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이솝 우화의 하나로 알려졌으며, 현존하는 최고본(最古本)은 13세기 초 영국의 수도자 Odo of Cheriton이 라틴어로 기록한 Parabolae(54a)에 있다. 그래서 Émile Chambry의 이솝우화 그리스어 원전 교열본에서는 이 우화가 언급되지 않는다.(참고로 천병희 교수의 이솝우화 번역본은 Chambry 교열본에 따른 것이다.) 이 이야기는 B. E. Perry가 만든 페리 인덱스 613번에 해당한다. 영어로는 "Belling the cat."이라고 하여 관용구로 쓰인다. '고양이와 방울(The Bell and the Cat)' 또는 '쥐들의 회의(The Mice in Council)'라는 제목으로도 알려져 있고, 우리나라에선 '누가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달 것인가?', '고양이에게 방울 달기', '어떻게 하면 좋을까?'로도 알려져 있다.한편, 조선 중기의 기록상(<순오지> 등)에서 이미 이 속담이 써지고 있던 것으로 봐서는 그리스에서 어떤 경로로든 동아시아권으로 전파되었을 가능성도 있다. 아니면 사람 생각하는 게 거기서 거기거나.
2. 내용
오랫동안 매일같이 고양이에게 쫓기던 쥐들이 모여서 대책 회의를 했다. 회의의 내용은 자신들의 생존을 위해 어떻게든 고양이를 처치해야 한다는 것이다.쥐들은 여러 가지 대책 방안을 내놓았지만 도움이 될 만한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그때 잘난 척 잘하는 젊은 쥐 한 마리가 고양이에게 방울을 달아서 그 딸랑거리는 소리를 듣고 피하자는 제안을 했다. 다른 모든 쥐들은 그것이 참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해서 찬성을 했다. 그 자리에 모인 모든 쥐들이 이제부터는 방울 소리를 듣고 고양이를 피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기뻐했다.
이때 가만히 듣고만 있었던 늙은 할아버지 쥐[1]가 제안의 중대한 문제점을 짚어냈다.
할아버지 쥐: 좋은 생각이기는 한데, 누가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단단 말이오?
그러자 이 사안의 허점을 알게 된 쥐들이 서로서로 눈치만 보고, 쥐구멍 속으로 꽁무니를 빼는 것밖에는 못했다고 한다.판본에 따라 쥐들이 크리스마스 선물로 방울을 집주인에게 보내어 집주인이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달거나 또는 고양이가 자고 있을 때를 노려서 조용히 몰래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다는 데 성공했고 쥐들은 평화를 되찾았다는 내용도 있다.
3. 의미
- 탁상공론에 대한 비판. 아무리 좋은 제안도 실행할 방법이 없으면 의미가 없다는 뜻이다.
- 누군가가 총대를 메야 하는 상황에 대한 비유. 꼭 필요한 일이지만, 내가 위험을 감수하긴 싫으니 남이 대신 위험을 감수하고 좀 해 주면 좋겠다는 의도를 내포하고 있다.
4. 실제로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달면 어떠한가?
어찌보면 당연한 말이지만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다는 것은 고양이를 크게 엿먹이는 행동이다. 고양이의 경우 조용히 목표를 노리고 접근하면서 사냥하는 습성이 있는데, 이를 계속 방해하기 때문에 당연히 스트레스를 아주 많이 준다.[2] 즉, 만약 용감한 쥐들이 목숨 바쳐 저걸 실행했다면, 안전한 정도가 아니라 진짜로 고양이를 괴롭힐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방울 목걸이의 주목적은 집고양이가 새를 사냥하는 등 생태계를 해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함이다. 대부분의 인간 거주 구역에서 최상위 맹수가 되는 고양이는 특히 전원 환경에서 생태계를 빠르게 교란시킨다. 실제로 한국에서도 작은 야생동물, 특히 작은 토종 새들의 멸종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게 버려진 고양이다.[3] 이런 이유로 새를 발견하고 신나게 사냥하려는데 매번 소리 때문에 실패하니 스트레스를 받을 고양이는 불쌍하지만, 밥을 꼬박꼬박 얻어 먹는 수입 집고양이가 단지 재미로 토종 동물들을 죽여서 멸종시키는 것은 권장할 놀이도 아니거니와 고양이 주인의 법적 책임도 물을 수 있는 생태계 파괴 행위이므로 마당 등에서 풀어놓고 키우는 경우, 지역 환경을 위해서 벨을 다는 사람들이 있는 것이다. 한국에선 고양이가 미치는 생태파괴에 대해 알지도 못했고 지금도 부정하는 사람이 많은 등 지역환경에 대한 관심이 매우 적기 때문에 시골이 아니면 고양이에게 방울을 다는 경우는 많지 없다. 시골 등에서 고양이에게 방울을 다는 이유는 맘대로 돌아다니는 고양이의 위치를 파악하기 위함이며[4] 생활이나 작업 도중 실수로 깔아뭉개서 다치는 경우를 방지하기 위함이 대부분이었다. 종종 도심에서도 방울을 단 고양이를 볼 수 있는데 카페, 상점 등에서 고양이를 풀어 놓고 키우는 경우 고양이 위치를 파악하기 위해 달아 놓기도 한다.[5]
신체적 영향으로는 대부분의 고양이가 처음 벨을 달 때 민감한 반응을 보이지만, 대부분의 고양이가 몇 시간 정도면 적응한다. 물론 도심지의 집안 같은 데서 기르고 있거나 다른 별개의 목적이 있지 않다면 고양이에게 스트레스를 줄 이유가 없으니 달지 않는 편이 좋을 것이다. 고양이의 청력이 예민해서 방울 소리가 청력을 손상시킨다는 괴담을 퍼트리는 사람들이 종종 있는데, 방울 소리의 크기는 청력을 손상시킬 정도로 크지 않다고 한다.
5. 여담
실제로 방울이 달린 고양이용 목걸이도 있지만, 고양이의 스트레스를 감안해 제대로 만들 때는 소리가 안 나도록 방울 안쪽에 구슬을 안 넣고 만든다.
톰과 제리의 한 에피소드[6]에선 제리가 니블에게 고양이와 싸울 계책으로 이를 가르쳐 주면서 지가 직접 톰에게 종을 다는 시범을 했지만 어림도 없이 톰에게 개박살났다.[7] 하지만 제리에 이어 이를 시도한 니블은 톰에게 정중하게 종 목걸이를 선물했고, 톰이 스스로 종을 달았다. 이를 보고 한순간에 어이가 증발해서 빡친 제리의 표정이 압권.
블랙캣의 주인공 트레인 하트네트는 크로노스를 때려치운 후 "고양이는 방울을 매야지"라면서 스스로 목에 방울을 찬다. 애니판에서는 이브가 "나쁜 고양이는 방울을 채워야 해"라면서 채워주는 것으로 바뀌었다.
채지충이 그린 만화나 뽀뽀뽀에선 위의 톰과 제리처럼 '선물로 줘서 스스로 달게 한다'는 방법으로 쉽게 해결했다.
필요악 관련 이야기도 있다.
- 만화 트라우마에서는 쥐들이 일치단결해서 고양이를 제압하고 강제로 방울을 달아서 안심하고 도망 다닐 수 있었다는 이야기로 나온다. # 제압해서 방울을 달 수 있으면 차라리 완전히 처리해 버리는 게 나을 거라는 의견[8]도 있지만 사실 진지하게 분석하면 쥐들이 고양이를 해치운다고 해도, 집주인이 위험하다며 더 크고 강하고 건강한 고양이를 들여오거나, 쥐약과 쥐덫 등의 극단적인 조치를 취할지도 모르니, 차라리 원래 있는 고양이한테 방울을 달아 경보망을 만드는 게 쥐들 입장에선 더 효율적일 수 있다.
- 조선 말기 인물인 눌은(訥隱) 이광정(李光庭)의 망양록(亡羊錄)에 실린 '원수이면서도 필요한 까닭'에서는 사람들과 고양이가 사는 집에서 사는 쥐들이 나오는데, 어떤 쥐가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달자지만, 어떤 늙은 쥐는 고양이 덕분에 그렇게나마 살 수 있는 거라고 사람들에게 해를 끼치지 말고 차라리 산에서 도토리를 주워 먹고 살자고 한다. 어느 날, 고양이가 개한테서 죽자 늙은 쥐는 슬퍼하며 가족과 같이 산에 가서 살고, 다른 쥐들은 마치 자기들 집이 된 것처럼 집과 물건들을 건드리다가 집주인의 분노로 몰살된다.
쥐들이 결국 방울을 매달고 고양이한테 가다가 하필이면 걸렸는데 금방울로 걸어달라는 바리에이션도 존재한다.
반대로 '고양이 목의 방울 떼기'라는 이야기도 있으며, 여기서 말하는 고양이는 정확하게는 호랑이. 주지 스님이 제자들에게 '호랑이 목의 방울을 어떻게 떼느냐'고 묻자 한 제자가 ' 방울을 단 사람이 뗀다'고 대답했다는 일화다.
몇몇 고양이 집사들도 실천해보는 경우가 있다. 이렇게.
난다 난다 니얀다에서 방울을 달고 있는 고양이 캐릭터가 등장한다. 이름도 이에 걸맞게 스즈코. 스즈( 鈴, すず)는 방울의 일본어이다.
과적 단속 차량에 위치추적 장비를 붙이는 현대의 방울달기가 적발되었다. #
6. 관련 문서
- 이솝 우화
- 속담
- Mamihlapinatapai - 서로에게 꼭 필요한 것이지만 굳이 스스로 하고 싶지는 않은 일에 대해서 상대방이 자원하여 해 주기를 바라는, 두 사람 사이에서 조용하면서도 긴급하게 오가는 미묘한 눈빛. 이라는 단어이며 마밀러삐나따빠이(mamiɬəpiːnataːpai)로 발음한다. 이건 칠레 남부 티에라델푸에고 지역의 야간(Yaghan)족 원주민들이 쓰던 명사 단어로, 세계에서 가장 뜻이 긴 단어이자 세상에서 가장 간명한 단어, 그와 동시에 세상에서 가장 다른 언어로 번역하기가 난감한 단어라는 특징으로 인해 1993년에 기네스북에 등재되었다.
- 노인 지하철 무임승차 갈등 - 여야, 보수와 진보, 청장년층과 노년층을 막론하고 아무도 노인들에게 지하철 요금을 받자는 주장을 소신껏 펼치지 못하고 있다. 이 주장을 꺼내는 순간 노인 유권자들이 던지는 수백만 표가 날아갈 것이 뻔하기 때문. 물론 대상 연령을 높여서 얼마든지 줄일 수 있다.
- 해줘
- 도라에몽 - 목에 방울을 단 고양이의 표본
[1]
판본에 따라 할머니 쥐나 대장 쥐.
[2]
물론 고양이의 청력이 인간의 4배라고 소리가 4배로 크게 들리는 건 아니다. 사람은 들을 수 없는 주파수(음역대)의 소리도 들을 수 있다는 것.
[3]
인간의 개발 이후로 고양이나 여우급 이상의 포식자가 거의 없는 호주에서 고양이가 수십 종의 생물을 멸종시킨 사례가 있다.
[4]
시골에선 숨을 공간이 많아서 고양이가 어디에 숨어 버리면 도무지 찾을 수 없다. 또한 담을 넘어 이웃집 닭이나 작은 동물들에게 피해를 입히는 등의 사고도 방지할 수 있다.
[5]
작은 상점 안이라도 고양이는 작고 조용하기 때문에 상품 매대나 박스 속, 소파속에 숨어버리면 찾을 수가 없다. 게다가 서랍이나, 가열기구, 냉장고 등의 위험한 곳이나 천장 틈새, 환풍구, 소파 뒷공간 등 들어갔다가 다시 나오기 힘든 곳에도 주인이 안 보는 틈에 들어가므로 고양이의 안전을 위해서 다는 것이다. 집안이라도 집안 구성원의 활동량이 많은 경우는 고양이에게 방울을 다는 것도 안전 차원에서 도움이 되는 경우가 있다. 물건이나 사람의 엉덩이로 깔고 앉을 경우 고양이는 정말 쉽게 다치기 때문이다. 고양이를 잃어버리는 것을 막는데 도움이 되기도 한다.
[6]
제리가 톰한테 일방적으로 당하는 진짜로 극히 드문 에피소드이다.
[7]
다가오는 제리를 보고 자는 척을 하고 있었다.
[8]
사람에 따라서는 이를 기껏 체포한
성범죄자한테
전자발찌나 채우는 격이라고 현실에 대입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