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낙수 부녀의 모진 학대를 견디며 하루하루를 버텼다.
천한 신분임에도 태생이 영민한 덕에 글쓰기, 셈하기는 물론
일머리, 운동신경, 손재주마저 뛰어난 능력자이며
어려운 상황에서도 남을 먼저 돕는 따뜻한 성미까지 겸비하여
주변에서도 늘 도움이 따르는 편이다.
열심히 돈을 모아 아버지와 도망쳐 바닷가에서 사는 것이 구덕의 유일한 꿈.
애당초 사내들에겐 관심도 없었고 노비 팔자를 자식에게 물려주고 싶지도 않았는데
아씨와 혼담이 오간 서인의 집에 숨었다가 주인어른과 합방할 위기에 처한다.
아버지 개죽과 간신히 도망치지만, 개죽은 홀연히 사라지고
주막에서 일하며 아버지를 기다리다 운명의 아씨 옥태영을 만난다.
평생을 모셨던 소혜 아씨와는 너무도 달랐던 태영 아씨.
짧은 시간에 다른 세상을 배우고, 옥씨 가문의 양녀가 되기로 하지만
하필이면 그날 밤 화적떼의 습격을 받게 된다.
그렇게 홀로 살아 남아 청수현에 도착한 구덕은
가짜 옥태영이 되어 제2의 삶을 살게 되는데...
‘나는 내가 지켜야 할 사람을 지킬 것이다.’
서책을 읽고 글공부를 하기 보다는 소설책을 읽으며 공상과 망상을 즐기고
무예를 연마하기보다는 그림을 그리거나 악기연주와 춤사위를 즐긴다.
부모님의 미움을 받아 별당에서만 처박혀 있어 광인으로 불리지만
사랑 앞에서는 물불 가리지 않는 조선 최고의 로맨티스트이다.
전기수의 공연을 보러 나왔다가 노비 구덕이를 만나 영감을 얻고
고작 단 한 번의 만남으로 영혼까지 송두리째 흔들려 연모한 것도 모자라
도망친 구덕이를 잊지 못해 방방곡곡을 찾아 헤매는 외사랑 장인.
서자라는 출생의 비밀을 안 후 쫓겨나다시피 해
이름도 천승휘로 바꾸고 얼굴도 가린 채
전기수가 되어 전국을 떠돌며 살아간다.
어미를 닮아 출중한 예술성, 가리개로도 감출 수 없는 꽃 미모,
돈도 인기도 쓸어 모으는 천상계 전기수 천승휘지만
오로지 승휘의 마음에는 구덕이 뿐이다.
그런 구덕이 자신과 꼭 닮은 사내와 혼인한다는 소식에도
연모의 마음은 쉽게 접히지 않는데...
‘내 오늘은 너만의 전기수가 되어주마.’
새로 부임한 청수현 현감 성규진의 맏아들이다.
생김새는 승휘와 구별할 수 없을 정도로 똑같으나 결이 전혀 다르다.
빼어난 용모도, 압도적인 신체조건도 같으나 윤겸이 훨씬 더 근사해 보이는 이유는
출중한 무예 실력에서 나오는 남자다움, 절대 가볍지 않은 목소리와 더불어
뛰어난 학식 수준과 깊고 따뜻한 그의 심성 덕분일 것이다.
양반가의 적장자인데다 기방 근처에는 출입도 하지 않으며
오로지 학당의 도령들이나 사내들과만 어울린다는 소문까지 더해져
청수현의 규수들은 너나 할 것 없이 눈독을 들이는 최고의 신랑감이지만
사실 윤겸에게는 말 못할 비밀이 있다.
청수현 현감 성규진의 작은 아들로, 윤겸의 하나뿐인 동생이다.
집안에 위기가 닥쳤을 때,
봇짐을 둘러메고 먼 친척의 집으로 가려던 어린 도겸.
그런 그를 붙잡고 곁을 지켜준 건 오로지 태영 뿐이었다.
마침내 집안의 명예와 가산을 되찾는 태영을 보며 그는 결심한다.
‘영원히 형수님을 위해 살 것이다. 형수님을 위해서는 목숨도 걸 것이다.’
도겸에게 있어 태영은, 엄마이자, 누나이자, 연인이자, 유일한 친구였다.
도겸의 삶에 가장 중요한 사람은 형수님이었다.
그렇게 7년을 죽기 살기로 태영의 자랑이 되기 위해 애썼고
온 동네 양반댁에서 모두 탐낼 만큼 훌륭한 청년이 되었다.
혼처를 찾던 그때 태영의 심성을 빼닮은 여인 ‘미령’이 나타난다.
상냥하면서도 당찬, 낯설지 않은 그 모습에 어쩐지 자꾸 마음이 간다.
백이의 모친으로 옥태영 일가의 찬모이자 수노.
입이 무겁고 정이 많으며, 한씨 부인의 총애를 받고 있어
집안에서 태영의 정체를 알고 있는 유일한 인물이다.
엄마처럼 보살핀 태영이 그저 남편한테 사랑받고 토끼 같은 자식들 낳아
평범하고 행복하게 살길 바랐건만 무자식에 독수공방 신세가 되자 괴롭다.
그럼에도 태영이의 행복을 위해서라면 무슨 일이든 한다.
목숨조차도 내어줄 수 있다.
막심의 동무이자 노비 동료. 나이는 많으나
철도 눈치도 없고 말귀마저 어두우나 어쩐지 짠해 미워할 수 없는 아재이다.
착한 마음씨 하나로 막심의 막말과 하대를 매일같이 견뎌내고
일편단심 그녀에 대한 박력 터지는 순애보를 보여준다.
오로지 막심과 태영을 위해서만 움직이는 충성스러운 하인.
옥씨 가문을 지키고 있는 강하고 현명한 ‘진짜 옥태영’의 할머니.
사람에 대한 통찰력이 뛰어나고, 신념이 확고하다.
어지간한 일에는 눈 하나 깜짝 않을 정도로 꼿꼿하며
아랫사람들에겐 보수적이고 엄격하기도 하지만,
내 사람만큼은 제대로 챙기는 속정 깊은 인물이다.
구덕이가 가짜 태영임을 알지만, 그녀의 영민함을 알아보고
태영이 준 선물이라 생각해 손녀로 받아들인다.
편견 없고 마음 따뜻한 청나라에서 온 아씨.
옥씨 가문의 귀하디귀한 딸로 태어났고
편견 없이 따뜻했던 어머니의 앞선 가르침과
딸 바보인 아버지의 사랑을 듬뿍 받으며 금지옥엽으로 자랐다.
기품 있는 몸짓과 말투를 가진 타고 난 양반집 딸이지만,
더 넓은 세상과 일찍 떠난 어머니에게 보고 배운 것들로
새로운 미래와 변화에 대한 열망이 가득하다.
외지부가 되어 어려운 사람을 돕는 게 그녀의 유일한 꿈이다.
김낙수가 애지중지하는 딸이자 구덕의 아씨. 머리가 나쁘고 흉포하다.
제 할 일을 모조리 몸종 구덕에게 떠넘겨
오히려 구덕에겐 뭐든 배울 기회가 됐다.
그토록 무시하고 부리던 구덕에게 모욕을 당하고
평생을 똥 소혜라 불리며 마땅한 혼처를 찾지 못한다.
구덕에 대한 복수심으로 도망친 그녀를 찾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서인의 몸종이자 둘도 없는 친구.
서인이 먼 길을 떠나 승휘로 살게 되었을 땐
그의 곁을 지키기 위해 이름마저 만석이로 바꾼다.
전기수 천승휘의 공연단을 이끄는 행수로서 맡은 일을 톡톡히 하며,
청산유수 입담과 뛰어난 친화력으로 주변 사람들에게 호감을 사는 인물이다.
어찌 보면 가벼워 보이지만 의리 빼면 시체인 인물.
승휘의 일편단심 사랑을 겉으론 못마땅해 하지만 사실 누구보다 응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