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r.pe (일반/밝은 화면)
최근 수정 시각 : 2024-05-30 23:34:18

2-A 교실 앞 남학생

1. 개요2. 행적
2.1. 원작2.2. Seven's Feel
3. 기타

1. 개요

Fate/EXTRA의 등장인물. 본명은 불명이다.

2. 행적

2.1. 원작

2-A반에 있는 남학생 중 한 명이다.

1회전 2일 차에 예선에서도 같은 반이었는데 기억하냐고 묻자 선택지가 뜬다. 못 알아본다고 여긴 건지 무리할 필요 없다고 말하는데, 다들 비슷한 아바타를 사용해서 액세스한지라 토오사카 린이나 마토 신지처럼 커스텀 아바타를 사용할 만한 능력자는 드물다고 한다.

4일 차에는 마토 신지의 기분이 좋은 것 같던데 무슨 일이 있었냐고 묻는다.

5일 차에서 상대가 마토 신지라는 말을 듣고 '너도 큰일이네'라고 대답한다.

6일 차에서 만일 우리 둘이서 이긴다면 다음에는 우리 둘이서 승부할지도 모르겠다고 대답한다.

2회전 1일 차에서 무사히 이겼구나라고 말하고는 눈에 띄게 사람들이 줄어들었다며 다음에는 너와 싸울지도 모르겠다고 대답한다.

2회전 2일 차에서 '만약에 나와 싸우게 되면 어쩔 거냐'고 물으면 선택지가 '물론 용서하지 않아'와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친구!'라고 뜬다. 전자를 선택하면 당연하다 반응하고 후자를 선택하면 ...우선 맞붙지를 않기를 빌어야겠다고 언급한다.

3일 차에서 서번트와 사이가 어떻냐고 묻자 그럭저럭 잘 지낸다며, 애초에 어쩡쩡한 관계로 이길 수 있는 싸움이 아니라고 말한다.

5일 차에서 라니 에이트와 대화해 봤는데 평범하게 대화하기는 했지만 무서웠다고 한다.

3회전 1일 차에서는 정말로 이겼냐면서 놀라며 정말로 너와 싸울 각오도 해야 될 것 같다고 반응한다.

2일 차에서 내가 취향 운운하는 건 아닌데 어린애와 노는 건 불건전하다고 생각된다 태클을 건다.

4일 차에서 이 상태로 가다가는 싸울 날이 올 거라면서, 그때는 안 봐줄 거라고 말한다. 이에 바라는 바야 또는 좀 살살해 줘로 분기점이 갈리는데, 전자로 가면 이게 전우라 쓰고 친구라고 읽는 거냐고 반응하고 후자라면 너 사실 하라구로지?라면서 그 정도는 되어야 상대할 보람이 있다고 언급한다.

6일 차에서는 트리거도 손에 넣었고 상대의 진명도 알아냈다면서 서로 노력하자고 말한다.

3회전 이후에는 사라져 있다. 즉....

2.2. Seven's Feel

히토히라(人比良)가 쓴 단편 소설 세븐즈 필의 주인공으로 서번트는 아처다.[1]

시작은 어느 싸움에서 아처의 뒤를 바라보며 정의의 사도는 끝까지 쓰러지지 않았지만, 자신이 패배를 받아들여서 소멸하게 되었다. 무의미한 살인만을 반복한 자신과는 다르다면서 나름대로 아처에게 고마움을 느꼈다. 진짜 자신이 아니라서 그런지 실감이 잘 안 난다며, 사막을 헤매며 싸우던 시절과 어릴 적 서구재벌에서 지내던 시절을 떠올린다. 눈앞에 있던 세계의 왕이 될 소년인 레오나르도 비스타리오 하웨이를 바라보며 저주라도 할 수 있었지만,
───무슨 소릴 하는 거야, 친구.
마지막 순간 그는 문 셀 오토마톤이 설정한 가짜 친구였음에도 진짜 친구로 받아들여 준, 어느 소녀와의 행복한 추억을 떠올리면서 분명 저 왕을 쓰러뜨릴 수 있는 건 다른 누구도 아닌 그 소녀라는 확신과 함께 나름 만족스럽게 죽는다.

1회전이 결정되고 NPC와 같은 분위기만을 풍기고 있던 소녀를 하나 발견하고는 정말로 마스터 맞나 의심하면서 예선 때 같은 반이었는데 나 기억하냐고 말을 걸었다. 그러자 노골적으로 허둥지둥거리고는 부끄러워하다가 '물론이지!'라면서 허세를 부리는 걸 보고 순간적으로 어이를 상실했다. 어차피 다들 비슷한 아바타라서 구분하기 어려울 거고 커스텀 아바타를 사용하는 사람은 드물다고 대답하자 키시나미 하쿠노는 인사 한 번 하고 그대로 떠났다.

영체화한 상태의 아처는 살벌한 싸움터인 줄 알았는데 귀여운 구석이 있는 마스터도 있다고 빈정거린다. 이에 적이 되었다면 쓰러뜨릴 뿐이라고 했지만, 아처는 그 나이대 아이들끼리 대화하는 것 같다면서 웃는다. 이런 학교생활은 해 본 적도 없고 실제 나이는 더 많다고. 자신은 마술사로서의 재능은 없지만 살인에는 능하기 때문에 서구재벌 시절 자신과 주변을 떠올리면서 각오를 다진다.
───이기자, 아처. 소원을 이루기 위해서.
1회전이 끝난 뒤 아처는 너는 상대를 죽인 거지 이긴 게 아니라면서, 자기 안위를 배제하는 모 아니면 도의 싸움 방식은 위험하다고 아처가 조언한다. 아처 왈, 여기서 약까지 복용했다가는 어새신이 되어버릴 거라고. 상대와 실력 차이가 없었지만 상대는 이런 경험이 없어서 망설였고 자신은 암살자였던지라 망설이지 않고 해치워서 살아남을 수 있었던 거라고 한다. 아처 입장에서는 그냥 노파심이기는 하다고.

그는 2회전 정보를 모으기 위해 움직이는데, 의외로 모두가 죽을 거라고 예상한 여자가 살아남아 참으로 무방비하게 단말기를 체크하는 걸 보고 놀란다. 1회전을 거치며 모두들 살육의 전장임을 실감하고 있는데도 혼자 태연자약하게 NPC 분위기를 풍기고 있어서 진짜 NPC 잘못 본 거 아니냐고 자기 눈을 의심할 정도였다. 말을 걸었다가 심하게 놀라서 단말기를 떨어뜨리자 잡아서 건네준다.

이후 학교 식당으로 가서 같이 밥을 먹는데, 먹을 수만 있다면 상관없다면서 간단히 주문한 자신과 달리 호화로운 정식을 차려서 모조리 먹어치우는 걸 보고 어느 의미로는 대단하다고 감탄한다. 엄청 행복한 표정으로 먹는데, 뒤에서 이 여자의 서번트인 세이버가 사치는 명예라면서 자랑스러워했다. 서번트와 사이 좋냐고 묻자 사이가 나빠서 이길 수 있는 전장은 아니기 때문에 그럭저럭이라고 했다. 하지만 늘 빈정대는 아처답게 여자를 꼬시면서 이길 수 있을 정도로 쉬운 싸움이냐고 디스하자 이것도 정보 수집의 일환이라고 부정한다. 살육에 대한 자각은 있냐면서 나와 싸우면 어쩔 거냐고 빨대로 음료수 빨아 먹던 여자에게 묻는데, 이에 그 여자는
───무슨 소릴 하는 거야, 친구.
자신을 똑바로 쳐다보면서 말하는 그 시선에 두려움을 품고 안 붙게 되기를 바란다며 시선을 돌리고는 그대로 떠난다. 이런 기분은 난생처음이라고. 이후 서구재벌의 적대자 중에서 모르는 사람이 없다던 토오사카 린을 찾아가지만, 같은 레지스탕스라도 고용주가 다르고 고용된 용병인 토오사카 린과 달리 레오나르도 비스타리오 하웨이의 자객으로 보내진 정규 암살자인지라 협조할 생각은 없다고 한다. 쓸데없이 약점을 만드는 건 싫다고 하는데, 직후에 원작에 나온 비련의 커플이 잠깐 나온다. 이때 반응을 보면 달링과 허니가 대전하는 걸 몰랐던 건 어느 여자와 허니밖에 없던 모양. 거기다 달링이 스스로 죽을 생각을 하고 있다는 것까지 알고 있었다. 이 때문에 누군가가 토너먼트를 주물럭거리는 게 아니냐는 의심도 품지만 모르겠다며, 토오사카 린은 승리를 위해서라면 너라도 죽일 거라고 엄포하고 떠난다.
가짜. 허구.
걸을 때마다 딱딱한 감촉을 되돌려주는 차가운 리놀륨 바닥. 유리창 너머에는 하얀 줄의 반짝이는 운동장과, 교문에 가로막힌 옛 추억을 불러일으키는 길거리. 옥상으로 올라가면 석양에 비춰진 마을의 모습을 더 선명하게 볼 수 있을 것이다.
모든 것이 진짜 이상으로 진짜였고, 그래서 이것이야말로 허구에 불과하다고 생각했다. 아름다운 건 외관뿐으로, 안은 텅 비었다.
마치 나와 같았다.
아니면, 서구재벌에 지배당하는 지상의 세계인가.
골똘히 생각에 잠기면서도, 발은 혼자서 교사 안을 걸었다. 1회전이 끝났다고 해도 학생 수는 드문드문 눈에 띄었지만, 그 역시 겉모습뿐이다. 얘기를 걸어봐도 제대로 된 말 한마디조차 들을 수 없다.
「성배전쟁이 한창인데 친구놀이라니 여유롭구만」
……맞는 말이야.
「아레나를 샅샅이 수색하다가 상대가 털어뜨린 물건을 찾아냈어. 이걸로 진명을 알아낼 수 있을지도 몰라.」
……바로 그게 필요하지.
「함부로 다가오지 말았으면 좋겠는데. 네가 1회전을 통과한 마스터라면 더욱 말이야. 여기서는 나 이외엔 전부 없애야 할 목표에 불과하니까」
……네가 옳아.
학교의 형태를 취하고 있는 것뿐이다. 일상의 모습을 하고 있는 것뿐이다. 그 안에 채워져 있는 건 응축된 생과 사. 수업 대신에 행해지는 것은 성배를 둘러싼 살육전이고, 학생들은 NPC나 마술사뿐. 주고받는 말은 교류가 아니라, 단지 견제에 불과하다.
그 녀석이 계속 이겨나간다면, 언젠가는 싸우게 될 테니 말이다.
「오빠도 앨리스랑 놀아줄 거야?」
……그런 취미는 없어.
「믿지 않더라도 나의 신은 구원해 줄 것이다!」
……믿은 적도, 구원받은 적도 없어.
「모든 걸 지키려 했던 자도, 모든 걸 죽이려 했던 자도, 모든 걸 구원하려 했던 자도, 도중에 죽고 말았지. 그 끝에는 무엇이 기다리고 있는 걸까?」
……난들 아냐.
유령처럼 교내를 돌아다녔다. 누구나 다, 마술사로서 소원을 품고, 성배를 바라고 있다.
마지막에 이기는 것은 딱 한 조뿐.
그 사실을, 이야기를 하면 할수록, 조사를 하면 할수록, 지긋지긋할 정도로 실감해 버렸다. 최악인 것은 지긋지긋하다고 느끼면서도 육체는 우직하게 움직이고 있다는 사실이다. 적을 쓰러트리기 위한 정보를, 서구재벌을 쓰러트리기 위한 정보를. 죽이기 위한 방법을, 끊임없이 생각하고 있다.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만들어진 프로그램처럼.

여기저기 돌아다니면서 정보를 수집하는데, 이 와중에 여러 마스터들과 잠깐 만난다. 이 허구의 세계가 학원의 형태를 취하고 일상을 새기는 것처럼 보이는 게 굉장히 껄끄럽다고 한다. 학원을 돌아다니면서 만난 마스터들의 태도에 짜증을 보이면서 기계처럼 서구재벌을 없애는 방도만을 고민하고 있었는데, 3층 복도 끝에서 라니 에이트와 만난다. 별점을 치고 있었는데 모든 가능성을 연산하면서 계측하지만, 서구재벌에게 넘어가는 것만은 시아림 엘트남 아틀라시아의 명에 따라 반드시 막아야 한다고 한다. 모든 것이 허구고 의미도 없겠지만, 과거와 달리 이런 미혹을 품게 된 것은 이 허구만의 세계에서 진짜로 자신을 친구라 여기며 종종 식사에 어울려 주게 된 어느 여자의 영향이라고 생각한다.

3회전이 시작되자 마음속 어딘가에서 그걸 바라고 있었다면서 통과를 축하한다. 슬슬 너와 싸울 각오도 해야 될 것 같다고 여기는데, 아직도 이 여자는 망설이고 있었다. 무슨 소원을 품고 있기에 망설이면서 싸우는 걸까 호기심이 생긴 그는 무엇 때문에 싸우는 거냐고 물어본다. 물론 알아봐야 쓸데없는 거라며 후회했고, 이 여자도 엄청 고민하기에 안 말해도 된다고 말하려던 찰나,
───모르겠어.
결국 이 여자는 자신이 아무 기억도 없고 무얼 위해 이런 싸움에 나서게 된 건지, 아무것도 알 수가 없다고 대답했다. 이에 가장 비정상인 건 이 여자라고 여기면서도, 그 모든 것에 망설이면서 앞으로 나아가는 것을 멈추지 않는 것을 보고 무척 강하다고 여긴다. 그러면서 자신이 잃어버린 꿈을 강제로 비추는 것 같은 키시나미 하쿠노의 눈동자를 부담스럽다고 여긴다. 그러면서 그는 누군가가 자신을 기억해 주기를 바라는 심정으로 자신의 과거를 하나씩 읊기 시작한다.
나는─── 그런 눈을 할 수 없다.
그녀의 눈동자에 비치는 어린 나 자신의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 눈을 피하고 싶어져 버린다. 한때, 나는 꿈을 갖고 있었지만, 그걸 지금은 잃고 말았다는 사실을 싫어도 자각시키니까.
꿈.
그녀의 눈동자에서 나는 잃어버린 꿈을 보고 말았다.

「───꿈이 있었어」

정신이 들고 보니, 누가 시킨 것도 아닌데 나는 이야기를 시작하고 있었다. 그녀가 자기 자신에 대해 얘기한 듯이, 나 역시 나 자신에 대해 얘기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그녀의 눈동자가 원하고 있는 듯한 기분이 들었기 때문이다.
「난…… 원래는 서구재벌 측에서 태어났었어. 아무 고통도 없고, 생존을 약속받은, 안정된 세계였지. 누구도 불만 같은 걸 하지 않았었어.」
아니, 그건 변명에 불과하다.
사실은 그저─── 누군가가 들어주길 원했던 걸지도 모른다. 그녀에게. 혹은, 세라프 자체에게. 설령 커스텀 아바타를 쓰지 못한다 해도, '나'라는 인간이 여기에 있다는 것을. 이루고 싶은 소원이 있었다는 것을.
「하지만 알아채고 말았어. 아무도 웃고 있지 않다는 사실을. 나도, 그 녀석들도, 모두 다 똑같은 얼굴을 했어…… 마치 개성 없는 NPC처럼」
그녀는 내 얘기에 끼어들지 않았다.
눈을 피하지 않은 채, 내 말에 귀를 기울여 줬다.
그것이 무엇보다도 고마웠다.
「……알 수가 없게 되었어. 내가, 정말로 그곳에 있고, 살아있는 건지. 그래서 난 서구재벌에서 레지스탕스 측으로 옮겼어. 그런데도, 세계는 어찌할 수 없을 정도로 정체되어 있어서……」
웃음이 없는, 정체된 채 미래가 없는 서구재벌의 보호 밑에서 나와. 내일 죽을지도 모르는, 승산 없는 싸움을 계속하는 레지스탕스 측으로. 하지만, 그곳에도 안녕이나 웃음은 없었다.
얼어붙어 가는 마음은 사람을 죽이는 걸 주저하지 않았었다. NPC를 죽이는 걸 주저할 리가 없다.
그리고 마찬가지로─── NPC로밖에 생각되지 않는 자기 자신의 죽음에 대해서도 나는 조금도 개의치 않았었다.
아처의 말이 옳았다. 나는 언제 죽어도 상관없다는 식으로 계속 싸워왔다. 심지어 죽어버리면 편안해질 거라는 생각이 마음 한구석에 존재하기까지 했었다. 테러리스트를 모방한 활동을 되풀이했지만, 그런데도 서구재벌과의 싸움은 끝나지 않았고, 승산은 없고, 그저 눈앞의 적을 계속 죽이다가, 끝에 가서는 결국 일발 역전을 노리고 성배전쟁 같은 것에 뛰어든 신세이다.
어째서 이렇게 되어버린 걸까.
나는.
나는 그저───

그는 본래 서구재벌 출신으로 나름 부유한 가정이었을 것으로 추측되나, 서구재벌에서 살았던 모든 젊은이들이 그랬듯 아무 미래 없이 인형처럼 살아가는 것에 환멸을 느꼈고, 그는 삶의 의미를 알고자 서구재벌을 떠났다. 결국 레지스탕스로 뛰어들어 중동의 사막에서 서구재벌과 투쟁했지만 승산은 없었고 결국 암살자로서 무의미한 살육만을 반복하는 삶을 살게 된다. 속으로는 차라리 죽는 게 편하지 않을까 하는 심정으로 자포자기하면서 싸워왔다고. 결국 눈앞의 적만을 죽이다가 일발역전을 노리며 성배전쟁에 참가했다고 한다. 그는 과거를 말한 끝에 왜 이렇게 되어버린 걸까, 나는 그저───라고 생각하다 생각을 끊었다.

여자는 조용히 마주하면서 모든 사연을 들어주고는 들려줘서 정말로 고맙다고 말했다. 이 말을 들은 그는 상대의 내면을 파악하면서 싸웠기 때문에 이길 수 있던 것이고, 그것은 이 자리에 있는 모든 마술사들 중에서도 가장 강한 자세라고 평했다. 그런 상대와의 싸움이라면 져도 후회는 없다고. 그러면서 너와 싸울 날이 오겠지만 봐주지 않을 거라 대답하고
───바라던 바야.
여자는 웃으면서 대답했다. 이에 대해 강적이라 쓰고 친구라고 읽는 느낌이라면서, 이런 느낌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3회전 상대는 다름 아닌 레오나르도 비스타리오 하웨이였다. 그는 좋은 싸움을 하자는 말과 함께 떠났으며, 원래 목적대로라면 페널티고 뭐고 암살했겠지만 율리우스 벨키스크 하웨이 때문에 그러지는 않았다. 같은 암살자로서 서로의 방식을 이해하면서 경계하던 찰나, 그 여자를 떠올리고는 무엇 때문에 성배전쟁에 참가했냐고 물어본다. 이에 율리우스는 인상을 쓰지만, 별다른 의미가 없다는 걸 알고 레오의 승리를 위해서라 대답하고 떠났다. 자신의 죽음도 개의치 않는 태도였지만, 내심 아니라고 생각하면서도 그 이상 물어보지는 못한다. 만약에 그 여자였다면 끝까지 파고들었을 거라고 여기면서.

아처는 율리우스가 마스터 암살을 하고 다니는 걸 알면서 너무 위험했다고 핀잔을 준다. 1회전 때부터 레오나르도 비스타리오 하웨이를 처치하고자 정보를 모으고 있었다고. 솔직하게 잘못했다고 사과하고 승산은 없다고 판단한다. 차라리 암살이 더 가능성이 있다고. 정 안 된다면 율리우스와 동귀어진해서 토오사카 린의 승률을 높이는 방법도 있지만 그럴 생각은 없다고 한다. 율리우스처럼 행동하는 게 더 낫다고 여기면서도 그러지 못하는 것은 처음이라고 한다.
……저기, 아처. 나랑 율리우스는 뭐가 다른 걸까. 목숨을 버리면서까지 서구재벌을 쓰러트리고 싶었어. 그걸 위해서라면 죽어도 상관없었어. 그걸 위해서 사람들을 죽여 왔어. 그럴 텐데───
아처는 어느 때처럼 빈정거리지 않고 진지하게 들어주고는
그 대답을, 넌 이미 알고 있을 거야.
라고 대답했다. 그러면서 자신의 과거를 이야기해 준다. 이러니저러니 해도 서로 파트너로 인정하고 있다고.
정의를 위해 목숨을 버리며 싸웠던 영령이 있었어. '정의를 위해서'라는 이유로 수없이 많은 사람들을 죽였던 영령이 있었어. 정의의 사도로서 약자를 지키며─── 최후에는 그 약자들에게 죽임을 당한 영령이 있었어. ───나(オレ)랑 너는, 닮았어도, 분명히 다를 거야. 네 소원은 지키는 것도 죽이는 것도 아니라는 걸, 그 소녀와의 대화 속에서 떠올린 것처럼 보였는데 말야? 승산이 희박하다고 했나, 마스터? 그 말, 네가 원한다면, 내가 뒤집어 주겠어. 최강의 마스터? 최강의 서번트? 덤비라고 그래. 하지만─── ───쓰러트려 버려도 상관없지?
그는 어린애를 위로하는 것처럼 머리를 쓰다듬어 주고는 자신을 보인다.

어느 때처럼 밥을 먹다가 여자 쪽이 셔벗을 먹는데 잠깐 사이에 녹는 걸 보고 당황하는 걸 본다. 물질에 의존하지 않고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는 이 세상의 낙원일지도 모르겠다고 여기는데, 살아돌아갈 수 없다는 점에서는 문자 그대로 천국 맞네라고 비아냥거린다. 숟가락을 입에 문 채 갸우뚱거리자 나는 암호 키도 얻었고 진명도 파악했는데 괜찮냐 물어보고 고개를 끄덕이자 서로 힘내자고 말한다. 최종일에 대낮에서 밥 먹고 즐기는 건 자신들뿐이고 나머지는 NPC뿐이라는 모양. 한편으로는 우승자가 홀몸으로 이런 허구의 학교만을 돌아다니는 것에 대해 묘지를 돌아다니는 것과 뭐가 다르냐면서 하다못해 둘이라도 있으면 좋겠다고 여긴다.

허구에 지나지 않는 만남이었다지만 이 3주도 안 되는 만남이 자신에게 있어서는 너무나도 소중한 진짜 삶이었기 때문에, 이 사람이 있어서 마음 편하게 싸움에 임할 수 있는 것이라고 한다. 다들 이렇게 고민했던 걸까라고 생각하는데 그러면서 성배는 지켜보고 있고 앞으로도 계속 하늘의 저편에서 지켜보기만 하는 걸까 생각한다. 이때 여자에게 소원은 알아냈냐고 묻자

───모르겠어. 그치만, 찾아낼 거야.
이에 너라면 찾아낼 수 있을 거라고 말하는데, 여자가 너는? 이라고 묻자
이미 이뤄졌어.
이렇게 대답하면서 웃음으로 되돌려준다. 이후 3회전의 싸움에 응한다.
걱정하는 아처에게 나는 고개를 끄덕여 대답했다. 전자벽으로 나뉘어진 건너편에 있는 것은 서구재벌의 왕이 될 레오나르도와 그의 서번트. 가까이서 마주 서고 있어도 초조한 기분은 전혀 없다.
나는 이제 인정할 수 있다.
그는 적이 아니었다.
마음이 닳아 없어질 정도로 길었던 레지스탕스 생활 속에서 나는 놓치고 있었다. 서구재벌을 쓰러뜨리기 위해서 서구재벌과의 싸움을 시작한 게 아니다. 하물며 레오나르도를 죽이기 위해 저항했던 것도 아니다.
시작의 소원은 달랐었다.
나는 그저 구해주고 싶었다.
웃음을 잊어버린 아이들을. 안녕이란 새장 속에 갇혀 아무데도 갈 수 없는 세계를. NPC 같은 사람들을.
NPC와 같았던 어린 시절의 나 자신을.
웃음을 지을 수 없었던 나 자신을.

───나는, 나를 구해주고 싶었다.

자신이 진짜 바라던 소원은 이 작고 소중한 일상 그 자체였던 것이다. 그러면서도 사람은 늘 새로운 소원을 품으며 살아가는 존재라면서 돌아가서 어느 때처럼 함께하는 것을 바란다.
───이기자, 아처. 소원을 이루기 위해서.

잊은 거야? 난 네 소원을 이루기 위해 여기에 있는 거라고───말 안 해도 알아. 이기자, 마스터.

아처는 웃었고, 나 역시 웃었다.
각오는 됐다.
망설임은 더 이상 없다.
이루고 싶은 소원은 가슴속에 있다.
행복한 기분이 몸을 움직이게 했다.

───남은 건 싸우는 것뿐이다.

엘리베이터가 멈췄다.
굉음이 잦아들었다.

운명의 문이 열리기 시작했다.

그 뒤는 소설의 시작으로 돌아간다. 결국 그는 3회전에서 레오에게 패배하고 죽었지만 그의 예상대로 7회전에서 레오를 꺾은 건 자신이 사모한 어느 여자였다.

3. 기타

게임 묘사를 볼 때 갈색 머리카락으로 보이며, 소설의 언급에 따르면 짙은 회색 눈동자를 하고 있다고 한다. 키시나미 하쿠노를 보고 '아시아인'이라고 평한 것과 서구재벌 출신임을 고려할 때 본인은 유럽인으로 보인다.

작중에서 엑스트라 캐릭터로 나오는 다른 마스터들과 달리 혼자 대사 창이 있는 엑스트라 A 씨였는데, 그 때문에 단편 소설 주인공이 되었던 모양. 원래 어느 정도의 비중을 가진 사람이었을지도.


[1] 작중에서 언급된 그의 과거를 보면 왜 그가 아처를 소환할 수 있었는지 알 수 있다. 그는 아처를 이름을 잃어버릴 정도까지 싸운 진짜 정의의 사도라 생각한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