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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브론 대 천연자원보호협회

파일:관련 문서 아이콘.svg   관련 문서: 미국 연방대법원/주요 결정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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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연방대법원 판결
사건명 셰브론 대 천연자원보호협회
Chevron U.S.A., Inc. v. Natural Resources Defense Council, Inc.
문서번호 82-1005
판례번호 467 U.S. 837
선고일 1984년 6월 25일
재판관 연방대법원장 워런 버거 및 6인[1]
판결 행정청이 법률을 적용할 때 명백하고 분명한 입법사항에 대해서는 따라야 하지만, 불분명한 입법사항에 대하여는 광범위한 해석의 재량이 인정된다.
다수의견 스티븐스, 버거, 브레넌, 화이트, 블랙먼, 파월 (만장일치)

1. 개요2. 배경3. 판결 내용4. 위기와 폐지5. 관련 문서

1. 개요

1984년 선고된 미국 연방대법원 판결. 대기오염 규제 문제로 미국의 정유기업인 쉐브론과 연방정부의 행정청인 환경보호청, 그리고 환경단체인 천연자원보호협회(NRDC)가 다툰 결과, 결국 연방대법원이 쉐브론 환경보호청의 손을 들어준 판결이다.

행정법 분야의 교과서적인 판례이기도 한데, 법률을 집행하는 과정에서 행정입법을 제정하는 행정청이 해당 법률을 해석하는 경우, 그 해석의 범위는 어디까지 허용되는지에 관한 기본 원칙인 셰브론 존중(Chevron Deference) 법리가 처음으로 제시된 판결이기 때문이다.

2. 배경

미국 연방의회는 1977년, 공장 사업자가 대기오염을 발생시키는 '고정오염원(stationary source)'을 신설할 때 정부의 까다로운 허가를 받도록 하는 내용의 「청정대기법(Clean Air Act)」 개정을 단행하였다. 문제는 개정법의 핵심 문구인 '고정오염원'에 관하여 「청정대기법」이 명시적인 정의나 설명을 달지 않았다는 것이었다. 이에 우파성향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 당선 이후 연방정부의 환경보호청(EPA)은 고정오염원의 정의를 설비 단위가 아닌 공장 단위로 느슨하게 해석하여 공장의 총 오염배출량이 변하지 않는 이상 허가 없이 새로운 오염설비를 도입할 수 있게 하는 시행규칙(rule)을 제정하게 된다.

이렇게 「청정대기법」의 당초 입법취지가 환경보호청의 느슨한 해석으로 몰각되는 모양새가 되자, 환경단체인 천연자원보호협회(NRDC)는 연방법원에 환경보호청의 시행규칙에 대한 이의를 제기하는 소송을 걸었고, 항소심인 콜롬비아 연방항소법원에서 승소하게 된다.[2] 그러자 이 항소심 판결에 의해 타격을 입을 것이 분명해진 정유회사 쉐브론 소송참가인 자격으로서 NRDC를 상대로 연방대법원에 상고하였고, 그것이 바로 이 판결이다.

3. 판결 내용

먼저, 연방대법원은 콜롬비아 연방순회법원이 선고한 항소심 판결의 요지를 다음과 같이 정리하였다.
* 연방의회는 「청정대기법」에서 고정오염원이 무엇인지 명확히 정의하지는 않았으나, 입법경위를 살펴볼 때 「청정대기법」의 입법목적은 대기오염을 (단순히 현상유지가 아닌) 획기적으로 줄이려는 취지인 것이 명확하다.
* 그렇다면 「청정대기법」을 집행하는 환경보호청으로서는 당연히 이러한 입법취지를 고려하여 고정오염원을 공장단위로 정의하는 것이 아니라 설비단위로 정의하는 시행규칙을 제정하여야 했다.
* 그럼에도 환경보호청은 고정오염원을 공장단위로 정의하는 시행규칙을 제정하여 「청정대기법」의 입법취지를 몰각시켰는바, 환경보호청의 시행규칙은 법률의 위임한계를 넘는 것이어서 무효이다.
NRDC v. Gorsuch 판결의 요지

그 다음, 연방대법원 셰브론 존중(Chevron deference)의 법리를 처음으로 제시하면서 다음과 같은 이유로 위 판결은 부당하다며 항소심을 파기하였다.
* 법률에 불명확한 용어나 표현이 포함되어 있어 의회의 입법의도가 명확하지 않다면 법원은 이에 관해 직접 해석하는 것을 자제하여야 하며, 행정청의 해석을 절대적으로 존중해야 한다.
* 즉, 연방의회가 「청정대기법」에서 고정오염원이 무엇인지 명확히 정의하지 않은 이상 법원은 환경보호청의 법률해석을 최대한으로 존중하여야 한다.
* 이러한 점에서 항소심 판결은 사법권의 한계를 넘은 부당한 것이다.
Chevron v. NRDC 판결의 요지

결국, 고정오염원의 정의를 공장단위로 규정하여 공장 내 오염설비의 교체나 신설을 용이하게 한 환경보호청의 새로운 시행규칙은 폐지를 면할 수 있게 되었다. 결과적으로 셰브론 환경보호청이 승소하였고, 천연자원보호협회는 패소한 것이다.

이 판결에서 제시된 셰브론 존중(Chevron deference)의 법리란, 쉽게 말해 법률이 애매하게 해석될 소지가 있으면 사법부에서 이를 해석하려는 대신 행정부 측에서 마음대로 해석해도 된다는 내용이다. 더 극단적으로 말하면 행정부에 입법권한을 준다고도 표현할 수 있다. 당시에만 해도 이 판결이 이렇게 어마어마한 영향력을 갖게 될 거라고 아무도 상상하지 못했지만 갈수록 행정부의 권력이 비대해지는 데 크게 일조했다. 그래서인지 민주당이고 공화당이고 백악관을 내주고 야당이 되면 뒤엎자고 주장하다 여당이 되면 조용해진다. 물론 공화당이 작은 정부 기조를 갖고 있고 연방정부 권력의 최소화를 바란 " 건국의 아버지들"의 이념을 더 존중하기 때문에 민주당에 비해 더 폐지에 우호적이긴 하다. 동 법리에 관한 자세한 내용은 셰브론 존중 문서 참고.

4. 위기와 폐지

2020년 진보 성향의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 대법관이 사망하고[3] 그 후임자로 보수 성향의 에이미 코니 배럿 대법관이 새로이 임명되면서 연방대법원의 정치 성향이 우파 쪽으로 기울어짐에 따라, 일각에서는 머지 않아 이 판결이 뒤집힐 수도 있다는 관측을 내놓기도 한다. '작은 정부'를 지향하는 보수진영으로서는 행정청에 강력한 법해석 권한을 부여한 이 판결을 탐탁지 않게 생각하기 때문. 실제로 2022년, 웨스트버지니아 주 대 환경보호청 사건에서 연방대법원이 「청정대기법」의 명시적 위임을 받지 않고 제정된 환경보호청의 행정입법에 대해 위헌결정을 내리는 등, 셰브론 판결의 권위는 조금씩 하락하고 있는 실정이다.

결국 미국 연방대법원은 2024년 6월 28일 로퍼 브라이트 엔터프라이즈 대 라이몬도(Loper Bright Enterprises v. Raimondo) 사건에서 6대 3으로 종전의 판결을 뒤집고 40년만에 셰브론 존중의 법리를 공식적으로 폐기하였다.

5. 관련 문서



[1] 서굿 마셜, 윌리엄 렌퀴스트, 샌드라 데이 오코너는 참여하지 않음 [2] Natural Resources Defense Council, Inc. v. Gorsuch 판결. 공교롭게도 이 사건의 항소심 판사는 훗날 진보성향 연방대법관으로 이름을 날리게 되는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였다. [3] 긴즈버그 대법관은 공교롭게도 1984년 당시 이 판결(Chevron v. NRDC)에 의해 파기된 항소심 판결의 판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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