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oland TR-808 | |
<colbgcolor=black> 생산 시기 | <colbgcolor=white,#1e1e1e> 1980년 ~ 1983년 |
제조사 | Roland |
종류 | 드럼머신 |
[clearfix]
1. 개요
1980년 롤랜드에서 출시했던 대표적인 드럼머신이다[1].2. 역사
2.1. 개발, 그리고 대실패
|
1980년에 방영된 TR-808의 TV 광고 |
롤랜드는 위 영상과 일본 내에서 배포된 광고에서도 볼 수 있듯 필사적으로 사운드가 실제 드럼같다며 홍보를 했으나, 결과물로 나오는 소리는 도저히 기성 밴드에서는 사용해먹기 힘든 뿅뿅거리는 해괴한 사운드였기 때문에 주요 공략층이었던 밴드들의 엄청난 혹평을 받았으며[3], 단 12,000대를 생산한 뒤 1983년에 단종되었다. 그마저도 더 이상 부품 수급이 안되니까 단종시켜버린 것. 그렇게 대부분의 TR-808 재고는 악성 재고로 전락하여 중고로 겨우 1/10에 불과한 헐값에 팔리는 신세가 된다. 그러나...
2.2. 의외의 장르에서 대성공
|
|
그 장본인은 다름아닌 포스트 디스코와 남부 힙합이었다. 디스코 폭파의 밤 이후 변화가 필요함을 느낀 당시 흑인 음악가들은 영국의 진보적인 뉴 웨이브, 거기서 파생된 신스팝의 요소들을 본받아 거창한 스트링 섹션을 과감히 없애고 드럼이나 베이스 기타 또한 드럼머신과 신디사이저로 교체하는 시도를 하게 되었는데 그 과정에서 808 사운드를 전면 배치한 마빈 게이의 Sexual Healing이 최초로 히트하며 가치가 재발견된 것이다. 이후 R&B에서도 포스트 디스코의 영향을 받아 어쿠스틱 악기의 사용을 크게 줄이고 드럼머신과 신디사이저를 적극 활용한 컨템퍼러리 R&B가 탄생하고 크게 히트를 치며[4] 이는 곧 808 사운드가 댄스 음악 전반에 영향을 끼치게 되는 발판이 되었다.
한편 남부 힙합에서 TR-808을 받아들인 계기는 사뭇 달랐다. 씬의 대다수를 차지하던 남부의 흑인 래퍼들 대다수는 금전적으로 항상 쪼들리는 편이었고, 장르 자체도 서부와 동부 힙합에 밀려 그 영향력이 지역 바깥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는데, 이들에게 중고가 100달러 정도로 저렴한데다 기성 드럼머신들에 비하면 매우 독특하고 색다른 사운드를 가지던 TR-808은 적은 비용만 가지고도 독특한 비트를 만들 수 있기에 크게 선호되었다.
80년대 중순 남부 힙합의 뿌리라고 불리는 마이애미 베이스[5]를 필두로 이후 이 장르의 영향을 받아 태동한 크렁크[6], 또 크렁크의 영향을 받은 트랩이 각각 2000년대와 2010년대 대중음악의 메인장르 중 하나로 떠오르게 되면서 안쓰는 프로듀서가 없을 지경이 된다.
3. 상세
처음 등장했을 때만 하더라도 낯선 악기에 대한 진입장벽, 특유의 뿅뿅대는 이질적인 사운드에 거부감을 느낀 사람들이 많았기에 상업적으로 실패하고 단종되었던 비운의 악기였으나, 이 뿅뿅거리는 808 특유의 사운드가 힙합, 일렉트로닉 등을 중심으로 재발굴 된 뒤로는 엄청나게 사용되었고, 그 결과 현재는 대중음악의 역사를 바꿔놓은 위대한 드럼머신으로 그 평가가 역전되었다. 상업적 실패의 결정적 원인으로 지목된 특유의 싸구려 장난감 같은 사운드는 리얼한 드럼 사운드로 연주의 기반을 다져줘야 하는 기성 밴드에 있어서는 치명적인 결격 사유였지만, 댄스 음악과 일렉트로닉 등 타 장르에 있어서는 드럼 소리를 유니크하게 만들어주는 압도적인 장점으로 작용하였던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힙합을 시작으로 이내 테크노와 일렉트로니카를 포함해 그 사용 범위가 대중음악 전반으로 넓어진 끝에 현재는 디지털 샘플링 방식 드럼머신이나 DAW의 기본 드럼머신 플러그인으로 내장되어 있을 정도로 보편화되었으며, 2019년 DJ MAG은 지난 40년동안 가장 많이 사용된 드럼머신이라고 평할 정도로 대중음악 전반에 걸쳐 하나의 아이콘과 비슷한 존재로 자리잡게 되었다.
당연히 제조사인 롤랜드도 TR-808의 이러한 대중음악에서의 위치와 희소성을 잘 알고 있기에 TR-08이라는 복각 모델을 출시하기도 했다. 오리지널에 비해 크기가 작아졌으며, LED 디스플레이 등 유저 편의 기능까지 추가되었다.
4. 808 베이스
|
|
트랩 장르를 필두로 대중화되었으며 이로인해 TR-808은 드럼 뿐만 아니라 베이스에서 또한 하나의 유니크한 아이콘으로 자리잡게 되었다.
5. 기타
- 첫 발매 당시 소비자가는 1,195달러였으나, 워낙에 짧은 기간만 생산된 뒤 단종되어 물량 자체가 현저히 적기에 오리지널 롤랜드 TR-808은 중고가가 무려 4,000 달러 이상으로 책정되어 매우 비싸게 거래되고 있다.
- 2015년 사우스 바이 사우스웨스트에서 TR-808의 역사를 기록한 다큐멘터리 영화 '808'이 개봉되었다. (이후 애플 뮤직에 독점 출시) 808에 대해 더 궁금하다면 해당 영화를 찾아보자
- 음악 관련으로, 특히 힙합이나 일렉트로니카, 트랩 등 장르에서 808이라는 숫자가 언급된다면 그냥 TR-808을 위미하는 것으로 보면 된다. TR-808 외의 또 다른 유명한 808로는 아이바네즈사의 일렉트릭 기타용 오버드라이브 이펙터인 TS-808도 있긴 한데, 보통 구분을 위해 풀 모델명 그대로 부르거나, 아니면 상표명인 튜브 스크리머(Tube Screamer)라 부른다. 이쪽은 반대로 TR-808의 제작사였던 롤랜드의 자회사인 BOSS의 OD-1 오버드라이브에 밀려 빛을 보지 못하다가 스티비 레이 본을 위시한 블루스 록 기타리스트들에 의해 재발견되었다.
[1]
Roland사에서 최초로 발표한 드럼머신은 CR-78이라는 악기이며, 그보다 더 이전에 Rhythmicon이라는
1932년에 출시한 최초의 원시적 드럼머신도 있었다.
[2]
실제로 당시 샘플 기반
드럼머신들은 TR-808보다 가격이 훨씬 비쌌다.
[3]
도시전설에 의하면 개미핥기 행군하는 소리(...)라는 평을 들었다고.
[4]
대표적으로
휘트니 휴스턴의
I Wanna Dance with Somebody (Who Loves Me)같은 곡들이 있다.
[5]
다만 마이애미 베이스도 동부의 일렉트로펑크 영향을 크게 받았으며 808은 일렉트로펑크가 먼저 쓰기 시작했으나 크게 유행시키고 대중화시킨 건 마이애미 베이스라고 평가받는다.
[6]
앞서 언급한 컨템퍼러리 R&B와 결합하여 탄생한
Crunk&B라는 장르도 있다.
[7]
이러한 작업 방식은
릭 루빈이 대중화 시켰다고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