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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06-08 23:14:39

공룡 거티


미국 의회도서관 영구 보존 영화
1991년 등재


파일:Gertie_the_Dinosaur_poster.jpg

Gertie the Dinosaur

1. 개요2. 특징3. 배경4. 제작 과정5. 여담

1. 개요


1914년 미국의 만화가이자 애니메이터인 윈저 맥케이(Winsor McCay, 1867?, 71?~1934)가 제작한 단편 애니메이션.

2. 특징

공룡을 묘사한 최초의 애니메이션 작품으로, 작중의 주인공 거티의 움직임은 리드미컬한 호흡부터 몸을 움직이는 동작, 물을 길을 때 움직이는 근육 묘사까지 이전과는 다르게 자연주의적으로 표현되었다.

작중의 주인공 거티는 암컷 초식공룡으로, 반려견이나 서커스의 코끼리처럼 친근하고 고분고분하지만, 종종 변덕을 부리고 주인의 명령을 무시하거나 반항하는 등의 모습을 보인다.

작품은 동물 조련사(맥케이 본인)가 거티에게 지시를 내리며 길들이고, 거티는 주변 환경에 반응하며 다양한 움직임을 선보이는 구성을 다루고 있다.

3. 배경

윈저 맥케이는 본래 신문에서 'Dream of the Rarebit Fiend', ' 리틀 네모(Little Nemo)' 등의 만화를 연재하던 만화가 겸 상업 예술가였다. 1906년에 보드빌 서킷에서 그림을 이용한 초크토크(chalk talk) 공연을 시작했는데, 아들이 집으로 가져온 플립 북에서 영감을 받아 움직이는 그림 제작의 가능성을 보게 된다[1]. 1911년에 맥케이는 자신의 첫 영화에 자기 작품인 '리틀 네모'의 캐릭터들을 데뷔시키며 이를 보드빌 연극에 포함시켰다. 1912년에 '모기 이야기(How a Mosquito Operates)'라는 모기가 잠자는 사람의 피를 빠는 내용의 작품을 내놓았는데, 자연적으로 묘사된 모기에게 악몽과도 같은 공포와 적당한 유머를 통해 캐릭터성을 부여했다. 하지만 이런 그의 작품은 사실적인 나머지 사진을 보고 그대로 따라 그렸다거나 와이어 등의 속임수를 썼다는 비평을 받았고, 다음 작품에서 그는 사진으로는 구현할 수 없는 생물을 다루기로 결심한다.

1912년 맥케이는 미국 역사 협회(American Historical Society)와 협의하여 ' 지구에 살았던 거대한 괴물을 보여주는 그림을 발표할 것'이라는 계획을 발표했다. 그의 말에 따르면 애니메이션 과정으로 이룰 수 있는 '진지하고 교육적인 작품'이라는 것이었다. 그는 이전부터 공룡에 상당한 관심이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데, 1905년 3월 4일에 이미 자신의 만화 'Dream of the Rarebit Fiend'에서 공룡 브론토사우루스의 뼈가 경마에 참여하는 이야기를 다룬 적이 있었고, 1913년 3월 25일에는 사냥꾼이 공룡 저격에 실패하는 편을 내놓은 적이 있었으며, 1913년 9월 21일 'Little Nemo'에서는 'In the Land of the Antediluvians'라는 제목으로 네모가 베시(Bessie)라는 후술할 거티와 닮은 디자인의 푸른 공룡을 만나는 이야기가 있었다.

디즈니의 애니메이터 폴 새터필드(Paul Satterfield)의 1977년 인터뷰에 따르면, 맥케이는 차기작 주인공의 이름을 뭘로 지을까 고민하던 중에[2] 복도에서 게이 커플(sweet boys)이 버티(Bertie)라는 애칭을 쓰는 것을 듣고 여자아이의 이름에 맞춰 '거티(Gertie)'로 정했다고 한다.

4. 제작 과정

거티는 맥케이의 애니메이션 중 디테일한 배경을 담은 최초의 작품이었다. 제작은 1913년 중순부터 시작되었으며, 맥케이는 시간이 남는대로 작업에 착수했다. 17cm×22cm 사이즈의 라이스 페이퍼[3] 수 천장에 거티의 움직임을 그렸다. 그림 자체는 종이 내의 15cm×20cm 공간을 차지했으며, 모서리의 표시를 통해 촬영시 이미지 흔들림을 최소화했다. 촬영은 크고 뻣뻣한 판지 위에서 실행했다.

정확한 타이밍과 움직임에 관심이 있었던 맥케이는 거티의 호흡 타이밍을 정하기 위해 자신의 호흡 시간을 측정했으며, 거티의 체중으로 인한 땅의 처짐 등의 세부 사항도 계산했다. 거티의 움직임에 정확성을 주기 위해 뉴욕 박물관의 직원들과 상의하기까지 했는데, 이들은 멸종된 동물이 누워있는 자세에서 어떻게 일어나는지를 알 수가 없었기에 결국 작중에서는 거티가 일어나는 장면에서 날아다니는 도마뱀을 화면에 내보내 시선을 끄는 방법을 선택했다. 그림 완성 후 1914년 초에 Vitagraph Studios에서 촬영에 들어갔다.

제작 과정에서 맥케이는 'McCay Split System'이라는 애니메이션 기법을 개척했는데, 주요 포즈나 위치를 먼저 그리고 다음에 중간 프레임을 그리는 방식이었다. 그러면서 본인이 개발한 기술에 대해 개방적인 나머지 특허를 거부했다.

5. 여담

1921년 셀 애니메이션 방식으로 리메이크되기도 했다. 작중 거티는 심심한건지 꼬리로 개구리를 툭 치면서 장난을 치다가 꼬리가 전선줄에 닿아 스파크에 데어 꼬리를 보듬다가 지나가던 전철을 가지고 놀며 장난을 치는 둥 산만한 모습을 보여준다. 그러다가 아무 일 없었다는 듯 잠에 들더니 꿈 속에서 자신의 동족들 앞에서 춤을 추며 재롱을 부린다.
[1] 맥케이는 '세계 최초로 움직이는 만화를 만들었다'고 주장했지만 이미 미국의 제임스 스튜어트 블랙턴(James Stuart Blackton)과 프랑스의 에밀 콜(Émile Cohl)이 애니메이션의 선례를 선보인 상황이었다. [2] 제작 노트에서는 '공룡 제시(Jessie the Dinosaurus)'라 쓰여있었다. [3] 잉크를 흡수하지 않는데다 반투명했기에 배경을 덧그리는 빡센 작업에 제격이었다. 작업은 이웃 미술 학도인 존 A. 피치먼스(John A. Fitzsimmons)가 담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