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ydropneumatic Suspension |
1. 개요
공압과 유압을 활용하는 서스펜션. 줄여서 HSU[1]라고도 부른다.2. 원리
차륜형 차량용 유기압 현가장치[2] |
궤도차량용 유기압 현가장치 |
실린더의 기체 물질로는 주로 반응성이 적은 질소 가스가 사용되며, 액체 물질로는 반응성과 흡수성이 적은 전용 유압유를 사용한다. 시트로엥의 초창기 유기압 현가장치들은 브레이크액과 동일한 액체를 사용했지만, 고압 환경에 부적합하다고 판단되면서 1954년부터 전용 오일 LHS(Liquide Hydraulique Synthétique)로 변경되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LHS가 공기중의 수분을 흡수하고 먼지에 노출되면서 유압회로를 부식시키는 문제가 발견되어[4] 새로 개발한 친환경 유체 LHM(Liquide Hydraulique Minéral)으로 대체하였고, 시트로엥에 뒤이어 다른 제조사들도 이 경향을 따랐다. LHM은 토크 컨버터식 자동변속기 오일과 비슷한 미네랄 오일로, 소수성 물질인데다 부식 방지제까지 포함되어 부식을 막았다. 먼지 문제는 이후 유압액 통에 오일필터를 추가하여 해결보았다. Hydractive 3 서스펜션이 장착된 최신 시트로엔 차량에는 새로운 오렌지색 LDS 유압유가 사용되는데, 이 제품은 수명이 길어져서 교체 빈도도 줄었고 HVLP에 대한 DIN 51524-3을 준수한다.
보통 자동차에 장착되는 유기압 현가장치는 엔진이 구동하는 펌프에 의해 작동하며, 속이 비어있는 구체형 실린더에 들어간 유압액과 가스로 동작한다. 구조상 제어장치와 연결된 중앙 실린더에서 각 바퀴로 이어진 실린더들을 작동한다.
궤도차량에 장착되는 유기압 현가장치는 기본적으로 토션바 서스펜션의 충격 완화 원리와 동일하며, 기다란 스프링이 차체 하부를 가로지르는 내장형 서스펜션인 토션바에서 차체 내부를 가로지르는 토션 스프링 철봉들 없이 외장형에 가깝게 구현한 현가장치가 유기압 현가장치라고 생각하면 된다. Strv 103처럼 과거에는 하나의 유기압 회로가 여러개의 로드암을 제어했지만 기술의 발달로 소형화된 유기압 회로가 각각의 로드암에 달리는 제품들도 개발되었다.
3. 종류
3.1. ISU(암 내장형 서스펜션 유닛)
유기압 실린더가 서스펜션의 로드암 부품 안에 내장된 방식이며 In-arm Suspension Unit의 약자인 ISU라는 명칭으로 주로 불린다. 현재 K-2 흑표, K-21 보병전투차량, AS-21 레드백 보병전투차량, 알타이 전차에서 사용되고 있는 현가장치이며 기존의 주력전차에 자주 사용되던 토션바 방식의 현가장치보다 크기가 훨씬 소형화된 현가장치이다. 차량의 차체 측면에 각 현가장치들이 독립적으로 장착되어 차량 내부의 승무원이나 장비를 위한 추가적인 내부 공간을 확보할 수 있는 것도 ISU의 장점중에 하나이기도 하다. 또한 같은 ISU를 사용하더라도 유기압 실린더가 능동형인지 비능동형인지에 따라서 기능과 성능상에 차이점이 있다.대표적으로 흑표에 사용된 반능동형(Semi-Active) ISU는 유기압 실린더를 구성하는 가스 스프링과 정유압 조절 장치[5]가 내장된 가변형 댐퍼(Variable Damper)가 있어서 전차 궤도의 각 보기륜의 유압을 별도로 조절해서 차체를 낮춘다거나 한쪽으로 기울이는 자세 제어 기능이 있는 것이 특징이며, 반면에 비능동형(Non-active) ISU를 사용하는 K-21과 알타이는 유기압 실린더 내부에 가변형 댐퍼와 정유압 조절장치가 없기 때문에 흑표처럼 차체의 자세를 제어할 수 있는 기능 자체가 없다. 또한 이외에 단점도 존재하는데 ISU는 각 보기륜 마다 무게를 지탱할 수 있는 최대 허용 하중이 존재하기 때문에 지나치게 무거운 중량의 차량에는 적합하지 않으며 오작동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다.[6]
현재 전세계에서 ISU 방식의 군용 현가장치를 자체적으로 개발하거나 생산하고 있는 업체는 영국의 호스트만(Horstman)이 있으며 국내에는 현대모비스[7]와 모트롤(Mottrol)[8]의 자회사인 MNC에서 K21, AS-21에 사용되는 ISU를 생산하고 있다. 최근에는 반능동 서스펜션에 대한 연구개발이 성능과 관련해서 지속적으로 발전하고 있어서 반능동과 능동(Active) 서스펜션 간의 격차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
4. 특징
세계 최초로 유기압 현가장치가 적용된 차량은 시트로엥 DS다. 시트로엥의 유기압 서스펜션은 차고 높낮이를 조절하는 기능도 제공했다. 이후 영국의 엔지니어 알렉스 몰턴(Alex Moulton)과 알렉 이시고니스가 이를 간략화해 기압 대신 고무 스프링을 적용한 구조의 유압식 현가장치 하이드로래스틱(Hydrolastic)을 개발해 BMC 미니[9], 미니 클럽맨과 1275GT[10], BMC ADO16, BMC ADO17, 오스틴 3리터, 오스틴 아파치같은 1960년대 브리티시 모터 코퍼레이션(이하 BMC) 신차들에 적용했다. 1973년에는 질소 챔버를 적용한 발전형이자 유기압 현가장치인 하이드라가스(Hydragas)를 내놓아 BMC의 후신인 브리티시 레일랜드와 오스틴 로버 그룹 계열 신차에 2000년대 초까지 적용했다. # #군사용으로는 냉전기 중반부터 연구와 도입이 시작되었다. 많은 궤도차량에 사용된 기존의 토션바 서스펜션 방식의 한계점 때문에 각국 군대들은 토션바를 대체할 서스펜션을 연구하기 시작했고, 그 결과 용적을 덜 차지하는 유기압식 서스펜션이 나왔다. 원리는 코일 스프링이나 토션 스프링같은 스프링의 역할을 하는 질소 실린더와 쇼크 업소버 역할을 하는 유압유 실린더를 일체으로 만든 구조인데, 이 방식은 차체 하부에 무겁고 긴 금속 봉이 들어가지 않으므로 차체 하부 용적도 여유롭게 설계할 수 있고 동시에 차체 높이와 총 중량도 토션바 방식보다 줄일 수 있다는 설계상의 장점이 있다. 현가장치뿐만 아니라 대구경 화포의 주퇴복좌기에도 비슷한 기술이 사용된다.
무한궤도를 사용하는 궤도식 차량에 유기압식 서스펜션이 쓰인건 1960년대부터였다. 소련은 1966년에 공수장갑차인 BMD-1에 토션바와 합쳐진 유기압식 서스펜션을 적용했다.[11] 동시기에 스웨덴에서 개발하던 Strv 103 전차에도 유기압식 서스펜션이 쓰였다.[12] 이 전차는 무포탑 구조에 주포가 차체에 완전히 고정되었기 때문에 유압 서스펜션의 높이 조절 기능이 주포의 상하조준장치의 역할도 하였다. 포탑이 달린 주력전차에 처음으로 유기압식 서스펜션을 장착한 전차는 일본의 74식 전차로, 산악지대에서의 고저차를 극복하고 헐다운 시 더 나은 부각을 확보하기 위해 도입됐다. 74식 전차에서 부앙각 증진 효과를 경험한 육상자위대는 90식 전차와 10식 전차에도 유기압식 현가장치를 도입하여 사용하고 있다. 1980년대 말 등장한 대한민국의 K-1 전차와 2000년대 말 배치된 K-2 흑표도 이 유기압식 현가장치를 채택했는데 이 전차의 유기압식 용도는 높은 언덕에서 낮은 곳을 향해 쏘려 하거나, 헐 다운 전술을 사용할 때 낮은 포탑에 의해 제한받는 부각에도 불구하고 차체를 움직여 추가적인 부각을 확보하도록 되어 있다.
다만 유기압식 현가장치라고 해서 무조건 능동적인 액티브 차고 조절이나 자세제어 기능이 있는건 아니다. 유기압식 현가장치라도 어디까지나 충격 흡수와 복원력 제공 역할로만 유체가 사용되는 방식이라 능동형 실린더와 피스톤 펌프가 없는 설계라면 처음부터 차체 높이를 조절할 수 없는 경우가 많다. 챌린저 2와 르클레르 전차의 서스펜션이 그 예시다. 덤으로 K-1 전차나 90식 전차같이 차고 조절이 가능한 유기압식 현가장치를 채택하더라도 중간에 일반적인 토션바 서스펜션이 적용된 바퀴들이 들어가는 구조라면 유기압 서스펜션을 활용한 차체 조절 기능에 제약이 생길 수도 있다.
차륜형 자동차와 궤도차량 이외에도 보잉 747과 A380같은 대형 항공기의 랜딩 기어에도 착륙시 효과적인 충격 흡수를 위해 유기압 현가장치의 원리가 활용된다.
4.1. 장점
차고 및 자세 제어 기능이 있다면 유압 실린더를 제어하여 어렵지 않게 보기륜의 높이를 조절할 수 있기 때문에 주포의 부앙각을 더 확보할 수 있으므로 목표물 조준이 용이해지고 명중률도 높일 수 있다. 또한 유압 실린더의 좋은 충격 흡수율 덕분에 주행 안정성과 승차감도 상당히 좋아지며, 반동이 큰 대구경 전차포나 곡사포를 비롯한 화포를 발사해야하는 전차나 자주포의 경우 유기압 현가장치가 포의 반동을 더 효과적으로 견딜 수도 있게 해줘서 사격할때 차체가 덜 흔들리기에 명중률 증가에도 도움을 준다.민간용 중장비들도 유기압식 서스펜션을 사용한지 오래라서 검증된 민수용 제품을 기반으로 군수용으로도 쓸 수 있어서 개발비 절감도 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유기압 현가장치만으로 차량을 설계하는 경우 토션바처럼 차체를 관통해서 가로지르는 축 구조를 삭제해서 차체 내부공간을 더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것도 중요한 장점이며, 서스펜션 모듈별로 교환 교체가 신속하게 가능해서 토션바 서스펜션에 비해 야전 정비가 훨씬 용이해진다.
4.2. 단점
하지만 복잡하고 정밀한 구조 때문에 야전에서 모듈을 수리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며, 제조 공정도 까다롭고 내구성을 확보하는게 중요해서 가격이 이전 방식의 기계식 현가장치들보다 매우 비싸다.특히 실린더 내부의 기체와 액체가 세어나오지 않도록 기밀을 유지하는게 중요하며, 실린더의 액체와 기체의 용적은 주변 온도에 큰 영향을 받으므로 극한지/고온 환경에서의 성능과 생존성 또한 중요하다[13]. 액체 물질의 성질 역시 현가장치 작동에 큰 영향을 주므로 주기적인 관리와 교체가 필요하며, 호환되지 않은 액체를 쓰거나 서로 다른 유압액을 혼재하는 것은 고장 위험을 불러온다.[14]
게다가 라인이 바늘만큼만 뚫려도 유압과 공압이 새서 무력화되기 때문에 대탄은 물론 RPG나 EFP같은 경대전차화기에 취약하다는 약점이 있다[15].
5. 유기압식 현가장치를 사용한 차량
- 일반 차량
- 궤도 차량
6. 미디어
-
워 썬더
실제로 유기압 현가장치를 사용하는 차량들에 유기압 현가장치가 반영되었다. 따라서 현실에서 액티브 자세 제어가 가능한 차량들은 게임 내에서도 이를 사용할 수 있다.
-
월드 오브 탱크
Strv-103, STB-1 등의 전차에 유기압 현가장치의 차체 자세 제어 기능이 구현되었다.
7. 관련 문서
[1]
Hydropneumatic Suspension Unit의 약자
[2]
둥근 용기 안에 담긴 파란색 부분이 질소 가스, 노란색 부분이 유압액으로, 유압 부분이 서스펜션 암과 엔진이 구동하는 펌프와 이어졌다.
[3]
자세한 설계나 부품 배치, 동작 순서는 제조사에 따라 다를 수 있다.
[4]
유압회로를 완전히 밀폐하면 해결되었겠지만, 차고 조절 기능을 위해 통풍되어야하는 유기압 현가장치는 외부 공기 유입을 차단할 수 없었다.
[5]
서보벨브(Servo Valve)라고도 부른다.
[6]
전투중량 60톤을 가볍게 초과하는
레오파르트 2와
M1 에이브람스에서 현재까지도 전통적인 토션바 서스펜션을 채택하고 있는 이유도 고중량 차량에서는 잔고장이 없고 신뢰성이 보장되기 때문이다. 흑표의 기술을 기반으로 개발된 알타이도 ISU를 채택한 65톤의 중량을 가진 주력전차지만 이쪽은 애초에 오작동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는 반능동 서스펜션의 기능들을 모두 빼버리고 기본적인 서스펜션의 역할만 하도록 설계되었다.
[7]
흑표 전차의 군용 현수장치를 개발한 업체이며 생산과 판매는
현대로템에서 담당하고 있다.
[8]
구 두산 모트롤
[9]
1964년부터 1969년까지 몰턴 하이드로래스틱 서스펜션 적용.
[10]
1971년까지 몰턴 하이드로래스틱 서스펜션 적용.
[11]
이
장갑차에 탑재된 유기압 서스펜션의 용도는 수송기에서 공수투하할때
낙하산을 사용해서 저속으로 착지할 때에도 불구하고 착지할 때 받는 충격으로 생길 수 있는 손상을 방지하기 위함이었고, 이외에도 둔덕이나 엄폐물 뒤에서 적군과 교전할 때 높이 조절 기능을 활용해서
헐 다운 자세로 포탑만 내밀고 포를 쏜 다음에 빠르게 숨기 위한 용도였다.
[12]
방식은 소련의 BMD-1과 달랐는데 BMD-1이 유기압식 실린더와 토션바를 합친 방식이면 Strv 103은 토션바 없이 유기압식 실린더만 서스펜션 암에 달려 있는 구조다.
[13]
특히 액체의
열팽창보다
기체의 용적 변화가 심하므로 고온에서는 기체의 부피가 팽창하여 차고가 상온보다 높아질 수 있고, 반대로 저온에서는 기체의 부피가 수축하여 차고가 상온보다 낮아질 수 있다. 이는 서스펜션의 가스 밸브를 통해 내부 기체의 압력을 주변 환경에 적절하게 손보는 방식으로 대응해야 한다.
[14]
만약 잘못된 액체를 넣을 경우에는 정비 지침을 따라 유압회로를 세척제로 완전 세척한 다음에 지정된 액체를 다시 주입해야 한다.
[15]
궤도 차량의 특성상 보기륜 한두개가 고장난다고 해서 기동이 아예 불가능해지거나 하진 않기 때문에 치명적인 약점까지는 아니다.
[16]
제너럴 모터스에서 제시한 M1 전차 시제차. 최종 채택된 크라이슬러의 시제차가 토션바를 사용한 것과 달리 MBT-70처럼 자세제어 기능이 있는 유기압 현가장치를 썼으나 결국 채택되지 못했고, 그 이유 중 현가장치의 신뢰성과 가격 문제도 있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