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Много ли человеку земли нужно?How Much Land Does a Man Require?
레프 톨스토이의 단편 소설로 1886년에 출판된 단편집 <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외 다른 이야기들>에 수록되었다.
짧고 설득력 있는 플롯과 그 속에 녹아드는 날카로운 교훈적 메시지로 인해 톨스토이의 단편 중에서도 상당히 이름이 알려진 작품이다.
2. 줄거리
필요한 만큼만 원하는 검소함을 자랑으로 여기던 러시아인 농부 파홈(Пахом, Pahom)[1]은 아내를 찾아온 처형에게 '농부의 삶은 땅만 충분하다면 악마도 두렵지 않다'고 호언장담한다. 그런데 악마 한 마리가 난로 뒤에 숨어 이들의 대화를 엿듣고 있었고, 속으로 선언한다.'자, 그럼 승부를 해 보자. 내 너에게 땅을 듬뿍 줄 테니, 그걸로 널 사로잡아 주지.'
이후 파홈은 근면하게 일하는 동시에 여기저기서 돈을 끌어모아 원하는 만큼의 땅을 손에 넣는 데 성공하지만 악마의 계략과 이간질 그리고 소유한 땅이 넓어지면서 이웃들과 지속적인 트러블이 일어나 골머리를 앓는다.[2] 그러는 와중에도 소유한 땅을 불려가던 파홈이지만,
날이 갈수록 자신의 처지와 소유한 땅의 크기에 대해 불만을 느낀다. 그러던 어느 날 굉장히 넓은 땅을 거저나 다름없이 판다는
바시키르인 유목민의 소문을 듣고 파홈은 그들을 찾아간다.유목민들의 거래 조건은 지극히 간단한데, 해가 뜨고 나서부터 해가 지기까지 걸어서 이동한 뒤 시작 지점으로 되돌아오면 단돈 1000루블에 걸었던 구간의 내부 면적만큼 땅을 받을 수 있다는 것. 하지만 시작 지점에 조금이라도 늦게 도착하면 선지불한 1000루블은 돌려받지 못하고 계약은 파기된다는 조건이다.
조건을 승낙한 파홈은 아침이 되자 곧장 출발하지만, 놓치기 아까운 기름진 토지를 더 차지하려고 조금씩 욕심을 부리다가 결국 해가 지기 전에 도착하지 못할 위기에 처한다. 마지막 순간, 파홈은 거추장스러운 신발과 옷도 전부 벗어던지고 젖먹던 힘까지 내어 달려 시작 지점에 도착하는 데 성공하지만... 지나치게 몸을 혹사시킨 나머지 그대로 넘어져 피를 토한 채로 즉사한다. 그리고 이를 본 악마는 통쾌하게 웃는다.[3]
죽기 직전의 파홈에게 엄청난 땅을 얻었다고 축하를 해 주던 바시키르인 촌장을 옆에 둔 채, 파홈의 하인은 죽은 주인을 묻을 땅을 파기 시작한다. 그리고 소설은 다음의 해설과 함께 끝이 난다.
농부가 차지할 수 있었던 땅은
그가 묻힌 3아르신(2미터) 크기만큼이었다.
3. 기타
- 사실 작중에서 파홈이 "내가 죽은 뒤에 땅을 도로 빼앗기면 어떡합니까"라고 걱정하자 바시키르인 촌장이 "우리도 당신들의 절차를 알고 있으니 땅문서를 서류로 만들어드리겠다"고 했고, 파홈은 죽기 직전 규칙대로 출발지에 도착하긴 했으니 그가 숨지고 나서도 가족들이 물려받았을 가능성은 있다. 나중에 혁명이 일어나면 다 빼앗길지도 모른다는 추측도 있지만 그건 톨스토이 사후의 일이다.
- 물론 이 작품의 핵심은 '생전에는 땅을 조금이라도 더 가지려 아등바등했던 주인공이 결국 그 때문에 목숨을 잃고, 죽은 후에는 자기가 묻힐 땅만큼밖에 차지하지 못했다'는 점으로, 이후에 땅이 어떻게 될지는 중요하지 않다. 본인이 죽은 이상 차지한 땅의 크기는 아무 의미도 없으며 파홈이 차지한 땅이 누구에게 돌아갔다고 한들, 결국 그 사람도 죽은 뒤에는 제 무덤 자리만큼의 땅만 차지할 수 있을 테니까.
[1]
판본에 따라 빠홈이나 바흠으로 나오기도 한다.
[2]
농부는 급전이 필요한 지주가 헐값에 처분하는 땅을 사들였지만, 이전에는 이웃들과 공유하던 목초지가 이제 자신의 소유가 되자 이웃 가축의 출입을 손해로 여겨 이걸 막으려다 갈등이 생겼다.
[3]
파홈이 땅을 얻기 위해 출발하기 전날 밤에 꾸는 악몽에서 미리 예지몽으로 이 모습이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