의 소련 해군 전략핵잠수함들이 미 본토의 주요 지점을 향해 핵미사일을 발사하기 위해서도 반드시 통과해야 하는 선이었다. 따라서 양 진영 모두에게 GIUK 갭은 전략적으로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지게 되었다. 이에 대한 대응으로, 미국과 NATO의 북쪽 국가들[1]은 GIUK 갭에 상당한 예산과 시간과 노력을 들여서 대잠수함전 기반 시설을 구축했다.
이 기반 시설에는 훗날 ' SOSUS'라 불리게 되는 해저 케이블 소나, 영국과 노르웨이, 미국의 대잠초계기[2], 그리고 핵잠수함과 디젤 잠수함이 포함이 됐다. GIUK 갭은 겉으로는 조용한 바다였지만, 수면 밑에서는 세계의 운명을 가를지도 모를 치열한 대잠수함 작전이 펼쳐지던 공간으로 그야말로 냉전의 상징과 같은 곳이다.
대구 전쟁 때 영국과 투닥대던 아이슬란드가 '이거 아무래도 소련이랑 손을…'이라고 하자 미국을 비롯한 NATO 국가들이 펄쩍 뛴 것도 이와 관련이 있다. 만약 정말로 아이슬란드가 소련과 협력하여 소련 잠수함대가 아이슬란드를 거점으로 삼게 되면 이 GIUK 갭이 뻥 뚫린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NATO 측에선 아이슬란드의 손을 들어주는 형태로 중재를 해야 했다.
냉전이 끝나고 소련 잠수함의 위협이 줄어들자, NATO는 더 이상 GIUK 갭에 큰 노력을 기울이지 않았다. 이 시설을 유지하는 데 가장 많은 노력을 기울였던 미국과 영국도 테러와의 전쟁에 돌입하면서 대 잠수함 자산을 점차 감축하기 시작했고, 2008 경제 위기 후 영국은 자국산 대잠초계기 편대를 퇴역시키기에 이른다.
2.3. 신냉전과 GIUK
2000년대 들어 러시아 해군은 잠수함 함대 개량 배치에 꾸준히 투자하여 SSGN과 야센급 같은 신형 SSN은 충분한 위협이 될 수 있다. 무엇보다도, 서구 국가들의 예상과는 달리 러시아 연방의 호전성은 전혀 줄어들지 않고 있다. 2014년의 크림 반도 위기, 2017년의 솔즈버리 독극물 암살 등을 거치면서 러시아와 미국-영국 연합의 관계는 극도로 냉각된 상태다.이를 반영하듯, GIUK 갭에서 러시아 잠수함의 활동률이 급증하고 있다는 보고가 나왔다.[3] NATO도 대응 수준을 높여가고 있다. 미 해군은 유럽 주둔군 투자를 늘리기 시작했다. 그 다음으로 가장 공을 들이고 있는 국가는 영국과 노르웨이다.
영국은 P-8 9대를, 노르웨이는 5대를 주문한 상태다. 두 국가는 MPA 자산을 합동 운용하여 총 14대로 GIUK 갭을 감시할 예정이다. 러시아의 영향력에서 벗어나기 힘든 북유럽 국가들도 국방비를 늘리거나, 전쟁 준비 태세를 점검하는 등 긴장을 높이고 있다.[4]
일각에선 이것을 '제2차 냉전'으로 보고 있다. 다만, 유럽과 미국이 예전처럼 단합된 상태가 아니라는 점이다. 미국과 영국, 노르웨이 등 북해 안보에 직접적으로 연루된 국가들은 연합하여 러시아의 위협에 맞서고 있으나, 독일, 프랑스 등 유럽 대륙 내에 있는 국가들은 제1차 냉전 시절에 비하면 모호한 자세를 취하고 있다.[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