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Successful Failure. 목표로 한 결과를 내지는 못하였으나 실패의 과정에서 제대로 된 교훈을 얻어 향후에 더 큰 성공으로 이어진 경우, 계획과 달리 막대한 실패로 끝날 일을 최소한의 손해로 마무리한 경우, 여러 문제점을 일으켰으나 어떻게든 긍정적인 결과를 얻어냈을 경우 쓰는 표현이다.2. 어원
같은 이름을 지닌 미국 영화가 두 편이 있을 정도로[1] 미국에서는 낯선 말은 아니지만, 이 표현이 전 세계적으로 유명해진 것은 아폴로 13호의 사고 때문이다. 처음 폭발 사고가 터졌을 당시만 해도 우주비행사들이 살아 지구까지 돌아올 가능성은 그야말로 절망스러운 수준이었고, 이후에도 여러 일이 벌어지면서 그야말로 위기의 연속이었다. 하지만 겪어보지도, 예상치도 못한 문제들이 실시간으로 벌어짐에도 이를 어떻게든 극복해낸 NASA 직원들과 그들을 지원하는 여러 사람들의 헌신, 그리고 이들의 지원하에 의지와 끈기를 갖고 지구로 돌아온 우주비행사들의 이야기는 세계가 울었다 수준이었다.아폴로 13호는 아폴로 11호의 성공 이후 우주에 대한 관심이 시들해진 사람들의 관심을 있는대로 끌어 모았고, 이들의 고난이 해피엔딩으로 마무리될 때 당시 대통령이었던 리처드 닉슨이 직접 이들의 귀환 장소로 찾아와 아폴로 13호에 대해 한 마디로 평가한 것이 바로 성공적인 실패다. 달 탐사라는 본래의 목적은 실패(Failure)했지만, 우주비행사들을 살려 지구로 귀환시키는 또 다른 도전은 성공적(Successful)이었으니 모순된 이 표현이 잘못된 말은 아니다. 그 이후 성공적인 실패라는 말은 아폴로 13호를 가리키는 대명사가 되었다.
3. 성공적인 실패의 이유
아폴로 13호가 성공적인 실패라는 말을 듣게 된 이유는 다음과 같다.- 우주비행사의 생환이라는 최우선 목표 달성 : 미국은 우주 경쟁 과정에서 여러 우주비행사들의 희생을 가져왔지만, 이들은 훈련중 또는 일반 업무중 순직을 하였고, 당시까지 우주에서 순직한 경우는 없었다. 순직자가 나올 때 마다 터지는 우주 개발에 대한 비난 여론을 어떻게든 잠재워온 NASA라도 우주 공간에서 순직자가 나올 경우 향후 우주 개발에 치명상을 입을 것은 분명했다. 그래서 사고가 발생하고 그것이 현장에서 어떻게든 수습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는 점이 분명해지자 모든 목적을 우주비행사의 생환 한 가지로 집중했고 여러 난관을 거쳤지만 이 목적만큼은 분명히 달성했다. 이 목표를 완벽하게 달성함으로서 우주 개발의 맥이 끊기지 않게 되었으며, 드라마와 영화로도 나올 정도로 극적인 과정은 우주에 대해 시들해진 미국인들의 관심을 단번에 끌어 올리는 결과를 가져왔다.
- 문서화되지 않은 긴급 상황에 대한 대처 능력 확보 : 아폴로 13호의 폭발 사고 이후 모든 문제 해결 과정은 기존까지의 훈련 과정, 그리고 예측 가능한 문제에 대해 미리 문서화한 대책에 없던 일이었다. 실시간으로 터지는 모든 문제에 대한 해결은 주먹구구식으로 이뤄질 수밖에 없었다. 사령선을 폐쇄하고 달착륙선으로 데이터를 이전하는 일, 두 명에만 맞춰 만들고 서로 호환되지 않는 이산화탄소 필터로 인한 호흡 곤란의 해결(유명한 'Tell me this isn't a government operation' 문제), 돌아올 때를 대비한 전력 공급 수단의 확보, 전부 수동으로 이뤄진 궤도 수정 작업 등 NASA의 모든 사람들이 머리를 쥐어 짜 실시간으로 해결책을 만들어 냈다. 이러한 위기 관리 경험은 NASA 전체에 큰 경험치로 작용했고, 이후 사문회를 거쳐 아폴로 우주선의 문제점까지 파악하여 수정 보완을 하게 되었다. 다만 경험을 쌓아도 쓸 일이 없으면 잊혀지고, 우주왕복선 시절에도 우주비행사들의 희생은 줄줄이 이어졌다.
[1]
물론 나중에 나온 것도 1930년대 작품이라 이 말이 나온 당시에도 고전 취급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