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類 合유합은 한자를 수량·방위 등으로 유별(類別)하여 새김과 독음을 붙여 만든 한자 입문서이며 서거정이 만들었다.
2. 상세
『 천자문(千字文)』과 함께 널리 사용된 입문서로 새김과 독음이 이루어진 시기는 확실하지 않다.최세진(崔世珍)의 『 훈몽자회(訓蒙字會)』에 새김이 인용된 일이 없는 사실로 미루어 보면, 16세기 이후의 일로 추정된다. 최세진에 의하면, “『유합』은 『천자문』을 익힌 뒤에 배우는 책으로서, 우리나라에서 만들어졌으나 누구의 손으로 된 것인지 모른다.”고 하여 서거정(徐居正)의 저작설을 부인하고 있다. 이 책은 서당에서도 많이 쓰였다.
3. 내용
수록된 한자는 1,515자인데, 의미 내용에 따라 수목(數目)·천문(天文)·중색(衆色) 등으로 유별하고, 4언으로 대구를 만들어 한글로 새김과 독음을 달았다.새김은 문맥에 의존하여 정한 것이 특이하다. 이러한 편찬 방식으로 『유합』은 동음어인 새김, 가령 ‘남을’, ‘가지’로 새김이 될 ‘채(菜)·여(餘)·가(茄)·지(枝)’의 혼동을 막을 수 있으므로 『천자문』보다 훌륭한 입문서로 평가되었다.
현전하는 이본 중 가장 오래된 것은 1664년(현종 5년)의 안성 칠장사(七長寺)판으로, 이 책은 아직까지도 책판이 보관되어 있다. 이 밖에 송광사(松廣寺)·선암사(仙巖寺)·안심사(安心寺) 등 사찰판과 근년의 방각본 등 10여 종의 이본이 있는데, 한자의 배열 순서와 새김 등이 조금씩 다르다. 즉, 칠장사판의 ‘山川溪澗(산천계간, 4a), 枝條根莖花葉(지조근경화섭, 6a)’이 이본에 따라서는 ‘溪澗山川(계간산천), 花葉枝條根莖(화섭지조근경)’으로, ‘照 비쵤 죠(2a)’가 ‘보슬 죠’ 등으로 나타난다.
간기가 ‘무신간판(戊申刊板)’으로 된 방각본은 한자 6자가 더 수록되어 있는데, 이는 4언대구를 만들 수 없으므로 잘못 추가된 것이다. 새김은 대체로 공통되나, 방언에 따라 구개음화 등 음운 변화를 보이는 데서 큰 차이를 나타낸다. 두음법칙의 영향을 받아 어두 첫 음절의 ‘ㄴ’이 ‘ㅇ’으로 나타난 예가 보이고, 원순모음화가 반영된 예(‘불’)도 나타나지만, 그렇지 않은 예도 있어 일관성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