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전차가 지상전의 최강자이므로 앞으로의 지상전은 전차로만 해결해도 될 거라는 사상. 대표적인 사상가는 20세기 초반 영국의 군인이자 군사사상가였던 J.F.C. 풀러와 퍼니전차의 아버지인 퍼시 호바트 소장. 이와 반대되는 개념으로 전차 무용론이 있다.
2. 배경
- 전차는 보병보다 강력한 화력과 방어력을 지닌 존재인 만큼 보병을 대동하는 것보다 전차만으로 편성되는 부대가 더 강력할 것이라는 예측이 돌고 있었다. 더욱이 기존의 장갑차는 화력이 형편없었고 단지 보병을 수송하는 개념이었기에 결국엔 도태될 것이라 예상하였다.
- 또한 전차의 장갑이 단단해져 대전차소총으로는 거의 관통이 불가능해졌으며 대전차수류탄으로도 제한적으로만 격파가 가능했다.
- 따라서 포병 또한 전차의 기동력과 장갑에 압도되어 별 효과를 보지 못하고 도태될 것이라는 생각이 지배적이었다.
- 전차의 유일한 약점이라면 공격헬기나 무장헬기 였는데,(군대에서 헬기 처음 쓴것도 40년대이고 AH-1이 67년에다 아예 Mi-24는 80년대다.) 이쪽에서도 맞불을 놓으면 그만이었다. 애당초 2차 세계대전으로 인해 제공권을 빼앗기면 전쟁에서 패배한다는 인식이 있었기 때문이다.
3. 문제점
- 방어전에서의 낮은 효율: 전차는 원래 빠르게 움직이면서 적의 공격을 받아내며 전선을 돌파하는 것이 목적이지, 가만히 서서 방어하는 용도로 만들어진 차량이 아니다. 전차가 보병보다 공세에 있어서는 우월하나, 전차는 공격용 병기이기 때문에 전차로 방어전을 치른다는 것 자체가 효율이 좋지 못하다. 오픈탑은 박격포에도 격파되고 정지한 상태의 전차는 포병, 전차 등에게 더 쉽게 파괴된다. 포탑이 있는 전차는 따로 전차호를 파줘야 하는 불편함이 있다. 헐다운 전술 같은 것도 있지만 기갑이란 무릇 공격전이나 기동전에서나 쓸모가 있기 때문에 기갑이 보병처럼 땅파고 들어가 있으면 비효율적인건 사실이다.
- 보병들의 재평가: 초창기 전차전이였던 1940년 프랑스 침공에서는 대전차 수단과 보전합동전술 모두 부족한 프랑스 보병들은 독일 전차들의 기동전을 막아내지 못했고, 이는 전격전의 과대평가로 이어진다. 하지만 1944년 팔레즈 포위전에서는 연합군의 전차와 보병, 포병, 항공을 아우르는 보전합동전술이 발전이 되었고, 특히 보병들은 대전차포, 바주카, PIAT같은 대전차 수단이 생겨서 더 이상 독일 전차들을 보고 겁을 먹지않고 오히려 철저히 포위망을 좁혔고. 이는 프랑스 침공과 다르게 팔레즈는 독일 전차들의 무덤이 되었다. 그리고 이후 전쟁에서도 보병의 중요성은 올랐으면 올랐지 천대받는 일은 없었다.
- 대전차 병기에 취약함: 당연한 이야기이다. 대전차 무기들은 오로지 전차를 잡기위해 범용성 같은 건 내다버리고 대전차 능력만을 추구한 무기들이고 전차는 기본적으론 범용전투무기이다. 스펙이 아주 떨어지지 않는 이상 최신예 전차들에도 대전차화기와 대전차지뢰는 여전히 무시할 수 없는 위협이다.
- 포병의 존재: 포병 또한 전차에 대한 대응책을 강구하였고, 여러 탄종과 사격술로 응수하기에 보이지도 않는 거리에서 포탄을 퍼붓는 포병을 무시하는 건 불가능하며 아예 150mm이상의 대구경화를 추구해 그냥 직사로 맞으면 60톤대 전차가 아닌 이상은 맞는 순간 한 방에 훅 가버리도록 발전해 왔다. 포병은 주로 기갑과 보병들로 안전하게 보호를 받는 위치에 있기에, 전차와 포병이 직접적으로 만나기는 쉽지 않다.
- 시가전: 시가전은 병종을 불문하고 모든 공세군에게 약점으로 작용하므로 전차만의 단점이 아니긴 하다. 이는 개활지와는 달리 시가전에서는 시야가 상대적으로 제한되기 때문에 대전차전에도 취약할 수밖에 없다. 융단폭격이나 핵으로 도시를 날리는 발상도 사실상 불가능하다. 현대의 건물은 제대로 지었을 경우 대단히 튼튼해서 핵을 투하해 건물이 사라지는 것도 폭심지 수준에서 그친다. 애초에 현대건물은 지진, 해일, 태풍 같은 핵폭탄과는 비교도 안될정도로 강력한 파괴력을 지닌 자연재해를 버티도록 설계된다는걸 생각하면 당연한 결과이다. 만약 이런 곳에 작정하고 버티기로 결정한 일정 수준 이상의 군대가 주둔하고 있을 때 제대로 된 준비 없이 기갑부대가 무턱대고 진입한다면 체첸전쟁 당시 러시아군의 전차 장갑차 기계화보병들이 훅 가버린 것에서 드러나듯이 기갑부대는 제대로 얻어맞고 정신을 차리지 못한다.
- 드론: 전차에 비해 제조 및 운용 비용이 낮은 다수의 드론들이 대규모로 날아다니는 시대가 오면서 전차는 더욱 고전하고 있다. 드론은 공중에서 자유롭게 이동하기 때문에 지형의 제약을 받지 않으며 전차의 방어 체계를 회피하고 고해상도 카메라와 센서를 이용해 전차의 취약점을 정밀하게 타격할 수 있다. 현재로서 드론을 막을 방법은 레이더 방어시스템으로 드론을 격추하거나 EMP무기로 재밍하는 것인데 레이더 방어시스템으로 드론을 격추하는 것은 비용이 많이 들고, EMP무기로 드론을 재밍하는 것은 드론을 날리는 측에서도 EMP범위 바깥으로 자동으로 탈출하도록 설계하거나 외부 전자기파에 버틸 수 있도록 설계하는 식으로 진보하는 중이라 대처하기 까다롭다.
4. 사례
실제 이스라엘이 이러한 사상을 신봉하고 있었다. 이스라엘은 중동전쟁에서 전차전으로 이득을 본 점이 많았다.그러나 이스라엘군은 제4차 중동전쟁에서 전차만 들이밀었다가 이집트군의 AT-3 대전차 미사일 공격과 RPG-7 보병의 매복으로 매우 큰 피해를 입었다. 그리하여 메르카바 전차를 개발하여 보완책을 마련했다.
소련도 풀러식 전차 지상주의를 신봉했다고 잘못 알려졌는데, 이는 리처드 심킨이 자료를 취사 선택한 결과 잘못 알려진 것이다. 미하일 투하쳅스키를 비롯한 소련 군사 사상가들은 풀러의 전차주의를 비웃었고 처음부터 제병 협동을 중시했다.
결국 전차와 보병은 지상 기갑작전에서 서로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가 되었고 이는 현재진행형이다.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전차 만능주의와 전차 무용론의 양면성을 보여주는 가장 최근의 사례이다. 러시아군의 각종 전차들이 우크라이나군의 FGM-148 재블린이나 NLAW를 비롯한 각종 대전차미사일에 터져나가며 무용론을 지지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정작 그 우크라이나군이 공세에 나서게 되면서 전차의 부족으로 지지부진한 진군속도를 보이기 시작하며 우크라이나 정부는 미국과 유럽 국가에 더 많은 전차를 지원해줄 것을 부탁하고 있다. 결국 전차는 만능도 아니고 무용지물도 아니며, 지상 공세의 핵심 전력이지만 모든 적을 상대할 수는 없기에 다른 병과와 합동으로 작전을 벌여야 한다는 결론이 도출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