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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08-19 19:06:33

헉슬리

1. 디스토피아 소설 ' 멋진 신세계'의 작가 올더스 헉슬리

올더스 헉슬리 문서 참고.

2. 웹젠에서 개발한 FPS 게임


빅3으로도 꼽혔던 썬 온라인이 흥행에서 참패한 후 4년에 걸쳐 200억원을 투자한 웹젠의 야심작. 현재 정립된 루터 슈터의 태동기에 있던 실험적인 게임이다. 한국에서 대세가 된 기존의 밀리터리 FPS 게임과는 달리 퀘이크 시리즈 언리얼 시리즈 같은 하이퍼 FPS를 지향하였다. 한국의 수많은 자칭 대작 게임답게 '당연히' 언리얼 엔진 3를 썼고 수백명이 한번에 전투가 참여가능한 MMOFPS를 지향한데다가 퀘스트 시스템까지 도입하는 등 제작 단계부터 기대를 모았다. 2006년 동영상이 공개되며 순식간에 게임상들을 휩쓸었으며 아무도 그 퀄리티를 의심하지 않았다. 하지만...

현실은 시궁창. 나오자마자 시망. 전세계를 낚았다.

간단하고 스피디한 게임을 즐기는 FPS 게이머에게 MMORPG식의 노가다를 강요한데다가 그래픽도 기대 이하였으며 200명 이상이 참여한다던 대규모 전투도 찾아볼 수 없었다. MMOFPS의 뜻을 아마도 MMORPG+FPS로 착각한듯. 게다가 하이퍼 FPS에 대한 이해도 떨어져서 느릿느릿한 움직임에 무기 밸런스도 형편없는 수준. 다만, RPG라는 성장 개념을 도입하다 보니 초반에는 전혀 하이퍼 스럽지 않지만 어느 정도 성장한 뒤에는 눈으로 쫓아갈 수도 없을 만큼 현란한 움직임을 보인다.

얼마나 밸런스가 형편이 없냐하면, 유일하게 헤드샷(원킬)이 가능한 스나이퍼 라이플은 거의 무반동의 샷이 가능하며, 스나이퍼 라이플을 착용하는 직업군인 팬텀에는 투명화 기능이 있다. 물론 자세히 보면 빛이 굴절된 것이 보이지만, 어디까지나 자세히 보면이다. 다른 직업은 서든에서나 적용될법한 돌격해도 개돌을 잡는다는 저격 플레이를 하이퍼FPS에서 느끼게 되는 것. 문제는 이게 캐릭터로 굴리는거라 다른 직업용 무기를 쓰는건 스펙도 낮고 쓰기위한 노력도 힘들기 때문에 스나이퍼 들려면 직업 자체를 새로 키우는게 빠르다.

최악의 문제는 제작진이 아직도 갈피를 못 잡는다는 것이다. 공개된 회의록을 보고 있으면 수없이 지적된 무기 밸런스 문제는 생각도 안하고 아직도 헬렙대책이니 쫄이니 경험치니 하는 것에만 신경쓰고 있다. 게다가 동접자도 마구 추락했는데 그걸 매니아층이 형성된 것이라고 보는데다가 북미를 겨냥하여 만든 게임이란 말까지 하는데 오히려 북미 게이머들이 하이브리드 FPS에 훨씬 익숙한 만큼 수출해도 결과는 뻔하다. 애초에 기본이 안돼있는 게임. 이런 제작진에 200억이나 쏟아부은 게 이해가 안 갈 정도..

게다가 상당히 고사양을 요구하는 엔진을 사용했기 때문에 새로운 텍스처와 모델링 파일을 불러오려면 트래픽 초과와 엄청난 렉과 느린 로딩속도를 동반하기 때문에 어떻게든 최적화를 맞추고자 모델링, 텍스처를 몇번이고 재탕을 거듭한 결과... 몬스터도 기껏 3~4종류 뿐이고 대부분(70%정도)의 몹이 '뱅쿠오'라는 기본 몹의 바리에이션(크기와 색깔만 바뀜) 정도 이고 맵도 대부분 재탕에다, 심지어 좌우반전만 하거나 입구와 출구만 반대이고 이름만 다른 맵이 엄청났다. 사피엔스 진영은 기껏해야 폐허, 하수구 정도 밖에 안 보인다. 얼터너티브 진영은 더욱 심각하다. 레벨에 따른 무기 종류 수준도 아주 가관인데 레벨 10을 올려야지만 겨우 외향이 바뀌며 그때까지 종일 색이나 문양만 바뀐 무기를 주구장창 써야한다. 종종 전 무기보다 오히려 디테일이 형편없는 무기를 울며 겨자먹기로 써야되는 경우도 많았다.

결국 저사양 유저와 고사양 유저를 사로잡고자 이도저도 아닌 저울짓을 한 덕에 저사양 유저는 렉은 렉으로 걸리고 고사양 유저는 좋은 컴퓨터를 가짐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느끼질 못하고 있다(...).

평가는 FPS MMORPG를 완전히 결합했다. 단점만.

이후 헉슬리 디스토피아 라는 부제를 달고 새로이 게임을 단장해 테스트 중이지만 바뀐게 없었다. 바뀐 것이 몇가지 있긴 한데(만렙의 하향과 계급 도입, 전장 예약 시스템, 랜덤 강화), 취지는 좋았으나 결과물은 좋지 못한 것이 대부분. 솔직하게 말하면 전체적인 틀 자체는 바뀌지 않았다.

테스트 기간 동안 전장이 활성화되는 경우가 거의 없었다. 얼터널티브 유저가 거의 없어 사피엔스로 플레이하는 유저 1명이 아무도 안 오는 전장에서 20분 동안 혼자 바닥에 포 쏘면서 놀다가 죽어 -1점을 기록했는데, 이게 바로 패배로 이어져 전장이 상대편에 넘어간 일도 있었다고 한다.

물 속에 들어가면 아무런 바도 뜨지 않은 상태에서 일정 시간이 지나면 피가 달며, 수면 위로 부상해도 한 번 달은 피는 찰 생각을 안한다(...)

직업군 간의 밸런스도 나빴는데, 그냥 닥치고 레귤레이터라는 저격총 겸 아군 쉴드 채우는 무기 겸 상대편 쉴드 쳐벗기는 무기를 공통으로 착용할 수 있도록 한 데에다가 샷건이 지나치게 강력해 닥치고 인포서+레귤레이터+샷건의 조합으로 플레이하는 유저가 대다수였으며, 설령 다른 직업을 택하더라도 레귤레이터 없는 유저가 데스매치를 하면... 더 이상의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몹사냥에서는 레귤레이터가 별 효율이 없어서 다행이었으나 어차피 만렙이 내려간 상황이니 레귤레이터 대신 다른 전문화 시킨 무기 두개 들고 만렙 찍어버리면 그만이다.

디스토피아 테스트가 끝난 직후 오픈베타에 들어간다고 했으나, 동접 100명도 안 나오는 끝에 테스트가 끝난 후 3달 가까이 서버를 닫고 두문불출, 최근 미국의 GDC에서 호평받았다며 자랑했으나 실제 게임 플레이를 해 주게 한 게 아닌, 화려한 비주얼만 보여준 결과일 뿐이다. 유저를 몰라도 너무 모르는 게임.

아직 홈페이지는 열려있다.

가끔 어딘가에서 개인서버를 열었다는 글이 보이는 게임. 지못미

웹젠은 이 게임을 말아먹은 영향으로 NHN에 인수되었고, 헉슬리는 한게임으로 넘어가면서 다시 부활하기는 했지만 게시판에 올라오는 글을 보면 캐릭터가 초기화 된 듯 하다.

이마저도 시망. 2010년 12월 30일로 한게임 내 서비스종료.

현재 레드5스튜디오에서 웹젠 측에 판권을 구매해 firefall이란 게임을 개발했다. 스팀 무료게임에서 이용가능... 이었으나, 결국 2017년 7월 7일에 서비스를 종료한다는 공지가 떴다.

이처럼 FPS와 RPG의 결합을 시도한 루터 슈터 태동기 작품들은 하나같이 고전을 면치 못했는데, 개발진의 무능 외에도 생소한 장르를 만든다는 난제가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이처럼 FPS + RPG 장르가 연이어 고배를 마시자 애초부터 잘못된 만남이었다는 회의적인 반응까지 있었다. 그러나 장르 자체에는 분명히 큰 매력이 있다. 이는 2017년 번지가 만든 데스티니 가디언즈가 비로소 제대로 된 FPS + RPG를 정립[1]하면서 전 세계적으로 폭발적인 흥행을 이끈 것으로 입증했다. 흥미로운 것은 데스티니의 성공에 힘입어 이후 다양한 루터 슈터 게임들이 쏟아졌지만, 태동기에 그랬던 것처럼 모조리 망했다는 점이다.

데스티니 시리즈는 유일하게 살아 남아서 2024년 현재도 기세를 이어나가는 중.

[1] 2014년작 데스티니 1부터 기초적인 게임 설계는 완성되어 있었지만, 해당 게임은 콘솔 전용이었다. 온라인 게임으로서 루터 슈터를 흥행시킨 건 데스티니 가디언즈가 최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