東方見文録
1. 개요
나츠메아타리(제작 당시에는 나츠메)에서 1988년 11월 10일 발매된 패밀리컴퓨터 게임으로 나츠메의 데뷔작이다. 문헌 동방견문록과는 東方見文録, 한 글자 다르다. 이름이 '동방'으로 시작하는 게임 시리즈 동방 프로젝트와는 관련이 없다.[1]2. 내용
동남아시아 대학교 역사공학부 여행학과 4학년 주인공 '토호켄 분로쿠'[2]가 졸업논문을 쓰기 위해 시간 여행을 하다 중국에 기독교를 전하기 위해 여행을 다니던 마르코 폴로 부자를 만나게 되고, 충격으로 허리가 빠져버린 아버지 니콜로를 대신해 마르코를 데리고 원나라로 떠난다는, 1의 동방견문록을 살짝 비튼 스토리.2.1. 엔딩
썸네일이 공포스러울 수 있으니 클릭주의[3]
게임 자체는 당시 유행하던 요소들의 패러디와 코믹한 연출 등 코미디 게임으로 그럭저럭 즐길 만하지만, 인지도 낮은 이 마이너한 게임이 일본에서 유명한 진짜 이유는 바로 충격적인 엔딩 때문이다.
최후반에 원나라의 일본원정이 일어나자 실제 역사대로 카미카제가 일어나 원나라를 무찔러야 했지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자, 주인공은 타임머신을 통해 카미카제를 불러내게 된다. 하지만 태풍을 뜻하는 카미카제가 아니라 우리가 알고 있는 그 자살 특공대 카미카제가 잘못 불려오고, 이 때문에 마르코가 유탄에 맞아 사망한다.[4]
이윽고 정신을 잃었다가 낯선 곳에서 깨어난 주인공은 시간 범죄를 저질렀기에 주인공 일행이 그렇게 찾아 헤매던 지팡구..인 척 하는 일본 목욕탕 같은 희한한 장소에 유폐되어 정신이 나가버리는 주인공의 모습과 함께 막이 내린다. 즉 원래 시간대로 돌아가지 못하고 시간의 틈에 갇혀 영원히 미아가 돼 버린 것.
전개 자체는 나름 블랙 코미디로 볼 수 있겠지만 문제는 마지막에 나오는 주인공의 CG가 괴악한 도트 그래픽과 어우려져 호러 게임 뺨치는 기괴함을 뿜어내 게임 트라우마 급의 끔찍함만 부각된 것이다.
3. 평가
시스템 자체는 멀쩡한 텍스트 어드벤처 게임으로 아무 문제가 없지만 문제는 미쳐날뛰다 못해 막나가는 스토리가 특징인 괴작. '뉴웨이브 사이키델릭 어드벤처'라는 괴상뻑쩍한 장르명에서 느껴지듯이 부조리스런 전개가 연속해서 이어지는데, 기본 커맨드 중에 있는 때리기를 선택 시 내레이션에게 천벌을 받아 죽거나 텍스트 창을 타고 도망치는 주인공 등 제 4의 벽을 뚫는 건 물론이요 나무에 박힌 커플을 구하겠답시고 전기톱으로 반갈죽을 낸다던가 동상을 훔치려던 도둑이 그 동상에게 라이더 킥을 얻어맞고 죽는다던가 하는 이상한 전개가 마구 펼쳐진다.그럭저럭 가볍고 희망차게 전개되던 스토리를 갑작스럽게 잔혹하고 비참한 결말로 비틀어버린데다 이와 반대되는 발랄하고 우스꽝스런 연출이 합쳐져 안 그래도 괴작 취급을 충분히 받을 만한 게임에 종지부를 찍어버렸다. 꿈도 희망도 없는 결말로는 다른 많은 작품들을 가볍게 능가하는 수준.
일본 내에선 개성있는 캐릭터 덕분에 인기가 있는지 팬아트가 꽤 있다. 흔히 알려진 중년의 모습이 아닌 순수한 소년의 모습인 마르코 폴로가 등장하는 것도 특이할만한 점. 나츠메 250작품 기념 인기투표에서도 상위권에 위치하거나 기념 일러스트에서도 꾸준히 등장하는 등 나츠메 내에서도 꾸준히 챙겨주는 작품이기도 하다.
[1]
단, 동방 프로젝트 어레인지 앨범으로
동방견문록 vol.2가 있기는 하다.
[2]
동방견문록(東方見文録)을 일본식으로 읽은 것.
[3]
파랗게 질린 얼굴은 둘째치고 고통스러운 표정과 손 모양이
절규와 비슷하다.
[4]
사망 장면에서 마르코의 머리가 터지는 이미지가 있지만 삭제되어 더미 데이터로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