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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11-03 19:11:36

최씨 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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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업이니 백성이니 소첩은 그런 거 모릅니다. 소첩이 아는 건 이대로 가다가는 대감과 우리 가족 모두 끝장이 난다는 거 뿐입니다."
"시급한 일은 무슨, 또 누구 죽일 사람이 있는 모양이지요. 아니면 자기들이 다 죽게 생겼거나."[1]
1. 개요2. 작중 행적3. 기타

1. 개요

정도전의 등장인물.

정도전의 부인. 이아현 배역. 겉으로 보기엔 평범한 아낙네로 보이나, 사실 드라마 내 숨겨진 강철멘탈에 대인배인 인물이다. 하지만 다르게 보면 전형적인 소시민이다.

가난한 집안을 어찌어찌 꾸려가면서 남편이 막 나가는 것에 대한 불만이 많은 걸로 그려진다. 남자가 보기엔 어떨지 몰라도 자존심 강한 연인이나 배우자를 둔 여성이라면 매우 공감할 수 있는 캐릭터. 정도전은 최씨가 갑갑하고 불안한 마음에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느냐, 무엇을 하려느냐 물어도 '당신이 알 것 없소'로 일관하는데, 아내 입장에선 이러면 매우 빡친다(…). 화나는 건 둘째치고 존중받지 못하고 있다는 느낌, 대화 부재에서 오는 소외감, 가정 경제에 대한 부담감, 미래에 대한 불안감 등으로 감정적인 소모가 어마무지해진다. 사실 밑에 나오겠지만, 정도전은 남편으로선 별로 좋은 존재는 아니었다(...) 물론 정도전이 부인에게 예의를 지키지 않거나 막 대한 것은 아니었다. 부인에게 말을 해 봤자 이해를 받지 못할 것이기 때문에 그런 것. 또한 정도전의 사상이 매우 불순(...)했기 때문에 부인에게 말할 수 없는 것이었기도 하다. 자신이 위험에 처할 수 있다는 말을 어떻게 쉽게 하겠는가?

2. 작중 행적

자존심 강하고 속 이야기를 잘 털어놓지 않는 남편에게 감정적 소모가 많아 지치거나 화날 법도 한데, 정도전이 상소 쓰는 걸 어디 청탁서 쓰는 줄 알고 정한 수 떠놓고 빌거나, 이인임의 멱살을 잡았다가 박가에게 얻어맞자 무조건 남편을 감싸려 하거나, 대성전에서 농성하자 성균관 문앞까지 쫓아와 눈물을 흘리며 노심초사하는 등 남편밖에 모르는 순한 아내다. 한편으로는 남편처럼 강직한 건지 자존심이 센 건지는 모르겠지만 한편으로 무작정 빌붙지는 않는다. 정몽주가 쌀을 주려는 걸 한사코 마다하자 결국 잔뜩 바느질감을 가져와서 도와준다던지 하륜이 주는 돈도 거부하고 정도전을 찾아달라고 애원하기도 한다.

이런 와중에 양지가 나타나 가정의 평화를 지키기 위해 정도전이 바람을 피우는가 하여 양지를 견제하고, 정도전에게 한 소리 하지만, 되려 정도전이 깔끔하게 수습한데다 양지의 진심과 하나 남은 오빠마저 죽은 처지에 연민을 느꼈기에, 첩으로 들여와도 좋다고 말하고, 심지어 어느 정도는 스스로 권할 정도인 것을 보면 정은 많은 것으로 보인다.[2]

오랜만에 집으로 돌아온 정도전에게 퉁명스럽게 대하긴 했지만, 정도전에게 행선지를 물으면서 얼마나 걸릴지 알아야 노자라도 챙겨드릴 거 아니냐고 한 걸 보면 남편을 위하는 건 여전하다. 정도전 말마따나 비단결보다도 고운 마음씨다.

실제 역사에서도 정도전이 유배를 떠난 이후에 '그동안 뼈빠지게 고생해서 가난한 집안 먹여살린 게 다 니가 입신양명을 해서 집안의 영광을 가져올 거라고 생각해서였다. 근데 유배 가서 집안이 망했지 않느냐이 밥버러지야!'고 바가지 긁는 편지를 보낸바 있다(…). 한국고전종합데이터베이스 번역본도 있다. 거기에 정도전은 '당신 말이 다 맞아. 하지만 당신이 바가지를 긁는 건 나를 미워해서가 아니라 사랑해서 그런 것이겠지? 성공하는 건 다 하늘의 뜻이니 나는 별 걱정 없수'라는 닭살 돋는 답장을 보냈다.(…) 부부금슬은 나쁘지 않았던 모양.

극중에서도 부인이 바가지를 긁으면 정도전이 시크하게 말하면서도 능글능글하게 눈웃음치면서 달래는 모습으로 충실하게 재현했다. 정도전 사이에서 태어난 아들들은 아역으로 잠깐 등장했고, 최씨 부인의 입으로 '애들이 아빠 얼굴을 잊겠다'라는 대사도 나왔지만 어째 그 이후로는 출연이 없다. 극 중에서 초반부를 제외하면정도전이 조정에 자리잡으니 바가지 긁을 일이 없어서 비중은 거의 공기 수준임에도 매회 정도전의 집이 한번은 꼭 나오기 때문에 득보아범과 함께 24화까지 개근 출연했다. 25화에서는 한 회 쉬었다가 26화에서 다시 출연. 27화에선 위화도 회군으로 개경에서 교전이 벌어지고 집 앞에서까지 병사들이 죽어나가는 모습을 보고 기겁한다. 33화에선 흰 머리가 많이 늘었다는 정도전의 말에 누구 때문이겠냐고 하여 그간 고생시킨 게 미안한 남편이 사과를 한다. 그러자 사과는 자기가 아닌 이색과 동문들에게 해야 한다며, 이번에 한 일은 심했다고 말한다.하지만 남편은 스승과 동문들과 척을 졌잖아? 안될거야... 34화에서 정몽주가 정도전에게 역적이라고 말하는 걸 듣고 충격을 받는다. 남편이 역적이라니!! 35화에서 불타는 토지 문서 더미를 보며 그 만큼 사람을 죽였는데 세상이 조금 바뀌기라도 해야 한다며 씁쓸한 말을 남긴다.

36화에서는 정도전의 행보를 계속 걱정하며 정몽주와의 싸움만은 안 된다는 의견을 보인다. 그러다 정도전이 평양으로 좌천되게 생기자 이를 인과응보라고 평하며 정도전에게 낙향을 권하고, 정도전의 귀양, 정몽주 등과의 인연이 담긴 과거를 들며 비록 힘들었지만 지금보다는 행복했다며 다 버리고 가자는 눈물이 담긴 설득을 한다. 38화에서는 자신의 자식들보다 이성계의 안위를 걱정하는 정도전에게 섭섭함을 남김없이 표출하는 모습을 보였다. 더불어 38화에서 최씨의 입에서 정도전의 아들들의 행방에 대한 언급도 나왔는데, 삭탈관직당하고 유배를 갔다고 하여 아버지를 따라 출사했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40화에서 공양왕의 폐위를 의논하기 위해 정도전을 찾아온 남은에게 집을 떠나 유람을 갔다고 알려주는데 굉장히 불편한 심기를 보였고, 남은이 물러가자 위의 말을 꺼내며 역성파 신료들을 못마땅하게 여기는 모습이 나온다. 46화에서 하륜일파에 대한 강경책을 준비하는 와중에 아들들까지 참여하는 모습을 보면서 사람들을 죽이고 싶으면 혼자 죽이고 아들들은 놔두라고 절규를 하였으며 결국 큰아들에게 제지를 당해서 밖으로 나가게 된다. 이 외에도 백성들이 임금은 허수아비이고 정도전이 왕노릇을 한다며, 이인임이 다시 되살아났다고 하는 말들이 오고간다는 것을 전하는데 이것이 정도전이 한발 물러나게 하는 계기가 된다. 47화에서는 요동을 돌아보고 돌아온 정도전이 집에 별일 없었냐고 묻자, 대감께서 안계시니 집안엔 별일 없었다며 지아비를 은근슬쩍 디스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그래도 49화에선 정몽주의 무덤을 방문한 삼봉에게 간만에 사람처럼 보이신다 하고 바가지를 긁은 것이 진심은 아니었다면서 화해하며 훈훈한 모습을 보인다.

50화에서 군사들이 몰려와 남편의 행방을 묻는다. 본인은 모른다며 끝까지 진술을 거부하지만, 역사대로 남편과 아들 둘이 죽는데다 남편의 시신을 애타게 찾는 안타까운 모습을 보인다. 정도전의 시신이 산짐승 먹으라고 산에 버려진 것을 생각해보면 더욱 더 비극적인 장면. 최씨 부인이 어찌 되었는지는 나오지 않는다.

3. 기타

이 드라마 주요인물 중 불행하지 않은 사람이 없긴 하지만, 이 쪽도 인생이 굉장히 불행하다. 남편이 가장 노릇을 잘 못한데다 온갖 곳에 어그로를 끌어 귀양살이까지 하게 되어, 젊었을 적에 몸고생 마음고생을 많이 했을 뿐더러, 남편이 권력을 잡았을 때는 남편의 인간관계는 물론 평판마저도 개판인지라 그것 때문에 마음고생을 한다. 무엇보다 최후에 이르러선 첫째아들을 제외한 남편과 자식들이 살해당했을 뿐더러, 남편의 시체조차 못찾게 된다. 게다가 그렇게 불행하게 된 것은 자신의 행동이나 신념에 의해 비롯된 것이 아닌, 그냥 남편 때문이었다. 사실 전근대 사회에서는 가족은 그냥 세트다. 실제 기록에선 최씨 부인은 노비가 되었다는 내용만 남아있다. 다만 정도전 집안인 봉화 정씨 족보에 의하면 죽은 후 양재역 상초리(오늘날의 서울 서초구 양재동 근교)에 묻혔다고 전해진다. 그리고 실제 역사를 보면 오래 지나지 않아 노비에서 면천되었다고 하고 장남도 높은 벼슬에 올랐으니 잘 살다 가셨을 듯.

아쉬운 점이 있다면, 최씨 부인이 별로 늙어 보이지 않다는 문제가 있다. 특히 극이 후반부로 진행되면서 정도전, 이성계 등이 점점 늙어가는 게 보이는 반면에, 이 쪽은 주름도 거의 없이 얼굴이 그대로인지라 이 부분이 더 돋보인다. 파문??

[1] 정몽주 암살 사건으로 실의에 빠진 정도전이 유랑하고 있을 때, 공양왕 폐위를 의논하러 찾아온 남은의 말을 듣고 한 말. [2] 아이러니 한 것은 정작 저 대사로 인해 인터넷에선 논란이 일었다는 것. 그렇찮아도 이전 사극들이 쓸데없이 비중만 높은 로맨스를 넣는 경우가 많았는지라 저 대사로 인해 설마 정도전과 양지와의 로맨스가 나올까 하는 우려가 있었던 것. 다행히(?)도 양지가 금방 처형당하면서 그런 우려는 사라지긴 했다. 저 대사 자체가 이해가 안 간다는 의견들도 있었지만, 사실 부인의 성품을 생각하면 저런 말 한 마디 쯤 안 나오는게 이상한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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