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나이트 워커)

아이나 여자는 사양이야.
그래도... 살아간다.

맥은 '토라'라는 여성의 손에 자랐다.

맥의 어머니는 맥이 어렸을 때 아버지의 학대를 견디지 못해 떠났고, 맥의 아버지는 맥이 12살 때 조직의 일에 연루되어 사망하였다.
토라는 맥의 아버지가 사망한 다음날 나타난 사람이었다.
토라는 자신이 맥의 이복누나라고 했지만, 사실 그녀는 맥을 제거하러 온 다른 조직원이었다.
하지만 토라는 어린 맥을 차마 죽이지 못하고 몰래 키웠다.
맥이 스스로를 지킬 수 있도록 자신이 알고 있는 각종 살인 기술들을 가르치면서.
맥은 자신의 운명을 선택한 적이 없었다.
15살이 되던 해에 토라마저 죽고 홀로 남겨지자, 맥은 당연하다는 듯이 조직 생활을 시작하였다.
그는 자신이 아버지나 토라와 같은 최후를 맞게 될 것을 당연하게 여겼다.

반면에 맥은 이쪽 일에 천부적인 소질을 가지고 있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조직의 가장 중요한 일들을 도맡아 처리하는 전문 해결사가 되었다.
어두운 세계에서 그의 이름이 알려지기 시작한 것도 이때였다.
맥의 이름만 들어도 상대 조직원들은 공포에 질렸다.
하지만 그의 뛰어난 재능과는 달리, 그가 하는 일들은 자신과는 맞지 않는 것이었다.
날이 갈수록 죄의식과 스트레스는 커져 갔고,
스스로 어떤 변화를 일으킬 방법을 찾지 못한 채 결국 술에 빠져 지내며 결국 알코올 중독이 되었다.

맥의 삶에 변화가 일어난 것은 파랗게 빛나는 작은 파편을 얻게 되면서부터였다.

파편에서는 한 소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맥은 그 목소리를 알코올 중독으로 인한 환청으로 여겼다.
하지만 맥은 소녀와의 대화를 거부하지 않았다.
소녀가 해주는 이야기는 말도 안 되는 허황된 것들 뿐이었지만, 그 소녀의 이야기를 듣고 있으면 이상하게 마음이 편해졌다.
비록 모두 환청일지라도.
그러던 중 한 여대생을 처치하라는 조직의 명령을 받았다.

여느 때처럼 목표의 방에 몰래 숨어 들어가 목표의 얼굴에 총을 들이댔다. 하지만, 그날의 그는 쏘지 못했다.
왜 그랬을까. 눈 앞의 총구를 보고도 전혀 당황하지 않고 천진난만한 미소를 짓던 그 여대생의 표정 때문에?
분명 인상적인 상황이었지만, 평소의 맥이었다면 별로 신경 쓰이지 않았을 것이다.
모든 것은 다 환청 때문이었다.
환청 속의 소녀는 맥에게 여러 번 물었었다.
하고 싶지 않은 일을 왜 계속하고 있느냐고.
맥은 조직 생활을 그만둘 때가 되었다는 것을 느꼈다.
그 길로 보스를 찾아가 바로 말할 참이었다.
그렇게 결심을 하고 나니 문득 깨달았다.
이것이 그의 삶에 있어서 최초의 선택이었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