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이런 초식을 본 적이 있소?"
"나 같은 자를 본 적이 있소?"
- 『경혼기』에서 분뢰수가 마음속을 읽을 수 없는 절정고수(絶頂高手)들에게 비무가 끝난 뒤 항상 한 물음이다.
"나 같은 자를 본 적이 있소?"
- 『경혼기』에서 분뢰수가 마음속을 읽을 수 없는 절정고수(絶頂高手)들에게 비무가 끝난 뒤 항상 한 물음이다.
한눈에 보아도 나타난 자는 공포스러운 힘을 가졌다.
오죽하면 흑마왕과 백마신이 놀라 물러서며 일행에 다시 합류했겠는가?
바로 그때 그 음성이 들렸다.
"비켜."
- 분뢰수가 중간에 껴든 사천황에게 한 말이다. 화풍렬이 평생 들었던 말 가운데 가장 황당했다는 말이기도 하다.
오죽하면 흑마왕과 백마신이 놀라 물러서며 일행에 다시 합류했겠는가?
바로 그때 그 음성이 들렸다.
"비켜."
- 분뢰수가 중간에 껴든 사천황에게 한 말이다. 화풍렬이 평생 들었던 말 가운데 가장 황당했다는 말이기도 하다.
"그래··· 자넨 언제나 전혀 타협을 하지 않지. 오직 자신이 마음먹은 대로 밀어붙이기만 하고······."
"어차피 사천황은 쓰러져야 할 자이지. 다만 내가 손대는 것은 약속을 어기는 일이라 그를 방치할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너의 손을 빌린 것이다."
"날 잘 아는가···?"
"누구도 얼굴에 이런 상처를 주고 가슴에 구멍을 내 심장을 박살 낸 자를 잊지는 못하는 법이지. 설혹 그가 얼굴을 가리고 자신의 능력을 속이더라도."
- 상관월과 분뢰수의 대화 중에서 발췌.
풍종호의 무협소설 『
경혼기(驚魂記)』의 주인공으로, 이름은 물론 자신에 대한 어떠한 기억조차 남아 있는 것이 없다. 그의 기억에 남아있는 것이라고는 분뢰수(奔雷手)라는 절기와 이것이 천하무적인지 확인해주겠다는 약속이었다. 더구나 그의 전신은 어떠한 신검보도(神劍寶刀)로도 자를 수 없는 백포(白布)로 둘둘 말려있어 자신의 얼굴을 볼 수조차 없다. 그렇기에 그는 자신을 그 절기의 명칭 분뢰수라 부를 뿐이었고, 비무가 끝나면 상대에게 첫 번째 인용문처럼 꼭 질문을 해야만 했다."어차피 사천황은 쓰러져야 할 자이지. 다만 내가 손대는 것은 약속을 어기는 일이라 그를 방치할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너의 손을 빌린 것이다."
"날 잘 아는가···?"
"누구도 얼굴에 이런 상처를 주고 가슴에 구멍을 내 심장을 박살 낸 자를 잊지는 못하는 법이지. 설혹 그가 얼굴을 가리고 자신의 능력을 속이더라도."
- 상관월과 분뢰수의 대화 중에서 발췌.
2. 행적
분뢰수가 대결하여 꺾은 고수들을 중심으로 그의 행적을 간략히 정리하였다. 전체적인 줄거리는 『 경혼기 - 줄거리』를 참고하자.
2.1. 곤륜파(崑崙派)
서천지계(西天之界)에서 깨어난 분뢰수는 천축(天竺)과 천산파(天山派)를 거쳐 곤륜파(崑崙派)에 당도해 곤륜오문(崑崙五門)의 주요 고수들과 비무한다.- 곤륜검문(崑崙劍門), 곤륜신원(崑崙神猿) 이장천: 운룡십삼회(雲龍十三廻), 금안행운(金雁行雲)
- 곤륜도문(崑崙刀門), 월광도(月光刀) 사준우: 용비십구도(龍飛十九刀), 양의인(兩儀刃)
- 곤륜운궁(崑崙雲宮), 운해룡: 옥룡장(玉龍掌), 삼원세(三元勢)
- 곤륜비문(崑崙飛門), 일섬단운(一閃斷雲) 곡비: 비운축전(飛雲逐電)
- 곤륜선문(崑崙仙門), 곤룡선(困龍仙) 궁일평: 선운비뢰(仙雲飛雷)
2.2. 아미파(峨嵋派)
곤륜파를 지나 중원의 사천(四川)에 도달하여 바로 아미파를 찾아간다. 아미파의 비전절기(秘傳絶技)를 연성한 아미철승(峨嵋鐵僧) 혜과(慧過)와 먼저 겨룬 뒤 마침 그곳에서 기다리고 있던 청성파(靑城派)의 장문인인 적우자(摘羽子)와도 비무한다.- 아미파(峨嵋派), 아미철승(峨嵋鐵僧) 혜과(慧過): 적하신공(赤霞神功), 복호살법(伏虎殺法), 탄금지(彈琴指)
- 청성파(靑城派), 적우자(摘羽子): 대라신공(大羅神功), 벽운도(劈雲刀), 비류보(飛流步)
2.3. 성도(成都)
분뢰수는 아미를 나와 성도로 향하는 중에 자신을 추적하는 살수들의 정체가 살수당(殺手黨)임을 파악해 직접 찾아가 궤멸시킨다.[1] 이후 그는 만보루에 들러 오색살수(五色殺手) 중 청(靑)과 적(赤)살수와 대결하며, 주인인 화풍렬에게도 철검비환(鐵劍飛環)을 보여달라고 비무를 청한다. 거절했어도 끊임없이 자극하는 분뢰수와 기련산(祁連山)에 괴사건이 일어났다는 소문, 여기에 오색살수가 나타난 것을 본 화풍렬은 어떠한 음모가 진행되고 있음을 눈치채 이미 그동안 감춰온 정체가 드러난 마당에 아예 사해표국의 표행에 끼어든다. 분뢰수도 화풍렬을 따라 표행에 가담하면서 따라 움직이고 있던 적우자 일행까지 합류한다.- 살수당주: 염왕검법(閻王劍法)의 색명검식(索命劍式)
- 오색살수(五色殺手): 청살수 - 청천수(靑天手), 적살수 - 적염장(赤焰掌)
2.4. 공동파(崆峒派)
표행은 먼저 점창파(點蒼派) 인근을 지난다. 미절사(尾絶蛇)에 이미 가입한 점창파 장문인 마덕위는 이들을 초대하여 거짓말로 함정으로 밀어 넣으려 한다. 이는 상대를 얕본 어리석은 행동이어서 점창파의 제자이자 황(黃)살수였던 비영검(飛影劍) 진조운이 마덕위를 죽여버린다. 이상한 낌새를 느꼈던 분뢰수는 진조운이 도망가기 전에 나타나 그를 제압한다.점창파를 지나 공동파에 이르러 분뢰수는 공동쌍독(崆峒雙毒)이라는 요위(了威), 요좌(了佐)와 겨룬다. 그 둘은 소문의 분뢰수와 겨루기 위해 오랜 시간 해온 폐관도 깬 공동파의 문제 장로였다. 분뢰수는 두 사람을 동시에 상대하여 보는 사람도 놀랄 만큼 하얀 번개와 같은 빠른 공격으로 순식간에 무찌른다.
- 오색살수(五色殺手): 황살수 진조운 - 황연권(黃煙拳)
- 공동쌍독(崆峒雙毒): 요위(了威), 요좌(了佐)
2.5. 연혼전(練魂殿) 관제묘
드디어 공동파마저 지나 기련산맥에 도착해 표행과 찢어진 분뢰수 일행을 맞이한 것은 넋을 잃은 낙백실혼인(落魄失魂人)과 낙백인(落魄人), 흑(黑)살수였다. 분뢰수가 흑살수를 제거하고, 일행이 시체와 다름없는 자들을 처리한 다음에 그들은 3년 전에 망했다는 연혼전이 숨겨 놓은 관제묘 안으로 들어간다. 이곳에서 분뢰수는 자신을 부르는 소리를 따라 홀로 달려 나간다. 이로 인해 남은 일행은 계속하여 몰려드는 낙백인들과 적마승(赤魔僧), 청마군(靑魔君)과 버거운 싸움을 한다. 그리하여 적우자와 송추는 물론 유홍광을 따라 관제묘 안으로 들어온 점창파의 많은 제자가 죽는다. 다행히 쌍마(雙魔)와 구룡(九龍)인 연비청과 한비가 나타나 그나마 살아남은 이들을 도와준다.분뢰수는 관제묘 깊숙한 연혼대전에서 자신을 부른 환혼노인(還魂老人)을 만난다. 환혼술(還魂術)로 분뢰수의 정체를 확인한 그는 몹시 놀라 간신히 몸만 빼내 도망친다. 분뢰수는 그를 쫓다가 쌍마에게 농락당하고 버려진 시왕(屍王)을 발견해 완전히 소멸시킨다. 결국, 환혼노인의 마지막 도피처까지 쉽게 찾아낸 분뢰수는 그가 만리신응(萬里神鷹)에 전서를 달아 날리고는 펼친 최후의 공격을 간단히 피하고 일격으로 죽인 뒤 만리신응을 쫓기 시작한다.
2.6. 파자구
만리신응을 쫓아 도착한 곳은 백제성(白帝城)이 바라보이는 천금장이었다. 그러나 한발 늦어 상관월이 만리신응과 전서를 없앤 뒤였다. 분뢰수는 천금장에서 마주친 말종(末終)이란 이름을 쓰는 병든 아이를 거두어 데리고 장강(長江)에 퍼진 괴질을 살피다가 파자구라는 작은 나루터 마을에 도착한다. 이곳에서 분뢰수는 운고와 운령, 신조(神鳥)를 타고 천축에서 찾아온 대혈문(大血門)의 가루라(迦樓羅)와 대면한다. 그리고 천하오패(天下五覇) 중 독왕(毒王)과도 만난다.가루라는 신조가 가리킨 분뢰수가 대혈문의 보물인 대혈신정(大血神鼎)을 훔쳐간 도둑놈이라 생각해 다짜고짜 덤벼든다. 분뢰수는 가루라가 병기로 사용하는 십자인(十字刃)을 빼앗아 더 능숙한 솜씨로 그를 패배시킨다. 이 대결을 끝까지 지켜본 독왕은 무형지기(無形之氣)로 몰래 분뢰수를 중독시켜보지만, 호신강기(護身罡氣)조차 뚫을 수 없었다.
- 대혈문(大血門) 가루라
- 천하오패(天下五覇), 독왕(毒王) 곡인도
2.7. 귀역(鬼域)
장강에 퍼진 괴질의 발원지가 귀역임을 눈치챈 분뢰수는 말종과 가루라와 함께 신조를 타고 먼저 귀역으로 들어온다. 그러고는 구룡 및 다른 고수들이 나타나 일을 치르기를 며칠간 기다린다. 드디어 그들이 귀역에 침투하자 분뢰수도 행동을 개시하여 먼저 마왕선(魔王船) 안으로 들어간다. 그는 마왕선 안으로 침투해오는 쌍마, 화대공(華大公), 운씨 남매, 독왕, 장강수로맹주(長江水路盟主) 유봉월을 잠시 기다렸다가 한 일행으로 뭉쳐서 본격적으로 함정을 돌파하며 안으로 들어가기 시작한다.일행은 백(白)살수, 대혈거령인(大穴巨靈人), 오독신마(五毒神魔) 등을 격파한 후에 이 흉계의 주모자인 상관월과 대면한다. 이미 죽은 자가 다시 살아난 사실에 잠시 소요가 이는 동안 갑자기 300여 년 전에 죽었다는 사천황(邪天黃)마저 부활하여 나타나 일행은 모두 경악한다. 그렇지만 분뢰수에게는 그저 자신의 말을 끊고 앞을 가린 성가신 존재였을 뿐, 즉시 공격하여 짓이기고 혼령조차 옷의 때로 형성한 검은 띠로 지워 버린다. 더불어 구천회(九天會)에서 빼돌린 사대기보(四大奇寶) 중 왕자군림검(王者君臨劍)의 십절천검(十絶天劍)을 연성하여 막강한 기세를 자랑하며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을 보인 상관월도 불패절학(不敗絶學) 분뢰수로 압도한다. 그가 준비한 최후의 수조차 스리슬쩍 피한 뒤 한방으로 끝을 낸다.
3. 무공
- 분뢰수(奔雷手)
- 섬전영(閃電影): 사천황의 환마보(幻魔步)보다도 빠른, 속도로는 최고를 다투는 신법이다. 오죽하면 만리신응을 쫓을 수 있을 정도이다. 아예 발을 쓰지 않은 채 팔의 움직임에 다리를 떠맡기는 형식이라 물속을 날아가는 새와 같아 따로이 보법이 존재하지 않는다.
4. 정체
-
소설 곳곳에 분뢰수의 정체를 추측할 수 있는 단서들이 녹아 있어서 '
절대무적의 그'가 분뢰수임을 짐작할 수 있을 뿐, 확실히 밝혀지지는 않는다.
첫 번째 분뢰수가 깨어난 지역과 시기가 '그'가 사라진 지역과 시기와 겹친다. 단천상의 말에 따라 '그'가 서천지계에서 모습을 감췄을 때, 분뢰수가 서천지계에 처음 나타났음을 알 수 있다.[2]
두 번째 환혼노인이 파악한 분뢰수의 정체는 마도(魔道)의 전설을 잇는 절대자로 절대무적(絶對無敵)이라 일컬어지는 '그'였다. 환혼술에 있어서는 스스로 고금제일이라 칭했던 환혼노인은 700여 년이 넘은 마교(魔敎) 교주의 혼을 초혼한다. 이를 분뢰수는 자신을 부르는 것이라고 답한다. 『 지존록(至尊錄)』에서 마교주인 절대천마(絶代天魔)의 혼이 이혼전겁(移魂轉劫)으로 풍현과 동화되었으므로, 분뢰수는 풍현으로 생각할 수 있다.
세 번째 분뢰수는 신주십일파(神州十一派)에 대해 상세한 정보를 알고 있었다. 분뢰수는 1권 초반에 나온 신주십일파 중 곤륜파, 아미파, 청성파의 문인들조차 알지 못하는 호산절기(護山絶技)를 파악하고 있었는데, '그'는 운령과 시간을 보냈던 암천향(暗天香)의 유진(遺塵)에서 신주제파(神州諸派)의 기록과 호산절기를 얻었었다. 또한, 그 문파의 장문인도 모르는 문중의 고수에 대한 정보 역시 '그'의 정보통인 강호만사통(江湖萬事通) 만가휘가 저술한 강호인명록(江湖人名錄)을 봐서 알고 있었을 수 있다.
네 번째 분뢰수는 말종에게 '벽력수(霹靂手)'를 전수한다. 풍객(瘋客) 치우(痴愚)가 불완전한 천뢰구식(天雷九式)을 잡고 궁리한 끝에 완성한 절학이 벽력수이다. 무적신마(無敵神魔)가 알지 못하여 분뢰수처럼 전수할 수 있는 절기가 아니다. 특히나 치우의 묵연동(默然洞)은 들어가도 제대로 절기를 수습하지 못하면 나오지 못해 평생을 안에서 보내야 한다는 특성상 신조 금시령(金翅靈)에 의해 자격을 가진 이만 들어갈 수 있도록 관리되고 있었다. '그'가 묵연동을 나온 후에는 소천벽(素天璧) 진영주(眞影珠)도 삼켜서 소장해 다른 누구도 벽력수를 익힐 수가 없다. 그러므로 벽력수를 알고 있는 유일한 이는 '그'라는 결론이 나온다.
다섯 번째 분뢰수는 사람들의 마음을 읽을 수가 있으며, 지세(地勢)만 보고도 어디에 누가 있는지를 알 수 있는 능력이 있었다. '그'가 익힌 색혼탈백신공(索魂奪魄神功)은 사람의 혼(魂)을 읽어 마음을 들여다볼 수 있다. 칠정식(七睛式) 중 예견(豫見)의 자정식(紫睛式)은 주변 지세를 통한 정보의 취득도 가능하다. 게다가 '그'의 색혼탈백신공은 무의식적으로 전개되던 것을 고려하면, '그'가 무적신마의 안배를 통해 기억을 잃고 분뢰수가 되었더라도 색혼탈백신공은 여전히 운용되고 있었다는 가정이 가능하다.
여섯 번째 운령이 분뢰수의 행동을 보며 '그'가 아닌가 하고 의심을 한다. 그리고 송가촌 혈사에 가담한 동백기가 과거의 잘못으로 고통에 겨워하는 모습을 본 분뢰수는 통쾌하며 즐겁다고 독백하는 장면이 나온다. 그런고로 분뢰수가 그 원한의 소용돌이의 직접적인 당사자인 '그'일 것이라는 예상을 할 수 있다.
다음으로 분뢰수가 '그'가 아니라는 가정은 한 가지 유별난 이유에서 비롯된다. 무공상 특징인지 아니면 성격 탓인지 아직 밝혀지지 않은 비밀로, '그'는 싸움에서 절대로 단 한 발자국도 뒤로 물러나지 않는다. 상대방의 공격에 맞아 죽는 한이 있더라도 물러나지 않는다고 한다. 『지존록』에서 쌍마와 겨룰 때 처음으로 그 증상이 나오고, 단마애에서 상관월에게 일격을 허용하여 만겁윤회로(萬劫輪廻路)에 처박힐 때도 절대 물러나지 않는 그 이상행동이 큰 장애였음이 묵연동에서 절대천마와의 대화에서 드러난다. 『경혼기』에서의 상관월은 '그'의 이러한 습성을 이용한 맞춤 전술을 사용하나, 예상 밖으로 뒤로 물러선 분뢰수에게 어이없어하며 패배하고 만다. 주변에 있던 다른 이들은 그런 분뢰수의 물러서는 모습을 봐 '그'가 아닌 것으로 생각한다.
결과적으로 『지존록』을 읽어본다면 분뢰수가 '그'임이 거의 99%이다. 무적신마와의 인연을 통해 거의 확정되었으며, 남아있는 것은 '그'에서 분뢰수로 변화하는··· 과정이 나오지 않았을 뿐이라고 보는 게 가장 타당할 듯싶다.
지존록 마지막권에 풍현이 자신의 괴뢰를 만드는 장면이 있다 다만 이것이 분뢰수인지 확실하지는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