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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10-24 21:04:17

폭풍의 언덕/등장인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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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2. 히스클리프3. 캐서린 언쇼4. 에드거 린튼5. 힌들리 언쇼6. 이사벨라 린튼7. 프랜시스 언쇼8. 언쇼 씨9. 엘렌 "넬리" 딘10. 캐서린 린튼11. 헤어튼 언쇼12. 린튼 히스클리프13. 조지프14. 린튼 씨15. 록우드16. 외부 링크17. 미러 링크

1. 개요

에밀리 브론테의 장편 소설 《 폭풍의 언덕》의 등장인물을 소개하는 문서.

2. 히스클리프

들어와! 들어오라고, 캐시! 오란 말야. 오, 한번만 들어와줘! 오오 내 사랑! 한번만 내 말을 들어줘, 캐서린! 마지막으로!
(Come in! Come in! Cathy, do come. Oh, do-once come! Oh! my heart's darling! hear me this time, Catherine, at last!)
Heathclif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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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캐서린 언쇼[1]

히스클리프, 나는 그대와 함께가 아니라면 천국이라도 가지 않을 거야.
Catherine Earnsha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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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에드거 린튼

나는 이 날이 오는 순간만을 기다려왔는데, 이제는 마음이 두려워지네. 나는 캐시와 함께 있어서 지금까지 매우 행복했고, 나의 살아있는 희망이었어. 하지만 지금은 내가 캐시를 위해서 무엇을 해줄 수 있을까? 그 애를 어떻게 해줘야 하지? 나는 린튼이 히스클리프의 자식이라는 것은 상관하지 않아. 린튼이 캐시를 잘 돌봐줄수만 있다면 린튼에게 캐시를 맡길 수 있어. 히스클리프가 자기 목적을 이루고 내 행복을 뺏아가는 것도 상관하지 않네. 하지만 린튼이 병약해서 히스클리프의 힘없는 도구에 불과한다면 캐시를 린튼한테 맡길 수 없어. 캐시를 힘들게 만들고 싶지는 않지만, 이렇게 될 거라면 그 아이를 내가 살아있는 동안만이라도 슬프게 해서 내가 죽을 때 다 끝냈으면 좋겠다네. 차라리 캐시를 하나님께 맡기고 나랑 같이 떠났으면 한다네.
시한부 인생을 선고받고 딸의 불길한 장래를 예측하여 넬리에게 자신의 불안한 심경을 토로한 말. 그러나 에드거의 예감은 현실이 되고 말았다.
아버지는 엄마 곁으로 가는거야. 사랑하는 캐시, 너도 언젠가는 우리 곁으로 오게 될거야.
히스클리프에게 며느리로 붙잡혔다가 린튼의 도움[2]으로 간신히 도망쳐나온 딸 캐시에게 마지막으로 남긴 유언

Edgar Lint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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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힌들리 언쇼

오, 하나님께서 내게 마지막으로 저놈의 목을 조를 수 있는 힘을 주신다면, 난 지옥이라도 기꺼이 가겠어.
Oh, if God would but give me strength to strangle him in my last agony, I'd go to hell with joy.
히스클리프에게 처참하고도 무자비하게 폭행당해 반불구가 된 이후 내뱉은 단말마이자 작중에서 언급되는 사실상의 유언.[3]

Hindley Earnsha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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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이사벨라 린튼

캐서린을 사랑했다고? 아니에요, 당신은 캐서린을 죽였어요! 캐서린은 당신이 여기 오기 전까지만 해도 정말 행복했었다고요![4]
이 말을 들은 히스클리프는 아무 말도 못하고 눈물을 뚝뚝 흘렸다.[5]
Isabella Lint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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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프랜시스 언쇼

넬리, 나는 별 말을 안했어. 하지만 그이가 내 말을 다 듣지도 않고 슬피 울면서 나가버리더라고. 좋아, 더 이상 얘기하지 않을게. 하지만 웃지 말라는 것만큼은 받아들이지 못하겠어. 아이의 얼굴만 보면 자꾸만 웃음이 나와.
시한부 선고를 받은 후, 불안해하는 힌들리를 위로하기 위해 넬리에게 전한 말. 그러나 그 당일날 밤 힌들리의 팔에 안긴채로 죽고 말았다.
Frances Earnshaw

힌들리의 아내이자 헤어튼의 어머니. 힌들리는 집을 나가 대학에 다니던 중 가족에게도 알리지 않고 그녀와 비밀 결혼을 했다. 아버지의 장례식을 위해 데리고 돌아왔을 때야 처음으로 힌들리가 결혼했다는 사실과 함께 그 존재가 알려진다. 이 사실과 힌들리가 그녀의 출신을 밝히지 않은 것 때문에 넬리는 프랜시스가 가난한 집 출신 여자이거나 이름없는 가문 딸일 거라고 추측했다.[6]

만성적 폐질환을 앓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며, 이 때문인지 작은 것에도 심하게 놀라고 외부사람들을 경계하는 모습을 보이는 등 성격이 매우 예민하다.

처음에는 히스클리프에게 잘 대해주다가가 어느 순간부터 갑작스레 히스클리프를 싫어한다고 직접적으로 표현된다. 힌들리가 이걸 빌미로 히스클리프를 더욱 갈궜을지도.

힌들리와의 부부 금슬은 굉장히 좋았다. 넬리의 서술뿐만 아니라 캐시의 시각으로 부정적으로 묘사된 기록에서조차 그렇게 묘사된다. 헤어튼을 출산하고 의사가 예견한대로[7] 얼마 있다가 사망한다.

힌들리의 히스테릭한 성향은 프랜시스가 출산 후 급격히 상태가 나빠진 시기부터 서서히 조짐을 보였지만, 상처(喪妻) 후 아예 극단으로 치달아간다.

8. 언쇼 씨

캐서린 언쇼와 힌들리 언쇼의 아버지로, 히스클리프를 주워온 장본인이다. 생전에 꽤나 인정이 많고 자상한 인격자였지만 그의 자식들은 그의 좋은 성격을 전혀 물려받지 못했고 이는 히스클리프와 더불어 집안 상황이 막장에 다다르게 만드는 원흉 중 하나가 된다.

어느 날 여행을 갔다가 버려진 집시 아이를 주워와 죽은 장남의 이름인 히스클리프라는 이름을 그 아이에게 주고 그 아이를 자기 아들 취급하면서 귀여워하지만[8] 이는 힌들리의 시기심과 열등감을 부추기는 계기가 된다.[9]

결정적으로 그가 주워온 히스클리프와 그의 딸 캐서린이 서로 사랑에 빠지고 그로 인해 발생한 사건들이 후에 언쇼 가와 린튼 가가 사이좋게 시망 직전의 사태에까지 다다르게까지 한 걸 보면 어떤 의미로는 힌들리를 넘어선 진짜 만악의 근원이라고 봐도 무방할 듯.[10]

나중에 가서는 히스클리프에 대한 병적인 편애로 히스클리프를 무시하는 누구든 과하게 노하며 히스클리프를 감싸고 도는 언행은 그에 대한 힌들리의 증오를 더욱 들끓게 만들어 버렸다. 언쇼 씨는 히스클리프를 주워온 후 힌들리의 성격이 갈수록 나빠지는 걸 보고 사람 구실 하게 만들려고 그를 대학에 보내버린 후 몸이 점점 안 좋아지다가 죽고 만다. 그리고 그가 죽은 후 힌들리가 돌아오면서 본격적인 가문의 비극이 시작되었다.[11][12]

그의 아내인 언쇼 부인은 언쇼 씨와 달리 히스클리프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다는 걸 빼곤 그다지 비중이 없다. 언쇼씨가 히스클리프를 워더링 하이츠에 데려온지 2년 후에 병사한다.

9. 엘렌 "넬리" 딘

Ellen "Nelly" Dean
워더링 하이츠, 그리고 이후 스러시크로스의 하녀장. 사실상 소설의 화자인 동시에 작중의 주요 사건에 기여하는 주요한 등장인물이다.

언쇼 씨의 살아 생전부터 히스클리프의 사후까지 모든 일을 지켜봤다. 히스클리프에 의해서 스러시크로스에서 지내고 있었으며 세입자인 록우드에게 일의 전말을 이야기해준다. 굉장히 중립적인 전달자라고 자칭하지만 인물이나 사건에 대한 주관을 숨기지는 않는다.

워더링 하이츠에서 살던 시기에는 하녀이긴해도 언쇼 가와 가족처럼 지냈지만 스러시크로스로 이동하고 캐서린이 린튼부인이 된 이후부터는 완벽하게 사용인의 역할로 살아간다.[13]

어머니가 힌들리와 캐서린의 유모로, 즉 두 남매의 젖동기였기 때문에 어릴적부터 언쇼 가 남매와 히스클리프와 각별하게 알고 지낸 사이다. 폭력적으로 변한 힌들리에게도 소꿉친구의 정은 갖고 있었다. 하지만 히스클리프와 캐서린의 운명이 나뉘기 시작한 사춘기 이후부터의 캐서린에 대해서는 탐탁지 않아했다.

에드거 린튼에 대해서는 좋게 평가하여 에드거가 캐서린의 다혈질적인 성격에 접고 들어가주는 것을 안타깝게 여긴다. 이런 태도가 캐서린이 열병을 앓게 되었을 때 에드거가 다소 늦게 대처하게 되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히스클리프가 막 언쇼 가에 들어왔을 때 넬리는 히스클리프를 좋아하지 않는 티를 대놓고 냈다. 언쇼 씨가 넬리를 한동안 저택에서 내쫓았을 정도.[14] 그러나 넬리의 입장은 언쇼 가 아이들과 히스클리프가 열병을 앓게 된 일로 바뀌게 된다. 이 때 다른 언쇼 가 아이들보다 히스클리프가 넬리의 간호를 제일 조용히, 그리고 잘 받았기 때문에 넬리도 이후 히스클리프에 대한 태도가 누그러졌다.[15] 히스클리프가 어릴적 집안에서 힌들리 등에게 괴롭힘을 당해도 참는걸 보고 굳센 아이여서 그런다고 착각하기도 했다.[16]

넬리는 히스클리프에게 어느 정도의 동정심을 보여주지만,[17] 그의 성격이 거칠고 잔인하다는 것을 매우 잘 알고 있기도 하다. 때문에 이사벨라가 히스클리프를 좋아하는 것을 알았을 때 극구 만류했으며 캐시 린튼이 히스클리프와 만나게 되는 상황을 피하려고 애썼지만 결국 둘 다 히스클리프에게 얽혀 불행을 겪는다.

헤어튼이 아기였을 적에 그를 키웠으며 캐시는 아예 그녀의 손에서 자란 것과 다름없어 두 사람을 정말 자식처럼 사랑한다. 둘이 결혼하게 되었을 때는 자신이 '영국에서 가장 행복한 여자' 라고 말하며 행복해했다.

10. 캐서린 린튼[18][19]

Catherine Lint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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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헤어튼 언쇼

내 이름은 헤어튼 언쇼요. 이 이름을 우습게 여기지 말란 말이오!
(My name is Hareton Earnshaw. I'd counsel you to respect it!)
록우드에게 자신을 소개하며.

Hareton Earnsha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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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린튼 히스클리프

(히스클리프 : 멍청한 린튼! 어서 일어나지 못해?!) 네, 일어나겠어요. 캐시, 손을 좀...
풀밭에 누운 채로 캐시를 맞이한 린튼의 상태.
Linton Heathcliff

히스클리프와 이사벨라의 아들. 어머니 이사벨라가 아버지 히스클리프와의 부부관계가 파탄나고 그의 학대를 견디다 못해 도망친 뒤[20] 태어났기 때문에 어렸을 때는 이사벨라 혼자서 양육했다. 이사벨라의 사후 린튼 가로 들어오는데 히스클리프가 고집을 부려 폭풍의 언덕으로 간다. 린튼 가를 닮아 금발 벽안의 곱상한 미소년[21]이나 병약하며 예민하다.

그래도 이런 병약하고 예민한 성정은 외가인 린튼 가문에 첫 등장했을 당시 나이가 어리고, 몸이 약한 데다 유일한 양육자였던 어머니까지 돌아가신지 얼마 되지 않을 때여서 이해가 가는 수준이었다. 외삼촌인 에드거도 '우리와 함께 지내면 건강해지고 기운이 날 것이다'고 말하며 린튼을 잘 양육할 것임을 다짐했지만 넬리가 '우리랑 같이 있는다면야 그렇게 되겠죠!'라고 생각했고 그 예상은 적중했다. 히스클리프는 넬리가 보는 앞에서 대놓고 린튼에게 윽박지르며 아들을 사랑하지 않는다는 걸 아주 명백하게 보여주고 이후에는 아예 숨기려는 시늉도 하지 않고 대놓고 호통을 쳐댄다. 결국 린튼은 이런 자신의 아버지를 병적으로 무서워하게 된다.

이런 상황 속에서 이기적이고 뒤틀린 성격으로 변해간다. 일례로 사촌인 캐시가 놀러오자 캐서린 앞에서 헤어튼이 글을 못 읽는 것을 놀려대는데 이떄 캐시는 나이가 어리고 철이 없어 그냥 우스워서 웃은 것이었지만 린튼은 비뚤어진 기쁨을 느낀다. 이후에는 신경질적이고 비겁하며 극도로 이기적인 성격으로 전락하고 만다.

히스클리프의 협박으로 캐시를 워더링 하이츠로 유인해서 감금하는 데 일조한다. 하지만 자신 때문에 감금당한 캐시를 나몰라라 하고 하녀처럼 부리는 등, 이기주의의 극치를 보여준다. 그 정점은 삼촌 에드거가 죽게 되자 캐시의 재산이 모두 자기 소유가 되었다며 좋아하는 모습.

그래도 캐시에 대한 사랑과 최소한의 양심은 남아있었는지 난생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그토록 무서워하는 아버지 히스클리프에게 저항해서, 그의 눈을 피해 워더링 하이츠에 꼼짝없이 감금된 캐시를 도망가게 해줘서 그녀가 아버지인 에드가 린튼의 임종이나마 지킬 수 있도록 해준다. 어찌보면 히스클리프에게는 끝까지 증오스러울 수 밖에 없는 린튼 가의 은인.[22] 그리고 나서 결국 캐시와 결혼한다. 결혼 자체도 히스클리프의 강요에 의해 이루어진 거였고 그후 캐시도 히스클리프한테 뚜드려맞고 학대받으며 온갖 고생을 한다. 사촌 겸 아내가 아버지에게 학대받는데도 태어날 때부터 병약했던 린튼은 병세가 악화되어 거동조차 불편해지고 캐시를 도와준 일로 히스클리프에게 미움을 사서 버림받은 채 쓸쓸히 죽어간다. 결국 얼마 못가 요절하는데 그런 린튼의 곁을 끝까지 지켰던 사람은 다름아닌 캐시.[23] 이를 보아 린튼과 캐시는 연인간의 애틋한 사랑이라기 보단 함께 막장 소굴인 워더링 하이츠에서 고통받으며 서로 밖에 의지할 사람이 없었던 동지애적인 느낌이 강하다.[24]

히스클리프에 의해 인생이 망가진 인물들 중에서도 불행도로 따지자면 최고의 피해자로 손꼽히는 인물이다. 하지만 짧게 등장할 때마다 호감이나 동정을 살 만한 부분은 그닥 없다. 자신이 아버지만큼 힘이 세다면 캐시에게 이렇게 저렇게 뜨거운 맛을 보여주겠다고 하며 신나하는 대목이나[25] 히스클리프마저 린튼을 가리켜 발톱과 이빨을 뽑아버린 고양이라면, 얼마든지 못살게 굴 놈이라고 평하는걸 보면 히스클리프의 학대로 망가졌다기보다는 병약한 몸 때문에 부각되지 않을 뿐 선천적으로 아버지 히스클리프의 악한 성품을 물려받은 것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신기하게도 린튼은 작중 내내 찌질하거나 고약한 행동을 저지르며, 주변인들의 학을 떼게 만들긴 했지만 단 한번도 무고한 사람을 직접적으로 해치는 악행을 저지르지 않았다. 자신이 태어나기도 전에 부모는 관계가 파탄났고 어머니는 아버지에게 학대받다가 못 견디고 도망쳐서 미혼모로 자신을 낳고 홀로 키우며 고생하다가, 끝내 요절했으며 어머니를 죽게만든 비정한 아버지에게 미움받으면서 선천적인 병마에까지 시달리자 소시오+사이코패스라는 천성이 깨어나고 말았다. 하지만 평생의 트라우마였던 아버지를 이겨내고 캐시를 위해 자신의 본성마저 가라앉히고 그녀가 에드가의 임종을 지킬 수 있게 도운 걸 보면, 천성이 악한 건 사실이지만 히스클리프라는 희대의 막장 아버지가 아니라 상식이 제대로 박힌 정상인에게 잘 교육받았더라면 다르게 성장했을지도 모른다. 심지어 캐시를 탈출시킨 건으로 완전히 히스클리프의 눈 밖에 나 치료도 못 받고 요절했던 걸 생각하면, 이러니 저러니 해도 아내인 캐시와 본 소설의 작가 에밀리 브론테와 가장 닮은 안타까운 인물이다.

히스클리프라는 막장 환경에 떨어졌기로는 피차 일반인데도 끝까지 신의와 성실함을 지킨 헤어튼과 대조되는 인물. 애초에 린튼은 날 때부터 허약했고 히스클리프의 학대와 독박육아에 지친 이사벨라가 그냥 다 받아주며 키운 탓에 자기 위주에 신경질적인 어리광쟁이로 성장했다. 여기에다 히스클리프라는 막장 인간에게 정서적 학대까지 받으면서 비굴하고 강약약강 면까지 더해져 성격이 더 망가졌다.[26] 어떻게 보면 저 뒤틀린 성깔이며 더러운 성격은 히스클리프의 유전인 듯도 한데, 정작 린튼 본인도 부러워한 히스클리프의 강인함은 전혀 닮지 않았다. 성격적, 육체적 나약함은 린튼 가를 닮고 사악한 건 히스클리프를 닮은 것으로 추정. 헤어튼은 그나마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강골이고 둔감한 성격이기까지 해서 히스클리프 밑에서도 나름 살아남았지만 허약, 병약, 유약을 모두 갖춘 린턴은 히스클리프가 주는 공포와 모멸감을 견디지 못해 정신적으로 뒤틀리게 된다. 린튼의 잔혹한 면모는 약한 자신을 경멸하는 히스클리프의 비위를 맞추려는 의도도 약간 있었다. 그러나 강하건 약하건 사람이든 동물이든 누구한테나 공평하게 강하고 잔인한 히스클리프는 약자에게만 비열해지는 그 태도에 린튼을 더욱 멸시한다.

종합하자면 선한 면모가 아예 없는 건 아니지만 린튼 가의 나약함과[27] 히스클리프의 사악함이 합쳐진, 두 집안에게서 안 좋은 면만 골라 이어받은 끔찍한 혼종이라 할 수 있다.[28] 이렇게 둘의 반대되는 특성에 대해 히스클리프도 언급한 적이 있으며, 자신의 아들이라는 것조차 인정하기 싫었는지 최대한 피하는 모습을 보인다. 심지어 린튼이 자기 면전 앞에 있는 상황임에도 그렇게 망가뜨리려던 헤어튼을 두고 만일 차라리 저 녀석이 내 아들이었으면이라고 얼마나 원했는지 모른다는 말까지 한다.

13. 조지프

Joseph
워더링 하이츠에 남은 유일한 하인이자 집사. 넬리와 같이 히스클리프를 돌보면서 잡일을 하고 있다. 원서를 읽으면 이해하기 무척 힘든 요크셔 지방 사투리를 감상할 수 있다.

젊은 시절부터 언쇼 집안에서 성실하게 일했기에 넬리와 마찬가지로, 과거의 여러가지 일을 잘 기억하고 있으며 히스클리프를 매우 싫어한다. 히스클리프가 힌들리를 몰아내고 워더링 하이츠를 차지한 뒤 언쇼 가가 완전히 막장이 됐음에도, 평생을 바치며 일해온 가문을 이제 와서 떠나기 싫다는 이유로 별다른 불만을 보이지 않으며 여태껏 하인으로 일하고 있다.

히스클리프를 극혐하고 매번 그를 편들며 어울리는 캐서린 언쇼도 경멸하며, 장차 언쇼 가문과 유산을 물려받을 장남인 힌들리를 떠받든다. 나중에는 힌들리의 아들인 헤어튼까지 도련님으로 너무 떠받든 나머지 그의 버릇을 잘못 들이는데 일조한다. 정작 그토록 도련님으로 애지중지하는 헤어튼에 대한 히스클리프의 학대나 악행은 아예 못본 척하고, 호들갑 떨며 받드는 시늉으로 소심하게 저항할 뿐 헤어튼을 감싸주거나 그의 잘못된 버릇을 바로잡아주지 않는다. 거기다 과거 힌들리가 히스클리프를 학대할 때 그를 말리지 않고 방관하기만 했고 정작 성인이 된 히스클리프가 힌들리의 전재산부터 워더링 하이츠까지 빼앗고, 빈털털이가 되어버린 힌들리가 역으로 매일같이 히스클리프에게 구타당하는 신세로 전락하자 히스클리프에게 했던 것처럼 그를 방관하고 구해주지도 않았다.

약삭빠르면서도 강자에게 약하고 약자에게 강한 성격. 상술했다시피 그토록 무시하던 히스클리프가 나중에 밖에서 힘을 키워 돌아온 뒤 워더링 하이츠를 완전히 장악하고, 자신이 그리도 떠받들던 힌들리도 구타해 불구로 만들자 자기도 개같이 털릴 게 무서워서 감히 히스클리프에게 대들지 못했다. 그저 뒤에서 궁시렁대거나 만만한 넬리나 캐서린 린튼 등을 막 대하고 이사벨라도 박대하기만할 뿐. 대표적으로 이사벨라 린튼이 혼자 히스클리프랑 결혼하겠답시고 오빠 에드거와 의절하고, 워더링 하이츠까지 야반도주했을 때 집안을 소개해달라는 그녀를 개무시한 적이 있다. 물론 이사벨라가 주변인들이 다 뜯어말리는데도 무책임하게 히스클리프와의 야반도주를 강행하여 친정인 린튼 가의 명예도 떨어뜨리고 자기 발로 워더링 하이츠라는 지옥으로 들어오면서, 자기 인생을 자기 손으로 망치긴 했지만 당시 워더링 하이츠의 공식 주인은 히스클리프였고 이사벨라는 그런 히스클리프의 아내였으니 엄연히 안주인으로 모셔야 마땅할텐데 그녀를 무시한 조지프의 행동은 사용인으로 실격이다. 나중에는 힌들리의 아들 헤어튼도 까대는 속물이다.

캐서린 언쇼의 딸 캐서린 린튼(통칭 캐시)에 대해서는 그녀의 어머니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이 딸에게까지 그대로 이어진 것인지, 아니면 충성하는 언쇼 가가 아닌 린튼 가의 사람이었기 때문인지는 모르겠으나 부정적으로 본다. 작품의 초반부부터 괜히 가만히 있는 캐시더러 들으라고 혼잣말로 욕을 하다가 캐시에게 털린다. 헤어튼이 캐시와 사이 좋게 지내게 된 것을 보고는 얼이 빠지기도 했다. 정작 힌들리와 헤어턴만큼은 그들을 향한 히스클리프의 학대는 막지 못했지만 두 부자를 좋게 평가하고 충성을 다한다. 이를 볼 때 조지프는 힌들리에 대한 평가가 좋았기에 그의 아들 헤어튼에 대한 평가도 좋았던 것으로 추정된다. 아니면 그냥 언쇼 가의 상속자들에게만 충성을 다하는 인물일 수도 있다. 그 힌들리의 어디가 인간적으로 충성할 면모가 있다는 건지 의아할 수도 있지만, 쉽게 생각해보면 조지프도 똑같이 저열한 인성의 위선자이기에 힌들리와 통한 것일 수도 있다.

겉보기론 신앙심이 깊다못해 매우 투철하지만 신을 진심으로 추앙한다기보다, 그저 자기가 옳다고 믿는 일에 신의 이름을 들먹이며 정당화하는 것에 가깝다. 넬리가 록우드에게 한 설명에 따르자면 자기한테 유리한 성경 구절만 인용해 대면서 경건한 척, 착한 척 해대는 위선자일 뿐이다. 히스클리프가 떠나던 날에도 자기 스스로를 성인이라고 칭한다.

결말부에서 히스클리프가 죽자 악마가 그의 영혼을 가져갔다며 웃음 지은 후, 무릎을 꿇고 언쇼 가가 다시 워더링 하이츠의 주인이 되었음에 감사하는 기도를 올린다. 히스클리프의 사후 캐서린 린튼과 헤어튼은 언쇼 가를 떠나 린튼 가의 저택으로 거주지를 옮기기로 결정한 만큼, 조지프는 빈집이 될 워더링 하이츠를 관리하게 된다.

언쇼 가에 한해서는 나름대로 진심 어린 충성을 다한 모양. 물론 충성의 대상은 언쇼 가 전체보다도 언쇼 씨와 힌들리, 헤어튼에게만 국한된다. 캐서린 언쇼의 경우 언쇼 가의 하나뿐인 영애이자 자신이 모시는 아가씨임에도 불구하고 어렸을 적부터 싹수가 노란 꼬맹이라고 싫어했으며, 성인이 되고 난 뒤에도 악마 히스클리프에게 콩깍지가 단단히 씌어 멀쩡한 두 집안을 파탄내고 제 명을 제촉한 어리석고 멍청한 여자란 이유로 멸시했다. 이러한 인식은 캐서린 언쇼의 딸로 어머니의 이름과 성격을 고스란히 이어받은 캐서린 린튼에게 캐서린 언쇼의 잔상을 어느 정도 투영하며 냉대하는 계기가 된다.

이래 봬도 오랜 세월 열심히 근무해온 직장에 굉장히 정들었을 테고 언쇼 가와 린튼 가가 히스클리프의 수중에 떨어진 순간에도 비겁하게 도망쳐서, 구차하게 목숨을 연명하는 대신 원수의 하인으로 일하는 치욕을 감수하면서까지 끈질기게 버텼을 정도니 그 충성심만큼은 어느 정도 진심인 듯. 히스클리프가 미워하는 인물들 중 살생부 리스트에 오르지 않고 신변이 무사할 수 있었던 이유도 어차피 힘이 딸린 하인이라는 위치와 상당한 운과 처세 능력, 언쇼 가를 향한 마지막 충성심과 언젠가 진정한 주인이 언쇼 가로 반드시 귀환하리라는 한 줌의 희망만 믿고 버틴 덕분일지도 모른다. 적어도 조지프 개인의 견지에서 보면 굴욕도 수십년 넘게 참아내는 끈질긴 인내심과 일말의 충성심이 드디어 빛을 보게 된 것이다.

살얼음판 같은 워터링 하이츠의 잔혹한 복수극의 소용돌이 안에서 운 좋게 인내심과 처세술, 자기보신으로 살아남고 본인이 그토록 원하던 이상적인 엔딩(히스클리프의 죽음+언쇼 가문의 유산을 언쇼 가의 본래 주인이자 힌들리의 친자 헤어튼이 상속받는 것)을 보게 되었다. 사실상 히스클리프를 괴롭힌 네임드 가해자 인물들 중에서는 그의 복수극에 휘말려 파멸하거나 죽지 않고 끝까지 살아남은 유일한 생존자. 그것도 수십년의 인내의 세월을 견딘 끝에 자기가 바라던 행복한 결말을 누리게 된 특이한 캐릭터. 언쇼 가의 2세대 주연들인 캐서린 린튼과 헤어튼 언쇼와 더불어 말 그대로의 고진감래에 걸맞은 해피 엔딩을 맞이한 최후의 승리자가 된 셈.

그만큼 조지프도 끝까지 감싸돌며 편애한 주인 힌들리의 너무나도 비참한 죽음과[29] 그 자신도 오랫동안 히스클리프의 하인으로 구박받고 시달린 것으로 죗값을 제대로 돌려받았다. 인성과는 별개로 오랫동안 언쇼 가의 하인으로 살면서 쌓아온 노련한 처세술과 집사로서의 오랜 내공에 자신한테 주어진 운과 빠른 눈치를 상황에 따라 알맞게 잘 활용한 것도 생존에 한몫한 듯하다. 히스클리프 역시 본인의 인생을 망친 직접적인 가해자들을 향한 복수에 만족하지 않고 무고한 이사벨라와 2세대들에게까지 협박과 감금을 행하고 일부러 문맹으로 만들어버리는 학대를 일삼는 도 넘은 연좌제와 패악질을 벌인데다, 마지막까지 자신의 악행에 대해 일말의 반성도 하지 않은 끝에 삶의 의지를 잃고 자살이나 다름없는 죽음이라는 죗값을 치른 걸 보면 히스클리프의 죄가 조지프의 죄보다[30] 규모가 훨씬 크고 손속이 극악무도한 범죄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결말부에서는 남은 여생 동안 언쇼 가의 새 주인이 된 헤어튼을 깍듯이 모시고 언쇼 가 하인들 중 큰어른이자 집사로서 적당히 꿀 빨면서 살아갈 듯하다. 물론 싫어하는 캐서린 1세의 딸인 캐서린 2세도 안주인처럼 모셔야 하니 골치 아프겠지만, 힌들리의 핏줄이 가문을 정당하게 되찾은 것만으로 만족하고 어떻게든 감수할 것으로 보인다. 꺼림칙해도 그 천인공노할 히스클리프와 그 성격을 이은 더러운 핏줄인 린튼보다야 차라리 낫다고 생각하고 넘어갈 듯.[31] '힌들리의 아들 헤어튼의 부인 = 언쇼 가 사람 = 언쇼 가의 재산이 몇배로 불어나 지방 제일의 부자가 되었고 급여도 늘어났으니 이걸로 족함'이라고 마음대로 결론내리고 흡족했을 것이다.

14. 린튼 씨

에드거와 이사벨라의 아버지이다. 치안 판사이며, 드러시크로스 저택의 원주인이기도 하다.

다소 엄격한 사람으로 묘사되며, 실제로 캐서린과 히스클리프가 린튼 저택에 몰래 들어와 에드거와 이사벨라를 엿보다가 들키자, 판사의 사명감을 갖고 장래를 고쳐주기 위해서라도 훈육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한다.

그러나 정작 백인 여자아이 캐서린에게는 명문가 언쇼 집안의 딸임을 알게 되자 집안으로 들여와 다친 다리를 치료해주기도 하고 먹을 것을 대접하는 등 정성스럽게 잘 대해주었지만, 히스클리프는 집시 깜둥이라면서 그냥 쫓아내었다.

암튼 말괄량이 캐서린은 이렇게 린튼가와의 인연을 맺어, 드러시크로스에서 요조숙녀가 되는 교양 수업을 받게 된다. 린튼 씨의 아들인 에드거와도 만나게 된 것이 이때부터이다. 이후 에드거는 자주 워더링 하이츠를 들르면서 캐서린을 사랑하게 된다.

에드거의 청혼을 받아들인 캐서린이 열병에 걸려 치료가 필요하게 되자, 린튼 씨는 캐서린을 자신의 집 스러시크로스에서 요양하게 한다. 그러나 얼마 안가 캐서린에게 병이 옮아서 린튼 부인과 함께 사망하고 만다. 예비 며느리라서 그런지는 몰라도 어지간히 열심히 간호한 듯.

작중에서 잠시 나왔다가 퇴장했기 때문에 잘 부각이 안 되어서 그렇지 사실 따지고 보면 이 양반도 오늘날의 근현대적 관점으로 보면 문제가 많은 사람이다. 상술했듯이 린튼 씨와 그의 아내, 자식들은 작중에서 완전히 기회주의자에 속물적이고 계산적이며 이해타산적인 면모를 보여주기 때문. 더 나아가서 린튼 가문의 사람들은 허영심 많고 자기중심적이며 타인을 겉모습만 보고 자신들의 잣대로 함부로 판단하고, 편견과 선입견을 가지며 무조건적으로 경계해대고 꺼리는 세상 인간들을 대변한다.

히스클리프에게 악마나 집시같다며 경멸조로 업신여기고 비하하는 언행을 내뱉는 모습은, 오늘날로 보면 엄연한 인종차별에 속한다. 반대로 캐서린은 그녀가 언쇼 가의 친딸인 것을 알자마자 성심껏 치료해주고 친절하게 대해서 얍삽하게 연줄을 맺어보려 하고, 더 나아가선 캐서린이 에드거와 맺어져 결혼하기를 원하는 모습들만 잘 봐도 충분히 기회주의적인 속물들이다.[32]

결국 린튼 씨와 그의 아내는 그토록 며느리로 들이고 싶어하던 캐서린에게 열병이 옮아서 죽고, 자식들인 에드거와 이사벨라도 히스클리프의 복수극[33]에 휘말려 인생이 완전히 나락으로 떨어지고 만다.[34] 그걸로도 모자라 히스클리프가 린튼 가문까지 차지하면서 린튼 가문에서 일하던 하인들도 전부 다 해고하고 쫒아냈으니, 어떻게 보면 본인의 행동으로 인한 자업자득으로 가문이 완전히 패가망신한 것이다.[35][36]

15. 록우드

I lingered round them, under that benign sky; watched the moths fluttering among the heath and hare-bells; listened to the soft wind breathing through the grass; and wondered how anyone could ever imagine unquiet slumbers for the sleepers in that quiet earth.
'나는 그 온화한 하늘 아래 그들 주위에 머물렀다. 히스꽃과 헤어벨꽃들 사이를 날아다니는 나방을 지켜보며, 풀 사이로 불어오는 부드러운 바람 소리를 들었다. 그리고 이런 조용한 땅 속에 잠든 이들을 보고, 어느 누가 편히 잠들지 못하리라고 생각할까.'
죽어서야 함께 하게 된 히스클리프와 캐서린의 무덤을 보면서 한 말. 이 말이 폭풍의 언덕의 마지막 문장이다.
Lockwood

화자다. 에드거 린튼 사후 린튼 저택인 스러시크로스에 세를 들었다. 히스클리프에게 인사하러 워더링 하이츠에 찾아갔다가 캐서린 언쇼의 유령을 보고 낭패를 당한다. 캐서린의 딸 캐서린 린튼의 미모에 감탄했었고 당시 캐서린 린튼이 히스클리프에게서 벗어나는 방법은 재혼밖에 없다 보니 넬리가 밀어주려 했지만, 여러 사건을 거쳐 한껏 무뚝뚝하고 날카로워진 캐서린의 성격 때문에 '아름답긴 하지만 사랑스럽진 않다'고 생각하여 추진하지 않았다. 나중에 헤어튼과 사랑에 빠져 사랑스런 성격을 되찾은 그녀를 보고 기회를 놓친 것을 후회하지만, 넬리는 그렇게 되지 않아 천만다행이라고 한다.

에드거와 이사벨라 남매보다 더 '전형적인 귀족'이라 할 만한 성격. 도시사람과 시골사람의 차이에 대해 논하며 넬리가 시골사람이라 이리저리 쓸데없이 치이는 게 없다보니 하인인데도 뭔가 의식있는 사람처럼 보인다는 이야기를 하기도 한다.

16. 외부 링크

17. 미러 링크



[1] 결혼 후 캐서린 린튼. 이 이름은 그녀의 딸의 이름이기도 하다. 캐더린 언쇼라고 번역한 판본도 있지만 캐서린 언쇼가 맞다. [2] 물론 히스클리프에게 발각되었다. 작중에서는 언급되지는 않았지만 그 후 히스클리프가 손만 살짝 쳐올려도 린튼이 몸을 소스라치게 떨며 경기할 정도. 실제로 치면 쇼크사도 할 녀석이라 실제 맞은 적은 없어도 친부에 대한 공포에 압도된 린튼이 사실상 자신의 의지를 갖고 아내 캐시에게 베풀어준 처음이자 마지막인 양심이자 선행. [3] 실제로 얼마 후 방문을 잠그고 치사량 수준까지 술을 퍼마셨다. 히스클리프가 간신히 문을 부수고 들어와 상태를 확인하고 조셉에게 의사를 불러오라고 하여 내보냈는데, 조셉이 돌아와보니 힌들리는 이미 죽어있었다. 조셉 왈 "내가 아니라 히스클리프가 의사를 모시러 갔어야 했어. 내가 볼때까지만 해도 힌들리 주인님은 전혀 죽을 거 같지 않았다고!" 사건 현장에는 힌들리와 히스클리프 단 두 사람만 있었다. 둘이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아무도 모르며, 작중에서도 언급되지 않았다. 그래도 히스클리프는 철천지원수가 죽어서 복수가 성공했기 때문인지 인심쓰는 식으로 자기가 돈을 내서 힌들리의 장례식을 치러주었다. [4] 사실 겉만 그래 보인 것 뿐 마음은 아니었다는 암시가 있다. 살아생전 이따금 울적한 모습으로 생각에 잠기는 것도 그렇고 죽은지 17년여가 지난 후에, 록우드 앞에 유령으로 나타났을 때 "20년 동안 방황했다"라고 하는 걸 보면 히스클리프가 떠나고 나서부턴 에드거와 결혼생활한 기간도 영혼이 방황한 기간이었음을 알 수 있다. [5] 당연하게도 이걸로만 끝난 건 아니고, 분노가 폭발하여 칼을 들고 이사벨라를 죽이려고 했었다. 간신히 힌들리가 막았지만, 그럼에도 분노가 풀리지 않아 손에 잡히는 가구들을 이사벨라에게 마구 던졌다. 간신히 도망쳐나온 이사벨라는 영영 그의 곁을 떠났다. [6] 힌들리가 프랜시스를 데려온 타이밍도 하필 아버지(언쇼 씨)까지 사망한 터라, 집에 자기 외에 더 상전이라 할만한 어른들이 부재상태였다. 넬리 추측대로 프랜시스가 한미한 출신이라면 힌들리도 이게 자신과 프랜시스의 결혼생활이나 프랜시스가 가문 구성원으로 인정받는 것에 방해가 될까봐 언쇼 씨 생전엔 프랜시스를 데려오지 않았을 수도 있다. [7] 이때 힌들리는 앞뒤가 안 맞는 말을 해댄다. 의사선생의 실력에 대해 의심하고 진단내린 것을 저주하다가도, 의사가 시키는 대로 프랜시스를 안정시켜야 한다고 말하는 식이다. [8] 힌들리가 히스클리프를 때리려 들 때마다 지팡이로 그를 때려버리려고 했을 정도이다. [9] 힌들리 입장에선 아버지가 어느날 주워온 아이에게 죽은 형의 이름을 붙이고, 집안의 적장자인 자신보다도 더 예뻐라하니 경계할 수밖에 없었다. [10] 애당초 가족들의 의견은 묻지도 않고 느닷없이 길거리에서 일면식도 없는 아이를 주워와서는 양자로 삼고 친자식 이상으로 사랑을 주었다는 점에서 가족을 등한시한 가부장적인 인물이라는 비판도 존재한다. 또 애초에 힌들리의 악행에는 변명의 여지가 없지만 자식이 그렇게 크도록 일조했다는 점에서 언쇼 씨도 아주 책임을 면할 수는 없다. [11] 친아들인 힌들리가 아무리 천성적으로 소인배였을지라도 주워온 아이인 히스클리프를 자기 친아들보다 더 편애하는 듯한 행동을 하면서 힌들리의 열등감을 부채질했다는 점에서 그의 행동은 농담으로라도 올바른 아버지의 자세가 아니었다. 애당초 히스클리프를 주워오지만 않았으면 모르되, 차라리 히스클리프를 향한 편애를 버리고 좀 더 힌들리에게도 깊이 관심을 가지고 대했더라면 힌들리의 태도가 이렇게까지 극악해지지는 않았을지도 모른다. [12] 다만 언쇼 씨도 히스클리프를 기어이 호적에 올리거나 자신의 상속자로 정한 유서를 남긴 것도 아니었음에도 힌들리가 히스클리프를 학대한 점을 생각하면 힌들리의 히스클리프에 대한 근본적인 태도가 변화할 가능성은 사실상 없었다고 봐야 한다. 실제로 힌들리와 가깝고 나름 호의적이었던 넬리조차 히스클리프의 복수로 인한 악행들을 경험한 이후에도 힌들리가 히스클리프에게 한 학대에 대해서만큼은 비난과 악평을 아끼지 않았으니, 힌들리에게는 조금도 변명의 여지가 없다. [13] 작중 록우드가 자신이 어딘가 다른 하인과는 달라보이는데 그게 시골사람들 특유의 여유로움에서 기인한 것인 것 같다는, 도시사람 특유의 헛소리(?)를 하자 본인이 배울 만큼 배운 사람이라는 걸 슬쩍 어필한다. 그리고 넬리는 소설 내 하인 중 유일하게 요크셔 사투리를 쓰지 않는 인물이다. [14] 그래도 히스클리프가 이 때 일로 넬리에게 직간접적으로 원한을 드러내거나 복수하려든 적은 한 번도 없다. [15] 작중에선 히스클리프에 대해 힌들리와 넬리가 어느 정도 편먹고 함께 싫어하다가, 넬리마저 히스클리프에게 어느 정도나마 우호적/동정적인 입장으로 갈아타면서 힌들리 혼자 히스클리프를 대놓고 싫어하는 사람으로 남았다는 식의 서술이 있다. [16] 그러나 히스클리프는 이런 수모를 참아가면서 복수의 날을 속으로 갈고 있었다. [17] 넬리는 히스클리프를 위로하기 위해 히스클리프가 인도 여왕의 자식일지도 모른다고 띄워주기도 했고, 악의를 품고 직접 히스클리프를 나쁘게 대한 적은 없다. [18] 결혼 후 캐서린 히스클리프. [19] 린튼 히스클리프 사후 극 말미에 헤어튼 언쇼와 결혼할 것이라 나오므로 이후에는 아마도 캐서린 언쇼가 되었을 것이다. 결혼 전 이름은 어머니의 결혼 후 이름과 같고, 나중에는 엄마의 처녀 적 이름과 똑같은 이름이 되어 버려 아이러니. [20] 공식적인 이혼은 하지 않았기에 어디까지나 별거였다. [21] 어디를 봐도 히스클리프적인 요소는 하나도 없어보이며, 오히려 외삼촌인 에드거랑 닮았다는 묘사도 있다. 히스클리프가 린튼을 짜증스러워한 이유에 그것도 한몫하는 듯. 그래서 린튼이 이사벨라의 불륜으로 태어난 사생아라는 추측도 있다. 하지만 히스클리프를 닮은 듯이 사악한 바탕이나, 히스클리프를 그토록 싫어하는 이사벨라가 히스클리프의 성을 붙인거 보면, 친아들은 맞을 확률이 크다. 무엇보다도 아기를 가질 때쯤엔 이사벨라는 히스클리프에 푹 빠져 있을 때로 추측된다. 흑인 혼혈과 백인 사이에서 백인 외모의 특성만 주로 보이는 경우는 마이클 잭슨의 아이들을 봐도 알 수 있듯이 실제로 흔하며, 특히 히스클리프는 흑인이라기보단 중동/인도계나 히스패닉계의 백인에 가까운 이목구비에 짙은 피부를 가진 인물로 추측되기 때문에 백인계 외모로만 나오는 게 이상한 일은 아니다. [22] 캐시도 린튼의 저열한 본모습과 그의 계략으로 감금까지 당했음에도 린튼이 죽을 때까지 유일하게 곁을 지켰던 이유는 아마 이 일 때문일 가능성이 크다. 불행한 성장환경과 악한 본성, 유약한 신체와 아버지에 대한 두려움을 모두 이겨내고 자신을 도와주었기 때문. [23] 캐시는 린튼에 대한 애정을 버리지 못했고 워더링 하이츠에 갇혀 살면서 서로 밖에 의지할 수 없었기에 린튼을 살려달라고 빌었으나 어떤 이들도 도와주지 않았다. [24] 외삼촌 에드가의 사망 직전 자신의 파멸까지 각오하고 캐시를 탈출시켜준 모습은 악랄한 힌들리의 학대에서 벗어나 복수까지 완수한 히스클리프와 무고한 본인을 복수심으로 학대하는 히스클리프에게서 도망쳐서 자립하고 아들까지 홀로 양육했던 이사벨라의 강인함을 닮았다. [25] 히스클리프가 눈뜨고 볼 수 없을 만큼 동물을 때리는 것, 캐시가 피가 나도록 맞는 것을 보고서 이런 말을 하니 무엇을 하고 싶다는지는 알만하다. [26] 정황상 린튼은 제대로 된 인성 교육을 받으면서 자랐다면, 이렇게 막장 성격으로 성장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히스클리프의 슬하에서 온갖 학대를 받으며 뒤틀린 인성으로 자랐음에도 단 한 번이나마 스스로 위험을 감수하고 캐서린을 도와준 걸 보면 완전히 이타심이 없는 인간은 아니라는 걸 알 수 있다. [27] 정작 린튼 히스클리프에게 직접적으로 피를 물려준 이사벨라는 그다지 나약한 인물상은 아니었다. 이사벨라는 본인의 힘이 부족하여 히스클리프에게 제대로 저항하진 못했지만 금수저 아가씨에서 콩가루 집안 마누라로 전락했음에도 유유히 적응하거나, 기어이 히스클리프에게서 탈출한 뒤 런던으로 도망치고 그곳에서 제대로 된 기반도 없고 지원도 받지못하면서 몇년동안 어린 아들을 기를 정도의 깡은 있었다. 그나마 외삼촌 에드거가 린튼마냥 나약한 모습을 보여줬고 완벽한 선인도 아니었고 단점도 분명했지만 적어도 린튼 수준은 아니었다. [28] 오죽하면 독자들도 만약 린튼의 건강이 멀쩡했다면 그 힌들리도 뛰어넘는 악인이 되었을 거라 추측할 정도. 즉, 그나마 몸이 약해서 직접적으로 악행을 저지르지 못했다는 게 천만다행이라는 것. 린튼이 기껏 하는 짓이라곤 앙탈 부리고 떼쓰는 게 전부니 그냥 무시하면 그만이고 실제로 히스클리프부터 헤어튼과 캐시도 그렇게 했다. 심지어 이런 비열한 본성에도 불구하고 자신에게 배신당한 캐시를 보고 회심하여 그녀를 위해 난생 처음 희생을 자처한다. 여러모로 폭풍의 언덕 등장인물들에서도 가장 입체적인 인물 중 하나이다. 캐서린과 히스클리프가 서로를 열렬히 사랑하며 스스로도 그 사실을 잘 알고있는 최선의 상황에서도 실수와 만행을 반복하다가 파국으로 달려가는 가장 최악의 형태인 사랑이라면 캐시와 린튼의 사랑은 선천적으로 비열한 본성에 망가진 건강, 가정폭력이라는 최악의 상황에서도 가장 필요한 순간 아버지에게 저항하고 희생을 자처하며 서로를 도와주는 최선의 사랑이라고 할 수 있다. 캐시도 동정심이긴 했지만 린튼이 죽을 때까지 그를 돌본 걸 보면 둘은 최악의 상황에서 최선의 사랑을 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폭풍의 언덕에서 가장 비열하지만 비극적인 등장인물로 작가의 애증이 강하게 묻어나오는 캐릭터. [29] 언쇼 가에서 힌들리와 남매처럼 자랐음에도 구제불능의 폐인으로 전락한 그를 보고 천벌받을 인간이라고 할 정도로 진절머리를 치던 넬리조차 친아들에게도 애도받지 못하는 힌들리의 죽음을 전해듣고 대성통곡할 정도로 힌들리의 최후는 폭풍의 언덕에 등장하는 그 어떤 인물들보다도 비참하고 초라했다. [30] 조지프의 죄악을 꼽자면 힌들리를 오냐오냐 키워 히스클리프에 대한 괴롭힘을 부추긴 것과 기회가 생길 때마다 타인을 신랄하게 뒷담까고 방관한 것이 전부. 히스클리프처럼 대놓고 육체적 폭력으로 더 큰 스케일의 학대는 저지르지는 않는다. [31] 캐서린 린튼은 히스클리프에 의해 아버지와 떨어진 채 오랜 감금 생활로 다져진 강한 멘탈과 담력을 갖추었고 조지프의 독설에도 기죽지 않고 곧바로 맞받아칠 정도로 깡도 세다. 결말 이후에는 정식 절차에 따라 린튼 가의 가주인 동시에 헤어튼의 부인이 되었기에 헤어튼은 조지프가 틈날 때마다 히스클리프를 험담하는 건 이해한다 쳐도 캐서린을 해코지하는 걸 가만히 놔둘 리 없다. [32] 가만히 보면 자식들인 에드거와 이사벨라도 어느 정도 이런 면모가 있다. [33] 린튼 씨 본인부터가 히스클리프를 하찮은 집시 깜둥이라는 식으로 대놓고 괄시하고 얕잡아보는 식으로 모욕을 주면서 원한을 자초했다. [34] 딸 이사벨라는 히스클리프의 유혹에 넘어가 그와 결혼했지만 돌변한 히스클리프에게 온갖 학대를 받다가 끝내 이를 버티지 못해 도망가 아들 린튼 히스클리프를 낳은 뒤 요절했고, 아들 에드거도 히스클리프의 복수에 휘말려 죽기 직전에야 딸 캐서린과 재회하고 사후 린튼 가문의 재산마저 모조리 히스클리프에게 빼앗기고 만다. [35] 만약 린튼 씨가 그때까지 안 죽고 살아있었다면 자식과 손주들과 함께, 히스클리프의 복수극을 직접 경험하면서 피를 봐야 했을지도 모른다. [36] 히스클리프 입장에선 이들이 안 죽고 살아있었다면 귀찮았을수도 있다. 히스클리프가 자신과 이사벨라의 아들 린튼 히스클리프를 앞세워 린튼 가를 패가망신시킬 수 있었던건 린튼 씨(린튼 히스클리프의 외할아버지)가 생전에 재산 상속권을 '에드가에게 아들이 없을 경우 이사벨라에게 넘어가도록 설정해놨기 때문' 이다. 여기에 이 재산 상속권 설정이 수정 안 된 상태에서 린튼 씨가 사망, 에드거가 딸만 낳고, 이사벨라는 아들만 낳은 다음 바로 요절해버려서 히스클리프가 린튼 가의 재산 상속권을 자기 복수에 악용할 수 있었던 것. 그러나 린튼 씨가 살아있는 상태에서 히스클리프가 자기 손주들 가지고 린튼 가문 재산 상속권을 악용하려는 꼬라지를 봤다면 이를 방어하기 위해 나섰을 수도 있으므로 에드거만 있을 때보단 히스클리프 입장에서 귀찮은 방해꾼이 늘어났을 수도 있다. 일단 히스클리프가 마을 변호사까지 매수해 에드거의 방해공작(관리인이 재산을 관리하도록 시도함)을 막고 린튼 가문 재산을 꿀꺽하는데 성공한걸 보면 린튼 씨가 살아있더라도 히스클리프의 복수극이 성공했을수도 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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