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바이 국제공항의 소재지로 사람들이 두바이에 도착하면 처음으로 만나는 곳이지만, 실제로 우리가 생각하는 두바이의 모습은 영 아니며 그저 일개의 아랍풍 도시 정도로만 간주되는 곳이다. 그렇지만 원래 두바이의 전통적인 중심지로, 1970년대 초반까지는 명실공히 두바이를 대표하던 곳이었다. 오늘날 마천루들이 가득한 제벨알리와 주메이라가 허허벌판 사막이던 시절, 데이라에는 건물들이 빼곡하게 있었고 두바이 인구의 대부분이 살고 있던 곳이었다. 그러나 1973년 주메이라에
두바이 세계무역센터(DWTC)가 완공되고 1990년대부터 주메이라와 제벨알리에 초점을 맞춰 개발되기 시작하면서 데이라는 죽어가기 시작했으며, 이에
데이라 팜 아일랜드라는 야자수 모양의 인공섬을 만들어 과거의 영화를 다시 되찾으려 했으나 경제위기로 무산되면서[1] 더 이상 전진을 보지 못하게 되었다.
서울특별시로 치면
사대문 안 또는
강서구와 유사한 위치이다. 일단 역사적인 중심지라는 점에서는
중구나
종로구와 비슷하지만, 공항 소재지라는 점은 오히려
강서구와도 비슷하다. 그리고 중구와 강서구답게 옛날에는 부귀영화를 누렸지만 지금은 서서히 죽어가고 있다. 서울의 중심이라는 지위를 갖고 있던 중구도 이제는
강남구나
여의도에 빼앗겼듯이 두바이의 중심지도 주메이라나 제벨알리에 빼앗겼으며, 제벨알리에
알막툼 국제공항이 개항하면서 관문지역이라는 위치도 이제 빼앗기게 생겼다.[2]
현실적으로도 데이라는 과거의 영화를 누리지 못하게 될 것이다. 언급했다시피 공항 소재지인데, 이 때문에
고도제한이 걸려서 고층건물이 없다. 물론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회사 빌딩"들이 있긴 하지만, 그 스케일은 진짜로 쪼잔하기 그지없다. 때문에
마천루는 죄다 제벨알리나 주메이라에 지어지고 있으며, 마천루를 지을 수 없는 데이라는 자연스럽게 죽어가는 것이 당연지사.
더군다나 역사적으로 인간이 자연스럽게 거주하다 생긴 도시라 들어서
계획도시가 아니며, 도로망도 진짜로 엉망진창이다.
[1]
현재는
데이라 아일랜드로 대체되었다.
[2]
물론, 아직은 그래도 관문지역이라는 위치는 문제없이 갖고 있다. 지금의 두바이 국제공항(DXB)과 알막툼 국제공항(DWC)의 관계는
김포국제공항-
인천국제공항 관계와 비슷하지만, DWC는 인천처럼 처음부터 허브공항으로 개항한 게 아니라 일단은 매우 조촐하게 개항한 것이다. 그러니 지금은 DXB가 여전히 관문으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으나, DWC가 개항하면 DXB는 극히 일부 노선만을 운영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