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마쓰모토 세이초의 대표작 중 하나로 월간 문예춘추에 1960년 1월부터 12월까지 연재한 논픽션물로 1945년 8월부터 1951년 9월까지 연합군 최고사령부 점령 기간 동안 벌어진 미해결 사건 11+ 1건을 다루었다. 사실과 배경을 자세하고 촘촘하게 나열하고 뒤에 자신의 추리와 견해를 덧붙이는 역사적 방식을 채택했음이 특징인데, 후기에 따르면 소설로 쓸 경우 독자들이 사실과 허구를 구분하지 못하기에 이런 르포 방식을 채택했다고 한다.한국에는 국내에는 음모론 서적이나 일부 종북주의자들이 서적에 언급하거나, 아예 한국인들이 자기 저작이라고 속여 잘못된 정보로 소개하기도 했다. 2000년대 마쓰모토 세이초 걸작 선집 등에서 일부분을 소개하였지만, 모비딕 출판사[1]에서 최초로 완역 출판.
명칭에서 일본 야구( NPB) 관련 스캔들인 검은 안개 사건과 혼동할 수 있으니 주의하자.
2. 다룬 사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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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근길에 사라진 총재- 시모야마 국철 총재 모살론
1949년 7월 5일 벌어진 일본 국철 총재 시모야마의 실종 사건, 일명 시모야마 사건을 다루었다. 상당히 많은 작품에서 오마주된 그 사건으로 미군정과 특무기관 결사의 계획적인 타살설에 중점을 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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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분간 2000피트, 고도 유지- 목성호 추락 사건
1952년 4월 9일, JAL( 일본항공) 정기여객편 하네다- 오사카- 이타즈케행 목성호의 추락사건을 다루었다. 음모라기보다는 군정청의 업무 해이와 태만, 사건 처리 조작에 초점을 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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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자전거를 쏘았는가?- 시라토리 사건
1952년 1월 21일, 홋카이도 삿포로 시내에서 시라토리 경관이 누군가가 쏜 총을 맞고 숨진 사건이다. 일명 시라토리 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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쓸모있는 자와 쓸모없는 자- 라스트보로프 사건
1954년 1월 24일, 당시 주일 소련 구 대표부에서 갑자기 사라진 유리 라스트보로프의 실종과 망명에 얽힌 미군정의 사건처리를 해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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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명을 파는 남자- 이토 리쓰 사건
1955년 7월 28일, 당시 일본 공산당은 6차 전국 협의회에서 이토 리쓰란 남자를 제명한다. 과연 그는 누구고 어떤 사람인가? 유명한 스파이 조르게 사건의 고발자이자 쇼와 시대에 전향자이자 전형적인 프락치로서 그의 전력이 미군정 사령부에 어떻게 이용되었는지에 대한 고발. 발표 당시 이토 리쓰는 실종 중이었으나 1980년대 중국에서 송환돼서 9년 후 사망한다.
2007년 연합군 최고사령부가 조르게 사건을 반공선전의 소재로 사용하고자 공산당 간부인 이토에게 뒤집어씌었다는 미육군 첩보부 문서가 공개되면서 세이초의 추리와 달리 이토는 누명을 썼다는 것이 확실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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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돈의 뿌리, 빙산의 일각- 2대 부정부패 사건
1948년에 일본을 뒤흔든 소덴 사건과 1954년 벌어진 조선 뇌물 수수사건을 다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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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 여섯 잔의 독배- 제국은행 사건의 수수께끼
1948년 1월 26일, 제국은행 시나미치 지점에서 일어난 독살 사건을 다룬다. 일명 제국은행 사건. 워낙 크고 미스테리한 사건이라 마츠모토 세이초도 1959년 소설 <제국은행 사건>을 썼고, 다른 일본 추리소설가들이나 작가들도 이 사건을 모티브로 하거나 소재로 한 사건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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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인가 스파이인가- 가지 와타루 사건
1951년 11월 25일, 후지사와시 구게누마에서 요양 중이던 소설가 가지 와타루는 갑자기 미군 군용차 2대로 납치당한다. 왜 미군이 소설가를 납치했는가? 과연 진상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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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일을 분리하라- 마쓰카와 사건을 추리하다
1949년 8월 17일에 일어난 열차 전복 사건. 일명 마쓰카와 사건이라 부르며 당시 일본은 시모야마 사건, 미타카 사건에 이어 다시 철도에 얽힌 사건이 벌어지자 불안해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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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아몬드를 사랑한 사람들- 정복자와 다이아몬드
1945년 9월 30일, 2차대전의 자금과 공업용 원료를 마련하기 위해 당시 일본이 다이아몬드를 국민들과 점령지에서 거둬 보관하던 일본 중앙은행. 거기에서 갑자기 크레이머 대위를 비롯한 점령군이 감찰을 명목으로 쳐들어와 건물을 봉쇄했다. 이후 벌어지는 독직과 의문사건들 과연 일본 중앙은행이 보관해둔 엄청난 양의 다이아몬드는 어디로 사라졌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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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익을 추방하라. 아니, 다시 좌익을 없애라- 추방과 빨갱이 사냥
점령 초기 우익 세력들을 숙청하기 위한 법이 한국전쟁을 기점으로 바뀌어서 좌익을 추방하는 근거가 되었다. 극우세력은 어느 틈엔가 복귀하고 우리나라도 그렇지만 이 당시 일본에서 일어난 이른바 '빨갱이' 추방 사건들을 다루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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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의 이상한 전쟁- 모략
한국전쟁
일본 부흥의 계기가 된 한국전쟁. 과연 미국은 한국전쟁 개전을 넋놓고 바라보다가 허겁지겁 뛰어들었는가? 단 이 부분은 지금 보면 꽤 우스운 오류가 있으니 유의할 것.
2.1. 모략 한국전쟁편에 나타나는 오류
여기에서 작가의 의문점은 크게 두 가지다- 과연 이 전쟁은 북한의 남침인가?
- 6월 25일 기습당할 때까지 과연 몰랐는가?
1에 대해서는 북한 측 전쟁준비자료가 남한이나 미국 쪽에 비해 너무 부실해서 공정하게 판단할 수가 없다고 적었고, 2에 대해선 여러 가지 자료로 그 의문점을 더하고 아예 1과 더불어서 '미군이 북한군을 과소, 한국군을 과대 평가해 38선에 불을 붙였다.'고 했다.
지금 시점에서 보면 꽤나 우스운 논점이지만, 그 당시는 믿을 만하고 세상에 공개된 자료가 절대적으로 모자랐으므로, 합리적인 사람이라면 충분히 이 책과 같은 의문을 던졌을 가능성이 크다. 당시 기준으로 인터넷 없이 정보와 자료를 모을 수 있는 상황과 시대를 고려하지 않고 왜곡이나 잡다한 지식류로 보는 것은 불공정한 평가다. 물론 지금의 자료로 볼 때 거의 근거가 없는 의문이라는 점은 분명하다.
한국인이 읽으면 정신이 아득해지는 부분이 있다. 미군이 인천에 상륙한 이후 중간 지점에 있던 북한군이 해체 형식으로 사라지는데, 남한의 주민들이 동족을 죽이려는 미군에 반발하여 도왔으리란 대목. 그 당시 남한 주민들이 모두 북한을 적대시하고 미국을 좋아하는 사람들만은 아니었다. 우리는 현재의 관점으로 과거를 판단하는 경우가 많은데, 지금 이라크 내전이라든지 여러 내전들을 생각해 보면 일반 민중들은 어느 한 쪽을 일방적으로 지지하기 곤란한 경우가 많다. 게다가 한국전쟁 중에 많이 벌어진 마을 내의 킬링필드를 생각해 보면 알겠지만, 사실 혈연, 향연 등으로 무척 가까운 사이들이 맞닥뜨리는 경우가 많다.
다만 한국전쟁 때 미군이 사용한 세균전이나 일본인의 전쟁 참여 등 지금 봐도 재미있는 부분이 있다. 대략 이 시대 일본 좌파 지식인은 한국전쟁을 이렇게 생각했구나 하는 지표 정도로 생각하면 될듯. 보통 접할 수 없는 부분이기에 흥미로운 1차 사료가 된다.
3. 여담
이 사건들 중 시모야마 사건, 정복자와 다이아몬드는 우라사와 나오키의 빌리 배트에도 등장한다.
[1]
동명의 영화에서 따온 역사비평사의 상업출판 자매회사이다.
[2]
그가 겪은 참혹한 일과 관련 실종 사건은
맨발의 겐에서
겐과 친구들이 납치당한 사건에서 간접적으로 언급된다. 사람을 잡아서 고문해서 한국에 간첩으로 파견한다는 부분이 한국 정발판에도 그대로 실려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