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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10-31 10:36:02

숀 엘리스



Shaun Ellis

1. 개요2. 연구 방식3. 이러한 연구방법의 어려움4. 연구 이후5. 여담6. 같이보기

1. 개요

영국의 동물학자. 가장 잘 알려진 것은 늑대 연구지만 초기에는 붉은여우 코요테에 관해 연구하기도 했다.

2. 연구 방식

동물학자였던 그는 ‘늑대에 대해 폭넓게 알아보기 위해서는 늑대의 관점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판단하여, 늑대의 울음소리나 행동 등을 완벽히 흉내내기 시작했다. 즉, 자신이 직접 늑대가 되기로 한 것이다. 그리고 자신을 받아들여 줄 늑대 무리를 찾아 돌아다녔는데 이를 위해 늑대 무리에서 함께 자거나 날고기를 맛보고, 새끼를 먹이기 위해 토해낸 고깃덩어리를 먹기도 했다고 한다.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 정말 최소한의 풀만 가끔 먹었다고. 아무튼 그 노력이 헛되지는 않았는지 늑대 흉내 2년만에 엘리스는 로키산의 어떤 늑대 무리에 받아들여지는 데 성공했다. 체력적으로 견디기 힘들었을 텐데 정말 지독한 사람이다. 늑대도 착각하는 늑대인간 이후 간단한 소리나 행동을 배워 소통하고 사냥에 참여하기도 했는데[1], 결과적으로 자신으로 인해 늑대 무리의 공격성을 완화시켰다고 한다.

물론 이 과정에서 부작용도 없지는 않았다. 동물들과 같이 살다 보니 병에 걸려 병원 신세를 지거나 머리가 뒤엉켜 잘라야 하거나 옷이 망가져서 알몸이 되기도 했다고 한다. 가장 어려웠던 것은 늑대의 습성을 버리고 평범한 인간으로 돌아오는 과정이었다. 예를 들면 음식을 먹을 때 포크, 나이프를 쓰지 못해서 스테이크를 손으로 먹는다든지, 복잡한 감정을 얼굴 표정으로 드러내기가 어려워졌다든지 하는 식이다.[2]

이런 여러 현실적 어려움을 겪었지만, 숀은 당시의 경험을 두고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시간이었다고 회고했다. 다큐가 방영되고 국내에 이 사실이 알려지자 현대판 늑대인간이라고 칭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이 연구는 단순 흥미를 넘어 사람과 동물이 교감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다는 면에서 가치가 크다. 우리가 어느 정도 대화법을 몸에 익힌다면 사자 코끼리 같이 사회성이 높은 동물들과 의사를 소통하는 것도 꿈만은 아니라는 것이다.

거기다가 숀 엘리스는 늑대무리에서 배운 것을 토대로 어미를 잃은 아기 늑대들을 입양해 키워내 늑대 무리의 리더가 되었다. #

3. 이러한 연구방법의 어려움

이런 연구는 하루 이틀로 끝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엘리스가 말했듯이 감수해야 할 부작용도 크다. 설사 늑대가 사는 방식의 전부를 온전히 받아들이는데 성공한다고 해도, 엘리스처럼 늑대들에게 충분히 신뢰를 얻기는 어렵거니와 다시 평범한 사람의 삶으로 돌아오기도 어렵다.

늑대 무리와 어울릴 목적으로 따라하겠다 해도 오히려 늑대들과 어울려 살기 어려울 수도 있다. 엘리스가 늑대들과 지내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방식으로 늑대와 어울리다 보니 아예 늑대들과 계속해서 경쟁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즉, 이 방법은 늑대들과 사이 좋게 어울리는 것이 아니라, 야생 늑대 무리에 섞여서 함께 생존경쟁을 하는 것이다.

특히, 위 영상에서 방송 도중 늑대 한 마리가 으르릉거리며 도전하려하자 엘리스가 바로 대응하고 난 후에야 조용해지는 장면이 나온다. 이는 아주 위험한 상황이다. 늑대가 인간을 위협적으로 여기고 공격하고자 한다면, 야생에서 인간이 맨손으로 늑대를 이기거나 안전한 곳으로 도망칠 수 있을 가능성은 별로 없다. 하물며 야생에는 늑대 말고도 위험한 것들이 허다한데, 현대문명의 이기 속에서 안전하게 성장한 사람이 야생에서 동물들과 함께 부대끼며 산다? 운이 좋고 아는 게 많은 학자라 무사히 인간의 삶으로 복귀할 수 있었지만, 이런 행운은 아무렇게나 굴러다니지 않는다.

이 외로도 당연히 체력도 문제가 된다. 늑대 무리 사이에서 지위를 유지하려면 변변찮은 식사도 불가능한 상황에서 맨몸으로 사슴이나 멧돼지 같은 야생동물을 함께 사냥하는 자리에서 자신이 사냥에 유용하다는 것을 보여주어야 하는데, 이 짓을 아무나 할 수 있을 리가 없다. 무리의 다른 늑대들이 사냥에 별 도움이 되지 않고 밥만 축낸다고 판단하면 쫒아내거나 잡아먹을 테니... 게다가 지위에 도전해오는 다른 늑대와 싸워 이길 수 있어야 한다.

늑대 울음소리 정도는 간단한 신호 정도만 이해하면 따라 할 수 있지만 그런 거 연습할 바에야 시골에 가서 늑대를 키우는 게 낫다. 늑대 문서를 보면 알 수 있듯이 일단 키웠다 하면 하는 짓은 와 같다[3]. 더군다나 한국에서 서식하던 늑대인 몽골늑대는 예전에 한반도내에서 절멸되었기에 한국 토종 늑대를 대상으로는 불가능하다.

결론적으로 실제로 체력, 운, 공부와 상황까지 골고루 받쳐줘야만 성공할 수 있는 방법이다. 이런 방법을 수행할 시간에 차라리 산에다 무리를 만들고 카메라 등을 설치해서 관찰하는 것이 엘리스의 방법을 무리하게 따라하는 것보다 현명하다.

게다가 성공한다고 하더라도 부작용 또한 크다. 식기 사용이 힘들어 맨손으로 식사를 한다든지 병원 신세를 피하기 힘들다든지 복잡한 감정을 얼굴 표정으로 드러내기가 힘들다든지... 하나하나가 사람의 평범한 삶에서 무시할 수 없이 큰 부분들이다. 자세히 보면 모글리 현상에서 볼 법한 증상의 일부분이 나타난 것 같다. 인간 감정 표정으로 드러내기, 식기 사용, 건강 관리 차등, 인간으로서 기본생활규칙에서 부작용이 생기는 것이다.

너무 부정적으로 적어놓았지만, 사실 동물에 관해서 깊이 있게 연구하거나 야생에서 생존경쟁을 하기 위한 데이터를 모으는 것이 목적이라면 고려해볼 수는 있는 방법론이다. 특정 동물 무리의 사고방식, 문화, 대화법, 생존과정을 연구하기 위해 이 방법을 쓴다면 평범한 연구에 비하면 생생하고도 방대한 연구자료를 얻을 수 있다.[4] 엘리스 역시도 연구가 목적이기에 이것을 시도한 것이지 처음부터 키울 목적으로 시도한 것은 절대 아니다. 또한, 이러한 방법론을 아무 동물에게나 적용할 수도 없다. 엘리스가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는 늑대 역시 인간처럼 배려하는 사회성이 있기 때문일 수도 있다. # 실제로 캐나다 북부에서 늑대에 대한 편견[5]을 가지고 늑대 행태에 대한 조사를 나섰던 팔리 모왓은, 당시 한 늑대 무리의 영역 안에서 캠프를 구축해 살면서 갖가지 습성을 연구하던 와중 자신의 소변으로 그 무리의 영역 안에서 스스로 영역표시를 했는데도 늑대들이 그것을 존중해 주었다고 했다.

추측해보건데 이방법이 성공한 이유를 생각해보면 아마 늑대의 배려심덕에 배워서 합류하려는 숀 엘리스를 존중해서 늑대들이 어느정도 맞춰서 교감을 해준 부분이 있을수도있다.

4. 연구 이후

무리에서 빠져나온 후엔 늑대 센터를 설립하기도 하고, '늑대 이야기'(2003), '늑대의 영혼'(2006) 등 여러 책을 저술했다. BBC의 TV나 라디오에 출연하기도 했고, 내셔널 지오그래픽에도 다큐가 있으니 관심 있다면 한 번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5. 여담

6. 같이보기



[1] 꽤 신뢰를 얻었는지 중요한 임무를 주기도 했다고 한다. [2] 당연할 수도 있는데 연구를 위해 늑대의 방식의 생활 양식을 오랜시간 해왔다 보니 그 과정에서 기존의 인간으로서 생활양식중 상당부분을 잊어버린 건 당연한 것이다. [3] 사실 늑대는 생물학적으로 완전히 같은 종이니, 이는 당연하다. [4] 가령 늑대의 언어체계를 이해하면 그들과 대화도 가능하기에 이미 알려진 늑대의 서열 안에서 또 다른 서열이 있는지 여부 뿐만 아니라 늑대만이 가진 문화, 늑대의 무리마다 가질 수 있는 미묘한 차이의 정보에 운이 좋으면 늑대 우두머리간의 정치구조도에 대한 정보도 얻어낼 수도 있다. [5] 주변 초식동물들을 깡그리 사냥해 없앤다던지, 잔인하고 흉폭하다던지. [6] 사실 티머시도 곰들과 함께 사는 것 자체는 성공했지만 정작 친해진 곰들이 겨울잠을 자러 간 사이에 처음 보는 다른 곰한테 변을 당했다. 물론 안면이 있는 곰이라도 굶주린 상황에서 마주했을 경우 똑같이 잡아먹혔을 것이다. 그리즐리 맨 다큐 영상에도 나오듯 매우 굶주린 성체 곰은 자기 새끼조차 잡아먹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