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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11-11 19:21:33

찰스 섬너 상원의원 구타 사건

주의. 사건·사고 관련 내용을 설명합니다.

사건 사고 관련 서술 규정을 유의하시기 바랍니다.

1. 개요2. "캔자스에 대항한 범죄"3. "사우스캐롤라이나에 대한 모욕"4. 여파
4.1. 남부의 반응4.2. 북부의 반응
5. 기타6. 참고 자료

1. 개요

파일:찰스 섬너 1850년대 사진.jpg
파일:프레스턴 브룩스 사진.png
찰스 섬너 프레스턴 브룩스

Caning of Charles Sumner
(Brooks–Sumner Affair)

1856년 5월 22일 당시 공화당 상원의원이었던 찰스 섬너(Charles Sumner, 매사추세츠)가 당시 민주당 하원의원 프레스턴 브룩스(Preston Smith Brooks, 사우스캐롤라이나)에게 구타당한 사건.

2. "캔자스에 대항한 범죄"

피해자였던 찰스 섬너 상원의원은 공화당 내에서도 급진파로 분류되던 인물로, 노예제의 즉각적 폐지를 요구했는데 이로 인해 당시 노예제를 찬성하던 남부와 민주당에 미운 털이 박혔다.

한편 당시 캔자스 준주는 노예제가 허용되는 남부 주들과 노예제가 금지된 북부 주들의 경계에 위치해 있었는데 이것 때문에 내부의 갈등이 심각했다. 결국 1854년에 캔자스-내브레스카 법이 통과되어 캔자스 준주에서 노예제 존폐를 두고 주민투표가 실시되었는데 이 과정에서 노예제 찬반론자들은 캔자스 준주를 자신의 편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대규모로 캔자스에 이주했다. 그 결과 양측 민병대의 충돌이 끊임없이 발생하는 "피의 캔자스(Bleeding Kansas)" 사태가 벌어졌다.

섬너 의원은 이 중 노예제 찬성측 민병대를 "캔자스에 대항한 범죄"라고 비판하면서 미국 전역의 노예제 폐지를 주장하는 강도 높은 연설을 1856년 5월 19일과 20일에 진행했다.
[전략]

It is the rape of a virgin territory, compelling it to the hateful embrace of slavery; and it may be clearly traced to a depraved longing for a new slave State, the hideous offspring of such a crime, in the hope of adding to the power of Slavery in the National Government.
이것은 처녀지의 강간이요, 노예제의 혐오스러운 포옹을 강요하는 행위입니다. 그리고 이것은 분명 중앙 정부 내 노예제 권력에 힘을 더하기를 바라는 자들의 새로운 노예주, 이러한 범죄의 새끼라는 부패한 갈망에서 나온 것일지도 모릅니다.

[중략]

The senator from South Carolina has read many books of chivalry, and believes himself a chivalrous knight, with sentiments of honor and courage. Of course he has chosen a mistress to whom he has made his vows, and who, though ugly to others, is always lovely to him; though polluted in the sight of the world, is chaste in his sight; — I mean the harlot Slavery.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 온 상원의원분[1] 기사도에 관한 책을 많이 읽고는 자신이 명예와 용기를 따르는 정중한 기사라고 믿습니다. 물론 자신이 맹세할 내연녀도 선택했지요. 그 내연녀는 다른 이들에게는 흉측하지만 그에게는 언제나 사랑스럽습니다. 세상이 보기에는 더럽혀졌지만 그가 보기에는 정숙합니다. 저는 노예제라는 창녀를 말한 것입니다.

[중략]

Pray, sir, by what title does he indulge in this egotism? Has he read the history of "the State" which he represents? He cannot surely have forgotten its shameful imbecility from Slavery, confessed throughout the Revolution, followed by its more shameful assumptions for Slavery since. He cannot have forgotten its wretched persistence in the slave-trade as the very apple of its eye, and the condition of its participation in the Union. He cannot have forgotten its constitution, which is republican only in name, confirming power in the hands of the few, and founding the qualifications of its legislators on "a settled freehold estate, or ten negroes."
의원님이 대체 어떤 분이길래 이 이기주의를 탐닉하는 겁니까? 의원님은 자신이 대표하는 "주"의 역사를 읽어 보긴 한 겁니까? 의원님은 분명 혁명 당시의 노예제로 인한 주의 부끄러운 무능함을 잊을 수 없었을 것입니다. 이후 노예제에 대해 더 부끄러운 추정이 뒤따른 그 무능함 말입니다. 의원님은 주가 간절히 아끼던 노예 무역에 대한 뒤틀린 고집과 연방 참가 상태를 잊을 수 없었을 것입니다. 의원님은 소수에 쥐어진 권력을 공식화하고 "정주중인 자유 소유 토지 하나나 열 명의 깜둥이"라는 주 의원 자격을 세운 이름만 공화주의적인 주 헌법을 잊을 수 없었을 것입니다.

[생략]

- 당시 연설문

보다시피 섬너 의원은 상대당 의원을 격렬하게 디스하였고 노예제를 지지하던 민주당원들은 섬너 의원을 비난했다. 사실 21세기에도 의회 연설에서 저런 소리를 하면 TV 뉴스를 장식할텐데 지금보다 보수적인 19세기였으니 앤드류 버틀러 의원과 함께 까이던 스티븐 A. 더글러스 상원의원은 "저 머저리 새끼는 다른 머저리 새끼에게 죽을 거야"[2]라고 평하기도 했다.

3. "사우스캐롤라이나에 대한 모욕"

파일:SumnerCaning.jpg
남부의 기사도[3] - 주장 vs. 몽둥이
당시 섬너를 폭행하는 장면을 그린 J.L. 매기의 삽화

사우스캐롤라이나의 프레스턴 브룩스 하원의원은 섬너 의원의 연설을 듣고 격분했다. 참고로 브룩스 의원은 섬너 의원의 연설에서 신나게 까인 앤드류 버틀러 의원의 사촌이었다.

1856년 5월 22일 브룩스 의원은 동료 사우스캐롤라이나 하원의원인 로렌스 케이트(Laurence Keitt) 의원과 함께 상원 의회에 들어왔다. 둘은 책상에 앉아 편지를 쓰던 섬너 의원에게 다가갔다. 그리고 브룩스 의원은 섬너 의원을 향해 이렇게 말했다.
Mr. Sumner, I have read your speech twice over carefully. It is a libel on South Carolina, and Mr. Butler, who is a relative of mine.
“섬너 씨, 나는 당신 연설문을 두 번이나 꼼꼼히 읽어봤습니다. 이건 사우스캐롤라이나와 내 친척인 버틀러 씨에 대한 모독입니다!”

브룩스 의원은 이 말을 들은 섬너 의원이 자리에서 일어나기도 전에 지팡이를 휘둘렀다. 금으로 된 지팡이 손잡이에 연거푸 머리를 맞은 섬너 의원은 피범벅이 된 채로 쓰러졌다. 그동안 케이트 의원은 다른 의원들이 개입하지 못하도록 협박하는 역할을 맡았다. 불행 중 다행히도 다른 의원들은 의식을 잃은 섬너 의원을 구출하는 데 성공했다.

4. 여파

섬너 상원의원은 머리 부상과 PTSD로 인해 3년이 지난 1859년까지 상원에 출석하지 못했고 후유증으로 인해 평생 신경쇠약에 시달렸다.

브룩스 하원의원은 이 공격이 자기 방어였다고 주장했다. 그가 받은 형벌은 지방 법원에서 부과한 벌금 300달러 뿐이었다. 브룩스 의원의 의원직 박탈 투표가 열렸지만 남부 의원들의 반대로 실패했다. 어찌되었건 브룩스는 7월 15일 사임해 사우스캐롤라이나로 내려가 영웅 대접을 받았으며 십여일 뒤인 8월에 열린 하원의원 선거에서 재선되어 다시 사우스캐롤라이나 하원의원이 되었지만 이후 급성 후두염으로 사건으로부터 1년도 지나지 않아 37세라는 젊은 나이로 사망하였다. 재선 임기가 시작되기도 전이었다고 한다.

케이트 하원의원도 사임했지만 재임해 계속 의원직을 지냈다. 그러다가 남북 전쟁이 발발하자 아메리카 연합국에 합류해 제20 사우스캐롤라이나 보병연대(20th South Carolina Infantry Regiment)를 이끌었지만 1864년 콜드 하버 전투에서 전사했다.

찰스 섬너 상원의원은 이후 새디어스 스티븐스 하원의원 등과 함께 공화당 급진파 계파를 이끌면서 재건 시대 동안 흑인 남성의 투표권 등 재건 시대 법을 지지했으며 평생 후유증을 앓았음에도 불구하고 브룩스가 죽은 후 18년을 더 살았는데 브룩스보다 8살이나 더 많았다는 걸 감안하면 26년이나 더 산 것이다.

4.1. 남부의 반응

You can reach the sensibilities of such dogs only through their heads and a big stick.
그런 개들은 머리통과 몽둥이를 통해서만 이해를 시킬 수 있다.

- 브랙스턴 브래그

남부인들, 특히 사우스캐롤라이나인들은 추잡한 양키를 두들겨팬 브룩스 의원의 행동에 환호했다. 남부 전역에서 브룩스 의원에게 수십 개의 지팡이가 보내졌는데 이들 중 몇몇은 "또 쳐라"나 "때려눕히는 데 쓰시오"라는 문구가 새겨져 있었다고 한다.

4.2. 북부의 반응

Has it come to this, that we must speak with bated breath in the presence of our Southern masters? [...] Are we to be chastised as they chastise their slaves? Are we too, slaves, slaves for life, a target for their brutal blows, when we do not comport ourselves to please them?
결국 이렇게 된건가? 우리가 남부의 상전들 앞에서 숨죽여 말해야만 하게 된 것인가? [...] 저들이 노예를 매질하듯 우리도 매질을 받게 되는 것인가? 우리도 노예인가? 평생의 노예인가? 남부를 기쁘게 하지 않으면 인정사정 없이 맞는 것인가?

- 윌리엄 컬렌 브라이언트
I do not see how a barbarous community and a civilized community can constitute one state. I think we must get rid of slavery, or we must get rid of freedom.
나는 어떻게 야만적인 사회와 문명화된 사회가 하나의 국가를 구성할 수 있는지 모르겠다. 우리는 반드시 노예제를 폐지해야하며, 그렇지 않으면 우리는 자유를 잃게 될 것이다.

- 랠프 월도 에머슨
Arguments of the Chivalry - The symbol of the North is the pen; the symbol of the South is the bludgeon
기사도의 논쟁 - 북부의 상징은 펜이요, 남부의 상징은 몽둥이다.

북부인들은 섬너에게 가해진 폭력에 격분했다. 그의 과격성을 탐탁지 않아하던 이들조차 표현의 자유를 무시하고 둔기를 휘두른 것은 선을 넘은 것이라 생각했으며 거기에 폭행범을 찬양하고 심지어 섬너를 꾀병이라고 조롱하는 남부의 반응은 이에 기름을 붓는 격이었다. 외상성 뇌손상으로 상원의원직 수행이 어려워진 섬너였으나 매사추세츠 주의회는 1857년 거의 만장일치로 그를 재선출하며 빈 의석을 표현의 자유와 노예제 폐지를 웅변하는 상징으로 자리매김시켰다.

결국 북부는 이어진 전쟁에서 그 오만을 리치몬드의 함락으로 철저하게 되갚아 주는 데 성공했고 다른 의원들을 위협하던 케이트 의원은 그 격전 속에서 죽음을 당했으며, 몸을 추스리고 복귀한 섬너는 공화당 급진파의 지도자로 남부에 대한 엄격한 대응을 주도했다.

5. 기타

역사 애니메이션 유튜버 OverSimplified가 만든 남북전쟁을 다룬 영상 찰스 섬너가 단역으로 등장한다. 찰스 섬너가 브룩스 의원에게 구타당하는 장면을 묘사하는 것이 묘하게 웃겼는지 이 되었다. #

코미디 채널 Comedy Central도 찰스 섬너가 브룩스 의원에게 폭행당하는 장면을 묘사했다. #

6. 참고 자료


[1] 앤드류 버틀러(Andrew Butler) 사우스캐롤라이나 상원의원. [2] That damn fool will get himself killed by some other damned fool. [3] 당시 미국 남부는 고상한 대농장주들이 유럽의 귀족이나 기사들처럼 명예를 중시하는 농촌이라는 이미지가 있었다. 이미지는 이미지일 뿐이었지만. 실질적으로 남부에는 대농장주보다 자영농이 많았으며 농장주들도 전통과 명예를 따지는 귀족보다는 효율과 실리를 따지는 경영자에 가까웠다. 참고 자료: 이영효 (2000). 미국 남부 이미지의 허구와 실제. 미국사연구, 12, 1-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