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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1-12-28 23:14:00

연탄 한 장



1. 개요2. 시 전문3. 해설4. 가수 안치환의 노래
4.1. 가사

1. 개요

<연탄 한 장>은 1994년 발간된 『외롭고 높고 쓸쓸한』에 수록된 안도현의 시이다. 이 시는 연탄이라는 구체적 사물에 상징적 의미를 부여하여 희생적 사랑이라는 주제의식이 전달되고 있다.

2. 시 전문

연탄 한 장
안도현


또 다른 말도 많지만
삶이란
나 아닌 그 누구에게
기꺼이 연탄 한 장이 되는 것

방구들 선득선득해지는 날부터 이듬해 봄까지
조선 팔도 거리에서 제일 아름다운 것은
연탄차가 부릉부릉
힘쓰며 언덕길 오르는 거라네
해야 할 일이 무엇인가를 알고 있다는 듯이
연탄은, 일단 제 몸에 불이 옮겨 붙었다 하면
하염없이 뜨거워지는 것
매일 따스한 밥과 국물 퍼먹으면서도 몰랐네
온몸으로 사랑하고 나면
한 덩이 재로 쓸쓸하게 남는 게 두려워
여태껏 나는 그 누구에게 연탄 한 장도 되지 못하였네

생각하면
삶이란
산산이 으깨는 일
눈 내려 세상에 미끄러운 어느 이른 아침에
나 아닌 그 누가 마음 놓고 걸어갈
그 길을 만들 줄도 몰랐었네, 나는

3. 해설

이 시는 총 4연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 작품에서 화자는 자신을 기꺼이 태우고 남을 따뜻하게 해 주는 연탄을 보며 그렇지 못한 자신의 과거를 반성하고 앞으로 타인을 위해 희생하는 삶을 살고자 소망하고 있다. 이를 위해 '몰랐었네, 나는'과 같은 시구에서 알 수 있듯이 도치법을 사용하여 의미를 강조한다.

또한 '부릉부릉'과 같은 음성 상징어를 사용하여 상황을 생생하게 묘사하고 계절감을 드러내어 대상의 의미를 부각시키고 있다. '~라네/~었네'와 같이 특정 어미를 반복하여 운율을 형성하고 있는 점도 특징적이다.

4. 가수 안치환의 노래


가수 안치환은 이 시를 모티브로 하여 노래를 만들었다.

4.1. 가사

삶이란 나 아닌 다른이에게 기꺼이 연탄 한 장 되는 것
방구들 싸늘해지는 가을 녘에서 이듬해 봄 눈 녹을 때까지
해야 할 일이 그 무엇인가를 분명히 알고 있다는 듯이
제 몸에 불이 옮겨 붙었다하면 하염없이 뜨거워지는 것
온 몸으로 사랑하고 나면 한 덩이 재로 쓸쓸히 남는 게 두려워
나는 그 누구에게 연탄 한 장도 되려하지 못했나보다
하지만 삶이란 나를 산산이 으깨는일
눈 내려 세상이 미끄러운 아침에
나 아닌 다른 이가 마음 놓고 걸어갈
그 길을 나는 만들고 싶다
온 몸으로 사랑하고 나면 한 덩이 재로 쓸쓸히 남는 게 두려워
나는 그 누구에게 연탄 한 장도 되려하지 못했나보다
하지만 삶이란 나를 산산이 으깨는일
눈 내려 세상이 미끄러운 아침에
나 아닌 다른 이가 마음 놓고 걸어갈
그 길을 나는 만들고 싶다
그 길을 나는 만들고 싶다

[1] 연탄은 일단 제 몸에 불이 옮겨붙었다 하면 하염없이 뜨거워진다. 화자는 이러한 연탄의 희생적 사랑을 매일 따스한 밥과 국물을 먹으면서도 미처 몰랐다고 반성한다. 온몸으로 사랑하고 한 덩이 재로 쓸쓸하게 남는 것이 두려워서 자신은 다른 누군가에게 연탄이 보여 준 것과 같은 희생적 사랑을 베풀지 못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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