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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화생물학/오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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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2. 비방에 대한 반박3. 진화는 곧 진보?4. 자연주의적 오류5. 원숭이가 인간으로 될 수 없는 이유6. 기타

1. 개요

진화를 둘러싼 오해에 대한 문서.

다윈의 이론에 입각한 정의는 변이와 자연선택에 의해 이루어지는 생물의 변화다. 다윈의 진화론을 잘못 이해하는 대표적인 사례가 특정 집단과 개체가 의도를 가지고 주도적으로 진화하는 듯이 이해하는 경우다. '적자생존'이라는 말 역시 오해되는 경우가 많은데, 적자 생존이라는 말의 어감을 적응하여 생존하였다라고 개체가 적극적으로 주동적으로, 주체적으로 적응한 듯한 어감으로 오해하는 경우가 많다. 적자생존은 "합한 가 살아남는다"는 뉘앙스로 이해해야 한다. 다양한 유전자 급원 중에서 자연선택을 거쳐 살아남은 것이다. 그런데 자연선택이라 하면 또 다른 오해를 할 수 있다. 바로 자연이 의도를 가지고 선택했다는 착각이다. 어디까지나 살아남은 것을 대상으로 결과적으로 자연선택되었다고 말하는 것이지, 정말로 자연이 의도를 가지고 선택했다는 뜻이 아니다. 간혹 자연을 의인화, 신성시하는 부류의 사람들이 착각하는 경우가 있다.

진화에 대한 오해가 널리 퍼진 까닭에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창조설자들의 내용증명과 진화론을 잘못 이해한 비전공자들이 내건 가공의 이론이 주를 이루며, 중립설 혹은 정향 진화설제멋대로 해석하는 각종 미디어와 언론 때문이다.

다만 이 중 라마르크 이론(Lamarckian evolution) 즉 용불용설은 다위니즘(Darwinism)과 대치했다는 이유만으로 진화론과 분리 설명되는 경우가 많은데 시점이 다른 한 갈래의 학파일 뿐이다. 오히려 다윈 자신은 이러한 용불용설과 비슷한 관점을 일부 받아들이기도 했을 정도다. 사실 이는 어쩔 수 없었던 게, 당시에는 DNA의 존재, 발생학 등이 밝혀져 있지 않았기 때문에 유전의 메커니즘에 대해서 제대로 파악하기가 힘들었다. 그래서 다윈 역시 생전의 경험들이 유전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 판단한 것이다. 이에 대해서는 네이버캐스트를 참고하자.

2. 비방에 대한 반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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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진화는 곧 진보?

파일:진화 그림의 잘못된 예시.jpg
진화의 잘못된 그림 예시
대개 진화라는 것은 간단한 것에서 복잡한 것으로 이루어진다는 인식이 많지만, 반드시 그런 것은 아니다.[1] 진화는 어디까지나 적응의 문제로, 환경이 어떠냐에 따라 복잡해질 수도 간단해질 수도 있다. 다만 최초의 생명체는 가장 간단한 구조에서 출발했기 때문에( 스티븐 제이 굴드), 시대가 지나며 자연스럽게 더 복잡한 생명체들이 출현하게 됐다. 현재 지구 상의 생명체가 차지하는 질량 중 80% 이상은 박테리아라는 추정도 있다. 질량이 아닌 개체 수로 따지면 비교도 할 수 없다. 사람 한 명 안에 들어 있는 박테리아의 세포 숫자는 숙주인 사람 세포 숫자(60조 개 쯤)보다 훨씬 많은 수백조 개 이다. 전 세계 인류의 숫자는 2020년대 기준으로 80억 쯤 된다.

그러니까 모든 진화가 진보는 아니다. 즉, 진화에는 업그레이드라는 개념이 없다. 변화만 있을 뿐이다. 그것도 일정 수준까지는 환경에 대한 적응이나 일정 수준이 지나면 환경에 대한 적응의 측면이 줄어든다. 따라서 뛰어난 진화와 부족한 진화라는 개념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다. 디지몬이나 포켓몬의 경우는 진화의 개념을 미묘하게 잘못 해석한 케이스다.[2] 방향성이 있다면 "당장의 환경에서 더 나은 적응력이 있는 생물이 유전에 더 유리하다"는 짧은 방향성만이 존재할 뿐이다.[3] 진화생물학의 세계에서는 앞방향 외에 옆방향, 뒷방향으로도 나아갈() 수 있기 때문에 진화한다고 해서 전적으로 더 발전되고 향상되는 것은 아니며, 심지어는 점액포자충(Myxozoa)처럼 다세포 후생동물 원생생물로 진화하는 사례도 있다.

예를 들어서 인간이 멸종해 버리면 인간만을 숙주로 삼을 수 있도록 진화된 기생충은 빠르게 다른 형태로 진화하지 않는다면 멸종당하게 된다. 또한 호랑이나 독수리가 신체적으로는 강하지만, 인간의 도시에서는 고양이나 비둘기보다 생존능력이 현격히 떨어진다. 따라서 인간의 개체수가 늘어날수록 그 지역에서는 호랑이나 독수리가 살기 어려워진다. 그래서 단순히 진화를 진보로 생각하거나, 호랑이는 바퀴벌레보다 우월한 생명이라고 말할 수가 없는 것이다. 그냥 진화=변화 정도로 생각하는 편이 낫다. 항생제 뉴델리 메탈로-베타락타마제는 슈퍼 박테리아를 탄생시켰지만, 슈퍼 박테리아의 형질은 항생제가 있는 조건에서만 이상적인 것도 인간사회라는 "환경"에 적응한 유명한 예시다.

이 때문에 신체 기관 등 진화의 결과물은 경로의존성이 대단히 심하며, 진화 자체가 이 경로의존성을 바탕에 둔 것과 같다.

최초의 척추동물은 본래 기원이 해삼이나 따개비 같은 무척추동물이었는데 유생시절에서 정착할 곳을 찾을 때 원시척추 내지는 꼬리를 쓴다. 이 꼬리가 성숙할 때도 남아있어서 그게 오늘날 우리의 척추 부분이 되었다. 즉, 유형성숙이 아니었다면 지구는 곤충과 다른 절지동물들이 우리 역할을 대신해 주었을 것이다.

심지어 진화는 어처구니없는 결과를 낳기도 한다. 모든 척추동물들이 가지고 있는 후두를 움직이는 반회후두신경은 머리에서 후두에 이르는 가까운 경로가 아닌 대동맥까지 내려갔다가 다시 올라가는 기이한 경로를 가지고 있다.

또다른 예로는 이 있는데 호모 사피엔스를 포함한 척추동물의 눈은 비유적으로 말해 필름을 뒤집어서 끼워놓은 사진기와 같다. DSLR로 비유하자면 CCD(시세포)를 렌즈(수정체)와는 반대방향으로 설치해 놓고 CCD에 연결된 전선(시신경)을 렌즈와 CCD 사이로 뽑아낸 정신나간 구조로 되어있다. 이런 구조로는 전선이 CCD를 가려서 상이 맺히는 것을 방해할 뿐만 아니라 전선을 뒤로 빼기 위해 CCD에 구멍을 뚫어야 한다! 이 구멍을 맹점이라고 하며 자연스레 이곳은 사각이 된다. 대조적으로 문어를 포함한 두족류는 이상적으로 진화한 우월한 눈을 갖고 있다. 하지만 눈이 두 개 존재하는 이상 한쪽 눈의 사각을 다른 쪽 눈의 시야가 효과적으로 보완하기 때문에 생존에 큰 지장을 미치지 않으며, 따라서 비효율적이지만 지금까지 유지될 수 있었던 것이다.

'스스로 자각하지 못하는 미세한 눈떨림'이 맹점 문제를 해결한다는 설명이 있었으나, 안구가 떨리는 것은 감각의 순응, 즉 자극의 세기가 변화해야 지속적으로 자극을 감지할 수 있는 감각세포의 특징으로 인해 발생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것이지 맹점으로 인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것은 아니다. 안구를 미세하게 움직이는 것으로 각 시세포가 느끼는 빛에 의한 자극을 지속적으로 변화시키는 것. 물론 뇌가 알아서 보정하므로 우리는 그 떨림을 의식하지 않고 앞을 볼 수 있다.

눈 떨림은 맹점을 보완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망막을 가리고 있는 시신경과 혈관에 의한 음영을 보완하기 위해서이다. 상이 맺히는 망막 앞에 시신경과 혈관이 있어 동공으로 들어온 상이 망막에 맺히는 것을 가리기 때문이다.

결국 생존에 심각한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 이상 해당 특성을 가진 인간들의 번식에 영향이 없기 때문에 방치되고 있는 셈이다. 정확히 말하면 다른 방식을 이용하는 개체와의 생존경쟁에서 불리해지지 않는 이상 자연 선택 과정에서 뒤쳐지지 않기 때문에 바뀌지 않는 것이다. 의도적으로 고칠 필요가 없다고 인식한 것이 아니라, 결과적으로 그렇게 되는 것이라는 점에 주의해야 한다. 비록 두족류만큼 효율적인 눈을 가질 수는 없었으나, 작은 변화만을 허용하는 자연선택의 한계 내에서 땜질 하나는 기막히게 잘 한다.

즉, 진화에 '정점'이나 '완성'이란 없다. 진화는 일직선상의 계단식으로 어떠한 뚜렷한 방향성을 가지고 마치 고등생물이 되어가는 과정이 아니다. 그렇게 처음 시작한 종이 열등하지도 그 끝에가서는 우월하지도 않으며 마치 맹목적으로 자라나는 나뭇가지와 같고 주어진 환경에 적응해 생존에 유리한 방향으로 나아갈 뿐이다. 생존에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으면 불리하거나 비효율적인 신체구조 역시 계속해서 유지된다. 심지어 특정 생물종이 환경 변화에 따라 지금 가지고 있는 기관을 잃어버리기도 한다. 생물학적인 관점에서 퇴화는 진화의 반대말이 아닌 것. 오히려 퇴화도 진화의 형태 중 하나라고 보는 것이 맞다. 예를 들면 인간의 조상에게는 온 몸을 덮고 있던 털이 있었지만 현생 인류로 거쳐오며 퇴화되어 획기적으로 감소한 것이다. 퇴화는 진화 과정에서 특정한 과정의 기능이 쇠퇴하는 경우를 의미하기 때문에, 실제 진화에서는 퇴화 또한 해당 환경에서는 진화하는 과정 중 하나라고 생각되고 있다. 기생충 같은 경우에는 장기의 대부분이 퇴화하여 생명 활동의 일부를 숙주에 의존하고 있지만, 훌륭한 생존 전략으로 평가된다. 인류의 꼬리 역시 퇴화되는 쪽이 생존에 유리했다고 한다.

흔히 "어떠어떠한 상황에 맞춰 이러이러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진화했다"는 표현을 쓰는데, 이건 어디까지나 편의상 하는 소리고 엄밀히는 앞뒤가 뒤바뀐 표현이다. 진화는 목적을 가지고 결과를 이루는 과정이 아니다. 예를 들어 위장색을 가지도록 진화한 종은 엄밀히 따지면 위장색을 얻어서 살겠다는 목적으로 그렇게 진화한 게 아니라 그냥 그중에 위장색을 갖추고 태어난 녀석들이 살아남을 확률이 높았기에 그 개체들이 종을 유지하는 주역이 되었을 뿐이다. 인간과 오징어의 눈도 어쩌다보니 그렇게 된 것이 유리했고, 불필요하더라도 최소한 생존에 심각한 손해가 되지는 않기에 지금까지 이어진 것이다. 핵심적으로, 어떤 생물체가 설령 인간의 관점에서 우월하고 효율적인 기관을 가지고 있더라도 전혀 예상하지 못한 환경적인 변수에 의해 그 기관을 지닌 개체들이 다 죽어서 급격하게 퇴화될 수도 있고,[4] 반대로 매우 비효율적인 구조를 지니고 있더라도 특별한 변수가 없으면 아주 오랜 기간 동안 성능에 수평적이고 미미한 변화만이 있을 수도 있으며, 이 모든 누적적이고 선형적인 변화들이 진화라는 과정에 포함되는 것이다. 즉 뭇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과 달리 진화란 '우월함, 진일보함, 적응을 잘함, 구조적으로 복잡함'이라는 긍정적 가치를 함축하고 있는 단어가 아니다. 이에 대해서 눈먼 시계공이라는 적절한 비유가 있다.

4. 자연주의적 오류

진화론에 대해서 자연주의의 오류라는 논리적 오류도 존재한다. '적자생존을 통해 지금까지 진화가 일어났다'는 사실은 앞으로도 '우리는 적자만을 생존시켜야 한다'는 주장을 뒷받침할 수 없다. 또한 결코 최적자만 살아남는 것도 아니다. 이때 전자는 사실의 문제이고 후자는 윤리의 문제이다. 쉬운 예를 들자면, 어떤 화학자가 ' 산소 금속을 반응시키면 산소분자와 금속이 사라지고 산화된 금속이 나타난다'는 주장을 했다고 해서 이것이 '따라서 우리는 지구상의 모든 산소를 금속과 반응시켜 산소를 고갈시켜야 한다'는 주장의 근거가 될 수 없다. 자연주의에 대한 진화론적 반론 항목을 참고하자.

이러한 '우리는 적자만을 생존시켜야 한다'는 진화론의 곡해가 발전하면 우생학이 된다. 나치의 아리안 민족 최고론 + 유태인 말살정책이 역사상 가장 유명하지만, 의외로 미국도 20세기 초 장애인이나 범죄자 등이 거세수술을 받는 것을 의무화하는 법령을 만든 흑역사가 있다. 심지어 당시에는 좌파와 우파가 모두 지지하고, 제국주의 시대 서양 열강에서도 지지세력이 나타났을 정도로 사회에 깊게 파고들었었다.[5] 이러한 접근법은 윤리의 문제일 뿐만 아니라 진화론에서 주장하는 사실을 토대로 한 최적의 생존전략과도 상반된다. 진화론에서 한 개체가 '적자'인지를 판단하는 것은 자연이므로, 인류 전체로서도 단순히 특정 시대의 특정 사회에서 가장 생존에 적합하다고 인간 스스로가 자의적으로 판단한 기준은 현실과 부합하기도 힘들뿐더러, 우생학을 통한 "품종 개량"은 유전적 다양성을 떨어뜨리고 결과적으로 종이 변화하는 상황에 대처하는 능력을 떨어뜨리게 된다.

예를 들면, 자연이나 종자체에 의식이나 의도가 있다고 가정하는 보통 사람들은 "환경이 변화하면 이에 적극적으로 진화한 개체가 승자가 되고 자손을 퍼트린다"고 단정해버린다. 그렇지 않다. 단순화해서 설명하면, 긴 부리, 굵은 부리, 짧은 부리, 얇은 부리라는 유전적 다양성을 가진 새들이 있다고 할 때 최초에는 같은 확률로 자식들이 태어난다. 그런데 새들이 서식하는 환경에서 긴 부리가 유리하면 긴 부리 새들이 많이 생존하고 자손을 남겨 긴부리 새들이 지배하게 되고 굵은 부리가 유리한 환경에서는 굵은 부리 형질이 지배하게 되는 것이다.

간단히 말하면 "환경에 응전하기 위해 진화"가 아니고 "이미 가진 유전적 다양성 중에서 환경에 의해 선택되어 진화"하는 것이다. 진화가 환경에 적응하는것이 아니라 환경이 진화를 결정한다는것
결국 우생학이 말하는 최고의 유전자만 선별해 남긴다는 사상은 오히려 진화론의 관점에 의하면 종을 멸종으로 몰고가는 자살행위인 셈이다. 최소한 인간이 모든 환경변화를 예측할 수 있기 전까지는 말이다. 따라서 진화의 원동력은 유전적 다양성이다. 간혹 보이는 여성적인 남자 혹은 남성적인 여성은 한쪽 성이 전멸했을 경우를 대비해 마련된 개체라는 것도 잘못된 인식이다. 어떤 경우에 대비해 마련된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다양한 변이가 일어나는 와중에 그런 개체들이 우연히 나왔을 뿐인데, 다만 만약의 경우에 따라서는 도움이 될 가능성이 있을 뿐인 것이다.

유전적 다양성이 없으면 종은 진화할 수 없고, 환경의 변화에 무방비로 전멸한다. 그리고 그러한 대멸종은 자연사에 흔하다. 따라서 우생학과 사회진화론은 정작 진화론의 핵심적 사상에 반하고 있다. 유전적, 문화적 다양성이 바로 미래를 대비하는 최고의 방책인 것이다.

더불어 적자생존도 강한 자가 살아남는 것과는 많이 다르다. 또 약자가 먹히고 강자가 먹는다는 약육강식과도 다르다. 물고기나 개구리가 황새를 이겨야 살아남는 게 아니고, 황새를 잘 피해야 살아남는 것이다. 어떠한 진화를 추진하는 종단위의 거대한 영혼이 진화에 박차를 가하면 어느 날에는 물고기가 황새를 먹게 되는 날이 오는 것이 아니다. 애초에 경쟁상대는 강자와 약자가 아니라 같은 그룹 안에 있다.

위의 예시를 들자면 개구리는 황새와 경쟁하는 게 아니라, 같은 개구리들끼리 경쟁한다. 개구리들이 종 전체적으로 천적들(황새 따위)보다 훨씬 잘 숨고 피하게 되면 개체수가 과도하게 늘어나서 먹이를 두고 같은 개구리들끼리 경쟁하게 된다. 게다가 어두운 피부의 개구리와 밝은 피부의 개구리가 있다면 수풀이 우거진 어두운 환경에서는 전자가 생존하고 빛이 강한 환경에서는 후자가 생존할 것이다. 이는 강함과 약함과는 아무 관련이 없다. 강자가 살아남는 것이 아니라 적자생존, 즉 적합한 자라는 말을 제대로 되새겨보자. 이마저도 다윈은 적자생존이라는 용어를 사용함에 굉장히 망설이며, 다른 대안적인 단어를 찾고자 노력했다.

결국 우생학과 사회진화론은 진화가 진보라는 잘못된 오개념에서 출발했기에, 혹은 진화가 지불하는 대가(=특정 조건에 불리한 개체, 집단들의 도태)를 인간사회가 똑같이 지불할 수는 없다는 걸 인지하지 못했기에 현대에 와서는 극복해야 될 사상이 된 것이다. 다만 그게 필요한가를 제쳐두자면, 인간을 종적으로 변화시키기 위해서는 인위적 조작이 가해져야할 수도 있다. “사람도 진화하는가?”

5. 원숭이가 인간으로 될 수 없는 이유

가끔 진화론을 반대하면 몇몇 사람들이 동물원에 있는 원숭이는 왜 인간이 되지 못하냐고 한다. 하지만 이는 잘못된 생각으로, 애초에 원숭이와 인간은 수천만 년 전에 갈라져 나온 종이다. 생명을 거대한 나무로 본다면, 모든 생물들은 나무의 가지이다. 이 가지 사이를 뛰어넘는다는게 불가능하기 때문에, 그들이 말하는 대로 원숭이가 인간이 된다면 진화론은 잘못된 이론이 되므로 즉각 폐기되어야 한다. 따라서 왜 원숭이가 인간이 되지 못하냐고 하는 것은 모순이다. 그리고 진화는 몇십, 몇 백만년동안 이루어지기에 원숭이가 인간으로 진화한다고 '쳐도' 우리 눈으로는 볼 수 없을 것이다.

6. 기타

진화론이 발표되었을 때부터 지금까지, 우생학처럼 이론 접근을 잘못 한 중2병들은 ' 약육강식 적자생존의 치열한 세상', ' 진화론에 따라 사회적 약자들을 보호하지 말고 제거해야 한다!', '세상이 곧 링이다!'라는 헛소리를 주장해 오고 있다. 당연히도 헛소리이므로 진화론 들먹이며 약육강식 운운하지 말자. 다시 한 번 강조되는 것이지만 생물은 효율이 좋은 방향으로만 진화하지는 않는다. 실제로 사회진화론의 기초는 다윈 생전에 나왔는데, 그 이론을 직접 들은 다윈이 직접 "당신의 이론은 흥미롭긴 하나 전혀 쓸모가 없군요." 라고 일갈한 적도 있다. 인터넷이 퍼짐에 따라 이러한 헛소리가 다시 대중의 반응을 이끌어내는 경우도 많이 보인다. 소극적으로는 외모지상주의에 대한 옹호부터 적극적으로는 정신질환자, 범죄자들에 대한 선택적 제거까지 오용된다.

2011년 10월 고3 서울시 교육청 모의고사에서는 앞뒤 사정을 쏙 빼놓고, 제국주의와 결합하기도 하고 일본의 식민사관과 결합하기도 하며 윤치호 등의 친일을 이끌었으나 신채호나 박은식의 자강론의 근거가 되었다고 서술하여, 모르는 사람이 보면 사회진화론 자체가 맞는 소리처럼 들리도록 서술해 놓았다. 언어영역 출제자들이 각 분야의 전문가가 아닌 걸 생각하면[6] 실제로는 모르고 썼을 가능성도 있다. 이 문제는 ebs 교재 연계 문제였는데, 해당년도의 ebs 교재에는 보기에 따라 이런 부류의 지문이 많았다고 한다. 예를 들면 닭은 독수리가 될 수 없다, 문제를 일으키는 자는 집단에서 배제해야 한다, 동료끼리 친하게 지내면 효율성이 떨어질 뿐이다 등이 있다. 일부는 맞는 말이지만 대다수가 한쪽으로 치우쳐진 느낌의 지문들이 많이 출제되었다고 한다.


[1] 예를 들어 닭은 단시간도 겨우 날아다니며 장시간 날아다니지 못하게 됐다. 타조는 천적인 공룡같은 포식자가 없어 굳이 날지 않아도 강하고 날 필요가 없어 날지 못하게 되었다. [2] 디지몬의 경우 변신, 포켓몬의 경우 성장이나 변태에 가깝다. 그러나 이를 진화라고 표현하면서 일부 사람들에게 진화는 '강해지는 것'이라는 잘못된 인식을 심어주는데 한 몫 했다. 썬문 이후로부터 포켓몬에 등장하는 리전폼은 진화생물학의 개념을 잘 반영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3] 당시에는 유리하다고 생각한 형태가 나중에는 매우 불리하게 작용될 수 있다. 대표적으로 메갈로돈은 당시 바다에서 거대 최상위 포식자이지만 빙하기로 인해 오히려 거대한 몸이 멸종을 불러온 것처럼 절대로 판타지물처럼 거대한 포식자들이 언제나 생존에 유리한 것은 아니다. [4] 이것은 공룡 대멸종같은 종 단위의 멸종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상술한 안구의 구조처럼 겉으로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는 미세한 내부 기관 단위에서부터 적용되는 것이다. [5] 당연히 우생학의 내용은 제국주의 질서를 합리화하는 데 큰 도움이 되었다. [6] 교육청 모의고사 한정. 수능 언어영역은 실제로 각 분야의 전문가들을 초청해서 출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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