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The) Spirit of Ecstasy |
영국의 자동차 브랜드, 롤스로이스의 상징적인 후드 장식물(Hood Ornament)이다.
2. 상세
영어 표현을 직역하면 '황홀경의 영혼' 정도이나, 공식 한국어 번역으로 '환희의 여신상'을 사용하고 있다. 한국어 공식 사이트의 설명.스테인리스 스틸로 출고되는 게 기본 옵션이며, 작지만 정교하게 제작하는터라 수백만 원의 가격대를 호가하는 고가의 부품이다. 비스포크(Bespoke)[1]를 내세우는 기업의 상징답게 커스터마이징이 자유로운 편으로, LED가 달린 반투명 폴리카보네이트로 만들어 빛나게 만드는 것, 황금으로 만드는 것, 세간의 풍문처럼 백금으로 만드는 것도 가능하다. 물론 가격도 올라간다.
일부 한정 비스포크 모델은 컨셉에 따라 완전히 색다른 재료들로 만들어지기도 한다. 고대 그리스의 니케 여신상 모티브가 두드러지는 신틸라의 세라믹 재질 여신상이나 우주를 컨셉으로한 템퍼스의 티타늄 재질 여신상을 예시로 들 수 있다.
도난 방지를 위하여 충격이 가해지면 라디에이터 그릴 뒤쪽의 빈 공간으로 쑥 들어간다( #). 팬텀에 달린 환희의 여신상은 전자식이 아니라 아날로그 식 시스템으로 만지는 순간 안으로 들어가게 만들었다. 고스트부터 시작해 지금까지 나오는 다른 모델들은 버튼을 통해서 넣었다 뺐다를 마음대로 조정할 수 있으며, 만져도 안 들어가게 고정시킬 수도 있다. 도난 방지 뿐만 아니라 만에 하나 발생할 수 있는 보행자 충돌시 사람의 피해를 줄이는 역할도 할 수 있다. 튀어나온 장식물이 교통사고시 흉기로 돌변할 수 있기에 브랜드를 불문하고 지적되던 부분이다.
일반적으로 조각상이 뻗은 양 옆의 부분을 '날개'라고 부르며 모티브 역시 날개가 맞지만, 사실은 하늘하늘한 옷자락의 소매가 날개처럼 뻗은 팔을 따라 휘날리는 모습이다. 날개는 운전석 방향에 따라 좌우 높이가 약간씩 다르며, 운전석이 왼쪽인 경우 여신상의 왼쪽 날개가 조금 낮고, 운전석이 오른쪽인 경우는 반대이다.
시대에 따라 사이즈의 변화를 설명한 그림. 2024년도 기준 구글링을 통한 정보로는 팬텀, 고스트, 컬리넌 모델에 장착되는 것이 100mm 정도 높이이며 스펙터의 것은 더 작아져 높이 82.7 mm라고 알려져있다.
3. 기원
'환희의 여신상'(Spirit of Ecstasy)은 원래 옛 자동차들의 라디에이터 캡 장식으로 시작되었다. 현재 프랑스 루브르 박물관에 있는 고대 그리스 조각인 니케 여신상에서 영감을 받은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그것이 직접적인 모티브지만, 자세한 배경에는 조금 더 복잡한 연인들의 이야기가 전해진다.엘레노어 손턴(Eleanor Velasco Thornton) | 존 몬터규 남작(Baron John Montagu, 1915) |
환희의 여신상의 전신, 'Whisper'의 모습 |
클로드 존슨(Claude Johnson) |
사모트라케의 니케 여신 상 |
롤스로이스 코니시[5]에 장식된 환희의 여신상 |
3.1. 손턴과 남작의 관계에 대해
환희의 여신상이 유명해진 이후, 엘리노어 손턴과 존 몬터규 남작은 신분 차이를 초월한 비밀스러운 사랑 이야기의 주인공으로 언급되지만, 이를 마케팅에 의해 만들어진 이미지로 볼 수도 있다. 이야기의 주인공 중 하나인 존 몬터규 남작이 유부남이었다는 정보가 확인되기 때문이다. 남작은 손턴과 교재하던 때, 같은 귀족 출신이자 자신의 사촌(cousin)이었던 세실 커 여사(Lady Cecil Kerr)와 결혼 관계에 있었다( #). 단순 로맨스가 아닌 불륜 이야기인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환희의 여신상의 기원 이야기에 빠질 수 없는 'Whisper'는 비서였던 손턴과 고용인인 존 몬터규 남작, 두 사람의 은밀한 일탈을 상징하는 조형물로도 볼 수 있다.그러나 시대 상황을 고려해 단순 불륜이나 일탈로 보기는 어렵다는 근거도 있다. 영국을 비롯해 19세기~20세기 초 당시 유럽의 귀족들 간에는 사랑에 따른 연애 결혼보다 가문의 이해 관계와 혈통에 따른 정략 결혼이 만연했다. 남작이 손턴을 사랑했더라도, 손턴은 귀족이 아니었기에 정식으로 결혼을 올리기에는 사회적인 제약이 따랐다. 이를 보면 비록 가문의 이해 관계 때문에 다른 여자와 결혼은 했으나, 21세기인 지금까지도 전해지는 풍문에 아롱곳하지 않고 조각상까지 만들어서 차를 몰고 다닐만큼 연인인 손턴에 대한 애정을 드러낸 것이라 할 수 있다. 이런 관점으로 보면 환희의 여신상은 정말 시대적, 사회적 제약을 넘은 사랑의 상징을 기원으로 두고 있는 것이다.
결론적으로는 당시 드물지 않게 있었던 정부(情婦)로서 손턴과 남작이 교재했다고 보면 들어맞는다. 영어 위키백과에서도 손튼이 남작의 정부(Mistress)였다고 표현하고 있다. 현대 한국식 속칭으로 표현하자면 '세컨드'였던 것이다. 과거 유럽에서도 정부를 두는 것이 도덕적으로 바람직한 일은 아니었지만, 현재 기준의 불륜으로 보기에는 시대상을 고려하지 않은 면모가 있다고 정리할 수 있다.
손턴에 관한 이야기도 롤스로이스에서 공식적으로 내세우고 있기는 하나( #), 이런 뒷 이야기 때문인지 조각상 'Whisper'와 환희의 여신상의 간접적 연결 고리를 뺀 채, 니케 여신상과 클로드 존슨의 의뢰 이야기에만 초점을 맞춘 설명이 돌아다니기도 한다. 일례로 여담에 후술된 'Scintilla'(신틸라)의 공식 영상은, 클로드 존슨과 니케 여신상 모티브만을 언급하고 있다. 단순히 고대 그리스와 직접적인 연결 고리를 강조하기 위해 빠졌을 뿐이라고 볼 수도 있다.
4. 여담
- 당시 공동 창업자인 헨리 로이스는 운전자의 시야를 가릴 수 있기 때문에 여인상의 장착을 반대하고 고객이 원하는 경우에만 달아 주었는데, 롤스로이스 오너들 중 여인상을 부착하지 않는 경우가 극히 드물었기에 나중엔 기본으로 달려서 나오게 됐다고 전해진다.
- 2024년 공개된 롤스로이스 팬텀의 한정판 비스포크 모델인 신틸라(Scintilla)는 브랜드 120주년을 기념해 환희의 여신상에 대한 헌정으로서 제작된 것이다.
- 디시인사이드 자동차 갤러리의 모 갤러가 이 여신상을 훔쳐 논란이 되기도 했다. #
- 제작 순서를 인천 영종도의 BMW 드라이빙 센터에서 볼 수 있다. 롤스로이스 고스트가 전시되어 있는 왼쪽에 조그맣게 설명이 있으며 손이 많이 간다는 걸 알 수 있다.
- 자동차 업계에선 유명한지라 환희의 여신상의 영향을 받아 라디에이터 윗부분에 특이한 엠블럼을 달고나오는 경우가 있다. 고급차임을 내세우는 경우 특히 그래서, 국산차의 경우엔 현대 에쿠스나 쌍용 체어맨이 대표적이다.
- 관련 댓글이나 자동차 관련 커뮤니티에서 벤틀리 플라잉 스퍼의 장식이자 벤틀리의 상징으로 내세우고 있는 플라잉 비(Flying B)와 환희의 여신상 중 어느 것이 더 아름다운지에 관한 말들이 나오기도 한다. 가격은 벤틀리 쪽이 롤스로이스의 차들보다 비교적 낮은 편이지만, 둘 다 최고급을 내세우는 최고가 차량들이다.
- 한국에서는 '여신상'으로 불리나 원문은 사실 전혀 여신(goddess)이라고 지칭하고 있지 않다.
- 영문 위키백과에 따르면( #) "실버 레이디(Silver Lady)", "플라잉 레이디(Flying Lady)" 등의 이명을 지닌 듯하나 한국에서나 외국에서나 일반적으로 공식 명칭인 '환희의 여신상" 및 "The Spirit of Ecstasy"로 불리고 있다.
- 롤스로이스사는 R이 두번 겹쳐진 특유의 로고 이외에도 환희의 여신상의 옆 모습을 로고처럼 사용하고 있다.
[1]
맞춤 제작. 말하는(Speak)대로 제작해준다는 의미로 ‘Be spoke(비 스포크)’라고 부르던 것을 고유명사처럼 사용한다.
[2]
1880년생으로 몬터규 남작보다는 14살 어렸다. 1915년 몬터규 남작과 여행을 위해 SS 페르시아호에 탑승했다가 안타깝게도 독일의
U보트 공격으로 사망했다고 전한다(
#). 여담으로 몬터규 남작은 해당 사건에서 살아남았다.
[3]
1866년생으로, 1929년에 사망했다. 영문 위키백과에 등재된 이 사람의 명칭은 무척 길게도 '존 월터 에드워드 더글러스-스콧-몬터규, 제2대 볼리외의 몬터규 남작'(John Walter Edward Douglas-Scott-Montagu, 2nd Baron Montagu of Beaulieu)이다.
#
[4]
위스퍼. '속삭임'이라는 뜻의 영어 단어이다.
[5]
Rolls-Royce Cornich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