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펙트럼(SPECTRUM) 두 번째 미니앨범 Timeless moment는 전체적으로 사뭇 달라졌음을 느낄 수 있다. 스펙트럼의 1집 앨범 [Be Born]이 전투적이고 센 느낌이었다면, 이번 두 번째 미니앨범은 앨범의 이름이 의미하는 바와 같이 각 곡마다 ‘끝없는 시간’들을 노래한다. 모든 곡에 주로 피아노 선율이 가미되어 연속되는 시간들을 곡의 트랙이 진행됨에 따라 조금 더 느릿하게, 조금 더 담담하게, 마치 영원히 이어질 것만 같은 가을을 노래하는 느낌이다.
스펙트럼의 타이틀곡 ‘What do I do’는 서정적인 분위기를 자아내는 피아노와 멜로디로 시작해 곡의 흐름에 따라 긴장감을 점차 고조시킨다. 특히 Drop 이후 이어지는 Attack이 강한 Lead 사운드를 중심으로 앞에 서정적인 분위기와는 또다른 느낌을 주는 특징을 갖고 있는 곡이다. 이렇듯 다양한 느낌의 사운드는 스펙트럼 멤버들이 직접 작사한 감성적인 가사와 하모니를 이뤄 몽환적인 분위기와 더불어 모순적이게도 속도감마저 그려낸다. 꿈속에 갇혀 벗어나려 발버둥쳐보지만 끊임없이 반복되는 꿈의 늪에서 결국 빠져나오지 못하고 점점 더 깊게 빠져들고 만다는 내용의 가사는, 실상 지쳐버린 나의 현실을 도피하고자 나 자신이 만든 꿈속에 스스로를 가둬 버린 안타까움일지도 모른다.
가슴을 울리는 스트링 사운드와 피아노 반주가 돋보이는 곡 ‘Sad story’는 한때 사랑했던 사람으로부터 자신이 잊혀졌을 거라는 생각에서 비롯된 혼자만의 착각에 빠진 한 남자의 소리 없는 아픔을 표현한 곡이다. 자신의 착각 속에서 허우적대며 결국 빠져나오지 못하는 결말이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