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werslide |
1. 자동차 운전 기술의 하나
1.1. 개요
차량 앞쪽 시점에서 파워 슬라이드를 사용하는 메르세데스-벤츠 SLS AMG.
차량 뒤쪽 시점에서 파워 슬라이드를 사용하는 맥라렌 P1.
엔진의 동력(Power)을 이용한 미끄러짐(Slide). 보다 구체적으로 설명하자면 차량의 후미가 횡방향 관성을 버티고 있을 때, 뒷바퀴가 감당할 수 있는 능력 이상의 동력을 전달해 헛돌게 하는 것으로 그립을 놓치게 하여 '의도적으로' 유발시키는 오버스티어를 말한다. 당연히 R W D, 적절한 조건이 갖추어진[2] 4WD에만 해당되는 개념이며, 전륜구동(FF) 차량은 불가능하다. 간혹 전륜의 파워 슬라이드를 논하는 경우가 있는데 십중팔구는 오개념이며, 나머지는 후술하겠지만 특정한 맥락에서 편의상 그렇게 부르는 것이지 정확한 용어 사용이라 할 수 없다.
드리프트와의 차이점은 파워 슬라이드는 오버스티어를 일으키는 한 방법을 말하는 것이며, 드리프트는 오버스티어를 이용한 코너링 기술을 말하는 것이라고 여기면 쉽다. 모로 가도 서울만 가면 된다고 핸드 브레이크를 당기든, 브레이크를 밟든, 클러치를 차든, 관성을 이용하든, 요철을 밟든, 턱인을 하든, 파워 슬라이드를 이용하든 상황에 맞춰 어떻게든 오버스티어를 일으키고, 그걸 적절히 통제하며 이끌고 나가 코너링을 이루면 드리프트가 되는 것이다.
1.2. 파워슬라이드 VS 드리프트
간혹 "이것은 드리프트가 아니라 파워슬라이드이다." 라는 표현을 접할 수 있다. 파워슬라이드는 일반적으로 앞서 설명한 특정한 차의 거동을 일컫는 말이지만, 이런 실용적 맥락에서[3] 파워슬라이드와 드리프트의 구분은 '무엇이 완전한 드리프트를 이루는가'에 달려있다. 물론 드리프트는 상황에 따라서 여러가지 양상을 보이며, 드라이버마다 그 정의와 세부적인 기준, 표현하는 어법이 다르다.[4] 그럼에도 그 가운데 널리 인정받을 수 있는 관점 하나가 바로 "오버스티어가 코너링 전반에 얼마나 기여하는가"이다.드리프트는 대개 다음의 네 단계를 가진다.[5]
- 본격적인 코너링에 앞서 코너 진입 전후로 드리프트를 위한 사전 준비를 갖춘다.[6]
- CP[7]를 겨냥해 오버스티어를 일으킨다. 이때, 코너 진입 전후 시기는 상관없다.
- 코너를 통과하는 내내 미끄러지는 상태를 유지하며 CP를 지난 후, 코너 탈출 방향 혹은 다음 코너를 향해 자세를 고쳐나간다.
- 코너에서 빠져나오며 적당한 시기에 트랙션을 회복한다.
세부적으로 조금씩 변형이 있을 수 있지만, 만일 위의 과정과 동떨어진 모습으로 코너링 중 파워슬라이드가 일어난 경우, 우리는 그것을 드리프트가 아닌, 오직 파워슬라이드라 볼 수 있을 것이다. 단편적인 실제 차량의 거동을 보고 즉시 파워슬라이드와 드리프트를 구분하고자 하는 것을 어려울 수 있으며, 사람에 따라 이견이 있을 수 있다. 가장 쉬운 방법은 전체적인 맥락을 보는 것이며[8], 그렇지 않으면 몇가지 특징적인 요소를 뽑아 기준을 정해두는 것이 도움이 된다.
한편, 코너 진입 전 오버스티어를 일으키는 것이 멋진 드리프트를 이루기는 하지만, 실상 필수불가결한 요소는 아니다. 적절한 파워슬라이드는 보통 턴인 이후에 행해지기 때문에 파워슬라이드와 "진짜 드리프트"의 차이는 오버스티어의 시발점이 코너 진입 전, 후 어느쪽이냐에 따라 갈린다는 속설은 일견 맞는 말 같다. 그러나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일단 코너에 진입하여 턴인 후 파워슬라이드, 또는 다른 방법을 통해 오버스티어를 일으킨 후 드리프트를 이루는 경우도 쉽게 찾아볼 수 있으며[9], 반대로 미리 파워슬라이드로 미끄러지며 코너에 진입한 후 CP를 지나기 전에 트랙션을 되찾고 코너링을 이어나가는 경우도 있다. 보다 확실하게 드리프트와 단순한 파워슬라이드를 구분할 수 있는 방법은 코너링 전반에서 CP와 관계하는 차의 거동을 보는 것이다.
이해를 돕기 위해 드리프트가 아닌 파워슬라이드의 예를 몇 가지 들자면 다음과 같다.
- 언더스티어나 이른 턴인 등 여러 변수로 인해 돌아나가야 할 코너에 비해 예상되는 선회반경이 지나치게 커진 경우, CP를 지난 코너 중반, 혹은 재가속 시점에서 파워슬라이드를 일으켜 차량의 자세를 탈출 방향을 향해 바로잡을 수 있다.
- 좁고 급한 코너에서, 감속 실패[10]나 늦은 턴인 등 여러 변수로 인해 속도가 너무 낮고, 차가 엉뚱한 방향을 향하고 있는 경우, CP를 향해 파워슬라이드를 일으켜 자세를 바로잡은 후, 바로 트랙션을 되찾아 늦은 CP를 지나는 완만한 곡선을 그리며 재가속할 수 있다.
- 오버스티어를 통해 차량의 운동량을 최대한 코너링에 활용하고 실속을 억제하며 차량 전방이 코너 안쪽을 감싸 쥐듯 돌아나가는 것이 아닌, 실질적으로 코너링에 기여하지 못하는, 오버스티어를 위한 오버스티어.[11]
기술에 이름을 붙여놓고 커맨드 입력하는 필살기처럼 구분해 쓰는 것 보다는, 물 흐르듯 상황에 알맞게 오버스티어를 잘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12] 드리프트든 파워슬라이드든 드라이버가 차량의 미끄러짐을 주도적으로 통제하지 못하고, 일부러 했다고 한들 아무 도움도 되지 않는다면, 그것은 그저 드라이버의 통제를 벗어난 오버스티어에 불과하다.
그리고 사실 파워슬라이드 VS 드리프트의 진짜 문제는 후술할 "파워 오버 드리프트"에 있다.
1.3. 파워 (오버) 드리프트
츠치야 케이이치의 드리프트 바이블 영상 중.
기본적으로 앞서 설명한 드리프트가 아닌 파워슬라이드의 첫번째 예와 거의 비슷하다. 차이를 따지자면 코너링에 기여하는 정도와, 드라이버의 의도와 사전 준비 여부인데, 파워슬라이드의 경우는 일종의 실수를 만회할 목적의 임기응변이라면, 파워 오버 드리프트는 처음부터 의도했다는 점이 다르다.[13]
초기 속도가 낮아도
방법은 다음과 같다.
- 코너에 진입한다.
- 감속, 저단 변속하며 턴인.
- 쓰로틀을 밟아서 출구를 향해 파워슬라이드.[15]
- 카운터스티어링, 차가 바깥쪽으로 밀려나며 코너의 탈출 방향을 바라보게 되면 쓰로틀을 조절하며 스티어링휠을 진행방향에 맞게 풀어준다.
- 트랙션을 회복하며 탈출한다.
다른 방식에 비해 드리프트로서
또한 비록 원리와 방법은 달라도, 전륜구동 자동차가 앞바퀴를 누르거나 핸드브레이크를 당기면서, 냅다 잡아돌려 스키드한 결과와 그 모양새가 비슷하다.[16] 누군가 "FF 자동차는 드리프트는 불가능하고 파워슬라이드만 된다." 라고 할 때는 이 경우에 빗대어 말하는 것이다.
2. 인라인 스케이트의 제동 기술의 하나
인라인 스케이트의 긴급 제동 기술이며, 간지 넘치는 폼으로 유명한 인라인의 대표 기술이다. 인라인에서 주로 쓰지만, 스케이드 보드에서도 할 수 있다.파워 슬라이드를 구현하는 방법은 먼저 양 발을 일자로 맞춘 뒤 다리 간격을 넓히고 한 발을 뒤로 뺄 준비를 한다. 그 뒤 뒤로 뺄 발을 뒤로 빼면서 주행 방향과 직각으로 두고 무게 중심을 적절히 옮겨준다. 이 때 뒷 무릎은 90도 내외로 굽히도 앞 발을 쭉 빼면서 힘을 가해 엣지를 주며 마찰력을 최대로 만든다. 이렇게 하면 90도 정도 몸이 돌아가면서 빠르게 정지하는 간지나는 모습을 연출할 수 있다.
원래는 최단거리에서 정지를 해야 할 때 쓰는 기술이기에 누구나 알아두면 좋은 기술이지만, 무엇보다 정지할 때 폼이 나는 기술인 만큼 인라인에 익숙해지면 누구나 해보고 싶어하는 기술이다. 자동차의 파워 슬라이드와 달리 인라인의 파워 슬라이드는 써먹을 일이 언젠가는 생기는 만큼 인라인의 다양한 기술을 익히고 싶은 사람이라면 배우고 연습해두는 것이 나쁜 일이 아니다.
[1]
TCS가 많이 발달한 요즘에도 흔하게 발생하는 사고 유형. 스포티한 셋팅의 고출력 후륜기반 차량에서 과도한 쓰로틀링으로 발생한, 의도치 않은 순간적인 오버스티어를 제어하지 못해 생기는 일이다. 바로 카운터 치면 되는거 아니냐 싶지만 미리 예상치 못한 상황에서는 대응이 안된다. 뒤가 돌아가는 것을 인지한 순간엔 이미 늦은 것. 살살 밟자.
[2]
거칠게 말하자면 전륜기반이나 고전적인 험지주파용 사륜만 아니라면 거의 가능하다.
[3]
의미의 범주가 달라진다. 드리프트의 사전적 의미가 움직이는 차의 실제 진행방향과 차가 향하고 있는 방향의 축이 서로 교차하는 상황, 다시 말해 옆으로 미끄러지고 있는 상황 전부를 뜻한다는 것을 떠올려보자.
[4]
종목에 따라서도 다른데, 경주에서 다루는 실용적 관점의 드리프트와, 드리프트 경기에서 다루는 기능적, 미학적 관점의 드리프트는 차이가 있다. 양쪽이 각기 독자적인 영역을 구축하고 있는데, 여기서는 실용적 관점으로 접근한다. 어중간한 모습이 많이 등장하는 경주에 비해, 드리프트 경기에서 파워슬라이드 문제는 비교적 명쾌하게 떨어지기 때문이다.
[5]
모든 것이 드라이버의 의도 하에 있는 것처럼 기술했지만, 때에 따라 우연적 요인이 크게 관여하기도 한다. 모든 스포츠가 그렇겠지만, 포뮬러1부터 랠리크로스에 이르기까지 모터스포츠에서 빼놓을 수 없는 요소 중 하나가 예측하기 힘든 여러 변수와 그에 따르는 드라이버의 임기응변이다.
[6]
이는 매우 중요한데, 코너를 어떻게 공략할 것이냐에 따라서 진입 속도와 차의 자세, 방향 등, 요컨대 차에 실린 운동량과 차의 위치를 다르게 준비해야 하기 때문이다.
[7]
클리핑포인트(Clipping Point) 또는 에이팩스(Apex) 차가 지나는 경로 중 코너의 안쪽과 가장 가까운 정점.
[8]
예를 들어 윗 문단의 두번째 움짤은 알기 쉽지만, 첫번째 움짤은 앞뒤 맥락을 보지 않고서는 판단하기 어려울 수 있다.
[9]
코너링에는 변수가 너무 많기에 진입 전에 오버스티어를 일으키는 것이 무조건 최적의 선택이 될 수는 없다.
[10]
보통 타이밍이 늦은 경우, 풀브레이킹 중 조향은 힘들다.
[11]
별 이득은 없고 단순히 재미를 위한 것이다. 파워슬라이드로 차량의 요앵글을 일정하게 유지하며 직진하는 것도 가능. 글로 표현하면 와닿지 않을 수 있는데, 이런 류의 파워슬라이드는 BBC의 (구)탑기어, 시운전 중에 TCS를 끄고 차량의 '파워를 즐기는' 장면에서 실컷 볼 수 있다.
[12]
'그립주행'을 할 때도 마찬가지다.
[13]
물론 그것이 결과적으로 다른 모양새를 만들어낸다.
[14]
도넛(원돌이)를 생각해보자. 비슷한 원리이다.
[15]
차의 출력이 부족하거나, 뒷 타이어의 그립이 강하거나(횡방향 운동량이 부족하거나), TCS가 켜져있는 경우 어마어마한 언더스티어를 동반한 직진 급가속으로 코스 바깥에 떨어지고 만다. 반대로 쓰로틀을 너무 강하게 오래 밟게되면 스핀으로 이어지게된다.
[16]
실제로 비교해 보면 FWD, RWD의 차이가 있다. 뒤가 끌려가냐(F), 앞이 밀려오냐(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