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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5-01-12 04:02:37

레코드

1. Record2. Rekord

1. Record

Record는 명사와 동사로 동시에 사용할 수 있는 영단어이다. 명사로는 '기록', '녹음', 그리고 '음반 매체'를 뜻하며[1] 발음은 [영 ˈrekɔːd; 미 ˈrekərd], 즉 '레코드~커드'에 가깝다. 그런데 동사가 되면 의미가 '기록하다', '녹음하다'가 됨은 물론 그 발음도 [영 rɪˈkɔːd; 미 rɪˈkɔːrd], 즉 '리드'에 가깝게 된다. 국제음성기호(IPA)를 보면 알겠지만, 명사일 때는 강세가 첫 번째 음절에서 나는 반면 동사일 때는 두 번째 음절에서 난다. 이러한 현상을 대입 학력고사 시절 용어로(…) 명전동후(名前動後)라고 하는데( #) 이 과정에서 첫 음절의 모음도 겸사겸사 바뀌는 것. 강세가 실렸을 때는 [e], 강세가 실리지 않았을 때는 [ɪ]가 된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동사와 명사 구분 없이 record의 e를 전부 'ㅔ'로 표기한다. 따라서 동사의 파생 명사인 recording[rɪˈkɔːrdɪŋ]도 리코딩이 아니라 레코딩이라고 부르고 있다.[2] 이는 시각적 어형을 고정하여야 의미를 파악하기 쉽다는 점과 유관한 듯하다.[3] 이를테면 land 단독으로는 [lænd]로 발음되되, 이 말이 다른 말 뒤에 붙어 강세를 잃으면 England[ˈɪŋɡlənd]의 예시와 같이 [lənd]가 되지만, 이를 굳이 '랜드'와 '런드'로 갈라 표기하지 않는 것과 같은 이치다.
근본주의적 원음주의자들은 우리가 「리얼리티」로 표기하는 것을 「리앨러티」로 바꾸고 싶어하고, 「잉글랜드」로 표기하는 것을 「잉글런드」로 바꾸고 싶어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우리가 reality를 「리얼리티」라고 표기하는 것은 그 단어의 발음이 「리앨러티」에 가깝다는 것을 몰라서가 아니다. 진짜 이유는 「리얼리티」라는 단어가 한국어에서 「리얼」(영어 real에서 차용한)이라는 단어와 굳게 맺어져 있기 때문이다. 또 우리가 England를 「잉글랜드」라고 표기하는 것도 「잉글런드」라는 올바른 발음을 몰라서가 아니라, 그 단어의 뒷부분과 「랜드」(영어 land에서 온)라는 말의 관련을 표상하기 위해서다.
고종석, 원음주의에 짓눌린 외국어 표기

2. Rekord

독일 아담 오펠의 승용차. 현지 발음과 비슷한 표기는 레코어트[ʁeˈkɔʁt]지만 GM코리아가 한국에 수입하는 시점에 '레코드'로 소개해서 그렇게 정착해 버렸다. 자세한 사항은 오펠 레코드와 대우 로얄 문서를 참조할 것.


[1] 음반에 관해서는 축음기, SP(음반), LP, EP 등의 문서를 참조할 것. 참고로 LP와 EP를 총칭하여 바이널(비닐) 레코드라고 부른다. [2] 그런데 여기서 이름이 파생된 악기명은 'ㅣ'로 표기한다. [3] 사실 영어 맥락에서도 발음만 바뀔 뿐 철자는 그대로다. 단지 한글로 옮길 때, 바뀌는 발음에 준하여 달리 표기할지 아니면 특정 어형을 기준으로 표기를 고정할지가 문제가 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