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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11-30 03:37:54

제임스 모리어티(셜록 홈즈: 그림자 게임)


1. 개요

가이 리치 감독의 셜록 홈즈 영화 시리즈에 나오는, 홈즈의 숙적이다. 1편에서는 약간의 존재감만 보이고 2편 그림자 게임에서는 전면에 등장하여 홈즈와 맞붙는다. 모티브는 물론 원작의 모리어티 교수.

2. 작중 행적

2.1. 셜록 홈즈

아이린이 베이커 가에 찾아와 홈즈에게 어떤 남자를 찾아달라고 한다. 이에 홈즈는 '누구를 위해 일하는 것이냐' 묻고, 아이린은 답변을 피한다. 이후 마차에서 아이린 애들러에게 지시를 하는데 얼굴 없이 목소리로만 나온다.

영화 후반부 아이린이 말하길 모두에게나 약점이 있는데, 그가 자신의 약점을 알아내어 따를 수밖에 없는 모양.

2.2. 셜록 홈즈: 그림자 게임

영화 초반부터 홈즈가 추적하고 있다. 여기선 유일한 취미가 비둘기에게 모이 주기라고 나온다. 많은 2차 창작 속 모리어티가 악당 이미지만 강하고 교수인 것을 잘 강조 안하는데 이 영화 속 모리어티는 수학 교수이자 유명 저술가이다. 일종의 사인회를 열고 원작에서 모리어티를 전혀 못 들어본 왓슨도 그를 알고 있다. 머리만 좋은 게 아니라 케임브리지 복싱 챔피언 출신이며[1] 수상을 비롯한 정재계에도 깊은 인맥이 있다. 홈즈처럼 음악을 즐기기도 하여 프란츠 슈베르트 송어를 자주 듣는다. 나중에는 아예 독일어로 부르는 퍼포먼스까지(...)

여기까지 봐도 알겠지만 모리어티와 홈즈는 닮은 구석이 많다. 왓슨의 결혼식이 끝난 직후 모리어티는 모런을 보내 홈즈에게 만날 것을 제의하고, 이에 홈즈가 대학으로 찾아간다.
두 사람의 대화 내용은 그야말로 한 치의 물러섬이 없는데 홈즈가 모리어티의 도덕성을 운운하자 모리어티는 왓슨을 건드릴 수도 있음을 암시한다. 그리고 "두 물체가 충돌하면 언제나 피해가 따른다"며 아이린 애들러를 처리한 것 역시 알려준다.[2] 이에 홈즈와 모리어티는 서로에게 최후통첩을 날린다.[3]

중간에는 파리서 폭탄 테러를 일으키며 본인은 오페라 감상을 하고 군수공장에 들어온 홈즈를 잡아 고문하는 등, 사이코패스적 모습을 보인다. 이때 홈즈의 어깨에 갈고리를 박아서 허공에 매달아 놓고는, 태연하게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보면서 슈베르트의 송어를 독일어로 따라 부른다.[4] 그러다 홈즈 일행이 공장을 난장판으로 만들고 도망치자 모런에게 추격을 명하지만, 홈즈와 왓슨은 무사히 스위스로 넘어간다.

결국 홈즈와 모리어티는 스위스 라이헨바흐에서 열리는 회담에 함께 참석한다. 폭포 위 발코니에서 홈즈 상대로 자신의 승리를 다짐하며 나가려는 찰나, 홈즈의 낚시에 걸려 전재산을 거의 탈탈 털린 것을 알게 되자 분노한다. 그리고 여기서 격투 시뮬레이션이 시작되는데, 모리어티 역시 홈즈와 같은 방식으로 시뮬레이션을 돌린다.

"이 게임(= 격투 시뮬레이션)을 자네만 할 줄 안다고 생각하는 건 아니겠지?[5]"로 시작하는 시뮬레이션은 홈즈와의 첫 대면에 이어 영화 최고의 명장면 중 하나. # 즉 홈즈가 '이렇게 저렇게 펀치를 날려봐야지' 하고 생각하면 그걸 꿰뚫어보고 '네가 이렇게 저렇게 하면 난 그에 맞춰서 반격을 해주지' 하며 실행에 옮기기도 전에 좌절시키는 것이다. 모리어티는 1편에서도 보여준 홈즈의 격투 시뮬레이션을 간파해 맞받아칠 수 있는, 그야말로 모든 면에서 셜록 홈즈의 숙적이었다.

그리고 홈즈와 모리어티 두 사람이 모두 내린 결론은 홈즈의 패배였다. 모리어티 역시 권투의 달인인데다가 홈즈에게는 어깨 부상이 있었기 때문.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홈즈는 담뱃불을 붙여주는 그에게 담뱃재를 뿌려[6] 시야를 가려버리고 곧바로 그를 붙잡아 폭포 아래로 떨어지는 걸 선택한다. 모리어티가 확실히 죽었다고 나오지는 않았다만 후속작이 나와봐야 알 수 있을 것이다.[7] 폭포로 떨어질 때 편안히 눈을 감은 홈즈와 대비되는 표정이 인상깊다. # 홈즈는 책에서나 영화에서나 죽음을 각오한 상태지만 모리어티에겐 전혀 예상치 못한 결말이었다고 보인다.

3. 평가

셜록 홈즈의 숙적 연기를 제대로 해냈다는 평. 홈즈와는 달리 감정을 거의 내비치지 않는 차갑고 계산적인 인물로 묘사된다. 등장할 때만 해도 명망있는 교수답게 부드러운 인상을 보여주는가 하더니, 눈 하나 깜박 안하고 태연하게 왓슨 부부를 협박하는 말을 홈즈에게 남기는가 하면, 홈즈를 무자비하게 고문하는 장면에선 소름끼치는 카리스마를 보여준다. 또한 전쟁은 어차피 피할 수 없는 것임을 예측하고[8] 그에 따라 정계를 주무르며 중간에서 이득을 취하는 계획을 세우는 등, 원작보다 훨씬 입체적인 캐릭터가 되었다.


[1] 영화 초반에 모리어티가 복싱 챔피언이라는 언급이 나온다. 홈즈 역시 원작에서 운동을 즐기지는 않지만 복싱을 잘한다고 나오므로 셜로키언이라면 후반부에 두 사람이 몸싸움을 하게 되는 것을 예상할 수 있을 것이다. [2] 모리어티가 아이린의 피 묻은 손수건을 꺼내자 이를 본 홈즈가 동요한다. 프랑스로 가는 배에서 홈즈는 이 손수건을 바다에 날려버린다. 왓슨 역시 이를 보고 눈치챈 듯. [3] 이때 모리어티가 "내가 당신을 존중하기에 당신이 살아있는 것"(My respect for you, Mr. Holmes, is the only reason you are still alive)이라 말하는데, 후반 전개를 생각해보면 모리어티가 꽤나 자만했음을 드러내는 부분이다. [4] 상류층다운 나르시시즘과 교양, 동시에 범죄자다운 잔인함을 보여주는 장면이다. [5] Come now, you really think you are the only one who can play this game? [6] 어깨를 다친 홈즈가 담뱃불 붙이기 힘드니 대신 붙여달라 한 것. 모리어티는 그 자리에서 홈즈를 죽여버릴 심산이었던데다 시뮬레이션의 결과에서 나오듯 자신의 승리를 확신했기에 곧 '죽을 놈 소원 들어주는' 셈 치고 담뱃불을 붙여주었지만, 그것이 곧 그의 패배 요인이 되고 만다. [7] 다만 그가 죽었다는 걸 세심하게 표현한 장면이 있다. 떨어지기 직전에 셜록이 모리아티를 발로 차서 거리를 떨어뜨려 놓는다. 이는 자신은 물로 떨어지고 모리아티는 땅으로 떨어뜨리게 하기 위한 계산일 것이다. 즉 눈을 감고 있던 셜록은 그 순간에서조차 계산 중이었던 셈. [8] 이 전쟁은 나만 원하는 게 아니라는 식의 대사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