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숙(노동운동가)

"화장실이 없어 어둔 구석을 찾아 현장을 뱅뱅 돌고 식당이 없어 쥐똥이 섞인 도시락을 먹으며 떨어져죽고 깔려죽고 끼어죽고 타죽는 동료들의 시신을 보며 그 사고보고서에 '본인 부주의'라고 지장을 찍어주고 내가 철판에 깔려 두 다리가 다 부러졌을 때도 '본인 부주의'에 누군가 또 지장을 찍어주며 산재처리를 피하던 현장.

일이 너무 힘들고, 스물 다섯 살짜리가 사는 게 아무 희망이 없어 죽으려고 올라갔던 지리산. 천왕봉에서 본 일출이 너무 아름다워 1년간 더 살아보자고 내려와 노동조합을 알게 됐고, 화장실이 없고 식당이 없으면 요구하고 싸워야 한다는 걸 알았습니다. 유인물 몇 장에 불순분자 빨갱이가 되어 해고된 세월이 35년. 박창수도, 김주익도, 곽재규도, 최강서도 살아서 온전히 돌아가고 싶었던 곳. 현장으로 돌아갈 마지막 시간이 남아있습니다."

36년간 나는 유령이었습니다. 자본에게, 권력에게만 보이지 않는 유령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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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앞 희망행진 마무리 집회

탄압과 분열의 상징이었던 한진중공업 작업복은 제가 입고 가겠습니다. 여러분들은 미래로 가십시오. 더 이상 울지 않고 더 이상 죽지 않는, 그리고 더 이상 갈라지지 않는. 단결의 광장이 조합원들의 함성으로 다시 꽉 차는 그 미래로 거침없이, 당당하게 가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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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년 만의 복직 행사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