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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10-25 08:31:00

카보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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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2. 사례3. 기타

1. 개요

카보타지란 사전적 의미로는 연안(沿岸) 무역 및 항해를 뜻하며, 주로 해운 및 항공 시장에서 사용하는 용어다. 항공 분야에서 이 용어를 사용할 경우, 주로 국내 운항 운수권 내지 국내 운항 항공권(의 권리)을 뜻한다.

이 용어를 풀어쓰면 같은 동일국 내의 두 개 이상의 항만 내지 공항에 여객 및 화물 운송을 하는 것을 의미하는데, 당초에는 해로에 따른 항만에서 다른 항만으로의 이동을 의미했지만 이제는 도로 및 철도, 그리고 항공에서도 사용한다. 한국어로 번역하면 여러가지로 번역할 수 있으나, 이 권리를 제한하는 경우 일반적으로는 “국내 운송 금지“, “연안 운송 제한“ 등의 용어로 번역한다.

카보타지란 세계 각국이 자국 해운업을 보호하기 위해 자국의 항만과 항로를 오가는 선박을 자국 국적으로 제한하는 조치다. 즉 인천- 제주 등이나 연평도- 인천 등의 국내선 항로에선 한국 국적 회사만 여객 및 화물선을 운항할 수 있는 것. 해운의 경우 한국은 선박법 제6조(불개항장에의 기항과 국내 각 항만간의 운송금지)에 따라 한국 선박이 아닌 선박이 불개항장에 기항하거나 국내 각 항만 사이에서 여객 내지 화물 운송을 금지하고 있다.
선박법
[법률 제18957호, 2022. 6. 10., 타법개정]
제6조(불개항장에의 기항과 국내 각 항간에서의 운송금지)

한국선박이 아니면 불개항장(不開港場)에 기항(寄港)하거나, 국내 각 항간(港間)에서 여객 또는 화물의 운송을 할 수 없다. 다만, 법률 또는 조약에 다른 규정이 있거나, 해양사고 또는 포획(捕獲)을 피하려는 경우 또는 해양수산부장관의 허가를 받은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개정 2013. 3. 23.> [전문개정 2009. 12. 29.]

이 권리를 외국 국적 회사가 보유하면 외국 회사가 타국 내의 국내 해상, 항공 분야 등의 운송을 할 수 있게 된다. 대다수의 국가들은 당연히 국내 운송 및 물류업 보호를 위해 이 권리를 자국 회사에만 부여하며, 안보 및 국가 경제 보호 및 육성을 위해 카보타지 룰을 통해 해외 물류 및 운송사의 국내 영업에 제한을 둔다. 검역이나 보안 상 그리고 국익 보호 문제로 타국의 항공기 및 선박을 국내선에서 운용하게 하는 것에 제한을 두는 것.

따라서 일반적으로는 이 카보타지 권리는 자국에만 허용하므로 항공기와 항공 운수산업의 경우 항공자유화협정등이 체결되지 않은 경우 타국 국내선을 영업할 수 없다. 항공자유화협정에서 설명하는 제 8자유와 제 9자유가 바로 카보타지의 허용(룰 미적용)이다.

2. 사례

해운업 내지 항공업에서 많이 사용되는 용어지만, 일반적으로 일반인이 이 용어를 사용하는 경우는 대부분 미국행 항공여행일 것이다. 상술했듯 이 규정은 전 세계 각국이 유지하고 있고, 특히 해운을 넘어 항공분야에도 사용하고 있다. 항공분야에서도, 국내 항공사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하여 이러한 규정을 마련해두고 있는 것이다.

미국의 경우, 항공 분야에서 카보타지 룰을 미국 교통안전청의 규정에 따라 미국령인 북마리아나 제도 사이판, 그리고 하와이 제도에 걸쳐 규정하고 있으며, 항공 분야에 있어 가장 대표적인 사례로 손꼽힌다. 이 역시 자국민과 자국 회사의 국내 운송 상 혜택을 주기 위한 제도이다.

[미 교통청 규정 원문 펼치기 • 접기]
19 CFR § 122.165 - Air cabotage.

(a) The air cabotage law (49 U.S.C. 41703) prohibits the transportation of persons, property, or mail for compensation or hire between points of the U.S. in a foreign civil aircraft. The term ‘‘foreign civil aircraft’’ includes all aircraft that are not of U.S. registration except those foreign-registered aircraft leased or chartered to a U.S. air carrier and operated under the authority of regulations issued by the Department of Transportation, as provided for in 14 CFR 121.153, and those aircraft used exclusively in the service of any government.

(b) Customs officers detecting possible violations shall report the matter to Headquarters, Attention: Entry Procedures and Carriers Branch. Liability should not be assessed under 49 U.S.C. Chapter 463 pending instructions from Headquarters since certain limited domestic transportation by foreign civil aircraft is permitted under regulations issued by the Department of Transportation.


상술한 규정은 항공분야의 규정이며, 해양 분야에서는 여객 수송 선박에 관한 법률인 the Passenger Vessel Service Act of 1886과 해상 무역법(Merchant Marine Act of 1920) Section 27(= Jones Act)에 따라 적용된다.

즉, 여기서는 항공 분야에 대해서만 설명하지만 이 카보타지 룰은 항공기를 이용한 이동뿐만 아니라 선박 등 해상 분야에서도 당연히 적용된다.

특이한 것은, 단순히 항공 회사의 영업만을 막는 것이 아니라, 승객의 탑승까지도 제한한다는 점. 게다가 단순히 미국 내 이동이 아닌, 미국에서 다른 나라를 경유해도 이 규정이 적용된다는 점에서 특이해서 불편을 겪는 사람들이 종종 나오게 된다.

참고로 편의상 카보타지 지역인 북마리아나 제도 사이판, 그리고 하와이 제도를 최종 목적지로 삼을 때만 예로 들었지만, 이는 카보타지 지역에서 미국 본토 등 지역으로 갈 때도 유효하다. 즉 아래의 사례에서 그 역도 해당된다는 뜻.

예시를 위해 한국인이 겪을 수 있는 사례를 소개한다.

미국 국적 항공사의 항공기를 A라고, 한국 국적 항공사를 B라고 하자.

1. 미국 공항을 미국 국적의 A항공사의 항공기 A로 출발[미국 출국]하여 한국에 도착[한국 입국]한 후 한국 국적의 B항공사의 항공기 B로 출발[한국 출국], 사이판, 하와이 행[미국령 입국] = 카보타지 룰 미적용, 입국 가능.

2. 미국 공항을 한국 국적의 B항공사의 항공기 B로 출발[미국 출국] 후 한국에 도착[한국 입국]한 뒤 미국 국적의 A항공사의 항공기 A로 출발[한국 출국], 사이판, 하와이 행[미국령 입국] = 카보타지 룰 미적용, 입국 가능.

3. 미국 공항을 미국 국적의 A항공사의 항공기 A로 출발[미국 출국] 후 한국에 도착[한국 입국]한 뒤 미국 국적의 A'항공사의 항공기 A'로 출발[한국 출국], 사이판, 하와이 행[미국령 입국] = 카보타지 룰 미적용, 입국 가능.

4. 미국 공항을 한국 국적의 B항공사의 항공기 B로 출발[미국 출국] 후 한국에 도착[한국 입국]한 뒤 한국 국적의 B'항공사의 항공기 B'로 출발[한국 출국], 사이판, 하와이 행[미국령 입국] = 카보타지 룰 적용, 입국 불가능.

여기에 공동운항편이 끼는 경우는 더더욱 복잡해진다. 예를 들어 유나이티드 항공의 코드셰어 편인 아시아나항공 편을 이용하거나, 반대로 대한항공의 코드셰어 편인 델타항공으로 발권하는 등. 거기에 항공동맹체 간 마일리지 제휴가 되는 경우도 더더욱 까다로워지는데, 이 경우 무조건 미국 항공사가 실 운항하는 항공편을 이용해야 한단 것을 기억하자. 가장 정확한 것은 각 항공사에 직접 문의를 하는 것으로, 이 편이 안전하다.

또한 이 카보타지 룰은 일반적으로 120시간이 지나면 무효가 되어, 약 5일 이후에는 항공권을 이용할 수 있다. 다만 이는 항공사마다 각자 다르게 적용하는데, 대한항공은 약 96시간 초과 후 가능하게 하는 등 명확한 규정은 없다. 그 이유는 이 룰이 위반시 항공사에 제재를 가하는 제도이기 때문이다.

즉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출발지 운항사 도착지 출발지 운항사 도착지 적용여부
미국 미국 항공사 한국 한국 항공사 미국령 카보타지 적용 지역[편의상] 적용 X
한국 항공사 미국 항공사 적용 X
미국 항공사 미국 항공사 적용 X
한국 항공사 한국 항공사 적용 O[2]
미국령 카보타지 적용 지역[편의상] 미국 항공사 한국 항공사 미국 적용 X
한국 항공사 미국 항공사 적용 X
미국 항공사 미국 항공사 적용 X
한국 항공사 한국 항공사 적용 O[4]

위에서 봤다시피, 이 제도의 목적은 “미국 국내선 내에서의 외국 항공사의 운항을 막는 것“이므로 외국 국적사를 이용해도 미국-외국-미국의 일정에서 출발지와 도착지가 같은 공항 내지 지역인 경우는 타국으로의 왕복여행을 한 것으로 간주하므로 룰을 적용하지 않는다. 또한 항공사를 기준으로 삼으므로, 미국 국적이라 해서 적용되지 않는 게 아니다. 미국 시민권자도 이에 해당되며, 외려 미국 국적자들은 미국에 사는 것이 기본이기에 이 상황에 더 자주 걸린다.

또한 이 규정은 항공사에게 벌칙을 물리고 벌금을 물리는 규정이기 때문에, 수많은 여객 및 화물이 오가는 현실 상 이동 자체를 100% 틀어막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특히 여러 항공사에서 티켓을 분리발권할 경우, 정보가 공유되지 않아 각 운항사는 이를 아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한 측면도 있다.

사실 카보타지 자체는 외국 국적사의 국내 운항을 막는 것이기 때문에, 미국 본토 내에서 외국 회사가 영업을 뛰는 것을 기본적으로 제한하는 것이다. 특별히 굳이 북마리아나 제도 하와이 제도가 언급되는 이유는, 이 지역들이 미 본토에서 멀리 떨어져 있어 항공기 및 선박으로만 오갈 수 있고, 특히나 한국인들에게 너무나 유명한 관광지들이기 때문.

이 사례가 사실 괌이나 사이판, 하와이의 예로만 잘 알려져 있지만 사실 이 곳이 아니더라도 미국 내의 국내선 영업을 뛸 수 있는 어디든 적용된다.

특히 상술했듯 선박 및 해상 분야에서도 이 규정이 적용되어, 알래스카 카리브 해 등으로 크루즈 여행 및 여객선 및 화물선을 통한 이동 역시 이 카보타지 룰이 적용된다. 특히 선박의 경우 세금 문제 등으로 편의치적국제도가 발달해 있어 더 복잡해진다.

3. 기타

이렇게 보면 일견 불공정하다거나 비합리적이라 보일 수 있는 부분들이 있다. 대표적으로 한국- 북마리아나 제도 이동 시가 있는데, 당장 괌 및 사이판 지역을 운항하는 미국 항공사는 없기 때문이다. 이 곳은 과거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이 독점 운항했고, 이후에도 제주항공이나 티웨이항공 등 한국 국적사들이 주로 운항하고 있고, 미국 항공사들은 가격경쟁에 밀려 오래 전에 이미 철수했다.

미국 국적사를 이용하려 해도 괌이나 사이판 지역에 대한 미국 항공사 선택 여지가 별로 없는 것. 직접 운항하지도 않을 거면서 이런 규정을 걸어두는 것에 대한 불만이 터져나오는 이유다.

다만 카보타지 룰은 영원히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카보타지 룰은 만 5일, 즉 최대 120시간까지만 적용되며 이 시간이 지나면 위의 4와 같은 노선의 이용이 가능해진다. 위의 4가 걸리는 이유는 120시간 내에 미국 - 외국 - 미국(카보타지 적용 지역)을 이동하려 했기에 걸린 것이다. 이 제한시간이 지난다면 정상적인 이동이 가능해진다. 핵심은 “미국 내 이동을 위해, 외국 항공사를 이용하였다“가 아니란 것을 입증하는 것이기 때문. 최소 48시간 이상의 시간을 요구하는 것도 이것으로, 아예 완전히 여정을 종료했다가 다음 이동을 하는 것임을 보여주면 된다.

또한 카보타지 특성상 상술했듯 “미국 내로 최종 이동하기 위하여 외국 국적 항공편을 구매하는 것을 막는“ 것을 목적으로 하므로, 거리 및 기 예매한 항공권의 여정도 검토한다. 예를 들어 다음 경우들이 있을 수 있다.

참고로 이 룰을 위반하는 것을 막기 위해, 미국 노선과 한국, 그리고 카보타지 적용 지역을 모두 운항하는 항공사들의 경우 아예 발권 단계에서 항공권 구매를 막아둔다. 대한항공의 경우 다음과 같은 메시지를 띄운다.
미 교통청(DOT) 규정에 의거하여, 미 본토에서 제 3국을 경유하여 괌/사이판/하와이(GUM/SPN/HNL)으로 여정은 예매하실 수 없습니다.

비단 한국 항공사가 아니어도 미국 내 여러 취항지를 운항하는 항공사들도 이 카보타지를 막기 위해 해당하는 여정을 시스템 차원에서 발권을 막아둔다. 예를 들어 캐나다나 멕시코 등 북중미 항공사들, 중남미 항공사들이 대표적.

그리고 이는 당연히 한국에만 적용되는 규정이 아니므로, 카보타지 적용지역으로 운항하는 일본 등 타국도 당연히 이 규정이 적용된다. 즉 첫 출국지가 미국 및 카보타지 적용지역인 경우, 5일(120시간) 이내에 미국 입장에서 외항사 항공기만을 이용해 다시 입국하는 경우가 모두 해당된다.

파고들수록 매우매우 어려운 규정이기 때문에 사실 위의 설명을 맹신하지 말고, 반드시 항공사 측에 관련 사항을 문의하는 것을 권장한다. 그리고 주로 괌 및 사이판 행에서 문제가 발생하므로, 미국 귀국으로부터 얼마 되지 않았다면 아예 타국으로 여정을 잡을 것을 권한다.

미국 교통안전청 국토안보부 등 출입국을 관리하는 기관들이 해당인의 출입국 기록을 근거로 이를 파악하기에 이 규정을 적용하는 게 가능하다고 한다. 이 룰을 어기고 탑승 및 이용이 가능할 수도 있으나, 이는 항공사 측에서도 놓치고 보내줬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아예 맘 편히 해당 여정의 경우 미국 항공사가 판매하는 미국 항공권을 사서 미국 등록 항공기로 운항하는 항공편을 중간에 하나 끼는 것이 편하다. 규정이 복잡해서 관계관들도 놓치는 경우가 생기기도 한다고. 사실 항공사도, 심지어 미 교통부 공무원들조차도 해당 규정을 제대로 이해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고 한다.

결국 딱 하나만 기억하면 편하다.

1. 외국 항공사를
2. 미국 내에서 출발하여
3. 미국 영토를 최종 목적지로
4. 이동하기 위하여 이용하는 것을 막는다.

참고로 한국은 국내선 항공편이 국토의 넓이가 좁으므로 항공편도 짧아 카보타지 제도를 운영하지 않으며, 중국 역시 해당 제도를 미운영한다 알려져 있다. 유럽연합 역시 솅겐 협정 및 여타 제반 여건상 해당 제도를 운영하지 않는다고 알려져 있다.

영국의 경우, 과거 홍콩이 식민지였던 시절 홍콩-런던 노선은 국내선으로 취급하였으므로, 카보타지를 적용해 영국항공 등 영국 항공사들 및 캐세이퍼시픽 등의 홍콩 항공사, 그리고 과거 식민지 내지 영연방 소속 국가들 항공사에만 해당 노선에 대한 운항 허가를 내주었던 역사가 있다.


[편의상] 한국인에게 익숙한 카보타지 적용 지역이라고 했지만 미국 영토 어디든 해당된다. [2] 미국 항공사가 운항하는 한국 항공사와의 공동운항편 발권을 한국 국적사에서 끊은 경우는 포함. 단 한국 항공사가 실운항해도 공동운항편으로 미국 국적사에서 발권한 경우는 카보타지 미적용. [편의상] [4] 미국 항공사가 운항하는 한국 항공사와의 공동운항편 발권을 한국 국적사에서 끊은 경우는 포함. 단 한국 항공사가 실운항해도 공동운항편으로 미국 국적사에서 발권한 경우는 카보타지 미적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