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젠 집안이라는 배경으로, 먼저 죽은 동생 대신 파아렐 나이트가 되었다. 원래 바이켈리 본인은 시를 좋아하는 문학소년이었고 그 동생이 기사적 소양이 있었으나 부모님의 바람은 자식이 기사가 되는 것이었기에 기사적 소양이 뛰어나 촉망받던 동생과 항상 비교당하며 불우한 어린시절을 보냈다.
사실 '불우한 어린시절'이라고 서술은 쉽게 되지만, 출판본에서 표현된 그의 독백을 보면 이 남자가 얼마나 처절한 사람인지 엿볼 수 있다.
"로람, 네 동생이란다. 어쩜 이렇게 예쁘니? 오뚝 선 콧날하며 커다란 눈을 좀 보렴. 아빠를 꼭 빼닮았구나. 네 동생은 꼭 훌륭한 기사가 될 거야." 저도, 저도 기사가 될 수 있어요 어머니. 저도 좀 봐주세요. "아니 글쎄, 엘파시는 한 살밖에 되지 않았는데 울지를 않아요. 얼마나 의젓한지, 벌써 네 살이 된 로람이 꼭 동생 같다니까요.[1] 게다가 형을 얼마나 잘 따르는지, 걱정할 것이 하나도 없어요." "좋으시겠어요 부인. 저희 집 애는 똑똑하기는 한데 몸이 약해서요… 엘파시는 아직 큰 병 한 번 앓지 않았다죠?" 아줌마, 저도 병을 앓지 않았어요. 저도 여섯 살이 되도록 신나게 울어 본 적이 없단 말이에요. 저도 그래요. 저도……. "로람, 어떻게 된 일이냐. 가정교사 선생님께 대들다니! 네 동생은 이미 펠류넨의 문학 입문서를 떼지 않았느냐! 네 공부가 부족한 것을 탓하지 않고 어찌 너는 선생님을 함부로 대하느냐!" 공부는 그렇게 하는 건가요? 전 시가 좋아요. 엘파시는 펠류넨의 시를 술술 외우지만, 전 시 속에서 펠류넨이 뭐라고 이야기하는지 듣고 싶단 말이에요. 아버지, 공부는 그렇게 하는 건가요? 엘파시가 옳은 건가요? 전 선생님께 제 생각을 말씀드렸을 뿐인데……. "작은 도련님 본 좀 받으세요. 벌써 아침 일찍부터 일어나서 연습실에서 페치를 휘두른답니다. 그 정도는 바라지 않으니 제발 제가 깨우는 시간에만 일어나세요. 마님께 저만 꾸중을 듣는답니다." 난 페치를 좋아하지 않아, 하녀장. 밤 늦게까지 문학책을 읽고 사색을 하고 싶을 뿐이야. 그게 잘못인가? 나도 엘파시처럼 기사가 되고 싶어해야 하냐구? "형 괜찮아. 내가 깨뜨렸다고 이야기할게. 내가 얘기하면 별로 꾸중하지 않으실 거야. 형은 그냥 모른 척하고 있어." "믿을 수가 없구나! 네가 한 짓이지 로람? 네가 이 소중한 것을 깨뜨리고 나서 동생에게 용서를 빌라고 한 것이 아니냐! 이 모자란 녀석, 동생에게 죄를 뒤집어씌우려고 하다니. 아버지는 처음부터 보고 있었단 말이다!" 하지만… 하지만 아버지. 저는……. "용서해 주세요, 형이 그렇게 하라고 한 것은 아니에요. 제가… 제가 그렇게 거짓말을 하겠다고 했어요, 아버지. 형은 잘못한 것이 없어요." "엘파시, 너는 가만히 있거라. 아버지는 남에게 죄를 떠넘기려는 비겁함에 대해 꾸짖고 있는 거다." 죄송해요… 제발 제게도 사죄할 기회를 주세요. "아무래도 계승자는 엘파시가 적당한 것 같소. 로람 그녀석은 무엇 하나 제대로 해내는 것이 없구려. 구석에 박혀서 쓸데없는 종이 쪽지[2]와 씨름이나 하고……." "그렇게만 이야기하시진 마세요. 꼭 기사가 가문을 계승해야 하는 것은 아니잖아요? 그래도 로람이 장남이니 조금 더 기다려 보시는 게……." "필요없소. 그놈은 처음부터 글러 먹은 녀석이오. 음침하기만 하고, 허약하고, 항상 모든 것을 비뚤게만 바라보려고 하지 않소.[3] 처음엔 어려서 그러겠거니 했더니 어리석게도 동생을 질투나 하고. 그런 속 좁은 녀석에게 계승을 시키느니 차라리 가문을 끝내고 말겠소. 뮤젠 바이켈리 가는 기사만 열 명도 넘게 배출한 이름난 가문이오. 잘못을 저지르고 반성도 하지 못하고, 그렇다고 정중하게 사죄조차 못하는 녀석은 바이켈리 가에는 필요없소." 제가 언제 동생을 질투했다고 그러시는 거죠. 전 그저 엘파시가 페치를 잘 쓴다고. 부럽다고 이야기한 것뿐인데. "당장 내일이라도 가문의 이름을 부여하겠소. 벌써 엘파시는 열세 살이오." 가문의 이름을… 그럼 전 어떻게 되는 건가요, 어머니. 저는 어떻게 되는 거죠? "바이켈리 가의 쓰레기 같은 녀석. 네가 내 아들이라는 것이 정말 저주스럽다." 저주스러우시다고… 당신의 아들인데. 기사가 될 수도 없고 머리도 뛰어나지 않지만 저도 당신의 아들인데. |
이러한 독백이 꿈이라는 형식으로 나오는데, 꿈에서 깬 바이켈리는 "젠장, 빌어먹을 꿈." 이라 뇌까린다….
그렇지만 동생이 착했고 형을 잘 이해해 주었기 때문에 형제간의 사이가 나쁜건 아니었는데 오히려 동생의 이러한 대인배스러운 자질때문에 형이 동생보다 더 못났다는 식으로 부모님에게 멸시를 당한다. 결국 그는 검에 소질이 없음을 알고 마법서를 탐닉하게 되는데 그러던 어느날 바이켈리는 마법 공부를 위해 왕영 도서관에서 우연히 카스레더의 마법서를 발견하게 되고 책을 훔쳐와 카스레더의 마법에 심취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결국 이 책은 동생을 죽이게 만드는데... 동생과 페치 연습을 하던 중 사고로 동생이 절벽에서 발을 헛디뎌 떨어졌는데, 간신히 풀뿌리를 움켜쥐고 떨어지지 않았던 것. 고작 풀뿌리가 갑옷까지 입은 사람의 몸무게를 버틴다는 것에 놀란 바이켈리는 동생의 다른 한 손에 카스레더의 마법서가 쥐어져 있는 것을 보고는 그 책의 힘 덕분이라는 것을 깨닫고는 동생을 구하기보다 동생의 손에서 책을 뺏는 것을 택했고, 결국 동생은 추락사한다.(...) 충격을 받은 부모는 동생의 위치를 바이켈리에게 대입하지만 이미 친동생까지 죽인 바이켈리는 그 모습을 비웃으며 더 흑화하게 된다.
그리고 로젠다로와 4차 천신전쟁이 발발하고 출병이 결정되자 마법서의 힘으로 파벨론 사야카를 발라버리며 출정 권한을 따냈고 그 힘으로 퀴트린을 죽음 직전까지 몰아넣는다. 하지만 이사드 리엘이 에베라네즈를 무릅쓰고 엔버렌의 마법을 시전함으로써 퀴트린은 목숨을 건지게 되고, 더불어 세라프 파스크란도 퀴트린 옆에 같이 있음으로써 마법의 효력을 받게 된다. 그걸 모르고 퀴트린의 대타로 전장에 나선 파스크란에게 깝치다가 벌레취급을 당하며 순살(...)당했다.
셴다르크는 바이켈리에게 기사가 될 자질이 없고 마법사의 재능이 더 있다고 했었다. 하지만 하얀 로냐프강에서는 다수를 한꺼번에 쓸어버리는 메테오나 헬파이어같은 대형마법은 물론 파이어볼같은 마법마저 거의 안나온다. 그것도 출판본에는 활약하는 마법사인 셴다르크와 리엘의 활약이 너무 많다고 삭제까지 해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