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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2-05-17 20:31:08

담배/해악/금연법 시행이 안 되는 까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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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2. 흡연자들의 반발3. 억제되지 않는 수요4. 세수 확보5. 결론6. 관련 문서

1. 개요

이 문서는 담배의 수많은 해악에도 불구하고 금연법이 시행되지 않는 까닭에 대해 다룬다.

2. 흡연자들의 반발

담배를 섣불리 금지할 수 없는 첫 번째 이유는 이미 담배를 피우고 있는 사람들에게서 나올 반발이다. David nutt이라는 영국의 약학자는, 담배가 만약 20세기에 발견됐다면 그 즉시 마약으로 분류되어 유통 금지 처분을 받았을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그러나 인류에게는 불행하게도 담배는 의학이 충분히 발달하기 훨씬 전부터 인류 사회에 너무나 널리 퍼졌기 때문에, 담배의 해악이 잘 알려진 현대에도 건강을 희생해 가면서 담배를 즐겨 피우는 사람들은 흔하다.

이런 상황 속에서 막무가내로 담배를 금지한다면 흡연자들이 격렬히 반발할 것임은 불 보듯 뻔하다. 게다가 민주주의 체제가 지배적인 현대 사회에서 민중의 반발은 곧 정부의 지지율 저하로 이어진다. 이러니 그 어떤 정치인도 담배 금지 문제를 쉽게 건드릴 수 없다. 심지어 정치인 중에도 흡연자들의 비율이 꽤 된다는 걸 감안하면, 담배에 대한 소극적 제재 법안은 나올지언정 금주법 수준으로 담배를 불법으로 규정하는 금연법이 나올 가능성은 없는 것이나 다름없다.

3. 억제되지 않는 수요

만약 정말로 담배를 여타 마약처럼 불법화한다 한들, 당장의 흡연자 인구는 사라지지 않는다. 법적으로 엄청난 규제와 처벌을 먹이고 있어 수요자가 적은 마약류도 은연중에 유통되는 게 현실인데, 이보다도 수요자가 엄청나게 많은 담배를 불법화해버린다면 그 수요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사회에서 터져 나올 것이다. 그리고 이는 또다른 범죄로 이어진다.

게다가 담배를 불법화한다면 당연히 시중의 모든 담배를 회수해 폐기처분해야 할 텐데, 수천만 대한민국 인구의 담배 구매 이력을 전수조사한다는 비현실적인 방법이라도 동원하지 않는 이상 이것 역시 불가능에 한없이 가깝다. 물론 흡연율과 담배 소모 속도를 감안하면 규제 이후 신품이 풀리지 않는 상황에서 밀거래되는 기성품 담배는 언젠가는 소진될 테지만, 담배를 몰래 생산하거나 밀수하여 유통하는 불법 조직들이 반드시 출현해 그 수요를 메울 것이다.

이러면 금주법의 사례를 따라갈 가능성이 아주 높다. 일단 여러 범죄 조직이 담배를 암암리에 확보해 폭리를 취하려 할 건 자명하고, 담배에 관심이 없던 비흡연자들도 담배가 돈줄이 된다는 것을 알고 담배 암거래에 뛰어들게 될 수도 있다. 이렇게 형성된 담배 암시장의 담뱃값은 단속반을 피하느라 점점 인상될 것이고, 결국 모든 이익은 정부가 아니라 담배를 취급하는 범죄자들에게 돌아가고 만다. 이렇게 형성된 담배 암거래 시장은 당연히 세무조사로 세금을 징수할 수도 없다.

4. 세수 확보

담배가 국민의 건강에 미치는 악영향에도 불구하고 정부에서 담배를 판매하는 가장 큰 이유다. 담배에는 담배소비세, 교육세, 국민건강증진부담금, 환경폐기물부담금, 엽연초생산안정화기금 등 다방면의 세금 및 기금이 부과되고, 이는 정부의 세수 확보에 크게 공헌한다.

담배세로 얻을 세수보다는, 국민이 담배를 피우게 됨으로써 발생할 건강 악화에 따른 국가 복지 비용이 더 들어간다는 주장도 있다. 그러나 이는 대한민국이 담배세를 올리기 전후의 자료인 2014, 2015년의 자료만 봐도 틀렸음을 알 수 있다. 대한민국 정부가 담배세로 걷어들인 세수는 담배 가격을 올리기 전인 2014년에는 6조 7425억원이었고, 담배 가격을 올린 2015년에는 11조 489억으로 추산된다. # 그런데 대한민국 예산 전체를 보면 국민 건강 보험 가입자 지원 금액 전액이 9조 1141억에 불과하며, 이중 국민 건강 보험 가입자 지원금은 6조 3221억이다. 보건 비용이란 국민 건강 보험 가입자 지원 및 관련 보건 업무를 총괄하는 명칭이므로, 국민 건강 보험으로 지원받는 인원 모두가 담배 때문에 병을 앓는다고 가정하더라도 2014년 기준으로 4천억이 남는다. 물론 올린 가격으로 계산하면 5조 가까이가 남는다.

한편 다른 이유로, 담배를 1갑 피우던 사람이 갑자기 2갑으로 늘린다고 해서 5년 안에 폐암 걸려 사망하는 건 아니다. 즉, 흡연량의 증가로 인한 건강 악화는 대부분 5~10년 이상의 장기적 순환으로 되돌아오며, 특히 젊은 사람은 더 늦게 증상이 발현된다. 따라서 국민의 흡연량이 늘어난다 해도 현 정권에서 문제가 될 소지는 적은 반면, 담뱃값에 포함된 세금 지분을 감안하면 세수는 폭발적으로 증가한다.

뿐만 아니라 담배는 세금을 인상하는 데 부담이 거의 없다는 이점도 있다. 담뱃값을 올려 흡연을 억제해 국민 건강을 증진시키겠다는 큰 명분이 있고, 비흡연자들의 강력한 지지까지 받을 수 있다. 담뱃값을 한순간에 대폭 올리는 것은 집권세력에게 상당히 부담스러운 일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 수 있지만, 앞서 언급했듯 담뱃값을 올리는 표면적 이유는 흡연자들에게 경제적으로 부담을 줘서 흡연인구를 줄이겠다는 것이기 때문에 그렇지 않다. 부담을 줘서 담배를 못 피우게 하자는 의도로 시행된 정책에 '너무 올리면 부담이 심하니 조금만 올리자.'는 반론은 성립될 수 없기 때문이다.

물론 인상률이 적더라도 일단 담배값을 올리면 초기에는 흡연 인구가 일시적으로나마 감소하긴 한다. 하지만 결국은 다시 정상으로 돌아오며 이에 따라 세수도 뚜렷이 증가한다. 담배는 중독성이 있는 약물이기 때문이다. 노골적으로 말하자면 대부분의 흡연자들은 아무리 담뱃값이 비싸더라도 흡연 욕구를 채우기 위해 기꺼이 돈을 내놓을 준비가 된 사람들이다. 이는 담배의 낮은 가격 탄력도로도 증명된다. 담배의 가격 탄력도는 0.425 정도로 알려져 있는데, 이는 담뱃값이 100% 인상되어도 수요는 42.5%밖에 줄지 않는다는 걸 의미한다. http://news.mk.co.kr/newsRead.php?year=2014&no=1206711 세계금연기구에서도 "한국의 담배값은 적어도 50%는 올려야 한다"고 권고한 적이 있으며, 질병관리청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흡연율 감소에 의미 있을 것이라 예상한 담뱃값의 가격은 각각 6,000원과 9,000원이다.

이러한 이유로 정부 입장에서는 수많은 반대에 부딪칠 금연 정책을 괜히 시행해서 지지율을 깎아먹느니, 그냥 담배를 많이 팔아 세수를 늘리는 게 이득이다. 즉, 담배는 비록 개인에게는 건강을 서서히 갉아먹어 고통스러운 죽음에 이르게 하는 해로운 물건일지 몰라도, 국가에게는 재정에 든든한 보탬이 되는 이로운 물건인 것이다. 그러니 정부 입장에서도 담배 판매는 절대 그만둘 수 없다. 비흡연자에게는 안타깝게도 이것이 현실이다.

5. 결론

이처럼 금연법은 여러모로 비현실적이기 때문에, 현재 담배 규제는 금주법과 같은 완전한 금지가 아니라 금연구역을 늘리고 담배세를 올리는 등의 간접적 방식으로 수요를 줄이는 소극적인 방법에 그치고 있다. 하지만 담배세를 올리겠다고 선언하면 그 정부 지지도는 굉장히 떨어질 것이므로 어느 소신 있고 용감한 정부가 실제로 할 지는 미지수다.

또 일부 흡연자들은 담배에 대한 세금을 흡연자들이 오로지 부담하므로 흡연자를 위한 정책에 사용되어야 한다고 말하며 비흡연자들도 흡연자들이 더 낸 세금으로 흡연부스같은 흡연 관련 시설을 세우고 이럼에도 길거리에서 피는 사람은 엄벌을 하는 게 흡연자들도 할 말이 없고 깔끔하다며 이쪽을 옹호하기도 한다.[1]

사실 담배 합법화의 진짜 이득은 담배 매출 따위가 아니라 흡연자들을 요절하게 만들어서 사회 복지 비용을 줄이는 것이라는 설이 미국에서 나돈 적까지 있다. 이것이 본래 의도가 아니었다고 하더라도 실제로 국민 흡연이 국가 재정에 도움이 된다는 담배 회사들의 기밀 문서가 존재하는 것은 사실이며,[2] 이런 정보가 국가 정부들에게도 당연히 보고가 되었다고 짐작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하물며 정부에게 보고가 되지 않았더라도 상식적으로 생각해볼 때, 정부 인사가 아니더라도 누구나 사회복지 비용 절감으로 이어질 수 있는 흡연의 부가적 효과에 대한 가설을 세울 수 있다. 이 같은 내용은 정부 차원에서 득이 되면 되었지 실이 될 것이 없고, 게다가 담배는 이미 합법이므로, 굳이 면세품화까지 가지 않더라도 아무 것도 안 하고 현재 수준의 복지비용 절감만 누리면 그만이니, 정부가 염두에 두고 있을 가능성이 전무하다고는 할 수 없다.

6. 관련 문서


[1] 실제로 한국은 흡연장소가 정말 조성이 안되있다. 실내장소는 모조리 금연장소로 지정되었고, 개인주택이 아닌이상 자택에서도 흡연은 불가능에 가깝다. 과거에 흡연장소의 필요성이 대두되면서 여객터미널, 기차역, 공항같은 대규모 공공장소의 야외에 흡연부스들이 설치되었었으나 공공장소 10m 이내 흡연금지 법이 만들어지면서 싹다 철거되었다. 흡연장소가 존재하면서 흡연에티켓을 지킬것을 강조하면 모르겠으나 현재 한국에서 합법적인 흡연장소(대부분의 흡연장소가 알게모르게 현행법을 조금씩 저촉한다)가 존재하는지도 의문인 상태에서 흡연에티켓만을 강조하는것은 그냥 담배를 피우지 말라는것과 같은 말이다. [2] 단 담배 회사들은 영리단체이니 만큼 자신들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작성했을 가능성이 높음을 감안해야 한다. 감사와 증세라는 철퇴를 지닌 정부에게 잘 보여야 하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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