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미국 육군 항공대가 1944년 시작한 비밀작전의 코드네임. 유래는 아프로디테.이 프로젝트는 수명이 다하여 쓸모 없어진 B-17, 혹은 PB4Y(미 해군이 사용하던 B-24의 해상초계기 버전)를 원격 조준 방식의 자살공격기로 쓰려던 계획이며, PB4Y를 개량하는 계획을 미 해군에서는 모루(Anvil) 계획이라 불렀다. B-17 자폭기는 BQ-7, PB4Y 자폭기는 BQ-8이란 이름이 붙었다.
이 계획에 사용된 폭격기는 다음의 절차대로 목표물에 도달하였다.
- 계획에 사용할 폭격기는 장갑판, 기총, 폭탄 걸이, 무전기, 조종사를 제외한 승무원들의 좌석 등 작전에 필요 없는 모든 장비를 제거한다.
- 폭격기에 5.4톤에 달하는 폭약을 채워 넣고 안전장치를 걸어 둔다.
- 조종사와 부조종사가 폭약을 채워 넣은 폭탄에 탑승, 항공기를 일정 고도까지 띄운 다음 낙하산을 짊어지고 탈출 한다. 비상탈출 직전에는 폭약의 안전장치도 해제. 당시 기술로는 복잡한 이륙까지 원격조종으로 하긴 힘들었기 때문에 이륙 시에는 이렇게 사람이 직접 탑승해야 했다. 조종사들이 비상탈출하기 쉽도록, 폭격기의 캐노피는 제거되어 있었다.
- 이제 '무인비행기'가 된 폭격기를 모기(Motherplane)인 CQ17(B-17을 개량한 무인기 모기)이 원격조종한다.
- 원격 조종을 위하여 '무인기'의 조종석에는 2개의 카메라가 설치되었다. 하나는 조종석 계기판을 바라보고 있으며, 다른 하나는 지상을 바라보고 있다. 이 영상은 무선으로 전송되며, 모기의 승무원은 이 영상을 보면서 무인기를 조종하였다.
- 모기는 일정거리를 유지하며 '무인기'와 함께 목표물을 향한다. 보통 여기에는 호위를 위하여 전투기들도 따라 붙는다.
- 목표가 보인다면 그대로 무인기를 목표물을 향해 강하시킨다. 명중한다면 그대로 시밤 쾅!.
비슷한 계획으로 독일의 미스텔이 있었다. 이쪽은 유도기가 폭격기 위에 부착되어 날아가는 방식.
아프로디테 계획은 독일의 장거리 화포인 Vergeltungswaffe 3를 파괴하기 위한 것으로만 알려져 있지만, 실제로는 Vergeltungswaffe 3 뿐만 아니라 V1(로켓), V2(로켓)의 발사기지나 U보트 기지 등, 다양한 목표물을 공격할 계획이었다.
2. 문제점
아프로디테는 이론은 좋았지만 현실은 시궁창인 프로젝트였다. 심지어 무유도방식에다가 직접 조종사가 목표지점까지 폭격기를 끌고가야 하는 독일의 미스텔보다 효과가 낮았다.10번이 넘는 실전에서 목표물에 명중한 것은 단 1번. 나머지는 전부 비행도중 적 대공포에 맞아 떨어지거나, 혹은 작동이상으로 엉뚱한데로 가버리거나, 아니면 목표물 근처까지 도달하는데에는 성공했으나 명중에 실패해버렸다. 그나마 명중한 1번의 사례는 정작 폭약이 터지지 않아서 독일군이 관련 장비(이를 테면 원격조종장치)를 회수해 버렸다. 연합군으로서는 재수 없으면 그대로 독일이 전파방해장치를 만들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게다가 반대의 경우지만, 독일이 대전 중반 무렵에 함정공격용으로 개발한 원격조종 유도폭탄을 만들자 미군은 이것의 원격조종을 방해하는 전파방해장치를 만들어 함정들에 붙여버린 전적이 있었으므로 가능성은 충분했다. 다만 독일로서는 운이 좋게도 이 전파방해장치를 탑재한 함정이 이탈리아 전선에 도착하기 직전에 연합군 함정들을 상대로 이탈리아에서 원격조종 유도폭탄을 잘 써먹었다. 그 뒤로 독일은 제공권을 완전히 상실해서 전파방해장치를 걱정하기 이전에 이 폭탄을 탑재한 폭격기를 띄우는 것 조차 어렵게 되었지만 자신들의 중요지점에 전파방해장비를 설치하는 것 자체는 쉽기 때문에 이 또한 큰 문제가 되었다.
게다가 인명상실도 적지 않았다. 조종사가 원격조종으로 돌려 놓은 다음 비상탈출하려는 순간 기체가 통제불능이 되어서 비상탈출에 실패하는가 하면, 호위하던 영국의 드 해빌랜드 모스키토가 폭발에 휘말려 추락한 사례도 있었다.[1] 애초에 고속으로 비행하는 비행기에서 낙하산으로 탈출하는 것 자체가 상당히 위험한 행동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인명손실이 큰 것은 어떤 의미에서는 매우 당연했다. 차라리 독일의 미스텔은 조종사가 폭격기 위에 설치된 전투기에서 폭격기까지 조종을 하며, 목표지점에 도달하면 폭격기는 분리해서 투하하고 조종사는 전투기를 타고 귀환이 가능하기 때문에 목적달성에는 실패하더라도 생존률은 더 높았다.
제일 유명한 사고는 바로 존 F. 케네디의 형인 조지프 P. 케네디 주니어의 사망사고일 것이다. 조지프 케네디는 당시 미 해군 소속의 조종사로, 부조종사와 함께 BQ-8(PB4Y)를 몰고 이륙하였다. 그러나 모기에게 조종권을 넘기고 탈출하기도 전에 폭약 제어판의 설계미스로[2] BQ-8의 폭약이 폭발, 케네디와 부조종사 윌퍼드 윌리는 BQ-8과 함께 말 그대로 공중분해가 되어버렸다. 당연히 유해 수습도 불가능하였다. 게다가 이 문제를 사고가 발생하기 직전에 개발 엔지니어 중 한 명이 알아내고 상관에게 건의 했지만 묵살당하자 직접 조지프 케네디에게 이 사실을 말했지만 듣지 않았고 결국 사고가 일어났다.
결국 위험천만한 이 아프로디테 계획은 별 성과도 없이 되려 인명피해만 늘자 취소되어버렸다.
하지만 미국의 적국인 일본은 "어 안 맞네? 그럼 맞힐 때까지 조종할 수 있도록 사람을 끝까지 태우고 있자!" 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