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r.pe (일반/밝은 화면)
최근 수정 시각 : 2024-09-03 00:04:04

미스테리 하우스


Mystery House

초창기 시에라 온라인 로버타 윌리엄스와 켄 윌리엄스가 가내수공업으로 애플 II 게임 만들던 시절의 기념비적인 그래픽 어드벤처 게임. 1980년에 발표되었다. 비록 UI는 여전히 텍스트 입력에 그래픽은 졸라맨 수준이지만[1], 어드벤처 게임에 그래픽이라는 혁신적인 요소를 도입하며 막 걸음마를 떼던 게임 업계에 일대 충격을 안겨 주었다. 심지어 애플 II를 만들었고 자가용 경비행기 추락 사고로 기억상실증을 앓았던 스티브 워즈니악까지 이 게임에 푹 빠져서 '내가 만든 애플 II로 이런 훌륭한 게임을 만들어줘서 감사하다'라는 편지를 보내기도 했다.

사실 그래픽이라는 요소 자체가 혁신적인 것은 아니었으며, 아케이드 기기로는 어느 정도 수준급의 그래픽 게임들이 제법 있었다. 다만 PC는 가격 문제로 아케이드 시스템처럼 큰 용량의 저장 장치를 넣지 못했기 때문에 다량의 그래픽을 저장하기가 힘들었다. 켄 윌리엄스는 이 부분을 해결하기 위해 기존의 아케이드 게임들처럼 그래픽 파일을 별도로 저장해놓고 필요시 호출하는 방식이 아닌, 게임이 진행될 때마다 프로그램이 지정된 그림을 그리도록 설계 했으며, 용량 최적화를 위해 이 모든 것을 어셈블리어로 프로그래밍 하였다. 그래픽이 허술한 이유도 도트 단위로 데이터를 저장할 용량이 없어서 모든 그래픽을 선과 원 등의 수식 단위로 만들어야 했기 때문에 발생한 한계점. 도트 단위의 그래픽이 PC에서 가능해진건 용량의 증가가 이루어진 이후이다.

스토리는 무척 단순하다. 애거서 크리스티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 영향이 느껴지는 시나리오인데, 그냥 '이상한 집에 사람들과 살인자가 있다. 살인자가 다 쳐죽이기 전에 보물 찾아라' 로 정리가 가능하다. 지금 하기엔 게임적 가치는 좀 많이 떨어지는 편이지만 그래도 그 이름만으로도 충분히 역사에 남을 작품이다.

의외로 일본 게임계에도 큰 영향을 미친 작품인데, 일본식으로 개량된 작품이 큰 히트를 기록하면서 한동안 일본 게임업계는 보물찾기+집 탐색 스타일의 게임이 범람하게 되었다.


[1] 이후 그래픽이 비약적으로 발전하긴 하지만 본격적으로 그래픽이 주를 이루는 어드벤처는 4년 뒤 킹즈 퀘스트에서나 이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