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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12-03 17:49:04

종 효과

1. 개요2. 내용3. 진실4. 유사사례5. 기타 매체에서의 모습

1. 개요

기갑 매니아라면 어디서라도 한 번쯤은 들어보았을 만한 개념. 또는 기갑부대에 복무했던 병사라면 정식이론처럼 물려져 들었을 소리.

디시인사이드 기갑 갤러리 등의 밀리터리 사이트에서 흥하던 떡밥이며, 대전차오함마술의 오의라고 한다.

2. 내용

기본적으로는 전차 장갑차 등과 같은 금속으로 만들어진 밀폐 구조물이 외부에서 강한 충격을 받았을 때, 충격파가 내부에서 중첩되어 인명이나 장비가 파괴될 수 있다는 이론이다. 요컨데 전차가 대전차미사일을 맞거나, 강력한 전차포를 맞거나, 대전차 지뢰를 밟으면 전차 자체는 큰 피해를 입지 않더라도 안에 탄 전차병들은 진동으로 인해 내장가 파괴되어 칠공분혈하며 죽게 된다는 것.

종 효과 떡밥에 불을 지른 문제의 영상은 사실 RPG-7이 전차 상부에 직격하면서 생긴일로 종 효과라고 보기 힘들다.

3. 진실

하지만 이것도 일종의 유사과학 이론이다. 이런 이론이 현실에서 일어났다면 과거 세계대전과 현대전의 판도는 크게 바뀌었을 것이다. 침투경의 진실과 동일한 부분이다. 방어물질 관통 같은 허구는 없다.

실제 종과 같은 효과, 즉 소리가 울려 크게 들리는 효과를 일으키기 위해서는 구조물이 밀폐가 아니라 개방되어야 한다. 거기에다 명칭의 유래가 된 종을 살펴보면, 종 안에 사람이 들어간 상태로 종을 치면 오히려 안에 있는 사람에겐 종 소리가 잘 들리지 않는다. 나의 문화유산답사기의 저자 유홍준 에밀레종을 칠 때 안에 들어가 보았지만 별 일 없었다고 한다.[1] 스펀지에서도 종 내에서 멀쩡할 수 있음을 증명했다.[2] 이유는 종을 쳐서 발생하는 음파가 내부에서는 서로 맞은편에서 발생하는 음파에 의해 상쇄되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같은 파원에서 만들어지고, 거리가 비슷한 만큼 거의 항상 상쇄가 일어난다. 밖에서는 상쇄가 되지 않기에 소리가 들리는 것이다.

좋게 말하면 신빙성이 전무한 이론이고, 나쁘게 말하면 그냥 허무맹랑한 소리다. 그러나 일부 권위 있는 글에서도 종종 오해가 보여, 사람들이 많이들 착각한다. 애초에 이 '종 효과'가 진실이라면 전차가 탄생한 이후로 현대까지 독소전 초기 T-34가 나치의 3,4호 전차의 주포를 다 튕겨내며 쥐잡듯 잡거나 이후 독일 티거 전차가 연합군의 M4 셔먼이나 T-34 전차의 포탄을 수십발 튕겨내고 적 전차들을 격파했다거나, 걸프 전쟁에서 미군의 M1 전차 T-72의 포탄을 튕겨내가면서 격파, 3대로 28대의 전차를 잡아먹은 73 이스팅 전투 같은 건 애초에 불가능할 것이다.[4]

실제로 전차 타면서 포탄 맞아본 사람인 유명한 티거 에이스 오토 카리우스의 회고에 따르면, 적 포탄이 전차를 때렸을 때 내부에 전달되는 것이라고는 둔탁한 '땡' 소리와 약간의 진동 뿐이었다고 한다.

잘 상상이 안 가는 사람은 영화 벌지 대전투를 참고하라. 독일군 전차 여단장 마틴 헤슬러 대령이 전선 지휘중에 적 전차에게 피탄되었는데, 이 때 "깡!!!" 이런 젠장할~~하는 소리에 이어서 내려지는 대령의 지시사항이 압권. "Load again. Nothing happened."(재장전하라, 별일 없다!) 참고로 마틴 헤슬러 대령의 전차는 쾨니히스 티거였고[5] 이를 명중시킨 새뮤얼 거피 중사의 전차는 M4 셔먼이었다. 이후 거피 중사의 전차는 도망가다가 얻어맞아 포탑이 날아가버린다.

그나마 2018년 개봉한 영화 T-34에 이 효과가 약간이나마 묘사되었긴 한데, 그나마도 잠깐 귀 틀어막고 괴로워하는 게 전부다.

이 엉터리 이론을 고집하는 사람들을 비꼬는 와중에 대전차오함마술이나 떡장갑이라는 용어가 생겨났다. 대전차오함마술은 굽시니스트 본격 제2차 세계대전 만화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이것으로 끝난다면 물리학에 대한 이해도나 전사 지식이 없는 사람들이 지어낸 억지 이론이라고 그저 우스갯소리로 치부하며 놀리면 될 뿐이지만 한국군 기갑 병과에서 복무하는 직업군인 중 다수가 믿는다. 일례로 1996년 수기사 모 기보대대에서는 정신교육 시간에 장교의 종 효과 설명에 태클을 걸던 병사를 영창에 집어 넣기도 했다. 그런데 이 사람도 좀 징한 게 영창 갔다 와서도 또 다른 장교의 정신교육에 종 효과 설명이 나오자 태클을 걸었고 또 영창을 다녀왔다. 그렇게 영창을 다녀와서도 또 정신교육 시간에 종 효과 설명이 나오자 태클을 걸었고 결국 3번째로 영창을 다녀온 뒤에는 행보관이 아예 정신교육 시간이 되면 이 사람을 참가시키지 않고 연병장 잡초를 뽑게 했다.진정한 과기인

실제로 물리적 지식이 없다면 이 헛소리를 믿는 사람이 꽤 존재한다. 전문가를 자칭하는 사람도 신뢰하는 상황도 존재한다.

4. 유사사례

물론 그렇다고 해서 전차가 어떤 포탄을 맞아도 장갑이 뚫리지만 않으면 괜찮은 건 아니다. 전술하였듯 지나치게 강한 충격을 받으면 장갑을 접합한 리벳이 튀어나오거나 혹은 아예 장갑판 일부가 깨져 파편이 되어 승무원에게 피해를 줄 수 있다. 또한 대구경 고폭탄이나 IED의 폭발에 휘말리면 전차의 장갑 자체는 멀쩡하더라도, 그 충격이 어마어마하기 때문에 내부 승무원에게도 치명적일 수 있다. 전차 내부에는 아주 뾰족한 물건들이 많기 때문에 차체가 흔들려 여기 박히거나 하면 바로 부상으로 이어지고, 전차병 기본 복장에 헬멧이 있는 것도 이런 사고가 많기 때문이다.

실제로 셔먼 탱크가 무려 30발의 고폭탄을 티거에게 쏟아부은 결과 안에 있던 승무원들이 충격을 못 견디고 기절했다는 기록이 존재한다.[6]

그러나 이런 것도 종 효과는 아니다. 애초에 종 효과에서 말하는 차체의 진동이 아닌 고폭탄 충격에 의한 흔들림이었으니, 이렇게 기절한 것은 전차의 차체가 움직여서 그 내벽에[7] 사람이 박고 기절했든지, 그냥 고폭탄의 폭발 폭압 자체가 내부를 강타하면서 생기는 일이다. 폭탄이 폭발하면서 생기는 강력한 기압차는 물론 충격파(shockwave, blast wave)가 맞으며, 그 충격파라는 게 소리와 같은 근본인 유체의 진을 가졌으며 단순히 파면들의 기하학적 위치가 차이라는 점 또한 맞지만, 그걸 만든 건 폭탄 내부에 든 작약이지 전차가 아니라는 것. 당시의 전차는 완전 밀폐 구조가 아니었으므로, 내부까지 전달된 약간의 폭압에 기절했다는 설명도 가능하다. 이것은 오히려 고폭탄 30발이 지근거리에서 터졌는데, 전차가 그 충격파를 감쇄시켜 줘서 승무원이 기절한 정도로 끝나게 한 것이다. 다시 말해 전차의 차체가 충격파의 울림판/증폭기 역할을 한 게 아니라 반대로 어마어마한 폭압의 충격파를 막아줘서 그나마 죽지 않고 기절로 끝났다.[8] 종 효과라는 건 실제 이론도 아니고 과학도 아니니 실전 사례 운운하는 건 무의미하다.

수중에서 어뢰 폭뢰를 맞은 잠수함이나 함선은 그 충격파 때문에 직격이 아닌 지근탄으로도 피해를 입을 수 있다. 어쨌든 이것도 물이 매질로서 함체를 강타하는 것이지, 겉은 멀쩡하고 내부가 공명하는 것은 아니다.

현대 전차들의 특성상, 무너지는 건물에 깔리거나 고폭탄의 폭발충격 등으로 전자장비가 먹통이 되는 사례는 여럿 있으나 이 역시 종 효과 따위와는 전혀 상관없는 이야기이다.


위 영상의 10:40부터 나오는 오버로드 작전 때부터 서부전선 프랑스 전역(1944-45) 참전용사 "토니 다피노"의 진술을 봐도, 전차가 지뢰를 밟은 경우에 폭압에 의해서 내부인원들이 사망하거나 포탑이 날아가는 경우가 많았다고 한다. 이를 막으려면 지뢰 예상지대에 진입시 단순히 해치를 열고 다니면 된다고 한다. 폭압이 천장과 벽면에 막히지 않고 열린 해치로 빠져나가면 폭압 피해가 감소한다는 것.[9] 이런 지뢰지대를 알아차리는 법으로는 지뢰 표시가 있거나, 상부에서 미리 알아채고 말해주거나, 정찰대를 보내거나, 인근에 죽어서 널부러진 야생동물이나 사람의 시체가 있지는 않은지 보는 것이 있다. 특히 완전히 고깃덩이가 돼버린 시체가 나무 위에 걸려있다면 그 앞은 높은 확률로 지뢰밭이다.

또한 전차가 어딘가에 들이받아서 조종수가 기절한다든가 하는 사례는 이따금 있다. 그러나 이것은 종 효과에 의한 것이 아니라, 기동하던 전차가 정지할 정도의 질량 충격에 의한 것이다. 일반 차량의 경우에는 차체가 찌그러지면서 충격을 일부 흡수하지만, 전차는 그런거 없다. 그런데 이 들이받았다는 상황이란 게, 웬만한 벽이나 차가 아니라 아니라 조종을 잘못해서 다리 밑으로 떨어진다거나, 전차가 뒤집힌다거나 할 정도의 충격에서나 벌어지는 일이다. 일반 차량과 전차가 박아봤자 승무원들은 박은 줄을 잘 모른다.[10] #예시인 월드 오브 탱크 티저 광고이다.승용차는 보통 1톤내외고, 주력전차는 5~60톤대 사이다.

5. 기타 매체에서의 모습


[1] 베트남에서는 이걸 이용해 관광객을 끌어들이기도 한다. [2] 단 처음에는 크기가 작은 종으로 실험을 했는데 큰 소리 때문에 실험자가 깜짝 놀랐다. 종이 작다보니 사람의 몸 때문에 상쇄가 되지 않았다고... [3] 물론 리벳을 사용하지 않은 경우도 있다. FT-17만 봐도 초창기에는 주조 포탑을 사용했다. [4] 더군다나 현대의 전차들은 기본적으로 수십톤이다. 대부분의 충격을 전부 흡수해버리기에 크게 영향을 주지 않는다. [5] 물론 시대가 시대인지라 진짜 쾨니히스 티거는 작중에 등장시킬 만큼 대량으로 남아있지가 않았고 CG같은 것도 어려웠던 만큼 등장하는 차종은 M47이다 [6] 출처: Operation Think Tank [7] 당연히 전차의 내벽은 전부 두꺼운 금속으로 되어 엄청나게 단단하다. [8] 만일 맨몸으로 맞았다면 30발이 아니라 첫 발로 이미 먼지가 되었을 것이다. [9] 같은 원리로 오픈탑 전차들은 폭압이 죄다 날아갔기 대문에 이에 대한 피해가 적었다고 한다. [10] 시골에서 전차 한 대가 훈련장으로 나가다가 길 가장자리에 세워져 있던 자가용과 충돌해 자가용이 논두렁으로 굴러 떨어졌는데 직접 관측한 전차장과 조종수 말고는 탑승자 모두 부딪힌 줄도 몰랐다. [11] 더 정확히는 적의 대전차 무기가 상부장갑 위에서 터져버렸는데 살아남은 게 기적이라고 쫄아서 도망치는 거다. 이후 비어버린 전차는 플레이어 일행이 대신 타게 된다. 즉, 플레이어를 의도적으로 탱크에 태우기 위한 장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