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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09-25 15:22:50

훈작사

1. 개요2. 어형
2.1. 어원2.2. 번역
3. 창작물4. 관련 문서

1. 개요

훈작사()란 "Knight" 또는 "Knight Bachelor"를 번역할 때 쓰이는 역어 중 하나다.

2. 어형

훈작사는 다음 세 단어 혹은 두 단어가 합쳐진 말이다.

현대에 와서 "Knight"를 번역할 때 "기사"를 대신하여 쓰이며, 특히 영국의 상훈제도에서의 "Knight Bachelor"를 옮기는 데에 사용되고는 한다. 예컨대 한국어 위키백과에서는 Knight Bachelor를 "최하위 훈작사"로 번역하며, 역자에 따라서는 가터 기사단과 같은 서훈용 기사단을 "―기사단" 대신 "―훈작사단"으로 번역하기도 한다.

비슷한 말로는 "훈사(勳士)"가 있다. 이는 훈작사와 마찬가지로 사전에 등재되어 있지는 않으나, 한국어 위키백과에서 독일어 "Edler"의 역어로 제시되어 있다. Edler는 형용사 "Edel"(고귀한)에서 파생된 말인데, 영어 " Esquire"와 유사한 용법을 지닌 말로서 기사보다 아래의 귀족 칭호였다.[2]

2.1. 어원

전근대에는 쓰이지 않던 말로서 기원은 불분명하나, 여러 역어가 그러하듯 이것도 근대 일본에서 만들어졌을 가능성이 높다. 구체적으로는 메이지 시대에 근대화 과정에서 서구 귀족계급체계와 상훈 제도를 참고하여 화족 제도와 훈위 제도를 정비할 때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실제로 구글에서 한문 "勳爵士"으로 검색 시 자동으로 일본어 환경으로 바뀌며, 상위 결과에 " [ruby(ナイト, ruby=Naito)]"(Knight)를 띄운다. 해당 일본어 위키피디아 문서를 확인해보면 1890년도 서적 등의 출처가 눈에 띄며, 후대로 오면 신자체를 사용한 "勲爵士"를 쓰기도 하고 또 다른 역어인 "勲功爵"(훈공작) 등도 보인다.

즉, 한국에서의 "훈작사"는 이를 답습한 것이다. 용례적으로 중세사나 거기서의 연속성을 포착한 글들에서는 거의 "기사"를 쓰고 근대 영국 상훈제도에 대해서만 다루는 글에서나 주로 "훈작사"를 쓰는 경향도 이와 무관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2.2. 번역

드물게 준남작을 비롯한 하급 작위 혹은 칭호들에 대한 역어로도 쓰이지만, 일반적으로는 특히 "기사"를 대신하여 Knight를 가리키는 역어로써 사용된다. 보통 전근대의 것을 훈작사로 옮기는 경우는 찾아보기 어렵고 근대 이후의 것에 대해서 쓰이는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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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훈작사"라는 단어는 사실 의미상으로나 사실상으로나 오역이다. 영어의 "Knight"는 원래 중세 초 앵글로색슨족 시대까지는 "cniht"라 하여 "섬기는 자", "종복"이라는 뜻을 지닌 말로 쓰이다가 노르만 왕조 성립 후 기마전사 봉건귀족으로서의 기사를 가리키는 말로 변하였고, 그에 따라 이에 대응되는 유럽 대륙의 다른 단어들도 본래는 단순히 " 기병"을 뜻하는 말이었다. 이를 "기사"가 아닌 "훈작사"로 대응하는 것은 의미상 부적절하며, 훈작사 자체도 용례가 있거나 의미적 연관성이 있는 것이 아니므로 그 의미가 불분명하다.

이 점은 특히 많이 쓰이는 "최하위 훈작사"와 "Knight Bachelor"를 비교해보면 더 극명한데, Knight Bachelor는 본래 "Knight"(기사)와 "Bachelor"(수료자; 애송이)가[3] 결합된 말로서 신참이거나 말단의 영세한 봉건기사를 가리키는 말이며, 봉건 세속 기사는 기사단의 기사와는 구별되는 신분이다. 기사나 준남작, 남작 등 여러 작위들이 근대에 이르러 귀족계급제도를 이루어 서임(敍任)되고 기사단 개념이 근대의 훈장 개념으로 이어진 점에서 알 수 있듯, 두 "기사"는 별도 체계에 속한 개념이며, Knight Bechelor는 제도적으로 어디까지나 "작위"이지 "훈장"이 아니다.

이렇다보니 번역체계 상 모순이 벌어지고는 한다. Knight Bachelor는 훈작사를 써서 번역할 경우 "최하위 훈작사"로 번역되지만, 정작 같은 번역에서 그보다 낮은 등급을 지닌 대영제국(British Empire) 사령관(CBE; Commander), 장교(OBE; Officer), 구성원(MBE; Member)도 "훈작사"로 옮겨진다.[4]

"훈작사"를 사용하지 않는 경우 Knight의 역어로는 "기사"가 쓰이며, Knight Bachelor를 옮길 때는 전체 기사 계층 내에서도 하류층이었던 점을 고려하여 "하급 기사"로 옮겨진다.[5]

3. 창작물

4. 관련 문서



[1] 여기서 관직은 실직(實職)과 산직(散職)을 포괄한다. 즉, "훈등" 및 "훈위"와 "관등" 혹은 "관위"는 서로 분리되어 있는 별개 개념이다. 일반적으로 이미 관직이나 작위를 지닌 사람은 훈등을 받지 않는다. [2] 동원어로는 앵글로색슨 잉글랜드에서 왕족을 가리키던 "Aetheling"이 있다. 자세한 내용은 작위/유럽 문서의 기타 문단을 참고할 것. [3] 원래 이 말은 라틴어에서 졸업생을 가리키던 말 "Baccalaureus"에서 비롯하였다. 그래서 동원어 중에는 "Bachelor's Degree"( 학사)와 " Baccalauréat"(프랑스 고교 졸업시험) 등이 있다. [4] 이 셋보다 높은 대십자 기사(GBE; Knight Grand Cross)와 사령관 기사(KBE; Knight Commander)는 자동으로 Knight Bachelor도 서임하며 경칭도 "Sir"를 받는다. 반면, 이들 셋은 별도로 기사 서임을 받지 않는다면 그러한 경칭을 쓸 수 없다. 참고로 Knight Grand Cross 및 Knight Commander는 Knight Bechelor와 관계가 없다. 후자는 봉건기사이고, 전자는 중세 기사단 간부 계급에서 따온 것이다. [5] 여기서 착안하여 "Knight Banneret"은 "상급 기사"로 옮겨지지만, Knight Banneret과 Knight Bachelor는 서로 직접적으로 대응되는 관계는 아니다. 자세한 내용은 작위/유럽 문서의 기사 문단을 참고할 것. [6] 일본어판의 한문 표기는 다른 기사작들처럼 그냥 "爵"(작)으로 끝나서 5글자이고 그 한국어 독음은 '최고기사작'이지만, 한국어판에서는 이것만 뒤에 "위"(位)가 붙어서 6글자이다.