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프리드 히치콕 감독 장편 연출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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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의회도서관 영구 보존 영화 2021년 등재 |
열차 안의 낯선 자들 (1951) Strangers on a Train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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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르 | 미스터리, 스릴러 |
감독 | 앨프리드 히치콕 |
각본 | 레이먼드 챈들러, 휘트필드 쿡, 첸지 오르몬드 |
제작 | 앨프리드 히치콕 |
출연 | 팔리 그레인저, 루스 로만, 로버트 워커 외 |
촬영 | 로버트 벅스 |
개봉일 | 1951년 6월 30일 |
상영 시간 | 101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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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퍼트리샤 하이스미스의 동명의 원작을 기반으로 한 앨프리드 히치콕의 장편 영화.소설 속에는 여러 매력적인 인물들이 등장한다. 유명 테니스 선수이지만 이혼을 앞두고 불안해하는 가이, 아버지에 대한 증오와 사회에 대한 치기 어린 불만으로 가득 차 있지만 일상의 무료함을 견디지 못해 방황하는 청년 브루노, 가이와의 이혼을 미루면서도 늘 새로운 남자를 찾아다니는 미리엄, 아들에게는 완벽한 여성으로 보이지만 결국 속물적인 기성세대의 일원인 브루노의 어머니 등. 그 가운데 소설의 중심축을 이루는 관계는 단연 가이와 브루노다. 열차 안에서 우연히 만난 두 사람은 뜻밖의 살인 계획을 떠올리게 된다. 서로를 위해 대신 살인을 저지르는 계획을 실행에 옮기면서 두 사람의 관계는 서서히 얽히게 되고, 결국 상황은 끝이 보이지 않는 미궁 속으로 빠져든다. 그 과정에서 드러나는 여러 인물 사이의 증오와 애착, 갈망과 좌절은 세밀화처럼 명징한데, 이는 인물과 사건에 대한 탁월한 묘사 덕분일 것이다.
가이와 브루노의 관계는 닿을 듯 가까이 다가오면서도 결국은 만날 수 없는 평행선과 같다. 브루노에 대한 가이의 마음은 늘 어느 정도 거리를 유지한다. 반면 가이가 했던 말을 그대로 옮기면서 전율을 느끼는 브루노의 모습에서는 연민을 넘어 거부할 수 없는 숙명마저 느껴진다. 두 사람의 어긋난 만남은 살인을 매개로 계속 이어진다. 이렇듯 소설 속에서 살인은 잔인하고 폭력적인 사건이라기보다는 두 인물의 애증을 보여주는 장치다. 그리고 그 애증을 이끌어내는 힘은 ‘삶의 의미에 대한 열망’이다. 브루노가 열차에 앉아 멍하니 창밖을 바라보고, 가이에게 말을 걸고, 거짓말처럼 살인을 제안하는 것 모두 삶의 의미에 대한 열망에서 비롯된 것이다. 그러한 열망은 소설에 인용된 바첼 린지(Vachel Lindsay)의 시에 함축적으로 드러난다. 브루노는 아무런 의미 없이 ‘양처럼 온순하게 죽어가지 않기 위해’ 발버둥 친다. 인생에서 의미를 찾고 인간으로서의 품위를 지키려고 발버둥 치지만, 결국 그 품위가 훼손되었을 때의 회한을 작가는 담담하게 보여준다.
브루노라는 인물은 기성세대와 지나친 물질주의를 부정하고 자유와 새로움을 갈망하던 1950년대 젊은이의 표상이겠지만, 21세기를 살아가는 지금도 여전히 유효하다. 전화교환원이 전화를 바꿔주는 소설 속 장면이 무척이나 낯설게 느껴질 만큼의 세월이 흘렀음에도, 이 소설은 현재형으로 읽힌다. 오랜 세월이 지나도 소설의 의미가 퇴색되기는커녕 오히려 더 폭넓은 평가를 받는 이유는 시대를 뛰어넘는 생명력 때문일 것이다. - 역자 해설
가이와 브루노의 관계는 닿을 듯 가까이 다가오면서도 결국은 만날 수 없는 평행선과 같다. 브루노에 대한 가이의 마음은 늘 어느 정도 거리를 유지한다. 반면 가이가 했던 말을 그대로 옮기면서 전율을 느끼는 브루노의 모습에서는 연민을 넘어 거부할 수 없는 숙명마저 느껴진다. 두 사람의 어긋난 만남은 살인을 매개로 계속 이어진다. 이렇듯 소설 속에서 살인은 잔인하고 폭력적인 사건이라기보다는 두 인물의 애증을 보여주는 장치다. 그리고 그 애증을 이끌어내는 힘은 ‘삶의 의미에 대한 열망’이다. 브루노가 열차에 앉아 멍하니 창밖을 바라보고, 가이에게 말을 걸고, 거짓말처럼 살인을 제안하는 것 모두 삶의 의미에 대한 열망에서 비롯된 것이다. 그러한 열망은 소설에 인용된 바첼 린지(Vachel Lindsay)의 시에 함축적으로 드러난다. 브루노는 아무런 의미 없이 ‘양처럼 온순하게 죽어가지 않기 위해’ 발버둥 친다. 인생에서 의미를 찾고 인간으로서의 품위를 지키려고 발버둥 치지만, 결국 그 품위가 훼손되었을 때의 회한을 작가는 담담하게 보여준다.
브루노라는 인물은 기성세대와 지나친 물질주의를 부정하고 자유와 새로움을 갈망하던 1950년대 젊은이의 표상이겠지만, 21세기를 살아가는 지금도 여전히 유효하다. 전화교환원이 전화를 바꿔주는 소설 속 장면이 무척이나 낯설게 느껴질 만큼의 세월이 흘렀음에도, 이 소설은 현재형으로 읽힌다. 오랜 세월이 지나도 소설의 의미가 퇴색되기는커녕 오히려 더 폭넓은 평가를 받는 이유는 시대를 뛰어넘는 생명력 때문일 것이다. - 역자 해설
2. 예고편
3. 여담
- 로버트 워커[1]가 정신이 불안정한 악역 브루노 역을 매우 실감나게 연기했는데 실제로 당시 워커는 부인이었던 여배우 제니퍼 존스와의 갑작스러운 이혼으로 인하여 크게 충격을 받고[2] 알콜 의존증과 정신 이상 증세를 보이고 있었다. 결국, 로버트 워커는 영화가 개봉한지 겨우 2달 민에 자택에서 술에 만취한 상태로 정신 발작을 일으켰고 가정부가 부른 주치의에 의해 강제로 아모바비탈(amobarbital)을 주사 받아 부작용으로 33살의 젊은 나에에 사망했다.
- 영화의 시나리오를 담당한 소설가 레이먼드 챈들러는 원작 소설의 플롯에 논리적으로 모순이 많다고 느꼈고 전체적으로 너무 황당한 전개가 많아서 이 소설을 바탕으로 제대로 된 시나리오를 집필하는데 상당한 어려움을 느꼈다고 한다. 챈들러는 이 시나리오 작업을 "어리석은 짓"이며 "하나의 고통"으로 여겼음에도 필사적으로 노력하여 시나리오를 완성해서 히치콕 감독에게 전달했다. 그러나 히치콕 감독은 챈들러가 갖고 온 시나리오를 마음에 들어하지 않았다. 히치콕이 훗날 회고하기를 "나는 챈들러 옆에 앉아서 새로운 아이디어를 생각해냈죠. 그러고는 챈들러에게 "왜 이렇게 하지 않아요?"라고 말했습니다. 그러자 챈들러는 "흠... 당신 스스로 그렇게 해답을 갖고 있다면 뭣 때문에 제가 또 필요합니까?"라고 퉁명스럽게 대답했습니다. 레이먼드 챈들러가 쓴 시나리오는 좋지 않았습니다."라고 회고했다. 레이먼드 챈들러도 지인에게 보내는 한 편지에서 "히치콕은 세트 효과나 전체적인 분위기, 배경 등을 설정하는 데는 뛰어난 감각을 갖고 있다. 하지만 사건의 기본적인 내용을 다루는 감각은 별로 없다. 그가 만든 영화 중 상당수가 논리적 구성을 벗어났던 이유도 바로 거기에 있는 것 같다"며 히치콕을 비판했다.[3] 히치콕 본인이 논리적 정합성이나 개연성에 별로 관심이 없다는 걸 생각해보면 예리한 지적인 셈.
4. 해설
하이스미스는 후기작에서도 서로에게 끌린 두 남자의 불안하고 충격적인 관계를 자주 탐구했다. 하지만 후기작 중에서 눈부신 데뷔작에 필적할 만한 소설은 거의 없다. 소설의 중심 문제만 놓고 본다면 『열차 안의 낯선 자들』은 애거사 크리스티나 엘러리 퀸이 만들어낸 인공적 세계보다 도스토옙스키의 『죄와 벌』에 훨씬 더 가깝다. 모든 것이 불확실했던 당시의 전후 시대는 유죄와 무죄의 모호한 경계선을 탐구하는 범죄소설을 맞이할 준비가 되어 있었다. 하이스미스는 추리물 장르에 그다지 관심이 없었지만, 미스터리 단편 전문 잡지인 《엘러리 퀸 미스터리 매거진》에 자주 글을 실었다(하이스미스가 쓴 가장 강렬하고 비범한 작품 가운데는 단편이 많다). 심지어 1975년에 추리 클럽의 회원으로도 뽑혔다. 하이스미스의 섬세하면서도 야심만만한 글은 루스 렌델처럼 재능 있는 후배 작가들이 신선한 시각으로 추리소설을 쓸 수 있는 길을 마련해 놓았다.
『열차 안의 낯선 자들』이 출간된 직후, 앨프레드 히치콕이 그리 높지 않은 액수로 판권을 사들였다. 히치콕이 레이먼드 챈들러의 시나리오로 1951년에 제작한 영화 <열차 안의 낯선 자들> 역시 그 자체로 서스펜스 영화의 고전이 되었다. 그런데 결코 기억에서 지우지 못할 것 같은 클라이맥스의 회전목마 장면은 하이스미스의 원작에 등장하지 않는다. 사실, 이 장면의 원천은 에드먼드 크리스핀의 『움직이는 장난감 가게』에 나오는 보틀리 장터 장면이다. 그러나 크리스핀의 이름은 영화 크레딧에 오르지 않았다.
퍼트리샤 하이스미스는 어려서부터 평탄하지 못한 삶을 살았다. 그녀가 세상에 태어나기 열흘 전, 부모님이 이혼했다. 그녀는 ‘메리 퍼트리샤 플랭먼’이라는 이름으로 태어났지만, 어머니와 재혼한 계부의 성을 따랐다. 그녀는 재혼한 어머니와도, 계부와도 사이가 나빴다. 게다가 연애에서도 잇달아 실패를 겪었다(하이스미스는 동성애자였고, 연애 상대도 주로 여자였다). 그러나 하이스미스는 직접 겪은 정서적 불안을 장편과 단편소설에 유례없이 심오하고 강렬하게 녹여냈다.
단연코 하이스미스의 걸작으로 꼽을 만한 네 번째 장편 『재능있는 리플리』는 살인자가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5부작의 첫 번째 작품이다. 이 시리즈의 주인공 리플리는 매력적이지만 도덕 관념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인물이다. 1955년 작인 『재능있는 리플리』는 오늘날까지도 안티히어로가 주인공인 범죄소설의 가장 중요한 예로 꼽힌다. 하지만 리플리의 전신이라고 할 수 있는 안티히어로 어니스트 랠프 고스가 4년 먼저 태어났다. 1951년 작 『웨스트 피어The West Pier』에서 시작하는 고스 시리즈 3부작은 1987년에 드라마 <매력적인 남자The Charmer>로도 제작되었다. 고스를 창조한 작가는 앞서 소개한 바 있는 브루스 해밀턴의 동생, 안타깝게도 저평가받은 소설가이자 극작가 패트릭 해밀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