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창시절. 학교에 그런 애 하나씩 꼭 있었다. 전교에서 제일 예쁜데 집도 부자인데다 공부까지 잘하고, 재주는 또 왜 그렇게 많은지 각종 대회에서 상을 휩쓰는 걸로도 모자라 성격마저 심하게 좋아 얄미워할 수조차 없는 애. 말하기도 숨찰 만큼 모든 걸 다 가진, 그런 애. 혜진이 바로 그런 애다. 아니, 그런 애, ‘였’다.
잘나가던 아빠의 출판사가 쫄딱 망하며 어느 순간 富를 잃었고, 알바전선에 뛰어들며 상위권 성적도 잃었다. 그 정도에서 끝나줬다면 좋았으련만. 좀 많이 섭섭한 외모의 소유자인 아빠에게 물려받은 유전자가 어딘가 꼭꼭 숨어있다 뒤늦게 발현. 사춘기 시절 역변을 겪으며 잃다잃다 그녀는 미모까지 잃고 말았다.
지금 그녀에게 남은 거라곤 학자금 대출금과 안쓰럽기 짝이 없는 스펙의 취업장수생이란 초라한 신분 뿐. 찬란하게 빛나던 주인공 같던 그녀의 인생은 그렇게 누구하나 거들떠 봐주지 않는 엑스트라 인생으로 전락해버린 지 오래다. 지금 최대의 꿈은 탄탄한 회사의 꼬박꼬박 월급 받는 ‘직장인 되기’ 다.
그런데 어느 날. 밍밍하기 짝이 없는 그녀의 일상이 술렁이기 시작한다. 15년 전 헤어진 초등학교 시절 첫사랑. 뚱땡이 지성준에게 연락이 온 것! 하지만 가장 빛나던 시절의 그녀만 기억하고 있을 그 앞에 도저히 나설 자신이 없는 그녀는 절친이자 9등신 미녀 하리에게 부탁한다. “내 대타로 성준이 좀 만나줘. 오늘 딱 하루. 걔 앞에서 니가 김혜진이 돼줘!”
결국 첫사랑 앞에 나서지 못한 채 숨어버리고 마는 그녀.
환골탈태란 말은 그를 설명하기 위해 생겨난 말일지도 모른다. 남성 패션지에서 방금 튀어나온 듯 늘씬한 현재 모습과 달리, 사춘기 전까지는 외모도 성격도 찌질 그 자체였다. 또래보다 키는 10센티쯤 더 작았고, 몸무게는 10킬로그램 쯤 더 나갔으며, 여자애들과 눈도 못 마주치고 수업시간에 발표도 못할 만큼 성격은 소심함의 끝을 달렸다.
옆집 사는 같은 반 인기걸 혜진과 소심보이 성준 사이에 한동안 교류랄 게 없다가, 어떤 사건을 계기로 단짝이 되고, 엄마의 죽음이란 큰 사건을 겪으며 혜진은 엄마의 빈자리를 채워주는 특별한 존재가 되지만. 성준네의 갑작스런 미국행으로 어쩔 수 없이 헤어지고 만다.
처음 이민 갔을 땐 말도 안통하고, 뚱뚱한 외모 때문에 놀림도 많이 당했다. 친구도 없고 할 것도 없어 하루 종일 좋아하는 그림만 그리고, 공부만 했다. 그러다 보니 어느새 전교에서 제일 공부 잘하고 그림도 제일 잘 그리는 애가 돼있었다. 그러자 그를 무시하던 아이들이 하나 둘 말을 걸어오기 시작했다. 이후 뭐든 그렇게 이 악물고 1등을 했다. 그래야 누군가 다가와 줬으니까. 그래야 친구를 만들 수 있었으니까.
그렇게 살다보니 어느새 뭐든 top이 아니면 못 견디는 어른이 됐고, 명문 디자인스쿨 파슨스 수석 졸업 후, 글로벌패션매거진 ‘더 모스트’의 뉴욕본사 수석에디터로 근무하던 중. 모스트의 한국판 발행사인 ‘진성 매거진’의 최연소 부편집장으로 파격 스카웃, 15년 만에 한국 땅을 밟게 된다.
뭐든 1등에 대한 강박이 있는 워커홀릭인 탓에 일에 관해선 철저한 프로며, 자기 고집도 강하고 독단적인 편이다. 좋게 말하면, 당당하고 카리스마 넘치는 스타일, 나쁘게 말하면, 싸가지를 어따 갖다 팔아먹은 듯 건방지기 짝이 없는 재수없는 스타일이다. 일 할 땐 누가 말을 걸어도 못 듣고 코앞의 사람도 못 볼 만큼 엄청난 집중력을 보이며, 지랄 맞은 말본새 덕에 ‘지랄준’이란 별명으로 통하게 된다.
15년 만에 한국으로 돌아가게 됐을 때 가장 먼저 생각 난건 어머니, 다음은 혜진이였다. 그동안 연애를 안 해본 건 아니지만, 마음 한 구석엔 늘 혜진에 대한 궁금함과 그리움 같은 게 있었다. 가장 행복했고 슬펐던 시간을 함께하며 위로받고, 추억을 공유했던 인생 유일의 진정한 친구이자, 소중한 첫사랑. 생각만으로도 따뜻하고 편안해지는 그녀를 다시 찾고 싶은 그. 결국 첫사랑 그녀 혜진을 만나는데...
어떻게 저렇게 예쁠까 싶을 만큼 예뻐도 너무 예쁜 초미녀. 얼굴이 그 지경으로 예쁘면 몸매는 좀 덜 받쳐주는 게 일반적이거늘... 웬걸? 몸매는 얼굴보다 더 죽인다. 시원하게 쭉 뻗은 팔다리에 대문자 S가 완벽하게 겹쳐질듯 한 볼륨감 넘치는 퍼펙트바디. 이 정도면 어디 한군데 손 봤을 만도 하련만. 이런 이기적인 여인을 봤나. 얼굴도 몸매도 100% 자연산이다.
화려한 외모만큼이나 패션도, 취향도 화려하고, 시원하게 뻗은 기럭지만큼이나 성격도 시원시원하다. 감정표현에 솔직하며 남 눈치 안 보고 웃기도 잘 웃고 울기도 잘 울고, 생각난 건 바로바로 해버려야 직성이 풀리는 즉흥적인 성격에 싫증도 잘 낸다. 심각하고 복잡한 건 딱 질색인 단순파. 하는 짓을 보면 철딱서니가 심하게 없어 보이지만 그런 면까지 아이같이 귀엽고 사랑스러워 보이는 매력이 있다.
남들은 예뻐서 마냥 좋은 줄 알지만, 그건 모르는 소리다. 예뻐서 억울한 것도 참 많다. 예쁜 배우가 연기력이 조금만 부족해도 가루가 되도록 까이듯, 뭔가 죽어라 노력을 해서 이뤄내도 그녀의 진심은 안 봐주고 뭐든 미모로 얻어낸 거라 깎아내리고 폄하하는 무리들이 늘 있었다. 억울하기도 하고 진심으로 상처도 받지만 하리는 그럴 때 마다 생각한다. ‘꼬우면 니들도 이쁘던가~’ 그렇게 가볍게 콧방귀 한번 흥! 뀌어주곤 훌훌 털어버리는 게 하리스타일이다.
12년 전. 부모님의 갑작스런 이혼 후 새엄마가 있는 집이 불편해져 평생지기 친구 혜진과 함께 산다는 조건으로 스무 살 때 독립을 허락 받았다. 그 후 때론 오래 산 부부처럼. 때론 엄마와 딸처럼. 때론 친자매처럼. 때론 의리로 뭉친 형제처럼, 때론 이년아 저년아 지지고 볶고 싸우기도 하며 혜진과 10년째 동거중이다.
그런데 인스턴트식 연애에만 익숙하던, 진정한 사랑이나 절절한 로맨스 따윈 개나 줘 버리란 생각이던 그녀가 태어나 처음으로 진심을 다해 사랑하고픈 남자를 만나게 된다. 근데 하필 그놈이, 모든 걸 다 줘도 아깝지 않은 평생지기 친구. 혜진의 첫사랑 지성준이다. 사랑하는 친구와의 우정. 그리고 태어나 처음으로 사랑하게 된 남자와의 사랑사이에 혼란에 빠지는 하리.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두 사람 때문에 단순한 그녀가 자꾸만 복잡해진다.
나는 가짠데, 자꾸 진짜가 되고 싶어진다. 그에게 만큼은.
모스트 편집팀의 피처 에디터.
시답잖은 농담을 즐기고 매사에 장난스러워 나사가 하나 빠진 듯 헐렁해 보이는 인물. 넉살 좋고 능청스럽다. 웬만한 일엔 긴장하지 않는 여유로운 성격으로 남 눈치 안 보고 할 말 다 하는 타입. 다들 눈치 보는 상사 성준에게도 웃는 얼굴로 해야 될 말, 하고 싶은 말, 심지어 하면 안 되는 말까지 다 한다. 한마디로 강자에게 강하고 약자에게 약한 스타일. 툭툭 농담이나 던지는 별 생각 없는 놈처럼 보이지만, 은근히 속도 깊고 영 생각 없는 녀석 같진 않다.
성격도 패션도 자유분방해 추리닝에 슬리퍼 찍찍 끌며 당당하게 출근할 때가 많다. 그럴 땐 영락없는 동네백수처럼 보이지만 슈트를 쫙 빼입는 날이면 제법 한 인물 나온다.
허허실실 진담인지 농담인지 모를 특유의 말투도 그렇고, 개인적인 질문엔 장난스레 스리슬쩍 빠져나가는 것도 그렇고. 모두와 고루 잘 지내는 무난한 성격 같지만, 정작 제 속은 잘 안 드러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수 없는 알쏭달쏭 미스터리한 인물.
겉으로 보기엔 자기 능력의 70퍼센트 정도만 쓰며 설렁설렁 일하는 듯 보이나, 타고난 센스로 결과물은 거의 훌륭하다. 포지션은 피처에디터지만 영화, 사진, 패션, 글, 그림 등 다방면에 재주가 있는 멀티 플레이어로, 재치 있는 기사 덕에 고정 팬도 꽤 있어 동종업계에서 꽤 탐내는 인물이기도 하다.
하지만 신혁은 누구에게 잘 보이려거나 빨리 승진하기 위해 일하지 않는다. 더 재밌는 게 생기면 미련 없이 떠날 생각이 다분한 자유로운 영혼이다.
부중만(
김하균)
진성매거진 관리팀 부장으로 김혜진을 인턴으로 뽑은 사람이다.[1]편집부에서 관리팀으로 돌아오고 싶다는 혜진에게 안 된다며 말린다. 그래도 나름 사람은 괜찮아서 편집부에서 지성준에게 억울하게 잘린 혜진에게 자신의 친구가 일하는 회사를 소개시켜준다. 물론 그 회사에서 갑자기 변심해서 무산되긴 했지만... 김라라 편집장이 진성그룹 회장의 동생이라는 사실을 알려준다.
광희(조창근)
관리팀 직원이다. 외모로 이슬비와 김혜진을 차별한다. 하지만 김혜진의 변신 후에는 오히려 복귀를 더 축하해 준다(...).
이슬비(
진혜원)
김혜진과 같은 관리팀 인턴으로 입사 동기지만 힘든 일은 김혜진이 하도록 두고 자신은 늘 화장 고치는 데만 열심이다. 하지만 김혜진이 변신한 이후로는 김혜진한테 박수도 쳐주는 등 차별하지는 않는다.
김준우(
박유환[2])
패션팀의 어시스턴트로 작품 초반, 한설이 생각하는 가장 유력한 회장아들 후보. 부잣집 아드님 같은 얼굴에 항상 이름있는 브랜드 옷을 걸치고 다닌다. 한설과 함께 편집팀의 막내로, 귀여움을 받는다.김준우가 진성그룹 회장 아들이라고 생각한 한설은 그를 꼬시려고 별 짓을 다했다. 결국 김준우가 한설을 좋아하게 되지만...
그러나 이 인물이 회장아들로 결론나는 일은 없었다. 11화에서 밝혀지길 강남의
세탁소 사장님의 아들이라고(...) 그로 인해 한설은 김신혁과 김풍호 중 회장 아들을 찾아내려고 눈에 불을 키며 김준우에게 냉랭하게 군다. 그러나 김준우는 그런 한설에게 계속 애정공세를 날리고 끝내 포기한 한설은 김준우랑 사귀게 된다.
뷰티 에디터. 몇 달 후 결혼을 앞둔 예비신부. 어릴 때부터 뭐든 예쁜 게 좋아 부푼 꿈을 안고 뷰티에디터가 됐지만. 밤샘에, 주말 출근에. 늘 일에 쩔어 결혼 준비할 시간도 없어 늘 동동거린다. 별명은 오페라의 유령. 밤샘 때는 피부를 위해 늘 마스크팩을 붙이고 있어 붙은 별명이다. (MBC 출처)
김라라(
황석정)
요란뻑쩍한 패션을 자랑하는 모스트 한국지부의 편집장. 진성매거진의 모기업인 진성그룹 회장의 동생으로 낙하산이다. 1년전에 이탈리아에서 이혼하고 돌아와 모스트 편집장 자리를 꿰찼으며 그 탓인지
이탈리아어, 스페인어, 프랑스어 등 유럽권의 말을 섞어 쓴다.[3] 엉터리 같아 보이지만 어학능력 하나는 진퉁이며 가끔씩 편집장의 카리스마를 보여준다. 그외에도 매우 교포스러운 발음을 구사하며 입버릇으로 "모스트하게~"와 "그대여"가 있다. 모스트하지 않은 것을 매우 싫어하며 초면부터 김혜진에게 모스트하지 못하다고 면박을 주었다. 같은 부서에 조카[4]가 있으나 조카의 부탁으로 회사에서는 서로 아는 척을 않고 있다. 일단 조카의 부탁이라 들어주고는 있지만 조카의 태도가 내심 섭섭한 듯. 유력한 텐 후보였으나 텐이 아니었다. 마지막회에서는 15세 연하의 이탈리아 모델과 결혼했는데, 온갖 애정표현을 과하게 하다가 허리가 아파 고생한다(...). 여담으로 조카라 밝혀진 인물이 누가 고모랑 조카 아니랄까봐 상당히 닮았다.
차주영(
신동미)
편집팀에서 가장 오래 근무한 베테랑이며 인턴 때부터 혜진의 능력을 알아보고 은근슬쩍 도와주는 츤데레스러운 성격을 가진 선배이자 사수. 츤데레 성격답게 오글거리는 걸 싫어한다. 일에 쫓겨 조금 쌀쌀맞게 대할 때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혜진을 잘 챙겨준다. 혜진에게 처음 기사를 써보라고 했을 때 혜진이 처음에는 거절했다가 나중에 도전해보겠다고 하는데 마치 다시 올 줄 알았다는 듯 미리 준비해둔 자료를 쿨하게 건낸다. 마지막회에서 부편집장으로 승진한다.
한설(
신혜선)
뷰티 어시스턴트. 김혜진의 입사 첫날 같은 엘리베이터에 타는 장면으로 첫등장한다. 이때 엘리베이터에서 만원벨이 울렸는데 가장 마지막에 탔음에도 내리지 않고 있었으나 지성준이 핀잔을 주는 바람에 엘리베이터에서 내리게 되었고 그로 인해 지성준에 대한 첫 인상은 좋지 않다. 우연히 김라라의 통화내용을 듣고 편집부 내에 진성그룹 회장의 아들이 있다는 것을 알았으며 회장 아들을 먼저 찾아내 꼬실 생각을 하고있다. 참고로 인턴인 김혜진을 호구로 생각하며 착실히 부려먹는 중. 작중 행적은 완전 밉상. 여기서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이, 김준우와 한설은 말을 놓는 것으로 보아 동갑내기로 보이는데 김준우는 김혜진에게 누나라고 부른다. 즉 한설은 자기보다 나이 많은 혜진을 그렇게 부려먹는것... 그래도 모델 옷 찢어졌을 때 자신 때문에 김혜진이 해고되었다고 생각해 꽤나 미안한 모습을 보인다. 김준우를 유력한 그룹 회장 아들로 점찍고 애정공세 끝에 사귀게 되나 곧 김준우 아버지가 그룹 회장이 아님을 알고 실망한다. 이후 이별을 선언했으나 준우의 다정한 모습에 설레는 자신을 발견하고 결국 준우와 결혼을 약속하게 된다.
김풍호(
안세하)
피처디렉터. 오타쿠스러운 외모의 소유자로 효자손을 항상 소지하고 다닌다. 또한 먹을 것을 좋아하는지 김혜진이 버리려던 유통기한 지난 삼각김밥을 그런 게 더 맛있다며 받아간다. 14화 마지막에
회장 아들임이 밝혀진다.[5] 그런데 암만 회장 아들이란 게 밝혀졌어도 그를 대하는 편집팀 태도는 그대로다. 심지어 나중엔 팀원들이 그의 명패를 망치 대용으로 사용해 의자를 고치기도 한다.
[1]
변변찮은 대학 출신 임에도 혜진을 뽑은 이유가 골때리는데, 못생긴 외모 때문에 결혼으로 휴직계를 내거나 대충 일하진 않을 것 같다는 것.
[2]
박유천의 동생이다.
[3]
나 혼자 산다에서 황석정이 밝히기를 '나는 이탈리아 근처도 못 가봤는데'라고 푸념하는 걸 볼 수 있다.
[4]
즉 진성그룹 회장의 아들.
[5]
놀라운 사실은 김풍호 역의 안세하는 86년생 배우로 실제로는 황정음보다 어리다는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