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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06-21 16:13:52

오과국

烏戈國

1. 개요

삼국지연의에 등장하는 가공의 국가이다. 남만에서도 상당히 오지에 위치한 나라로, 맹획의 본거지인 은갱동에서도 동남쪽으로 7백리 이상 떨어진 나라이다.

2. 상세

제갈량 남만 정벌 과정에서 가장 마지막에 나오는데, 제갈량에게 여섯 번째로 사로잡혔다 풀려나온 맹획이 '본진은 털린지 오래고, 더 이상 힘을 빌려볼 나라도 없는데 어떡하지?' 라는 식으로 한탄하자 대래동주가 이 나라를 소개해 준다. 그리고 맹획의 청을 받아들인 국왕 올돌골이 휘하 장수 토안 해니, 그리고 3만 등갑군을 이끌고 맹획을 도우러 참전한다.

오과국 사람들은 집을 짓지 않고 동굴 속에 거주하며, 그 군대는 등나무를 베어 기름에 절이고 말리기를 여러 차례 되풀이하여 만든 특수한 갑옷인 등갑을 입는데 이 갑옷은 창, 칼, 화살이 모두 들어가지 않으면서도 가볍고 물에도 뜨는 사기 장비다. 게다가 현지에는 도화수라는 강이 있는데[1] 타지역 사람들이 마시면 독살되지만 현지인들이 마시면 오히려 정신이 맑아진다고 한다. 올돌골과 맹획의 연합군은 이 등갑군을 이끌고 촉군을 격파한다. 여개는 오과국 및 등갑군에, 그리고 도화수에 대하여 설명하면서 이겨봐야 득이 되지 않으니 그냥 철수하는 게 좋겠다고 제안하지만...

등갑은 나무를 베어 기름에 절였기 때문에 불에 약하다는 결점이 있었고, 제갈량은 이를 이용하여 등갑군을 반사곡이라는 좁은 계곡 안으로 유인한 뒤 더욱 초월적인 사기 병기인 지뢰를 사용하여 단번에 3만 등갑군과 올돌골을 땔감으로 만들어서 끔살시킨다. 이것이 어찌나 끔찍한 광경이었는지 제갈량은 '내가 나라에는 공이 있을지 모르나 반드시 목숨이 줄 것이다. 저 많은 사람들을 한꺼번에 죽이고 어찌 오래 살기를 바랄 수 있겠는가?' 라고 탄식했다고 한다.[2] 나관중도 아무리 가공의 장면이고 오랑캐 족속이라지만 좀 심하게 끔살시킨 것 같다고 생각했던 모양이다.

적벽이나 박망파 등에서 잘도 화공을 사용했으면서 왜 유독 이때 죄책감을 가지는지에 대하여 의문이 생길 수도 있는데, 이후 제갈량이 말하길 어쩔 수 없이 한 일이라지만 오과국 사람의 씨를 말려버리고 말았으니 큰 죄를 지었다고 말한다. 즉 3만 등갑군은 사실상 나라의 거의 모든 남자들을 데리고 나온 것이나 다름없었고, 이것이 제갈량에게 걸려 모조리 땔감으로 변하고 말았으니 오과국 사람들은 단순히 사상자가 좀 많았다는 수준을 넘어 거의 멸족에 가까운 피해를 입은 것이다.

3. 기타

남만 세력들 중에서 유일하게 국가가 존재한다. 맹획, 목록대왕, 타사대왕 등은 일단 대왕으로 호칭되지만 세력권은 은갱동, 팔납동, 독룡동 등으로만 언급된다. 반대로 오과국은 유일하게 국가가 존재하는 세력이지만 군주인 올돌골은 대왕이 아닌 국주로 호칭된다.


[1] 강가에 복숭아나무들이 자라는데 그 잎이 해마다 강에 떨어진다고 한다. [2] 이때 옆에 있던 조운이 '사람이 죽고 사는 운명은 하늘에 달린 것인데 저들은 오늘 죽을 운명을 타고났을 뿐이니 너무 자책하지 마십시오'라고 위로해주는 장면이 있다. 이를 들은 제갈량은 그 말이 위안이 되었는지 조운에게 감사를 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