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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랭크 밀러의 작품. 프랭크 밀러가 어렸을때 봤던 1962년 영국 영화인 300 스파르탄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한다.
1. 개요
페르시아 전쟁의 테르모필레 전투를 배경으로 한 프랭크 밀러의 판타지 액션 만화. 비꼬는게 아니라 작품 내용이 설화에 가깝다. 300은 역사적인 이벤트에 기반한 픽션으로 리얼한 역사물이나 다큐와는 거리가 먼 작품이다. 글래디에이터가 당시 로마 시대를 제대로 고증하기보다는, 머릿속의 막연한 이미지를 재현하는 것에 노력을 기울인 것과 유사한 면이 있다. 프랭크 밀러는 300을 제작하면서 여러가지 역사 자료를 모았지만, 결국은 어떤 이유로 고증을 완전히 무시하고 자기 취향대로 그려냈다는 일화가 있다.분량은 그렇게 길지 않으며 한국에 발매된 재본 방식과 책의 크기등을 고려하면 동화책같은 느낌을 주는 것이 특징이다.
이 작품은 밀러가 만화계에서 시도되지 않던 새로운 연출들과 새로운 포맷들을 실험한 작품으로 평가 받는다. 이 작품에선 채색을 맡은 작가는 당시 프랭크 밀러의 아내였던 린 발리(Lyn Varley)라는 사람인데 300에서 최고의 능력을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은 바 있다.
2. 작품의 특징
밀러가 당시 300으로 보여주고 싶던 가장 큰 주제는 아이러니였다. 300에서 스파르타인들은 절대로 자유, 평화, 민주의 상징으로 묘사되지 않는데 이게 다른 오리엔탈리즘 작품들과 큰 차이를 보이는 부분이다. 300에서 스파르타인들은 끊임없이 자유, 민주주의에 대해서 이야기하지만 실제로 그들이 묘사되는 모습은 그 정반대인 전체주의에 과격하고 미개한 집단이다.그들은 장애인은 아예 태어나자마자 죽이고 약한 아이는 성장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죽도록 만든다. 이성과 논리를 강조하면서도 정작 중요한 결정에 있어서는 늙은 예언자들의 미신을 의지한다. 반면 흉폭한 정복자로 그려지는 페르시아의 왕은 몇 번이고 적들에게 투항을 권고하며, 배신자를 등용할 때에도 그가 몹시 추한 장애인이라는 것조차 신경쓰지 않고 직접 대면하기까지 한다. 무엇보다 스파르타에서는 태어나자마자 처리되었어야 할 소위 '괴물'들도 차별 없이 정예부대로 두고 있고, 제국이 흡수한 다른 '야만인'들의 병사도 마찬가지로 잘 등용해서 쓰고 있다.
이 부분이 밀러가 흥미롭게 생각한 부분으로, 밀러는 그 어떤 민주주의 사회도 굉장히 전체주의스러운 요소를 안에 갖고 있다는 점이 아이러니했다고 생각했다. 모든 국가, 사회의 최후의 보루인 군대는 가장 전체주의인 조직이며 민주주의 사회도 마찬가지로 군대를 최후의 보루로 가지고 있다는 점이 흥미롭다고 생각했고, 당시 자유, 민주주의의 상징인 그리스가 가장 전체주의적인 스파르타군을 앞세워서 전투를 했다는 점이 작품의 핵심인 아이러니이다.[1]
자유, 개인의 선택이라는 이상을 지키기 위해서 전체주의 군사들을 앞세웠다는 아이러니함이 300에서 핵심이 되는 주제이다. 물론 멋진 희생과 신체적 아픔을 극복하는 히어로라는, 밀러스러운 히어로의 특징은 지니고 있다. 영화에서는 이러한 주제가 강렬한 영상에 공을 들인 탓에 조금 희석된 감이 있다.
3. 디자인
많은 사람들이 이 작품의 페르시아를 보며 오리엔탈리즘적인 무지로 비판하지만, 사실은 와패니즈적인 디자인에 가깝다. 정통 페르시아인의 기본 복장이 아니라, 일본 창작물에 나오는 사무라이와 닌자스러운 느낌이다. 영화판은 잭 스나이더의 취향 때문에 훨씬 더 판타지스럽고 괴물 집단처럼 묘사되었지만 만화는 적어도 일본풍이긴 하지만 괴물은 아니라는 점에서 다르다.처음부터 끝까지 그리스 병사의 시점에서 서술된다. 페르시아가 상당히 판타지스럽게 묘사되는 편으로, 이를 오리엔탈리즘의 영향이라고 보기도 한다. 당시 그리스 병사들이 보기엔 페르시아는 마치 판타지 소설에 나오는 악당같은 존재로 보였다는 점을 이용해 판타지로 그려놓은 것이다. 이야기 전체가 당시 그리스 구전 설화을 보여주듯이 이야기된다는점을 눈여겨보면 왜 페르시아 쪽이 더더욱 신비스러운 악당으로 묘사되는가를 알 수 있다.
3.1. 원작 만화 디자인과 영화 디자인이 다른 점
밀러는 작화나 스타일이 리얼함과는 거리가 멀지만 항상 간결하고 추상적인 편인데 영화같은 경우 굉장히 느끼한 스타일을 자랑했다. 원작에서는 발리의 채색 때문에 몇몇 캐릭터를 빼고는 그다지 피부색을 구분하는게 명쾌하지 않다.흔히 문제로 거론 된 페르시아인들의 묘사나 스파르타인들이 백인이라는 점은 영화에서 두드러진 부분. 영화의 경우 감독의 취향대로 과장이 심해졌으며, 괴물이나 고어적인 부분을 강조했다.
3.2. 만화에 나오는 스파르타인들의 모습
만화에 나오는 스파르타 전사들은 대부분 상당한 노출도를 보이는데 그 정도가 심하여 망토 이외엔 아무것도 걸치지 않는다. 거기에 스파르타를 신정일치의 미개한 정치체제와 필요 이상으로 피를 즐기는 노출증 환자들이 넘치는 곳으로 그린점들 때문에 300을 그저 오리엔탈리즘이라고 하기엔 좀 거시기하다.디자인에서는 아무래도 자크 루이 다비드의 테르모필라이의 레오니다스 1세를 모티브로 한 것 같다.
나폴레옹 보나파르트는 다비드가 이 그림을 그리는 것을 보고 패배한 자를 그리는데 힘쓰지 마라 라고 했다는 일화가 있다.[2] 그리고 레오니다스의 저주라도 받은건지 저 그림이 완성된 날 유배 크리.(…)
4. 그 밖의 이야기
프랭크 밀러의 씬 시티 3권에선 이미 주인공이 300명의 스파르타 전사들에 대해 이야기를 독백으로 잠깐 말한 적이 있다. 참고로 이 부분은 영화판에선 안 나왔다.앨런 무어는 300을 "동성애 혐오증과 인종차별과 멍청한 마초 작품"이라고 비판했다. 앨런 무어만 그런게 아닌지 기에론 길런과 라이언 켈리의 그래픽 노블 3에서는 스파르타의 찌질한 면모를 보여준다. 여기서 스파르타군은 도망간 노예 3명을 쫓으면서 쩔쩔 매는 모습을 보여준다.
사무라이 잭의 에피소드중 하나인 "잭과 스파르타인들"은 이 작품의 영향을 받은 에피소드이다. 여기서는 반대로 잭이 알아낸 샛길을 통해 스파르타 인들이 반격한다.
실제 역사 (정사) 에서는, 스파르타군보다 아테네군이, 페르시아군으로부터 그리스를 막는데 더 높은 공들을 세웠다. 아테네 해군의 승리인 살라미스 해전을 다룬 것이 영화 300의 후속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