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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08-09 23:57:40

클라우스 폰 리히텐라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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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우스 폰 리히텐라데
Klaus von Lichtenlade · クラウス・フォン・リヒテンラーデ
{{{#!wiki style="margin:-16px -11px;font-size:.85e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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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은하영웅전설 DNT.클라우스 폰 리히텐라데.jpg
OVA(좌측) DNT }}}
인물 정보
<colbgcolor=#eee,#222> 신체 정보 남성, ???cm, ?형
생몰년 SE 721 ~ SE 797 (76세)
가족 관계 엘프리데 폰 콜라우슈(조카딸)
국적 및 소속 은하제국 골덴바움 왕조
최종 직책 제국재상
최종 작위 공작
미디어 믹스 정보
성우 파일:일본 국기.svg OVA 미야우치 코헤이
파일:일본 국기.svg 외전 이토 히로시
파일:일본 국기.svg DNT 오카 카즈오(1부)[1] 니시무라 토모미치(2부)
파일:미국 국기.svg DNT 배리 얀델
배우 파일:일본 국기.svg 2011년 연극 bable
파일:일본 국기.svg 다카라즈카 연극 이소노 치히로, 마츠카제 아키라
파일:일본 국기.svg DNT 연극 나카무라 사토시
1. 개요2. 생애
2.1. 제국의 중신2.2. 천억의 별, 천억의 빛2.3. 별을 부수는 자2.4. 여명편2.5. 연합정권 수립2.6. 한순간에 몰락하다
3. 평가4. 게임에서

1. 개요

은하영웅전설의 등장인물. 은하제국의 관료이자 정치가로 최종 작위는 공작. 우주력 797년 기준 76세로, 날카롭다기보다는 험악한 안광과 큰 코를 가진 노인으로 묘사된다.

궁내, 재무, 내무 상서직을 역임하고 후작 자리에 오름과 함께 국무상서 겸 제국재상 대리를 10년 넘게 유지한 노회한 정치가로, 뛰어난 정치력과 관습, 황제의 권위를 적절히 이용하여 정적을 추방하고 자신의 입지를 확보했으며 정치에 관심이 없는 프리드리히 4세를 대신하여 실질적으로 제국을 이끌어간 사람이다. 골덴바움 왕조의 장래를 걱정하였으나 그 이상으로 자신의 권력을 사랑했으며, 그렇기에 자신의 자손을 제위에 올려 제국을 사유화하려는 리텐하임 후작가나 브라운슈바이크 공작가와는 대립관계에 있었다.

2. 생애

2.1. 제국의 중신

젊었을 적 이야기는 거의 나오지 않지만 주산나 폰 베네뮌데 후작부인의 증언에 따르면 과거 베네뮌데 후작부인이 황제의 총애를 독점할 때만 해도 리히텐라데는 그저 중견 궁정관료에 불과하여 후작부인 앞에서는 고개를 들지 못하고 후작부인이 말을 걸지 않으면 대화조차 나눌 수 없는 몸이었다고 한다. 참고로 베네뮌데 후작부인이 프리드리히의 애첩이 된 것은 원작 16년 전인 우주력 780년이고, 후궁이 된 것은 786년이다. 즉, 리히텐라데는 국무상서에 오르고 나서도 한동안 문벌귀족들의 뒤치다꺼리만 하던 신세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나 리히텐라데는 제국의 관례와 관습을 상황에 따라 적절하게 구사하고 때에 따라서는 황제의 의견까지 동원하여 승진을 거듭했다. 그는 강한 권력욕을 가지고 있었지만 대외적으로는 그렇지 않은 것처럼 행동했고, 그의 진상을 잘 아는 몇 안되는 사람들은 리히텐라데의 음모로 궁정에서 쫓겨나버렸다. 리히텐라데는 내무상서, 궁내상서, 재무상서를 역임하며 큰 탈 없이 업무를 수행했고, 10년 전 국무상서에 올라 정부를 통솔하고 내각회의를 주재했다.

정무에 관심이 없던 프리드리히 4세는 리히텐라데를 신뢰했으며, 그의 일처리에 이의를 제기하는 법이 없었다. 리히텐라데 역시 프리드리히 4세에 충성했으며 프리드리히 4세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고 무난하게 국정을 운영했다. 따라서 리히텐라데의 재임기간 내내 별다른 위기나 거대한 사건사고가 생기지는 않았지만 리히텐라데가 진보, 개혁과는 인연이 없던 보수적인 사람인 탓에 제국은 타성에 젖어 안에서부터 썩어가고 있었다.

한편 리히텐라데는 궁정에 오래 몸담으면서 무수한 정적을 추방한 결과 오토 폰 브라운슈바이크 공작과 빌헬름 폰 리텐하임 후작을 제외하면 정적이 없었다. 리히텐라데는 자신의 권력과 제국의 미래를 위해 두 사람이 국정에 간섭하는 꼴을 볼 생각이 없었기에 그들을 견제하고 있었다.

2.2. 천억의 별, 천억의 빛

시계열상 첫 등장은 외전 4권 <천억의 별, 천억의 빛>. 우주력 794년 6월 14일 리히텐라데 후작은 프리드리히 4세에게 문안 인사를 올리며 공무를 보고하고 라인하르트 폰 뮈젤이 성년이 되면 로엔그람 백작가를 잇도록 하라는 지시를 받았다. 다른 문벌귀족들은 라인하르트가 로엔그람 백작가를 계승하는 데 반발했지만 리히텐라데는 새로운 가문을 만드는 것도 아니고 폐절된 가문을 잇는 것이라면 귀족 수가 지나치게 늘어날 일도 없다는 이유로 반대하지 않았다.

로엔그람 백작가 이야기가 끝나고 프리드리히 4세가 올해 안에 또 출병이 있냐고 묻자 리히텐라데는 통수본부로부터 출병계획안이 제출되어 있다고 알려주었다.

2.3. 별을 부수는 자

우주력 795년, 리히텐라데는 승승장구를 거듭하는 라인하르트 폰 뮈젤과 과거의 총애에 눈이 멀어버린 주산나 폰 베네뮌데 후작부인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었다. 또한 개인적으로 싫어하지는 않았지만 황제의 총희 안네로제 폰 그뤼네발트 백작부인이 황제의 아이를 얻어 국정에 간섭할지도 모른다고 우려하고 있었다.

그러다가 우주력 795년 5월 16일, 리히텐라데는 베네뮌데 후작부인의 저택에 방문하여 저택을 나가 시외의 정원에서 행복한 여생을 보내라는 프리드리히 4세의 뜻을 전달했다. 하지만 베네뮌데 후작부인은 도리어 역정을 냈으며, 리히텐라데는 훈계하다가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자기보다 한참 아래에 있던 궁정관료가 지금은 황제의 대리인을 칭하는 것에 더 분노한 베네뮌데 후작부인에 의해 집에서 쫓겨나고 말았다. 간신히 랜드카로 돌아온 리히텐라데는 심복이자 정무비서관 바이츠에게 후작부인의 질투심을 달랠 방법을 물었고, 바이츠는 후작부인을 결혼시키자고 제안했다. 리히텐라데는 그 해결책에 흥미를 보였지만, 얼마 뒤 상황이 바뀌면서 무용지물이 되었다.

베네뮌데 후작부인은 리히텐라데를 내쫓은 것에서 그치지 않고, 안네로제와 라인하르트를 세트로 암살하려고 했다. 다행히 아무도 다치지 않았지만 황제의 총희 1명, 귀부인 2명, 제국군 대장 1명이 하마터면 전원 사망할 뻔했기에 더 이상 베네뮌데 후작부인을 가만히 놔둘 수 없었다. 후작부인의 존재 자체가 궁정의 질서를 어지럽히는 요인이라고 판단한 리히텐라데는 선택의 여지가 없음을 느끼고 바이츠를 후작부인의 측근 글레저 의사에게 보내서 증언을 들었고 프리드리히 4세에게 사건의 전모를 자세히 설명했다. 그리고 총애하는 여자를 이리저리 바꾼 황제의 행동을 은근히 비판하는 의견을 냈지만 프리드리히 4세는 딱히 기분 나뻐하지도 않고 후작부인의 자결을 명했다.

그렇게 하여 베네뮌데 후작부인은 전례상서 아이젠후트 백작의 집에서 자결을 가장한 사형이 집행되었지만, 리히텐라데는 그 모습을 보지 않고 국무성에서 보고를 받았다. 리히텐라데는 궁정의 화근을 하나 없앴다며 안도했지만 바이츠는 하나가 없어지면 또 하나가 태어난다고 중얼거렸다.

2.4. 여명편

아스타테 회전 직후에 열린 라인하르트 폰 로엔그람 백작의 원수 서임식에서도 등장하지만, 단순한 인물 소개에 그쳤으며 별다른 행적은 없었다.

카스트로프 동란에서는 부정한 방법으로 막대한 재산을 축적한 오이겐 폰 카스트로프 공작이 죽자 리히텐라데는 유산을 조사해서 부정축재한 부분을 뗀 다음에 상속을 인정해주겠다며 막시밀리안 폰 카스트로프의 작위와 재산 상속 수속을 연기했다. 그러나 막시밀리안은 영지에 파견된 재무성 조사관을 두 차례나 쫓아냈고, 리히텐라데는 재무상서 겔라흐의 요청을 받아들여 막시밀리안에게 수도 오딘에 출두를 명하는 소환장을 발부했다. 하지만 공포에 빠진 막시밀리안은 친족의 중재도 거부하고 반란을 일으켰다.

반란이 터지자 리히텐라데는 라인하르트의 요청을 받아들여 지크프리트 키르히아이스 소장에게 반란을 일으킨 막시밀리안 폰 카스트로프를 토벌할 것을 명하는 칙명을 받아냈다. 본래 그는 라인하르트의 요청에 부정적이었지만 바이츠가 나서 설득하자 마음을 바꾸어 키르히아이스가 칙명을 받을 수 있도록 수속을 밟아주었다. 하지만 리히텐라데는 바이츠가 라인하르트로부터 뇌물을 받고 리히텐라데를 설득한 건 꿈에서도 몰랐다. 키르히아이스가 열흘만에 반란을 토벌하자 리히텐라데는 제국재상 대리 자격으로 키르히아이스에게 '쌍두독수리 무훈장'을 걸어주고 무훈을 칭송하며 황제 폐하에게 충성을 바치라고 훈시했다.

제7차 이제르론 공방전에서 제국군이 동맹군에게 대패하여 이제르론 요새를 헌납하자, 리히텐라데 후작은 프리드리히 4세의 요청에 의해 직접 달려와서 상황을 설명했다. 그리고는 외적에 대해 항상 신성불가침해야 하는 제국 영토가 동맹군 손에 넘어간 것에 대해 사죄했는데, 라인하르트는 이를 두고 '반란군'이 언제부터 대등한 외부 세력이 되었냐고 비꼬았다.

제국군은 주둔함대 기함에 있던 사람 중 유일한 인물인 파울 폰 오베르슈타인 대령에게 책임을 물었지만, 일개 대령 하나가 처벌받는 것으로 사건을 매듭짓기에는 이제르론 함락이라는 충격이 너무 거대했다. 결국 제국군 3대 장관들이 리히텐라데에게 와서 사표를 제출했다. 리히텐라데는 3대 장관이 모두 물러난다면 그 중 하나는 라인하르트의 차지가 된다고 만류했지만, 통수본부총장 슈타인호프 원수는 지위에 연연해서 나아갈 때와 물러날 때를 그르쳤다는 소리는 듣기 싫다며 사표를 수리해 줄 것을 요청했다.

리히텐라데의 예상대로 프리드리히 4세는 리히텐라데로부터 사표를 받은 뒤 라인하르트를 불러 어느 직책이 탐나느냐고 물었다.[2] 그 모습에 리히텐라데는 정신이 나가버렸지만 라인하르트는 예상을 깨고 3대 장관에게는 죄가 없다며 3대 장관을 면책해달라고 요구했다. 프리드리히 4세가 리히텐라데에게 의견을 묻자 리히텐라데도 라인하르트의 의견에 동감하며 3대 장관에게 1년간 녹봉을 박탈하여 전몰 장병의 유족 구제기금으로 쓰자고 제안했고, 프리드리히 4세는 세부사항은 리히텐라데에게 맡긴다는 말을 끝으로 사건을 매듭지었다.

그렇게 사건이 끝났지만 리히텐라데는 퇴실한 뒤 다시 달려와 프리드리히 4세에게 라인하르트의 위험성에 대해 경고했다. 하지만 프리드리히 4세는 이미 라인하르트가 언젠가 찬탈할지도 모른다는 것 쯤은 알고 있었고 도리어 골덴바움 왕조가 인류 창성 때부터 있는 것도 아닐진대 자신의 대에서 망하지 않을 도리라도 있냐고 반문해서 리히텐라데를 놀라게 했다.

그러다가 아드리안 루빈스키로부터 동맹의 제국령 침공작전을 들은 요펜 폰 렘샤이트 백작이 제국령 침공계획을 보고했다. 리히텐라데는 이번 기회에 반란군을 격파하여 황실의 위신을 세우고, 통제를 조금 풀어[3] 평민들 사이에서 부는 혁명 분위기를 잠재우려고 했다. 심복이자 재무상서 겔라흐 자작은 너무 풀어주면 평민들은 기어오른다고 불만을 표했지만 리히텐라데는 너무 조이기만 하면 통치를 할 수 없다고 다독였다.

이후 루빈스키 이야기를 거쳐 두 사람은 방어 임무를 맡을 지휘관 인선에 들어갔는데 겔라흐 라인하르트 폰 로엔그람을 추천했다. 하지만 리히텐라데는 만약 라인하르트가 성공하면 명성이 높아져 우리가 대항할 여지가 줄어들고, 패하면 제국령 한복판에서 기세등등한 3천만 대군과 맞서싸워야 한다고 우려했다. 그러나 겔라흐는 만약 라인하르트가 패한다 해도 반란군에게 적잖은 손해를 입힐 테고 적은 긴 보급선과 지리 조건 때문에 불리하니 여유럽게 격파하면 되고, 이긴다 해도 벼락출세한 애송이는 얼마든지 요리할 수 있으니 걱정할 필요 없다고 답했다. 결국 리히텐라데는 라인하르트에 요격을 명했다.

2.5. 연합정권 수립

제국령 침공작전이 한창 진행중일 때 프리드리히 4세는 급성 심장질환으로 사망한다. 프리드리히 4세는 마지막까지 후계자를 지명하지 않았고, 제국 정계에서는 엘리자베트 폰 브라운슈바이크를 차기 황제로 미는 브라운슈바이크 공작가와 자비네 폰 리텐하임을 지지하는 리텐하임 후작가가 대립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리히텐라데는 자신의 권력과 제국의 앞날을 위해 황제의 손자 에르빈 요제프를 옹립하려고 했다. 그러나 반대파의 세력이 너무 강했기에 우주함대 부사령장관 라인하르트 폰 로엔그람 백작과 손을 잡고 연합정권을 구상했다. 리히텐라데는 라인하르트가 제어하기 어렵고 위험한 인물임은 잘 알고 있었지만 강하다는 건 분명하고 평민계급의 지지도 필요했기 때문에 국정 파트너로 그를 선택했다. 라인하르트 역시 리히텐라데가 가진 국정에 대한 권한과 궁정 내부의 영향력이 필요했기에 손을 잡았다.

이렇게 되어 에르빈 요제프 2세가 은하제국 37대 황제로 즉위하고 라인하르트와 리히텐라데는 무관과 문관을 대표하여 충성을 맹세했다. 리히텐라데는 작위를 공작으로 높인 뒤 오토프리트 3세 이후로 내려오던 관례를 깨고 제국재상에 취임했으며 황제의 섭정을 맡았다. 라인하르트는 그레고르 폰 뮈켄베르거를 밀어내고 자신이 우주함대 사령장관에 취임했으며 후작에 서임되었다. 한편 리히텐라데는 키르히아이스에게 은혜를 베풀어줄 요량으로 그의 상급대장 승진 및 우주함대 부사령장관 취임에 찬성했다.

물론 리히텐라데와 라인하르트가 서로를 진정으로 믿었던 것은 아니었다. 라인하르트는 리히텐라데를 '늙은 너구리'라 까며 문벌귀족들을 숙청한 뒤에 맹약을 깰 생각이었고, 리히텐라데도 문벌귀족들을 제압한 뒤에는 라인하르트를 숙청할 생각이었다. 그러나 문벌귀족이라는 강력한 적을 눈앞에 둔 두 사람의 동맹관계는 강건했다.

문벌귀족들은 리히텐라데의 결정에 대놓고 반발했다. 그들 입장에서 리히텐라데는 선제가 붕어한 이상 정치일선에서 물러날 퇴물이었기 때문이다. 귀족들은 리히텐라데와 라인하르트가 국정을 농단했다며 결집하여 반란을 준비했다.

2.6. 한순간에 몰락하다

립슈타트 전역 도중에는 라인하르트가 적도군을 진압하러 출정한 사이 오딘에서 정무를 도맡고 있었다. 그리고 수도에 남은 귀족들 사이를 바삐 오갔는데, 힐데가르트 폰 마린도르프의 보고로 이 사실이 라인하르트에게로 흘러갔다. 라인하르트 역시 리히텐라데를 치기 위해 행동을 서두를 수 밖에 없었다. 라인하르트는 제2차 가이에스부르크 요새 공방전에서 승리하자 파울 폰 오베르슈타인에게 조만간 오딘으로 돌아가 배후의 적에 대비하라고 명하면서 앞으로 있을 궁정 내의 권력투쟁을 예고했다.

그런데 적도군을 진압한 직후, 브라운슈바이크 공작의 심복 안스바흐가 주군의 마지막 명령을 수행하기 위해 거짓으로 투항하여 라인하르트를 암살하려 들었다. 암살은 실패했지만 지크프리트 키르히아이스가 안스바흐에게 피살당했고, 라인하르트는 둘도 없는 친구를 잃은 충격으로 식음을 전폐하고 키르히아이스의 시신 옆에만 앉아 있는 폐인이 되었다. 리히텐라데에게 있어 이것은 라인하르트 일파를 청소하고 완전하게 권력을 장악할 기회였다. 하지만 제독들이 함구령을 내려 리히텐라데는 이 사실을 알지 못했다. 하지만 언제까지 입을 막을 수 없는 노릇이고, 시간을 끌면 언젠가 전승기념식의 참극이 리히텐라데의 귀에 들어가게 될 것이었다.

하지만 정략의 달인답게 심성이 배배꼬인 오베르슈타인 역시 이 사태를 경계하고 있었고, 이 사태를 방지한 계획도 짜둔 뒤였다. 그것은 바로 리히텐라데가 안스바흐를 조종하여 라인하르트를 암살하려 들었다는 그럴듯한 시나리오를 만들어 리히텐라데를 라인하르트 암살미수 혐의로 숙청하는 것. 안스바흐가 대놓고 주군의 복수 운운하는 걸 본 제독들은 전부 이해하지 못했지만 오베르슈타인의 속셈을 깨닫자 모두들 그것이 사태를 해결할 유일한 방법이라고 인정하며 행동에 나섰다. 오베르슈타인, 루츠, 메크링거를 제외한 모든 라인하르트파 제독들이 2만 척에 달하는 고속순항함대를 이끌고 오딘을 향해 달려갔다. 탈락자를 내버려두고 달려가는 가혹한 행군으로 오딘에 도착한 함선은 불과 3천 척에 불과했지만 그것만으로도 오딘을 제압하는 데 충분했고, 예정보다 6일이나 빨리 오딘에 도착할 수 있었다.

라인하르트파가 기습할 때 노이에 상수시 주변은 이었는데, 지상에 강하한 제독 중 볼프강 미터마이어 대장은 재상부로 달려가 국새를 손에 넣었고 오스카 폰 로이엔탈 대장은 리히텐라데의 저택을 급습하여 리히텐라데 일족을 체포했다. 리히텐라데 공작은 침실에서 독서 중이었는데, 로이엔탈과 병사들이 침실 문을 박차고 쳐들어오자 겁내지 않고 그들을 꾸짖었다. 그러나 로이엔탈은 라인하르트 암살미수 혐의로 리히텐라데 공작을 체포하겠다고 선언했고, 리히텐라데는 패배감을 느끼며 자신의 혐의를 극구 부인했으나 로이엔탈은 간사하기 짝이 없는 모사꾼이라고 단언한 뒤 부하들을 시켜 공작을 구금했다. 리히텐라데 공작이 체포되고 로이엔탈은 그가 읽던 책의 제목을 보았는데, 아이러니하게도 <이상적인 정치>였기에 로이엔탈은 어이없어 쓴 웃음을 지었다.

무저항에 가깝게 점령된 오딘에서 유일하게 저항한 것은 재상부에서 당직을 서며 국새를 지키던 늙은 관료 한 명이었다. 미터마이어 일행이 총구를 겨누며 국새의 행방을 묻자 관료는 덜덜 떨면서도 재상부 국새실은 직무와 관계 없는 무관이 함부로 들어올 곳이 아니니 물러나라고 요구했다. 병사들을 그 말을 듣고 관료를 죽이려 했지만 미터마이어는 내심 관료의 용기를 가상하게 여겨 죽이지 않았다. 대신 병사들을 풀어 국새를 찾게 했다.

각 행정성의 상서나 제국원수라 해도 무단 입실이 불가했던 국새실이 병사들에 의해 어지럽혀지자 관료는 황실의 권위를 어떻게 알고 이러는 거냐며 신민의 길을 벗어난 행위를 부끄러워하라고 꾸짖었다. 그러자 미터마이어는 실력이 있어야 권위가 서지 권위가 있다고 실력이 있는 건 아니라고 반박했다. 그때 한 병사가 국새를 찾았다고 소리치자 관료는 병사에게 달려들었다. 그러나 다른 병사가 주먹으로 관료를 쳐서 제지하고, 미터마이어는 별다른 감흥 없이 국새를 바라보았다. 국새를 손에 넣은 미터마이어는 부상을 입은 관료에게 의사를 불러주라고 부하들에게 명령했다. 이렇게 해서 오딘은 완전히 라인하르트파에 장악된다.

얼마 뒤 안네로제와의 통신 후 정신을 차린 라인하르트는 로이엔탈과의 통신에서 리히텐라데 일족의 처분을 결정했다. 리히텐라데는 그래도 제국재상이나 되는 사람을 사형시킬 수 없으니 고통이 없는 방법으로 자살을 권유라 쓰고 강요하도록 했다. 나머지 일족 중 여자와 아이들은 변경으로 유배를 보내고, 10살 이상 남자들은 모조리 처형했다. 라인하르트의 말에 따라 로이엔탈은 리히텐라데 일족의 처분을 집행했다. 이 때문에 엘프리데 폰 콜라우슈가 로이엔탈을 증오하여 암살시도를 하게 된다.[4]
(전략)
『열 살 이상의 남자는, 모두 사형.』
"......알겠습니다."
로이엔탈도 이 말에는 즉시 대답할 수 없었다.
"아홉 살 이하는 괜찮으시겠습니까?"
그렇게 물은 것은 어쩌면 에둘러 인정을 베풀기를 청한 것일지도 모른다. 불필요한 유혈은 이 용장이 원하는 바가 아니었다.
『내가 유년학교에 들어간 것이 열 살 때였다. 그 나이가 되기 전에는 아직 제 몫을 다하지 못한다고 볼 수 있으니, 목숨은 살려주겠다. 만약 성장해 나를 치려 한다면, 그것도 좋겠지. 실력이 없는 패자가 타도되는 것은 당연한 노릇이니.』
(중략)
통신이 끝나자 오베르슈타인이 라인하르트 앞에 나타났다. 관찰하듯 젊은 주군을 바라본다.
"각하. 앞으로 한 시간 후면 브륀힐트의 출항 준비가 끝납니다."
"좋아. 30분 후에 가겠다."
"하오나, 리히텐라데 일족에 대해서는 정말로 그리 조치하실 것입니까?"
"나는 이제까지 많은 피를 흘렸다.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여기에 리히텐라데 일족의 피가 몇 방울 더해진다 한들 무엇이 달라지겠느냐."
다나카 요시키, 은하영웅전설 2권 <야망편>, 김완, 이타카(2011), pp. 356~357

라인하르트가 폐인이 되었다가 간신히 재기해서 그런 것인지 아니면 키르히아이스의 사후 라인하르트가 변한 것인지, 리히텐라데는 라인하르트에게 패배한 정적들 중 가장 가혹한 처분을 받았다. 본인을 포함한 10살 이상의 남자 일족은 전원 사형에, 여자 일족은 모두 변경으로 유배하라는 멸문지화에 가까운 명이 내려졌다. 이전이나 이후나 라인하르트가 정적에게 이토록 가혹한 처분을 한 적은 없다. 카스타미르의 비 상단 인용문에서 알 수 있듯 오스카 폰 로이엔탈이나 심지어 그 파울 폰 오베르슈타인도 가혹하다 여길 정도.

그리고 골덴바움 왕조는 리히텐라데의 죽음과 함께 마지막 기둥을 잃고, 허수아비로 전락했으며 불과 2년 뒤에 무너지고 만다.

3. 평가

나름대로 합리적이고 양식이 있는 인물이였지만, 그의 목표는 어디까지나 골덴바움 왕조의 영속이었다. 결국 라인하르트를 쓰러뜨리거나 자신이 쓰러지거나 둘 중 하나를 선택할 수밖에 없었던 비운의 인물. 실제 역사에서 비슷한 인물을 꼽자면, 골덴바움 왕조의 이인임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시대를 잘 타고난 인물이기도 했다. 리히텐라데 시절의 군주가 프리드리히 4세처럼 대부분의 업무를 신하들에게 떠넘겨버리는 사람이 아니었다면, 리히텐라데는 제국 재상으로서 행정부를 장악하며 막대한 권력을 휘두를 수 없었을 것이다. 또한 나라가 제대로 굴러갔다면 하급귀족인 리히텐라데가 제국 재상에까지 올라가는 것도 불가능했거나, 설령 가능했더라도 승진하기까지 아주 오랜 시간이 걸렸을 것이다.[5]

그러나 최후까지 관료세력으로 남아 군부와 인연이 없었고,[6] 결국 립슈타트 전역이 끝나고 라인하르트파 장성들이 쿠데타를 일으키자 바로 몰락했다. 리히텐라데 역시 가만히 있었던 건 아니고 수도의 귀족들 사이를 오가며 어떠한 '원대한 계획'을 꾸민 것으로 묘사되지만, 제독들의 함구령으로 키르히아이스의 죽음과 라인하르트가 정신줄을 놓은 것을 눈치채지 못한게 가장 결정적인 패착이였다.[7] 이로 인해 라인하르트와 그의 휘하 장성들을 숙청해 권력을 장악할 절호의 기회를 놓쳤고, 결국 비밀리에 급습한 라인하르트 파 장성들에게 저항하지 못하고 쓸려나가고 말았다. 미터마이어의 '실력이 있어야 권위가 선다'는 말도 이를 반영한 것이다.

4. 게임에서

은하영웅전설 4EX에서 등장
시나리오 1 : 제국재상 / --
통솔 56 운영 100 정보 82 기동 6
공격 4 방어 16 육전 17 공전 9
정치공작 8000(+24) 정보공작 4000(+16) 군사공작 1000(+1)

제국재상으로 플레이할 수 있는 캐릭터. 황제 바로 밑이지만 이 게임에서는 황제를 플레이할 수 없으므로 제국을 플레이 할 경우 가장 높은 위치라고 볼 수 있다.[8] 어지간한 모든 플레이는 할 수 있기 때문에 무능한 문벌대귀족들 함대를 모두 해체시켜 방위사령관으로 돌린다던지 라인하르트 외의 능력있는 제독들을 기용하여 함대를 꾸리는 재미를 느낄 수 있다! 물론 함대전이 재밌는 사람이라면 책상에 앉아 작전입안이나 함대편성만 하는 것이 재미가 없을 수 있지만 이것도 이것 나름대로 재미. 답답하면 자신 함대를 꾸려 갈 수는 있지만 다른 능력치들이 워낙 낮아서 플레이하기 힘들다.

카젤느와 함께 운영 100으로 두 진영 원탑이다. 카젤느는 초기 계급이 소장/중장으로 대장으로 플레이 할 경우 자신의 참모로 둘 수 있지만 아쉽게도 리히텐라데는 위치가 위치인지라 전혀 참모로 기용할 수 없다는게 흠이다.

[1] OVA에서는 마리네티 역을 맡았다. [2] 이때 황제의 말투는 마치 손자에게 원하는 선물을 고르라는 투였다고 한다. [3] 사상범에 대한 특별사면, 세금 감면, 주가(酒價) 인하 등등. [4] 미터마이어는 그녀가 자신을 증오한다는 로이엔탈의 말에 나도 같이 증오해야하는거 아니냐고 하자 "자넨 옥새를 빼앗는것만 했지만 난 그 늙은이를 협박하고 리히텐라데 일족의 처형을 지휘했으니 더 증오받을만 하지"라고 했다. [5] 리히텐라데가 재상까지 올라간 것은 프리드리히 4세를 황태자가 되기 전부터 돌봐주었기 때문이라는 암시가 있다. 비슷하게 리하르트 폰 그림멜스하우젠도 원래는 프리드리히 4세의 시종무관이었다. [6] 은하제국의 군부는 사실상 문벌귀족 및 그들의 하수인이거나, 먹고 살기 위해 군인이 된 유능한 하급귀족 및 평민출신 장교들로 나뉘었다. 전자는 브라운슈바이크 공작과 리텐하임 후작을 비롯한 귀족들이, 후자는 라인하르트 폰 로엔그람이 거의 완전하게 장악하고 있던 터라 리히텐라데가 끼어들 구석이 없었다. 그래서 에르빈 요제프 2세를 옹립할 때도 라인하르트의 손을 빌렸던 것이다. [7] 오베르슈타인의 권고로 소문이 퍼지기 전에 번개같은 속도로 수도 오딘에 진격했기 때문이다. [8] 게임내 동맹에서 비슷한 위치라고 할수 있는 욥 트뤼니히트의 경우는 최고평의회라는 이름으로 등장할 뿐 선택할 수는 없기 때문에 사실상 제국, 동맹을 통틀어서 시작시 플레이어가 선택할 수 있는 인물중 가장 높은 위치에 있다. 게다가 왜인지 에디트등으로 확인할 경우 리히텐라데의 계급은 국가원수인데 반해 트뤼니히트의 계급은 그냥 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