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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11-03 18:13:20

자기술어

1. 개요2. 어형3. 그렐링-넬슨 역설4. 관련 개념5. 유사 개념6. 여담7. 예시
7.1. 한국어
7.1.1. 문장형7.1.2. 명사(체언)형7.1.3. 관형사형(형용사)
7.2. 영어7.3. 일본어7.4. 중국어/ 한자7.5. 독일어7.6. 기타7.7. 자기술어로 혼동하기 쉬운 경우
8. 여담9. 외부 링크

1. 개요

자기술어(, autological word)란 문장이나 단어의 의미가 스스로를 표현하는 성질을 말한다. 비자기술어란 자기술어와는 상반된 의미로, 문장 혹은 단어의 의미가 스스로를 설명하지 못하거나 하지 않는 것을 말한다.

예를 들어 '명사'는 명사라는 의미가 그 단어 자신을 설명할 수 있으므로 자기술어적 단어이다. 다른 예시로, '한국어'는 한국어이므로 자기술어적 단어이나, '영어'는 자기술어적 단어가 아니다. 반대로 'English'는 자기술어적이지만 'Korean'은 그렇지 않다.

단어의 속성에 관한 개념이므로 자기술어적/비자기술어적을 따질 수 있는 것은 단어가 지닐 수 있는 속성을 가리키는 단어들뿐이다. 가령 '미남' 같은 단어는 '얼굴이 잘생긴 남자'라는 뜻으로, 단어가 아닌 남자에 대한 개념으로서 어떤 단어가 미남인지 아닌지를 판단하는 것이 불가능하므로 자기술어적이지도, 비자기술어적이지도 않다. 단어 기원 범주(한자어, 외래어, 영어 등 각종 언어 등), 단어의 길이, 단어의 품사 등을 가리키는 표현에 대해서 이를 따질 수 있겠다.

아울러 기준에 따라 단어의 속성을 '예/아니오'로 명료하게 판단할 수 있어야 한다. 즉, 자기술어적이면서 동시에 비자기술어적일 수는 없다. 때문에 주관적인 의미를 담은 단어는 자기술어가 될 수 없다. 그 단어가 자기 자신을 설명하는지 아닌지 사람에 따라 판단이 갈릴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별다줄은 '별걸 다 줄인다'는 말을 줄인 것으로서, '줄임말'이라는 것은 확실하지만 어떤 것이 '별걸 다 줄이는' 경우에 해당하는지는 사람마다 생각이 다를 것이다. 따라서 별다줄은 진정한 자기술어로 보기 어렵다.

2. 어형

autology라는 말은 '자기자신에 대한'이라는 뜻을 지닌 개념어이다. 더 포괄적으로 자기언급(self-reference), 재귀의 개념과 이어질 수 있다.

구글에 '"autological word" 한국' 식으로 검색하면 나오는 한국어 웹사이트는 거의 없다(2023년 2월 기준). 일본어 위키백과에서는 自己整合語(자기정합어)라는 표현을 쓰고 있다.

3. 그렐링-넬슨 역설

' 비자기술어적 단어의 역설'은 1908년 베를링 학파의 중심인물중 하나인 쿠르트 그렐링(Kurt Grelling)이 발견한 역설로서, 조력자 넬슨을 포함해 '그렐링-넬슨의 역설'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논리 역설 중 하나의 발견이자, 이 문서의 핵심이다.

아래의 설명을 읽다 보면 의미 포화에 빠지기 때문에 이를 돕기 위해, 단어 자체를 언급하는 경우 인용 부호''를 넣어 표기하였고, 단어의 의미가 중요한 경우에는 인용부호 없이 표기하였다. 프로그래밍을 배웠다면 알겠지만, 'a'는 a라는 char 자료형의 글자를 의미하고, a는 a라는 이름의 변수를 의미한다. 즉, 'a'는 a라는 글자 자체가 중요한 것이고, a는 a가 가리키는 내용이 중요한 것이다.

문제의 가정을 보면 다음과 같다. " '비자기술어적'은 비자기술어적인가? " 해당 문장을 곧바로 이해하기는 쉽지 않기 때문에, 쉽게 전개해나가기 위해 간단한 자기술어적 단어의 성립 요건을 살펴보자. 우선 자신을 기술하는 질문을 해보자.

" '명사'는 명사인가? " 정리하자면, " '명사'는 명사다. "라는 명제는 참이며, " '명사'는 명사가 아니다. "라는 명제는 거짓이다. 이러한 조건을 만족하는 단어를 자기술어적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반대로 비자기술어적인 경우는 어떨까? 다음 질문에 대해 생각해 보자.

" '사과'는 사과인가? " 이것이 비자기술어적 단어가 되는 조건이다.

" 'A'는 A인가? " 라는 자기술어적 질문을 했을 때:
Yes명제가 참 = No명제가 거짓 = 'A'는 자기술어적
Yes명제가 거짓 = No명제가 참 = 'A'는 비자기술어적
위의 조건을 모두 이해했다면 다음 단계로 넘어가보자. 아래와 같은 질문에 대해 생각해 보자.

" '명사'는 자기술어적인가? " 명사의 자기술어성은 앞에서 보였으므로, 자기술어성이 명확하지 않은 아래 단어가 자기술어적인지 질문을 통해 유추 해보자.

" '자기술어적'은 자기술어적인가? " '자기술어적'이라는 단어의 자기술어성을 검사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자기술어성을 알 필요가 있어서 순환 논법에 빠진다. 따라서 '자기술어적'은 가정에 따라 자기술어적이거나 비자기술어적이거나 둘 중 하나다. 자기술어적이면서 비자기술어적인 단어는 논리적으로 존재하지 않으므로, '자기술어적'이 자기술어적이면서 비자기술어적인 것은 논리적으로는 불가능하다. 슈뢰딩거의 고양이처럼 열리기 전에는 알 수 없는 고양이의 생사와는 또 다르게 자신의 자기술어성을 자신이 증명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즉 열 수 없는 상자이다.

자기술어적이라는 단어의 자기술어성이 순전히 자신에게 달렸다는 말을 이해하기 힘들 수도 있다. 하지만 아래에 더 난관이 봉착한다. 비자기술어적이라는 단어의 자기술어성을 증명해보도록 하자.

"'비자기술어적'은 비자기술어적인가?" 이제 스토리를 정리해보자. '비자기술어적'이라는 단어의 자기술어성을 검사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비자기술어성을 알아야 한다. 하지만 논리값인 참, 거짓 어떤 경우에도 '비자기술어적'의 자기술어성이 논리적으로 증명되지 못하고 모순이 발생한다. '비자기술어적'이 자기술어적이라 가정하면 비자기술어적이 되고, 비자기술어적이라 가정하면 자기술어적이 되는 패러독스의 상황에 놓인다.

'자기술어적'이라는 단어의 자기술어성과, '비자기술어적'이라는 단어의 비자기술어성은 결국 단어 자기자신을 참고하기 때문에 논리학적으로는 증명이 불가능하며, 참과 거짓을 가정해도 각각 성립하는 '자기술어적'이라는 단어와, 참과 거짓을 가정해도 모순이 생기는 '비자기술어적'이라는 단어의 존재는 논리학에서 가장 기초적인 역설과 닮아있다.

긍정어와 자기참조(self-reference)를 합치면 참이거나 거짓이거나 둘 중 하나로 귀결되고, 부정어와 자기참조를 합치면 참이지도 거짓이지도 않은 결과가 나오는데, 이를 두고 고전적인 결과론적이고 이분법적인 논리학의 시점에서 봤을 때에는 말도 안되는 상황이라고 보지만 현대의 논리학에서는 딱히 신기한 문제도 아니다. 아래에 유사한 케이스가 있으니 살펴보면 좋을 것이다.

4. 관련 개념

4.1. 러셀의 역설과의 관계

위에서 'a'를 a라는 단어 그 자체라고 설명했는데 이것을 집합으로 표현해보면 다음과 같다.

단어 'a'를 'a'라고 하고, 단어 'a'의 성질 a를 만족하는 단어들의 집합을 a라고 하고, '자기술어적'이라는 단어를 'A'라고 하고 자기서술적 단어의 집합을 A라고 해보자.
이제 부정 기호인 ~를 써서 비자기술어적이라는 단어를 표기해보자.
잘 보면, 위의 경우는 논리적으로 아무런 의미가 없는, 타당하면서 자명한 논리를 이야기하고 있다. '자기술어적'이라는 단어가 자기술어적일 때 비로소 '자기술어적'이라는 단어가 자기술어적입니다. 펀쿨섹

하지만 아래 상황에서는 러셀의 역설과 같은 패러독스가 발생한다. '비자기술어적'이라는 단어가 지칭하는 대상에 자기 자신이 포함이 되지 않는 순간 자동적으로 포함이 되고, 포함되는 순간 또 다시 포함되지 않게 된다. 즉, 비자기술어적인 단어의 집합 ~A가 러셀의 역설을 발생시키는 '자기 자신을 포함하지 않는 집합들만 모두 원소로 포함하는 집합'과 비슷한 구조의 자기참조적 조건제시법을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발생하는 패러독스인 것이다.

4.2. 거짓말쟁이의 역설과의 관계

참으로 가정해도 모순이고 거짓으로 가정해도 모순이라는 점에서 유사하다. 참고로, 거짓말쟁이의 역설은 자기참조로 인한 오류인데, 자기 지시적 문장에서 주로 발생하는 오류이다. 자기 지시적 문장이란, A is B의 형태에서 A가 바로 해당 문장을 말하는 경우이다. 즉 'This sentence is'로 시작하는 문장이다. 한국어로 번역하면 '이 문장은'으로 시작하는 문장을 말한다.

쉽게 말해 '이 문장은 거짓이다'라고 하기만 해도 참이라 가정할 경우 자기참조한 해당 문장의 진리값과 대치되어 모순이 되고, 거짓이라 가정할 경우 자기참조한 해당 문장의 진리값이 참이 되어 모순이 된다. 즉, 문장 자체의 진리값과 자기참조한 문장의 진리값이 바뀌어 버리기 때문에 자기참조와 부정문을 합칠 경우 해당 현상이 발생하는 것이다. '비자기술어적'은 비자기술어적이다 라는 말은 해당 거짓말쟁이의 역설과 같은 자기참조와 부정형 문장을 합친 문제가 된다.

5. 유사 개념

6. 여담

7. 예시

다수의 언어에 해당 개념을 가리키는 어휘가 존재하면서 언어에 관계없이 자기술어적 성격이 성립하는 경우 원칙적으로 '한국어' 문단에 기재한다.

7.1. 한국어

자기술어적이라고 가정하면 자기술어적이 되고 비자기술어적이라고 가정하면 비자기술어적이 되는 경우 ★ 표시.

7.1.1. 문장형

모의고사 문제에 나와 있듯이, 자기 지시적 문장은 자기술어의 문장형 버전이라 생각하면 된다. 영어로 자기 지시적 문장은 self-referential sentence이라고 표현하면 된다. 다만 자기술어는 'A' is A 처럼 되는 것과 달리, 자기 지시적 문장은 "A is B"이지만 A가 곧 "A is B"라는 문장 그 자체인 경우를 의미한다. 한국어로는 "이 문장"이라는 말을 꼭 집어넣게 된다. 해당 문장이 특이한 이유는 바로 참 거짓을 판별할 수 없는 거짓말쟁이의 역설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즉, 자신과 참조문장의 진리값이 동일한 문장은 자기술어와 유사한 느낌을 주지만, 자신의 진리값과 참조한 문장의 진리값이 다른 문장은 비자기술어적이라는 단어처럼 역설이 발생하게 된다.

7.1.2. 명사(체언)형

명사형의 경우 단어를 포괄하거나 설명하는 명사여야 하기 때문에 생각보다 범위가 좁다. 주로 형용사와 비슷한 역할을 하는 추상명사나 단어나 문법 요소의 부분집합인 경우가 많다.

7.1.3. 관형사형(형용사)

형용사의 경우 한국어에서는 사전형이 '-다'의 꼴이지만 주로 관형언의 형태로 '-ㄴ' '-ㄹ' '-의' 형태로 활용되기도 한다. 사실 명사보다 지칭하는 대상이 명확한 경우도 많고 성질 그 자체를 의미하고 단어를 꼭 의미할 필요가 없으므로 더 많은 단어가 존재한다. 영어 단어의 경우 'A' is A 문법 이질감이 들지 않지만, 한국어의 경우 형용사만 따로 주어로 떼내는 경우 어색하기 때문에 어색하게 느껴질 수 있다. 때문에 한국의 형용사의 경우 'A'는 A하다. 'A'는 A이다. 로 어미를 바꾸어서 검사를 해야 된다.

7.2. 영어

7.3. 일본어

7.4. 중국어/ 한자

중국어에서는 한자가 하나의 단어가 되므로, 중국어의 차원에서 단일 한자를 자기술어로 다룰 수 있다.

7.5. 독일어

7.6. 기타

7.7. 자기술어로 혼동하기 쉬운 경우

위에서 검은색의 예로 설명했듯이, 다음과 같이 문자의 모양 등을 이용한 것들은 자기술어가 아니다.

8. 여담

201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9월 모의평가 29번의 ②와 그에 대한 지문에서 자기술어적 문장이 등장한 바 있다.

파일:2018 9월 국어 자기술어적 문장.png
지문에 따르면 자기 지시적 문장은 그 문장이 다시금 자기 자신을 언급하는 문장이다. ①의 "붕어빵에는 붕어가 없다."라는 문장은 붕어빵에 대해서 진술을 할 뿐 그 문장 자체를 언급하고 있지 않으므로 ①은 정답이 아니다. 이제 ②의 정오를 판단해 보자. "이 문장은 자기 지시적이다."는 '이 문장은'이라는 말로 보아 자기 자신을 다시금 언급하고 있으므로 자기 지시적 문장이다. 따라서 "이 문장은 자기 지시적이다."라는 자기 지시적 문장 자체가 참이 되므로, 거짓이 아니다. 따라서 정답은 ②이며, "이 문장은 자기 지시적이다."는 자기술어적 문장이다. 마찬가지 이유로 지문에 나온 "이 문장은 모두 열여덟 음절로 이루어져 있다." 역시 자기술어적 문장이다.

즉 자기술어적 문장은 다름이 아니라 진리치가 참인 자기 지시적 문장이다. 단, 지문에서는 '자기 지시적 문장'의 개념만을 다루었으며 '자기술어적 문장'의 개념은 명시적으로 다루지 않았다.

9. 외부 링크




[1] 그리고 A에 속하는 a, b, c, d, e는 문서 A에서 주로 예시의 형태로 제시된다. [2] 준말이 되어 음소/음절의 변화가 생긴다면 의미가 같은 다른 단어가 된다. [3] 이 사잇소리 현상을 반영하여 사이시옷을 받치어 '사이소리'가 아닌 '사잇소리'로 적게 된 것이다. [4] spell(철자를 쓰다)의 수동형 [5] coin\[(새로운 낱말 어구를) 만들다\]의 수동형 [6] invent(발명하다)의 수동형 [7] 실제 발음이 \[pròupærɑ́ksitòun\]이다. [8] length(길이)에 접미사 -en을 붙여 '늘이다(길게 하다)'라는 뜻의 동사 lengthen이 되었다. 접미사가 붙어 단어의 길이가 길어진 것이다. lengthened는 이 lengthen의 수동형으로, 접미사 -ed가 붙으며 다시 길이가 길어졌다. [9] long(긴)에 접미사 -er을 붙임으로써 '더 긴'이라는 뜻을 가졌으며 단어의 길이도 접미사가 붙음으로써 더 길어졌다. [10] abbreviated(생략된) 또는 abbreviation(생략)의 줄임말이다. [11] p 하나를 생략하여 skipable로 쓸 수 있다. [12] 이미 p 하나가 생략되었기 때문에 이 이상 생략할 수 없다. 따로 정해진 약어가 있는 것도 아니다. [13] haplology에서 중복된 음절 lo가 하나 탈락한 형태이다. [14] 각각 mix(섞다), combine(혼합하다)의 수동형이다. [15] 여러 종류의 알파벳으로 이루어진 단어들이다. [16] 애너그램(anagram)이란 철자의 순서를 바꿔 다른 어휘를 만드는 놀이를 말한다. anagram의 철자를 a rag man(한 누더기 남자)으로 재배열할 수 있다. [17] gain a cam mart(카메라 시장을 얻어라)로 재배열할 수 있다. [18] 실제로 역배열하면 회문을 뜻하는 palindrome의 복수형 palindromes가 된다. [19] 각 철자가 알파벳순/사전식으로 나열되어 있지 않다. 제대로 배열한다면 각각 aaabcehillnnopt, acceghiilnoprux가 된다. [20] misspell(잘못 쓰인)이 잘못 쓰인 단어. [21] '접사'라는 뜻의 명사 affix에 접미사 -al/-ial이 붙은 형태의 형용사이다. [22] 명사를 만드는 접미사 -ation이 첨가된 형태이다. [23] 영어의 모든 어휘에는 성(性)이 없다. [24] 3인칭 단수를 받을 때 inflects로 변형되는 등 얼마든지 'inflect'할 수 있는 동사이다. [25] 명사나 형용사가 다른 명사 앞에서 그것을 수식함으로써 의미를 한정함을 말한다. attributive 역시 형용사로서 한정 용법으로 쓰일 수 있다. [26] 형용사가 be동사나 지각동사 따위의 뒤에서 쓰여 서술의 기능을 수행함을 말한다. predicative 역시 형용사로서 서술 용법으로 쓰일 수 있다. [27] 동사 nominalize(명사화하다)의 명사화이다. [28] 명사 verb(동사)의 동사화이다. [29] 즉, 비교급과 최상급으로 쓸 수 없으면 그뿐이지, '더' 쓸 수 없거나(비교급) '가장' 쓸 수 없다는(최상급) 등의 표현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30] '단의(單義)'란 의미가 하나라는 뜻으로, '다의(多義)'의 반대말이다. monosemous 역시 '단의인'이라는 뜻 하나만을 갖는 단의어이다. [31] RAS가 redundant acronym syndrome의 두문자어이므로 RAS syndrome이라는 말 자체도 겹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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